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천재가 접대로 메이저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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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맛봉봉
작품등록일 :
2024.07.18 12:22
최근연재일 :
2024.08.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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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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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006. 한통속

DUMMY

1. 변기범 2B 우투우타

2. 전경규 SS 우투우타

3. 최선호 1B 좌투좌타

4. 강두호 CF 우투우타

5. 최현우 DH 우투우타

6. 안드레 맥케인 RF 우투우타

7. 김채성 3B 우투우타

8. 안호웅 C 우투우타

9. 조종훈 LF 좌투좌타


2030시즌의 두 번째 경기가 펼쳐지는 날.

나는 하루만에 내 타순이 7번에서 5번으로 변하는 현상을 목격했다.


‘암. 당연히 이래야지.’


적응이 어쩌고 하면서 타순도 신중하게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애초에 1군 첫 경기에서 1군 적응 따위는 개나 줘 버리라는 듯 치는 선수에게 그런 건 쓸데 없는 걱정일 뿐이다.

지금 우리 임감독님이 해야 하는 일은 잘 치는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것 뿐이다.


“현우야, 오늘도 잘 부탁한다.”


어제 경기 이후, 임감독님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담긴 감정은 ‘기대’에서 ‘신뢰’로 바뀌어 있었다.

어제 경기 선발 투수는 지난 시즌 다승왕을 차지했었던 은하 레인저스의 에이스 아론 켄달.

그런 선수와 맞대결을 펼쳐 3타수 3안타 2홈런을 기록 했으니, 이제는 내 실력이 우연이 아니라고 확신 한 것이다.


“네, 맡겨만 주세요.”



“”“



나는 두 번째 경기에서도 엘리펀츠의 공격을 혼자 책임졌다.

7번에 있을 때 보다 내 앞에 깔리는 주자가 더 늘어나 타점을 올리기가 더 쉬워져 좋다고 생각 했다.

그리고 어제보다 늘어난 내 팬들도 찾아 볼 수 있었다.

뿌듯했지만, 여성 팬들에게 너무 다가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머리 속에 새겨 넣었다.

하지만 경기 중반 이후부터 레인저스 투수들이 나와의 승부를 피하는 탓에 오늘은 어제보다 더 적은 3타점만을 기록했다.


그리고 팀은 패배했다.


은하 레인저스 5 : 3 삼안 엘리펀츠


내가 두 경기만에 파악한 엘리펀츠의 문제는 약한 투수진과 힘만 센 타선이다.

투수진은 1점차 승부를 이끌어 갈만 한 수준이 되지 못하고, 타선은 방망이는 잘 돌리지만 방망이에 공을 맞추질 못 한다.

그나마 3번 타자인 최선호 선배만이 사람같이 야구를 하는데, 4번 타자인 강두호 선배도 선풍기라 그런지 그냥 걸러버리는 일이 종종 있었다.

비슷한 논리로 내 뒤에도 선풍기들 뿐이라 레인저스는 날 거르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최선호 선배랑 타순이 좀 붙어 있었으면 좋겠는데···’


결국 나와 최선호 선배의 타순이 붙어 있어야 상대 투수들이 한 번이라도 덜 거를 것이라는 게 내 생각.

다행히 임감독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건지 개막 시리즈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타순에 변화가 생겼다.


1. 변기범 2B 우투우타

2. 최현우 DH 우투우타

3. 최선호 1B 좌투좌타

4. 강두호 CF 우투우타

5. 안드레 맥케인 RF 우투우타

6. 전경규 SS 우투우타

7. 김채성 3B 우투우타

8. 안호웅 C 우투우타

9. 조종훈 LF 좌투좌타


오늘 생긴 변화는 5번이던 내 타순이 2번이 된 것.

그리고 2번에 있던 전경규 선배가 6번으로, 6번에 있던 안드레가 5번으로 이동 한 것이었다.

2번 타자는 예상하지 못 했지만 다행히도 내 바람대로 나와 최선호 선배의 타순이 연결 되었다.

이렇게 되면 날 거르고 최선호 선배를 상대 하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테니, 날 거르는 일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오히려 선호 선배보다 나한테 더 힘을 실어 주는 것 같은데?’


그리고 나는 세 번째 경기에서도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했다.


-새 얼굴 최현우, 5타수 4안타 4홈런 5타점 폭발! 개막 시리즈 12타수 10안타 9홈런 12타점!


-한국 야구에 충격을 선사하는 활약. 하지만 팀은 8 대 7 패배.


하지만 팀이 승리하지는 못 했다.


-신인이 3경기 12타점, 하지만 팀은 1승 2패. 엘리펀츠는 무엇이 문제인가?


엘무문.

회귀 전에도 많이 들어 봤던 문장이다.

하지만 내가 회귀하기 직전까지도 그 답을 찾지는 못 했다.


엘리펀츠는 항상 그랬다.

잘 하는 선수가 없는 건 아닌데, 팀은 항상 하위권을 맴돈다.

그리고 시즌 후반에 잠깐 치고 올라 가는가 싶더니, 가을 야구 문턱에서 좌절하고 시즌 종료.

이걸 몇 년 째 봐온 팬들은 정신병에 걸릴 것 같다며 엘리펀츠를 욕하지만, 그 다음 해 시즌이 시작되면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엘리펀츠를 응원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


다른 팀 선수 입장에서 본 엘리펀츠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딱히 없었다.

하지만 1, 2년도 아니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팀 성적이 제자리라는 건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뜻.

나는 그걸 엘리펀츠의 일원이 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현우야.”


“네, 강두호 선배님.”


“선배가 우스워?”


“아닙니다.”


“그럼 왜 말을 못 알아 듣지?”


베테랑 외야수이자 4번 타자인 강두호.

이 개 X끼는 지금 나한테 약물을 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중이었다.

심지어 다른 선수들 다 있는 라커룸에서 말이다.


“그게 아니라, 그건 금지 약물과 같···”


“금지 아니라고 몇 번을 말 해, X새끼야?! 네가 X발 규정집 다 외우고 있냐? 그 안에 이건 없다니까?”


하지만 지금 강두호가 내게 권하고 있는 약물은 내가 아는 것이다.

이것의 이름은 MET-51이라는 이름의 약물로, 내 골든 글러브를 5번 빼앗아 간 그 놈들이 했던 것과 같은 것.

하지만MET-51로 인한 약물 파동이 벌어진 건 2038시즌 종료 후.

나는 무려 8년 전인 2030년에 이미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현재는 아니지만, 효과가 금지 약물과 비슷해서 아무래도 곧 금지 약물로 지정 될 것 같습니다. 애초에 금지 약물은 효과를 기준으로 지정 되니까, 사실상 지금도 금지 약물인 셈이죠.”


“뭐?”


강두호가 살짝 놀라는 눈치인 걸 보니, 금지 약물의 분류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게 분명하다.

그것도 모르고 있는 놈이 저러고 있다고···?

뭔가 이상한데?


“X랄, 네가 무슨 무당이라도 되냐? 곧 지정 될 것 같습니다 이 X랄 하고 있네?”


“그렇게 당당하시면 제품으로 만들어서 홍보 모델을 하는 게···”


“야!!! 이 X발놈이 선배가 말하는데 따박따박 말대꾸네? 넌 안 되겠다. 엎드려.”


“네?”


“엎드리라고!!!!”


나는 순간 내가 2010년으로 잘 못 회귀 한 줄 알았다.

‘엎드려.’라는 말을 2010년도 아니고 2030년에 프로 야구단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이런 건 중, 고등학생 때도 구전으로 내려오는 수준의 행위였는데, 이걸 프로에서 성인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려고 한다고?


“X발 내 말 안 들려?!!”


상식을 너무나도 벗어난 행동에 당황하기도 잠시, 나는 정신을 차리고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약물이 ‘아직은’ 합법이라는 걸 강조하는 걸 보면, 금지되어 있는 행위를 하는 건 망설일 가능성이 높다.

지 목숨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타입일 테니까.


“약물은 아직 합법이지만, 얼차려는 현재 금지 행위로 지정되어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이곳은 라커룸.

약쟁이 무리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1군 선수가 라커룸에 있는 상황이었기에, 내가 얼차려를 받았다는 사실을 거짓으로 몰고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내가 정곡을 찌르자, 이번에는 강두호가 아닌 유격수 전경규가 나섰다.


“에이~ 선배님. 현우가 아직 1군 올라온지 3일밖에 안 돼서 뭘 몰라서 그러는 걸 거예요. 1군 생활 하다 보면 알아서 제 발로 다시 찾아 올 겁니다. 오늘은 이만 하시죠.”


강두호는 눈을 부라리며 날 노려보다 자기가 한 번 참고 넘어 준다는 듯 물러났고, 날 향해 우르르 몰려왔던 무리들도 다시 흩어졌다.

그리고 나는 일단 복잡한 머리 속을 한 번 정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나는 곧장 라커룸을 빠져나온 뒤, 주차장에 주차 해 둔 내 차 안에서 생각을 정리했다.


‘아까 몰려 왔던 게 강두호랑 전경규, 김채성 그리고 변기범, 조종훈, 안태길··· 뒤에서 같이 웃고 있던 건 김해선이랑 전동호···’


나는 기억을 더듬으며 ‘약쟁이 무리’에 대해 생각을 정리했다.


‘그 중에서 약물 파동 때 걸렸던 건 전경규 하나···’


하지만 이들 사이의 분위기나 최근 성적, 신체적인 변화로 볼 때, 강두호는 당연하고 김해선. 김채성이랑 전동호도 약물을 했다고 보는 게 타당했다.

변기범과 조종훈, 안태길은 그 무리와 어울리면서도 약물을 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빈약한 신체 스펙을 가지고 있으니, 사실상 했어도 의미가 없었겠지.


‘그런데 이 시기부터 저렇게 퍼져 있는 건 진짜 좀 너무하잖아?’


지금 있는 약쟁이들이 올해부터 약을 시작 한 건 아닐 테니, 2038년에 걸릴 때 까지 약 10년 정도를 해 먹었다고 생각 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전경규는 볼 때마다 이가 갈리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닐 거라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전경규를 제외 한 나머지는 약물 파동 때 걸리지도 않았다.


‘내가 뭘 보고 들은 건지,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


일단 내가 오늘 파악 한 건, 이 팀이 최소 5명의 약쟁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인원들도 있으며, 대부분은 쉬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다.


‘왜 아무도 신고를 안 하지?’


아무리 아직 해당 약물이 금지 약물로 지정되기 전이라고는 하나, 다른 금지 약물과 같은 효과가 있는 약물이니 신고하면 당연히 조사가 들어 갈 것이다.

실제로 약물 파동도 그렇게 시작 되었었고.


하지만 실제로는 최소 1~2년 동안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최초 신고자는 8년 뒤에나 등장 할 예정인 것이다.


“하아···”


정말 절로 한숨이 나오는 팀 상황이다.

그리고 이걸 다른 누군가에게 알리려고 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아마 제일 먼저 코치들한테 물어 보긴 했을 거야. 저런 약물을 사용해도 되냐고.’


그 단계에서 코치들의 반응이 정상적이었다면?

당연히 조사가 들어 갔을 거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8년 간 조용하다는 건 그렇지 않았다는 것.


‘최소 코치까지는 전부 한패라고 봐야한다.’


그렇다는 말은 결국 감독이나 단장, 그게 아니라면 외부의 인물에게 알려야 한다는 말인데···


‘그럴 인맥이 없는 어린 선수들이나, 나 같이 기회가 간절한 선수들을 상대로만 저런 짓을 했다는 뜻이네.’


더 알아 볼 필요도 없이 쓰레기들이다.


-뚜루루루루-


그리고 여기까지 생각 했을 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감독님?”


전화의 주인공은 감독님.


“여보세요?”


“어, 현우야. 벌써 퇴근 했어?”


“아··· 네. 가는 길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나는 지금이 감독에게 알릴 타이밍인가 생각했지만, 감독님의 대답은 그게 아니라는 걸 미리 알려주고 있었다.


“아, 그게··· 오늘 두호가 너한테 쓸데 없는 소리를 했다고 해서 말이다.”


“아···”


“넌 그런 거 필요 없으니까, 그냥 하던대로만 해. 두호는 내가 단속 할 테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


여기도 똑같았구나.


“네, 알겠습니다.”


“그래. 오늘 일은 잊고, 내일부터 다시 훈련 열심히 해 보자.”


“네, 감독님.”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고~”


“네, 감독님도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그렇게 전화를 끊은 나는 생각했다.


‘엘리펀츠는 그냥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곧바로 조팀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어, 현우야. 어쩐 일이냐? 네가 전화를 다 하고?”


“부탁 드릴 게 하나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우리 현우 부탁이면 당연히 내가 들어 줘야지. 뭔데?”


“그게 말입니다···”



“”“



나는 질질 끌 것 없다고 생각해 바로 조팀장님께 연락을 넣었다.

조팀장님은 엘리펀츠 관계자가 아니기에 망설일 이유도 없으며, 내 제보를 전달 할 기자들도 많이 알고 있다.

그렇기에 기사 몇 개만 터져 나와도 이미 다 정리 되는 일이라고 생각 했으나···


‘왜 아무 일도 없지?’


내가 조팀장님께 연락을 드린 지도 벌써 3일이 지났다.

하지만 그 동안 약물과 관련된 기사는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엘리펀츠 내부에 변화가 생긴 것도 아니다.


‘아, 아니다. 변화라면 하나 생겼지···’


내 주변에 사람이 없어졌다.

개막 전에는 종휘나 인열이랑 같이 다녔었는데, 걔네 둘이 2군에 머무르게 되면서 개막 이후에는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없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날 피해 다니지는 않았는데, 강두호를 거스른 날 이후로는 다들 날 피하는 느낌이다.

심지어 코치들까지도.


“코치님, 오늘 훈련 어떻게···”


“아, 현우는 잘 하니까 자율 훈련 해. 나는 다른 선수들 봐 줘야겠다.”


1군에 합류 한 지 일주일 된 23살짜리를 잘 한다는 이유로 방치 하는 게 그 증거다.


‘1군 생활 하다 보면 알아서 제 발로 다시 찾아 올 거라는 게 이런 뜻이었나···’


쉽게 말해, 왕따를 시키고 왕따 당하기 싫으면 알아서 찾아와서 기라는 말이다.


‘약쟁이들한테 기어?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나마 다행인 건, 2번 타자 겸 지명 타자로 경기는 계속 나가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대로라면 나는 포수가 아니라 타격만 하는 반쪽 짜리 선수가 되어 버리고 만다.


‘감독님도 한 패였으니까··· 역시 연락 할 사람은 한 사람 밖에 없구나.’


“어··· 현우야.”


“조팀장님, 전에 이야기 했던 그거 말인데요···”


“현우야, 그게 말이다···”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요?”


“그게··· 일단 미안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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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6. 한통속 +1 24.07.25 1,511 26 14쪽
6 005. 나는 야구를 잘한다. +3 24.07.24 1,546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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