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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럭스
작품등록일 :
2024.07.15 05:15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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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7 회
조회수 :
1,247
추천수 :
4
글자수 :
23,022

작성
24.08.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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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우사_3

DUMMY

나와 월은 그새 신당으로 들어가 숨죽이고 있었다.


" 저기... 혹시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 월이라고 불러. "


" 아 그래, 월아....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있어..? "


" 호환이라고 들어봤어? "


" 호환이라면, 호랑이가 사람 죽고 잡아먹는 뭐 그런 거 아닌가? 고등학교 때 한국사 시간에 배웠던 거 같은데.. "


" 맞아. 지금은 호환이 찾아온 거야. 밖에서 큰 소리 내는 건 호랑이야. "


나는 그 순간 속으로 비웃을 수 밖에 없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호랑이라니. 있을 수 없는 얘기였다.


" 호랑이?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서울 한복판에 호랑이라니. "


" 두고 봐봐. 아까 내가 준 부적 줘봐. "


" 가지고는 있는데.. "


" 그 부적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확인해볼래? "


"한자라서 잘 모르겠어. 웬 스님이 그러져 있는데?"


" 그거 나한이야.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자이자 우리 쪽에서는 각종 재액을 막아주는 신령이지. 똑같은 걸 아마 보관하고 있는 곳이 따로 있을텐데.. 아 여깄다! "


그 자리에서 월은 부적이 가득 꽂혀 있는 굵은 새끼줄 띠 같은 것을 꺼낸다. 그러더니 내 허리 춤에 그 띠를 매기 시작한다. 월은 내 몸에 더 가까워진다.


" 일단 내가 이거 둘러 줄테니, 바로 나 따라와. "


" 어....어....그래.. "


내 몸에 띠를 두르는 월이의 옆얼굴이 예뻐 보여서 쑥스러웠지만, 일단 잠시 가만히 있어보기로 했다.

솔직히 공사판 소음이거나 무언가 굴러떨어진 소리라기에는 너무 큰 소리라서 진짜 뭐가 있긴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띠를 두르고 부적을 다 차고 나니, 월이 내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 이거 뒤뜰에 있는 밤나무에서 딴 밤이야. 껍질도 안 까긴 했는데, 이거 왠지 낭패다 싶으면, 호랑이한테 이거라도 던지고 도망 가야 돼. 알았지? "


알밤으로 호랑이를 때려 죽이기라도 한다는 얘기인가, 솔직히 하나도 납득이 안 드는 순수한 X소리였다.

순간,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신비로운 현상들과는 별개로 이것들이 진짜 미쳐버린건가- 싶었다.

그래도 미친놈들한테 죽든 호랑이한테 죽든 그게 그거라는 생각에 일단 밤도 양손에 네 알 정도 받아두었다.


" 이제 나 따라와. "


나는 월의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와 함께 대청마루 옆 문설주 옆에 숨어

일과 그 호랑이(?)의 대치 상황을 지켜보게 되었다.


키는 190, 아니 2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덩치 큰 남자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스트라이프 정장 수트를 빼입고,

일의 앞, 정확히는 반쯤 열린 대문간에 서 있었다.


그는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는데, 가운데는 모히칸처럼 까만색이어서,

진짜 저런 이유로 호랑이라고 불리는 건가 싶었다.


" 안녕? 일이랑 월이 거기 있니? "


" 이 새끼... 너가 올 곳이 아니라고 수천번은 질리도록 이야기 했을텐데... 기어코 또 왔구나. "


" 응? 내가 올 곳이 아니기는.... 너희 엄마 생각 나서 왔지. 얼마나 이 곳이 미치도록 그리웠는데.. "


" 너가 와봤자 이곳 연옥은 대문간부터 우리 어머니가 깔아놓으신 결계가 있어서, 아마 들어오지는 못할거다. "


" 그래? "


노랑머리 사나이는 씨익-하고 웃더니, 대문을 끼익-하고 마저 열어젖히려....



그 순간-

" 으아악----- "


사나이가 문 밖으로 튕겨쳐 나간다.

무려 백 미터는 공중에 들린 듯 하더니, 그대로 땅바닥에 쳐박힌다.


" 이런 XX-- "


한편,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던 일과

곧바로 그 자리에서 뛰쳐나간 월은

함께 대문을 다시 걸어잠그고,

용이 똬리를 튼 모양의 걸쇠를 두 개 씩 양쪽에 걸어두더니,

신기한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

우러러 생각하건대

북두칠성님께서는

지혜와 신력이 불가사의하여

모든 사람의 마음을 두루 아시고,

갖가지 힘으로

모든 생명들의 고통을 소멸해 주시며,

오래도록 하늘에서 빛을 비추시고,

인간에게 수명과 복을 내리십니다.

그러하오니

사바세계 이사천하 남섬부주

동양 대한민국 서울에 인연으로 태어난

저희 두 사람, 해와 달이,

어머니 북극성 바리공주의 기도와 공덕으로

이곳 연옥에서 연약한 두 몸을 서로 돌보고 있사오니,

부디 극악한 호환과 악의 마수를 피하게 하시고,

저희 벗 우사와 더불어 세상에 좋은 일을 하게 하소서.

사바하.

'''


그 때, 하늘에서 무언가가 번쩍이기 시작한다.

일과 월 두 사람은 반 쯤 고개를 숙인 채 손을 모아 합장한다.


나한 부적들이 펄럭이고,

내 주위로 바람이 휘휘 돌더니,

어느새 내 눈에 그 바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람에는 일 그리고 월이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일들의 연고와 슬픔,

행복했던 순간들과 아팠던 순간들이 다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그렇게 정신을 차려 밤하늘을 쳐다보니,

대도시 서울에서는 도무지 볼 수 없을 풍경.

은하수가 보이고 온갖 성단, 성운과 행성, 항성들이 다 보이는 듯 하다.


그 순간,

내 바로 머리 위로 정말 아름다운 별 하나가 반짝 거리면서,

나를 내려다보는 듯 하다.


그리고 말을 붙이는 듯,

마음 속에 울리는 한 가지 소리.


" 내 아들과 딸에게 와주어서 고맙구나. 우사 전우치. "


일과 월은 그새 고개를 돌려, 나를 지그시 미소로 바라본다.


그렇게 밤 사이의 사건이 지나고,

대문간에 떨어져 있던 명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최대범

Dae-Beom Choi

CEO & VP, Steelstars Entertainment.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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