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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럭스
작품등록일 :
2024.07.15 05:15
최근연재일 :
2024.08.27 06:22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248
추천수 :
4
글자수 :
23,022

작성
24.07.15 05:49
조회
640
추천
3
글자
7쪽

우사_1

DUMMY

사실 이 집이 최선이 아니었다.

500만원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은 서울 시내에 8평까지는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베란다에서 흡연을 할 수 있다고 하는 부동산 아줌마 말에 혹해서 6평에 작은 테라스가 딸린 방을 계약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나만의 소중한 흡연 공간이 폭탄을 맞은 것처럼 너덜거리고 있다.


저 멀리 시야에 희미하게 보이던 금발 소년은 어처구니 없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내가 담배를 꺼내 물 즈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나와 눈을 마주친 소년은 씨익하고, 웃...나? 아니 분명하게 봤다. 웃었다.


곧이어 소리를 듣고 내려온 주인 집 아줌마는 신발도 신은 채로 베란다를 내다보고는 나에게


"집 안에서는 담배 피우면 안된다니까 총각" 이라는 소리로 내 정신을 어지럽혔다.


베란다는 내가 수리해야 하는건지 묻고 싶어졌지만,

혹여 물어본다면 좋지 않은 대답을 들어버릴 것 같아 화장실로 가서

변기에 반쯤 타버린 꽁초를 버리고 돌아서며 아주머니께 말을 꺼내려던 찰나,

머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으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예..예 엄마 걱정마시라니깐요. 어휴 저도 졸업한지가 언젠데요.. 네 .. 네네 "


엄지손가락이 잘못 눌렸는지 핸드폰이 땀에 젖어서 인지 한번에 통화를 끊지 못해서 3초 정도는 종료 버튼을 연달아 누른 것 같다.


"엄마는 뭐 내 걱정 아니면 할 게 없나.. "


하지만 생각해보면 엄마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서른이 다 돼가는 백수가 밥 챙겨 먹는건 오지랖이겠지만,

일자리도 변변치 않고, 다음 달 나갈 핸드폰비며, 식비는

일거리 없는 나를 옥죄어 오는게 맞긴 하니까..


그럼에도 통장에 있는 500만원에 안도에 한숨을 쉬며

편의점으로 들어가 잔액의 앞자리가 4로 바뀌더라도

내 마음을 조금 더 편하게 해줄 껀덕지를 찾으며 말을 건넨다.


"마일드 세븐 5미리...아니 1미리로 주세요 "


최근에 기침이 는 탓일까, 나이 먹고 건강을 걱정하는건가.

친구놈들은 별 차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내심 마음에 걸리는게 있는지 1미리짜리 담배를 주문하고,

편의점 문을 나서기 무섭게 비닐이 담뱃갑에 덜렁거리는데도

급하게 담배를 한대 꼬나물고는 영 시원 찮은 라이터 부싯돌을 연거푸 들썩인다.


"꼭 이럴때 라이터도 문제야."


혼잣말을 하고 편의점으로 다시 들어가려던 순간,

흰색머리를 하고 찢어진 눈을 한 여자아이가 말없이 자기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나에게 라이터를 건낸다.


'뭐야.. 고등학생정도밖에 안되보이는데'


속으로 하던 생각을 들었는지 여자는 말을 건넸다.


"스물하나 이월, 너가 우사구나? "


나는

"우사? 우사가 뭐야 "

라고 말하자 마자 주위를 둘러보니 그녀는 온데간데 없었다.


속으로 라이터 값 500원을 아꼇다고 생각하며 다시본 파란색 라이터에는


한자로 '燃獄' 라고 써있었다.


"이게 뭔소리야"

혼자말을 나지막히 중얼거리며 터덜터덜 집으로 향했다.



집은 언제나 휑하다.

옵션으로 있던 낡은 침대와 냉장고를 제외하면

내 물건은 집앞에서 누가 스티커를 붙여놓고 버린 테이블을 밤에 몰래 주워다 놓은 것이 전부다.


침대에 누워 라이터를 만지작거리다가, 燃獄 글자를 검색하려 핸드폰을 켜보지만, 한자를 어떻게 검색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하면 검색이 된다고? "

언젠가 주워들은 사진으로 이미지 검색하는 법을 찾아본다.


"연옥..? "

뭔지 모르겠지만, 꺼림칙한 기분이 든다.


위-잉 위-잉


"전화 올 곳이 엄마밖에 더 있나"


"여보세요?"


"아까 밥 좀 챙겨 먹으라니까, 엄마 말 들었니? "


"네네 걱정 그만하셔도 된다니까요. 아참 엄마 그것보다 혹시 우사가 뭔지 알아요?"


"그런 걸 엄마가 어떻게알아"


"아.. 그쵸? 제가 잘못들은 건가 봐요"


"예전에 너 어릴때 몸이 너무 약해서 점집에 한번 간 적이 있는데.. 거기 무당이 넌 우사를 받고 났다고 하더라 "


"그게 뭐에요? "


"나도 잘은 모르는데, 뭐 그래서 약한거라고, 굿하면 나을 거라고 하길래 그때 100만원이나 줬지 뭐니."


"엄마 혹시 그 점집 어딘지 기억나요? "


"얘는 20년도 더 된 일인데..예전에 우리 살던 동네 있지? 마름동 거기 동사무소 옆에 있었어. 지금은 아파트 들어섰을걸? 그때 거기 집을 샀으면.. "


"엄마도 참.. 알겠어요. 제가 나중에 전화 또 드릴게요"


"아니 근데 너도 일자리 좀 알아.. "


전화를 끊고나서 기억났다.


우사. 어릴때 엄마가 점집에 들렀다 온 이후에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렇게 불렀던게 기억이 났다.


'여기서 마름동까지면.. 30분쯤 걸리려나.. '

전철을 타고 가는 내내 마음속에 뭔가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아 여기다. 전에 살던 동네.. 많이 바뀌었네.'

도착하자 마자 생경해진 풍경에 살짝 놀라긴 해도, 길을 찾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어..?여기.."


낡았지만, 아직 허물어지지 않은 한옥 양식의 집에 현판에는 '燃獄' 이라고 적혀있었다.

라이터를 꺼내 다시 봐도 같은 글자였다.

연옥이라는 한자가 익숙치 않아 비교해봐도 같은 글자였다.

글씨체만 조금 다를 뿐.


"이거 들어가 봐야 하나.. 하긴 라이터 돌려준다는 핑계도 있으니.. "


'똑똑똑'


"계십니까?"


'잘 안 들리는 모양인데.. '


"안에 계세요? "


"여기 벨 누르면 되잖아"

그때 옆으로 아까 봤던 백발의 여자가 특유의 찢어진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어..? 아까.. 그 "


"뭘 버벅거려. 라이터 주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


"아.. 라이터.. 아깐 감사했.. "


"너 쓰라고 줬잖아. 들어오려던 거 아니야? "

혼자 집으로 들어가 버리는 그녀를 보며, 속으로 내심 차갑지만 조금 귀엽다고 생각하며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마당 앞의 넓은 대청에서 그녀는 갑작스럽게 치마를 들춰 올렸고, 난 눈을 돌렸다.


"아니.. 갑자기 뭐하시는 거에요"


"뭐 볼 것도 없지만, 그렇게 대놓고 눈 돌리는 것도 이상하네"


그녀는 허벅지 춤에 묶여있던 끈을 푸르더니 나에게 던지면서 말했다.


"나한테 지금 있는 건 이게 다야. 잘 가지고 있어. 위험하면 나한테 귀찮게 달라붙지 말고 스스로 지키라구"


"이게 뭐..."

말하기 무섭게 옆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뭔데 이월, 또 누굴 데려온거야"

대청 옆으로 길게 뻗은 방 한쪽에서 문이 열리며 여자와 같은 백발에 눈매가 매섭게 올라간 남자가 나오며 소리쳤다


"직접 와서 보던지"

이월은 나를 눈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어..? 와!! 너 우사구나? 이월 너 한건 했구나 "

남자는 나를 여기저기 뜯어보고는 이어 말했다.


"나야 나 이일!! 혹시 기억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예전에 만났었어"

날카로운 눈매의 남자는 눈이 반달로 감기며 나를 보며 반갑게 웃었다.


"어..네.. 그 좀 설명을 해주시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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