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코믹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크럭스
작품등록일 :
2024.07.15 05:15
최근연재일 :
2024.08.27 06:22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245
추천수 :
4
글자수 :
23,022

작성
24.08.27 06:22
조회
7
추천
0
글자
7쪽

우사_7

DUMMY

드디어 깨어났다. 도대체 몇번을 깨어났다 쓰러졌다 하는건지....

바로 월의 전화번호 차단을 풀고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 월이 맞지... 너 말이 맞았어. 진짜 집이 박살 났어. 나 이제 어떡하면 되지? "


" 분명 기회를 줬는데, 짐 챙겨서 연옥으로 오기 전에 미리 연락 줬어야지. 이미 하루가 지나버렸는걸. "


" 야 내가 진짜 미안해..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전혀 믿지를 못했어. 이해 좀 해줘. "


" 지금 집이야? "


" 응. "


" 최소한의 것만 챙겨서 지금 바로 내가 찍어주는 주소로 나와. 거기가 정진동이라 그랬나? "


" 알았어. 어디로 가면 돼? "


" 주변에 종교 시설 같은데는 전부 피해 다니고. 사람들 눈치 보지 말고. 선글라스 끼고 마스크 끼고. 후드티 입고 모자 눌러 쓰고. "


" 주소는 전화 말고 문자로 남길게. "


" 알았어. 고마워. "


월이 말한 옷차림으로 밖으로 나온다.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그래도 여름에 낮인데 꼬라지가 엉망이다. 백팩을 매고 선글라스 마스크 후드티 차림이다. 누가 봐도 이상한 사람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이제 월과 일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이건 다 현실이다.


월이 말한 주소로 찾아가보니, 웬 4층 건물이 보인다. 그리고 그녀가 찍어준 건물의 호수는 2층에 있다.


"실례합니다.."


"어서와요, 청년."


화려하게 치장한 할머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옆에는 월이 벌써 와 있다. 대체 어떻게 온거야.


"만나서 반갑구만. 청년, 그래, 아가씨께는 이야기 많이 들었네. "


아가씨? 월이 아가씨인가? 아무튼.


" 네, 안녕하세요. "


나는 그제서야 할머니를 정확히 바라보며 인사를 건넸다. 할머니의 모습을 보아하니, 일반인 같아 보이진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일반인이 아니라 이 세상 사람이 맞는지도 의문스러웠다. 손가락마다 형형색색의 가락지가 끼워져 있고, 그 가락지에는 알 수 없는 글씨들이 적혀 있는 것 같았다. 한자 같기도 하고, 알파벳 같기도 한 그런 글씨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전형적인 동양인의 외모를 하고 있는 할머니의 눈동자 색이었다. 그 색은 에메랄드 빛이었다. 나는 조금 두려워졌다.


갑자기 월이 픽 웃는다. 또 속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건가?


"이리 와봐. 괜히 실례 되겠네. "

월이 따로 나를 불러낸다.


" 나는 정구지로 부침개 만들고 있을테니깐, 이야기 잘 나누고 부르시게. "


" 할머님은 말이지 .... 이런 일에 익숙해지는게 좋을텐데, 너도. "


" 뭐... 뭔데 ? "


" 그냥 사람이 아니라 산신령이야. 신선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


"에? 뭐라고? "


"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오늘 만난 금발 남자애 같은 뭐 그런 초자연적인 존재라고. "


" 으음...... "


나는 연옥에서 일과 월이 호랑이 인간을 물리친 그 순간부터 내 인생이 돌이킬 수 없이 이상하고 묘한 세상에 엮여버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금발 남자애가 내 자취방을 통째로 날려버린 뒤로 그 예감은 반쯤 확신으로 변했다.


" 그냥 잘 꾸미는 할머니이실 수도 있잖아. 산신령인건 어떻게 알아? "


" 굳이 그런 걸 보이지 않아도 믿는 자에게 복이 있어. 몰라? "


" 에이, 장난 치지 말고. "


" 할머님, 이리 와봐요! "


" 예, 아가씨. "


" 이 녀석이 할머니가 산신령인 걸 못 믿는데, 뭐 하나 보여줄 순 없어? "


" 하하, 아가씨. 제가 뭘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초령이가 뭘 보여줄 수는 있을텐데요. "


" 초령아! 이 아저씨한테 뭐 좀 보여줄 수 있겠어? "


초령이? 초령이는 또 누구지.


잠옷 차림을 한 여자애가 다락처럼 된 구석진 자리에서 하품을 하며 기어 나온다.


"으아아아 아함"


12살 정도 밖에 안되어 보이는데. 완전 애기잖아.


" 안녕? 너가 초령이구나? "


" 뭐야 괜히 아는 척이야. 너 나 알아? "


" 너라니, 그래도 내가 너보다 나이가 한 최소 열살은 더 많아보이는데. "


" 하, 액면가로만 치면 열살이 아니라 스무살도 아깝다 이놈아. "


" 뭐라고? "


" 잘 봐."


그 때 난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여자애의 몸에서 비늘이 돋고 뿔이 자라기 시작한다.


요술 같은 광경 속에서 여자애는 그새 한 마리 작은 흰색 용으로 변신해버렸다. 아마 저게 동양에서 용이라고 부르는 존재려나?


" 신기하지? "


이게 무슨 신기한 조화인지.... 무서울 만도 한데, 나도 진짜 익숙해진건가... 장난기가 발동한건가, 아니면 괜히 겁이 나서 안 난 척 하려고 한 건가, 당황한건가.... 바보 같은 대답이 나와버리고 말았다.


" 아니 신기하기는 커녕 귀여운데...? "


순간 월과 할머니와 초령이라는 그 여자애가 동시에 웃기 시작한다.


월과 할머니는 깔깔대며 웃고 있는데, 초령의 웃음소리는 유달리 호쾌하다.

" 퍄하하하 "


" 짜식, 맘에 들었다. 너 내가 몇살일거 같냐? "


" 보통 신화 속 존재는 한 천살 정도 되지 않냐? 너도 최소 천살이겠지. "


" 대충 때려맞추는 모양인데, 아직 삼백살이거든? "


삼백살.... 그것도 까마득한 나이다. 뭐 이제 익숙해져야 할테니깐. 일단 월에게 다시, 용기를 내어 말을 꺼낸다.


" 이제 믿겠네. 그니깐, 산신령 할머니와 그 밑에 있는 삼백살 먹은 용이랑 둘이 같이 이곳에서 지내나 보네? "


" 응 맞지. 평상시에는 할머니와 손녀 행세하시지만. "


" 내 이름은 다자구라 한다. 월 아가씨가 알려드리기 전에 내 소개가 늦을 것 같아 미리 말하마. "


" 근데, 월이가 왜 아가씨인거죠? "


" 그야 우리 월 아가씨가 바로 밤을 다스리는 분이시기에 그렇지. "


" 밤이요? 월이가 밤을 다스려요 ? "


" 설명하자면 길어. "


월이 말을 덧붙인다.

밤을 다스린다니, 옛날에 유명 소프라노 가수가 부르던 밤의 여왕 아리아가 생각난다. 7옥타브의 고음으로 지르던 그 기괴한 목소리와 분장을 보면서, 어릴 때는 참 무서웠던 것 같은데. 월이 밤의 여왕이라든지 뭐 그런건가. 지금까지 경험을 비추어 보면 충분히 그럴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코믹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우사_7 24.08.27 7 0 7쪽
6 우사_6 24.08.27 6 0 6쪽
5 우사_5 24.08.26 8 0 4쪽
4 우사_4 24.08.17 166 0 10쪽
3 우사_3 +2 24.08.05 183 0 6쪽
2 우사_2 +4 24.07.18 235 1 12쪽
1 우사_1 +2 24.07.15 640 3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