우주의 설거지 맨으로 취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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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눈알
작품등록일 :
2024.07.08 19:25
최근연재일 :
2024.08.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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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51

작성
24.07.0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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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프롤로그

DUMMY

"으아아아아! 살려줘! 이게 뭐야!"


나는 나를 향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커다란 자루 달린 냄비들과

괴상한 재질로 만들어진 접시들을 피하며

소리쳤다.


그러자 우주 설거지를 주업으로 하는


우리 회사, [우주 세척] 대표인 우해룡이

내 뒤통수를 후려치며 버럭 화를 내었다.


"야! 정신 차려, 이 자식아!

이번 연회는 장난 아닐 거라고 내가 미리

말했었잖아!


이 행성에 사는 것들은

지구인과는 완전 다른 외계인들이니까

조심하라고 일 들어가기 전에

수백 번은 주의를 줬는데!"



그 말에 이미 이런 일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다른 직원들은 호탕하게 웃으며

쏟아지는 커다란 조리 도구들과 접시들을

능숙한 솜씨로 주워 모아 간이로 설치해 놓은

커다란 우주 설거지 전용 싱크대에 던져 넣고는

지구인 기준으로 볼 때

거의 성인 남자 키만한 크기의 그 커다란 것들을

재빠르게 닦아 휴대용 세척기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말이 '휴대용' 세척기지, 사실상 그 크기는


지구에서 흔히 보는 덤프 트럭과 비슷한 크기였다.


그 망할 '휴대용' 세척기와

'휴대용' 간이 세척장을

더럽게 큰 우주선에 싣고 다니면서


이 행성, 저 행성으로,

경우에 따라선 다른 차원의 우주에 있는 곳까지도

달려가 거기서 벌어지는 연회장의 설거지를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었다.


"젠장!! 그때 그 망할 여자애의 말에만 안 넘어갔으면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까지 이런 일을 겪을 필욘 없었는데!"


나의 그 말에, 우해룡 대표는 어린애처럼 손뼉을 치면서

와하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아, 내 동생 주영이 말하는 거냐?

하하하하, 너도 참 단순하긴 하다.

야 임마! 벌써 그 말에 넘어간 지구의 남자애들만

모아도 최소 1000명은 될걸?"


"그래 봬도 말이야, 우주구급 헤드헌터거든.

내 여동생은."


"뭐, 주로 우리 회사에서 부려먹을 인재들을

물어오는 게 주 업무지만, 부업으로 꽤나 자주

타 업체들에게서도 외주를 받아서

다른 업체들에서 부려 먹을 인재들도

모으는 일도 하니까.

걔한테 외주 주는 업체 중에선

외계인들이 운영하는 곳들도 수십 억 개는

되니까 말이야!


당연히 너같이 순진해 빠진 남자애들

홀려서 꼬시는 건 일도 아니지. 핫하하하!


내 친동생이지만 제법이야, 그 녀석!"


그러자 정신없이 일하던 다른 직원들도

호탕하게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저마다 한 마디씩

내게 건네었다.


"하하하, 이거 우리 신입 녀석, 제대로 물렸네."


"크하하하하! 야, 벌써 주영이의 사탕 발린 말에 넘어가서

우주묘지에 누워있는 남자애들만

최소 500명은 될걸?"



"흑흑...흐흐흑... 우리 신입씨 너무 불쌍해.

개 쓰레기같이 위험한 일을 하는

이런 악덕 업체에 속아서 끌려오다니.

차라리 지구에서 원양어선을 타는 게 낫지...흐흑.."


"으하하! 확실히 이런 일보단

지구에서 원양어선 타는 게 훨씬 더 보람차긴 하겠다!"


나는 직장 동료들이 건넨 그 말들이

꼭 나를 놀려 대는 것 같아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됐어요! 젠장! 벌써 지구를 떠나온 지

6개월 째라구요! 아마 우리 부모님께선

난리가 났을 거예요! 실종 신고 내고


[갑자기 사라진 우리 소중한 아들을 찾습니다]


-라는 내용이 적힌

전단지 돌리면서 울고 계시겠죠!"


그러자 우해룡 대표가 내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하하하! 그건 걱정 마라. 내가 지구 떠나기 전에

너네 부모님 직접 만나서 말씀드렸거든."


그 말에 깜짝 놀란 나는 우 대표에게 따지듯 물었다.


"네?! 대체 언제... 그래서 뭐라고 말씀드린-"


"아니. 뭐 딱히 '이런 일'을 한다고 말씀드린 건 아니고.

명함 좀 조작해서 드린 담에 원양어선 타면서 전 세계를 돌 거니까

앞으로 3년 정도 연락이 안 될 수 있다,

대신 1년에 한 번 정도는 아드님 휴가를 보내주겠다.


-라고 말씀 드렸더니 아주 흔쾌히 허락하시던데."


나는 우 대표의 그 말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


"아니, 그런 누가 들어도 수상한 말에

흔쾌히 OK! 하는 부모가 어딨어요?!

대체 뭔 수를 썼길래?!"


내 말에, 대표는 허허 웃으면서 답했다.


"어, 그게. 네 계약금으로 책정된 보수 중에

1%를 지구의 금괴로 바꿔서 드리니까

엄청 좋아하시면서 바로 허락하시던데.


어디 보자, 아마 그게 지구 물가로 한 100억 정도는

될 거야. 크핫하하! 야, 그만한 가치면

뭐... 친아들도 팔아넘길 수 있지 않겠냐?!"


그 말에 순간 나는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우해룡 대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내 어깨를 가볍게 툭 치면서

말했다.


"하하하, 야 됐어, 됐어.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굳어있지 말고.

그냥 부모님께 평생 해드릴 효도를 한 번에 몰아서 했다고 생각해.

자자! 또 저 미친 외계인 놈들이 접시랑 식기,

그리고 기타 조리도구를 던져 댈 거야!

다들 바짝 긴장하고! 빨리 지금 설거지 거리들 마무리하고

곧바로 다음에 쏟아질 그 망할 것들을

처리하자고!"


그 말에, 직장동료들은 다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합을 넣으며 답했으나, 나는 울면서

별들이 눈부시게 번쩍이는 이름 모를 행성의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어디 두고 보자-!!! 우주영-!!!"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선 6개월 전,

지구의 라이온 시티 호텔에서

우주영이 나를 이 빌어먹을 업체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명함을 내밀던 장면이 떠올랐다.


"여기로 이직해 주시면...

그땐 제가 사귀어드릴게요."











작가의말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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