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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럭스
작품등록일 :
2024.07.15 05:15
최근연재일 :
2024.08.27 06:22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252
추천수 :
4
글자수 :
23,022

작성
24.08.2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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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_6

DUMMY

눈을 뜨니 아스팔트 도로 위다.


여기가 어디더라. 서울은 아니고 웬 논과 밭이 주변에 보인다. 아... 경기도 부명시구나.


" 야 여기서 버스 타서 집 다녀와. 정진동 가는 버스는 550번 버스야. "


이게 미쳤나. 사람 죽일 뻔 해놓고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그새 바이크에 내린 월은 담배를 꼬나물고, 나를 쳐다 본다. 모든 걸 꿰뚫어보는 듯한 표정이라 더 재수 없다.


"화 났냐?"


진짜 무례의 끝판왕이다. 마름동에서 정진동까지는 걸어서 20분인데. 산 건너까지 날 데려다놓고 이게 무슨 짓이지...?


" 미안. 근데. "


분노로 이글거리는 내 눈을 또렷이 쳐다보면서 월이 말한다.


" 이렇게 해야 아마 추적을 피할 수 있을거야. 집 가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


이건 또 뭔소리야...



" 내가 보이는 건, 아마 집에 가면 뭐가 좀 박살 나있고 엉망일텐데... "


힘이 쭉 빠진다.


" 그놈들 입장에서 너가 지금 연옥에 있는 걸 아는 상태에서, 너희 집에 원래 경로대로 돌아간다? 너나 나나 생명이 위험할거야. "


" 대체 나를 왜 꼬드겨서 이런 일에... "


" 쉿. "


월이 검지 손가락을 내 입에 갖다댄다.


" 우리 아니었으면 넌 이미 죽었어. 왜냐고? 넌 죽었다 깨어나도 우사니깐. 하늘의 뜻이 장난 같아? 모든건 이미 다 정해져 있는거야. "


" 미래라도 보이나봐? 그렇게 자신만만한걸 보면? "


월은 픽 웃는다.


" 돌아갔을 때, 뭐가 박살 나있고 그러면. 바로 연옥으로 도망 오지 말고. 내 전화번호 줄테니깐 바로 전화해. 오빠는 못 오겠지만 나라도 데리러 갈테니깐. "


명함 같은걸 내미는 월.


또 빨간 글씨에 노란 종이이다.


만월당

010-XXXX-OOOO

서울특별시 봉선구 마름동 66-6번지

예언/택일 전문



1시간 씩이나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간 나는, 월이 괜히 나에게 겁을 준 것에 한번 더 분개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게 그대로.


내 옷부터 설거짓거리부터,

먹다 남은 피자 조각까지 다 그대로.



아까 전에 저장해놓은 월의 전화번호를 차단하고, 그냥 모든 걸 잊어버리기로 했다.


"에이 X팔."


그럴줄 알았다. 예언이고 뭐고 다 거짓말이었다. 진짜 요 며칠 동안 있었던 일들. 뭔지는 모르겠지만 다 구라같은 것이고 허상 같은 것이다.


우사고 뭐고 신물이고 뭐고 그런거 다 거짓말이다.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이제 자야겠다. 오늘 하루도 X팔 고생 많았다, 나 자신아.


너무 행복하다. 진짜 내 집이 최고다.


아 참. 근데. 250만원. 아니다. 사이비 종교 신자가 되서 그 돈 받고 괴상한 기와집에서 사느니 지금처럼 부모님 용돈 받으면서 노닥거리는게 낫지.


자자. 자자. 잠이 솔솔 온다.


시간이 얼마나 됐을까.


꿈이다. 월이 보인다. 바이크 위에서 야한 춤을 추고 있는 월의 모습. 그걸 또 보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아니 이거 어제였나.... 아니 이거 꿈인데... 아..... 잠깐.... 19금 안되는데....


" EGO SUM LUX MEA "


응? 웬 알파벳? 라틴어 같은 뭐 그런건가?


그러고 보니 S대 로고에 저런 비슷한게 적혀있던게 기억난다. 나도 S대 들어가고 싶었는데.


장면이 바뀌면서, 내가 대학 새내기 시절로 돌아간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 모습.


전에 사귀었던 여자애가 보인다.


"오랜만이야. 아영..."


"에고 숨 룩스 메아"


갑자기 두꺼운 남자 목소리로, 아영이 말하고 있다.


"에고 숨 룩스 메아"


"깔깔깔깔"


"낄낄낄"


주변에 있던 학생들도 함께 웃고 있다. 에이 이거 악몽이네...


빨리 깨야겠다.


눈을 떴다. 이른 아침이다.


담배 마렵다. 담배곽을 챙겨서 바로 침대에서 베란다로 향한다.


근데 베란다에 누가 있다.


"살베?"


남자 목소리다.


"에?"


순간, 그 자리에 웬 남자애가 서 있다.

키는 한 160 정도 되려나. 몸무게도 가녀린게 40키로 좀 넘어보이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

머리는 금발이고 얼굴은 황백 혼혈 정도로 보일 정도로 잘생기고... 이쁘장하다.


"어, 친구야...근데 내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는데 여기 있으면 안돼..."


"살베."


초저음의 걸쭉한 남자 목소리. 근데 이거 꿈에 나온 그 목소리랑 똑같은데.


웃고 있는 아이의 표정이 심상찮다. 아니 잠깐.

뭐가 또 잘못 된거 같은데...


" Tu es custos solis et lunae? "


뭐라는거야... 그 순간, 눈이 번쩍이더니, 남자아이가 눈 앞에서 사라진다.


아..... 이거 꿈이지? 꿈인가... 아닌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에 담배부터 갖다댄다. 마일드 세븐 1미리... 얼른.... 골초의 습성이라 그런가... 꿈에서도 담배를 찾는건가...

그 순간.


와장창!!!!


창문이 깨지고, 빨랫감들이 날라다니고.... 우리 집 테라스 타일들이 다 조각 나있고, 먼지가 날리고... 내 입에 피맛이 살짝 감돌고... 금발 남자아이인지 뭔지 아무튼 그놈이 보이고....


아니야.... 제발 꿈이어야 해.... 나는 다시 돌아서서 화장실로....



정신이 혼미하다. 쓰러진다.

어제 월이 했던 예언이 떠오른다.


' 내가 보이는 건, 아마 집에 가면 뭐가 좀 박살 나있고 엉망일텐데... '


결국에는 꿈도 아니고, 거짓말도 아니었던 것이다.


월아, 너 말이 맞았어.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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