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 하베스트 (4)
잰시 : 훗
건립자가 고대시대에 지은 유적, 모든 고고학자의 꿈이자 숙명인 곳의 중심에서 최고의 연구 길드의 고고학자, 잰시는 콧웃음과 함께 혼잣말을 속삭였다.
잰시 : ㅈ됐군.
제로 : 에? 왜요?
눈앞에 함정에 짓이겨지다못해 형태조차 남지 않은 퍼랭의 시체를 두고 제로는 잰시에게 질문했다.
잰시 : 동료의 죽음에 심리적 문제가 생겼군. 지혜의 심리학자를 소개해줄테니 부디 빠른 쾌유를 바라네.
제로 : 갑자기 사람을 억까하시네.
잰시 : 아니! 자네 동료들이 코앞에서 죽었는데 비웃으니까 그렇지! 네가 지금, 이 상황보다 더 무서워! 너 어떻게 스승 직속 제자가 된 거냐?
제로 ( 아니 플레이어가 죽는 거는 NPC가 적당히 못 본 척해줘야 하는 거 아냐? ) 아니 뭐···
콩콩 : 너가 잘못했네.
퍼랭 : ㄹㅇㅋㅋ
잰시 : ?
제로의 뒤에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걸어오는 퍼랭과 콩콩, 잰시는 자신이 아까 본 두 구와 상반된 상황에 넋을 놨다.
잰시 : 으앙아아아아악!!! 귀신이다!!!! 이런 미친!!!
퍼랭 : 에?
콩콩 : 뭐야 왜 저랭.
잰시 : 그···어떻게?
퍼랭 : ···어떻게냐고 물어보셔도···.
{ 3분 전 }
함정에 죽어버린 콩콩과 퍼랭, 게임 시스템의 인도에 스폰의 중심에 부활했다.
콩콩 : 아 여기야? 게임 시스템 공간? 그럼 여기서 판타지 세계로 가는 포탈타고 센트럴에서 하베스트까지 걸어간 다음에 바로 유적으로 가야 해?
퍼랭 : 그러게···잠깐만, 우리 섬 갔을 때처럼 이동하는 명령어 있지 않을까? 도움말에 있을 텐데···.
잠시 모니터의 화면을 게임 화면에서 게임 사이트 화면으로 돌려 도움말 항목을 찾는 퍼랭
드르륵 드르륵
스크롤을 내리자 원하는 명령어를 발견했다.
퍼랭 : 어 여기있다. /CIS라고 치면 된데.
타다닥
[ 파티 채팅 ] 퍼랭, 콩콩 : /CIS
슉
순식간에 센트럴 2층 카페로 이동한 둘
퍼랭 : 스승님은 안 계시네?
콩콩 : 워낙 바쁘시잖아. 근데 여기서 하베스트까지 걸어가야 돼?
퍼랭 : 마차도 있긴 하지만···. 아, 그래 /CIS 하베스트라고 치면 하베스트로 이동된다네.
콩콩 : 아니 이런 건 GUI로 구현해야지! 언제 이런 걸 타자치고 있어!
퍼랭 : 그러게나 말이다.
슉
불평과 함께 이동한 둘, 한 통나무 오두막으로 이동되었다.
[system] - 도시건설기 2장. 하베스트 해금 조건 : 농경도시 하베스트 탐방, 쉼터 (3/3)
공사 : 어서옵쇼~ 여긴 하베스트 텔레포트 지점입니다~
통나무집 내부는 상당히 따듯한 분위기의 가정집이었다. 쇼파, 카펫, 싱크대 등이 배치된 형태였다. 그 구석에는 복잡한 기계를 만지고 있는 하늘머리 포니테일의 사람이 퍼랭과 콩콩을 반겨주었다.
퍼랭 ( 입고 있는 한복풍 외투 저거 히상도 입고 있던 건데 ) 음? 누구 집인데 여기가 텔레포트 지점이에요?
공사 : 제 집이요.
콩콩 : 님이 누군데요?
공사 : 집주인이죠···?
퍼랭 : ······이상하네. 보통 도시 중심이나 스토리상 필수적인 곳에 텔레포트 지점이 생기는데 ( 아니 도시건설기 해금된 거 보면 중요한···가? )
공사 : 그런 곳에는 사람이 많잖아요. 갑자기 텔레포트되서 누가 다치면 어떡해.
콩콩 : 그게·········맞나·········? 뭐, 과하게 개연성에 집착하나 보네. 네 말대로 스토리가 진짜 중요한 게임인가 보다.
공사 : 적응이 빠르시네. 저는 다른 도시로 가봐야 해서 이만
콩콩 : 음? 오, 저 좋은 생각 남.
공사 : 뭔데요?
콩콩 : /CIS 생텀
[system] - 지역이동에 대한 권한이 없습니다!
콩콩 : 아, 까비.
공사 : ···? 뭐하신 거?
콩콩 : 생텀이란 도시 있다길래 거기로 이동되나 해서···.
공사 : 그 도시에 일단 한번 발을 들여야 가능해요. 아, 도시에 추방당한 상태여도 안됨.
콩콩 : 에이, 쓸데없이 세심하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문을 열고 나기는 콩콩과 퍼랭. 순식간에 유적의 입구에 도착했다.
퍼랭 : 오, 실비님 안녕.
콩콩 : 안 쉬고 계속 입구 지키시는 거?
실비 : 어?
실비는 당황했다.
실비 : 분명 방금···어···어?
퍼랭 : 에?
실비 : 죽으시지 않으셨···?
콩콩 : ·········하핫?
털썩
연속되는 감당 못 할 상황에 결국 실비는 쓰러지기를 택했다.
콩콩 : ···헐?
퍼랭 : NPC가 플레이어의 죽음을 인지하나 봐···.
퍼랭, 콩콩 : ············
쓰러진 실비를 쳐다보는 둘, 어찌해야 할지 서로에게 판단을 미뤘다.
스윽
적당히 평평한 곳에 실비를 눕힌 둘, 잠시 서로를 마주 보더니 할 일은 했다는 듯 도망치듯 유적 안으로 도망쳤다.
{ 다시 현재 }
퍼랭 : 그랬죠.
잰시 : 축하한다. 고대부터 한 치의 틈도 없이 지켜진 고대 유적의 보안에 너희가 틈을 뚫었구나.
퍼랭 : 하핫, 저 해커?
잰시 : 해커? 너 엔지 출신이야?
콩콩 : 고건 또 어디래.
잰시 : 있어. 기계도시, 아니면 됐고 그래서 그 부활 능력은···뭐···스승님의 보은이냐?
퍼랭 : 아 그, 종족특성, 종족특성
잰시 : 목숨 몇 개인데
퍼랭 : 어···무한?
잰시 : ······너희 불로불사···?
퍼랭 : 대신 수명 100년!
잰시 : 아~ ( 그건 나돈데···불공평한 인생 ) 뭐 그래. 그래도 얘들아, 최대한 안 죽는 쪽으로 가보자···.
제로 : 에, 왜요?
잰시 : 그야···. 혹시나 일어나신 실비님이 너희를 보면 다시 유적을 잠가버릴 거 같거든.
퍼랭 : ···납득
잰시 : 그래···근데 말이다. 이 유적···구조를 살펴봤거든? 상당히 골치가 아파.
제로 : 왜요? 그래도 이제까지 피하기 힘든 난이도는 아니었는데···.
잰시 : 죽은 놈들이 말이 많아. 우선 그동안 건넌 함정은 입구에 불과해. 내부 넓이는 작은 마을 하나가 들어갈 정도라고! 설마 이 마을 넓이의 공간이 외길이겠어? 틀림없이 수많은 갈림길과 공간이 있겠지.
퍼랭 : 미궁 형식이란 거군요?
잰시 : 그치. 저 계단을 내려가면 엄청난 크기의 미궁이 있을 거야. 다들 조심하라고
어둠으로 연결된 계단을 가리키며 경고하는 잰시, 제로와 퍼랭은 약간의 긴장감에 침을 삼켰다.
제로, 퍼랭 ( 꿀꺽 )
콩콩 : 우왕ㅋ굳ㅋ
콩콩은 아무 생각 없지만 말이다.
잰시 : 자 그럼 다들 휴식!
콩콩 : 에? 왜요!
잰시 : 왜긴 왜야. 앞으로 거대한 미궁 속에 어떤 위험이 있을 줄 알고 다들 목 앞에 칼날이 왔다 갔다 해서 피곤할 텐데 조금은 기력을 보충해 둬.
퍼랭 ( NPC의 피로도도 걱정해줘야 하는구나 )
제로 ( 뭐, 잠깐 쉬다가 어떤 이벤트가 나타날 수도 있으니 ) 네, 뭐.
콩콩 ( 힝, 이제 좀 재밌어지나 했는데 )
곧 있을 유적의 진면목을 두고 셋은 잠시 공터에 앉아 쉬었다.
털썩
끼이이익
잰시, 퍼랭, 제로 : ?
힘없이 앉는 소리가 들리는 와중에 들리는 이질적인 소리, 뭐라 하기 애매하지만, 기계장치가 돌아가며 내는 일종의 마찰음 같았다.
퍼랭 : 뭐시여?
제로와 퍼랭과 잰시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이질적인 바닥의 구멍으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콩콩이 보였다.
콩콩 : 윙?
슉
철컥
곧이어 닫히는 함정의 구멍, 당황하는 목소리와 함께 콩콩은 자취를 감추었다.
퍼랭, 제로, 잰시 : ···
퍼랭 : 안 구해요?
잰시 : 줄 건 줘. 어차피 부활하잖아.
제로 : 적응 빠르시네. 저 잠깐 템 정리 좀 하고 있을게요.
잰시 : 그래~ 그거만 끝나면 우리도 슬슬 출발하자.
{ 신목의 유적, ??? }
쾅!
콩콩 : 왔 더?
어둡지만 벽에 듬성듬성 붙은 빛을 뿜는 식물 덕에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공간,
콩콩 : 뭐야, 설마 함정? ·········이라기에는 깜짝 놀래키는 임팩트에 비해 데미지가 적은데···?
턱 턱
콩콩 : 음?
묵직하게 들려오는 바위와 바위가 부딪히는 소리, 어두운 동굴의 그림자에서 나무뿌리가 바윗덩이에 얽히고설켜 관절 형태를 이룬 약간 듬직한 인간 형태의 골렘들이 나타났다.
콩콩 : 오···골렘? 원래는 바위에 막 마법적인 보이지 않는 관절이 있는데 세계수의 유적이라 나무뿌리 같은 게 관절처럼 되어있네.
쾅!
콩콩을 향해 돌주먹을 휘두르는 골렘. 콩콩은 약간 오른쪽으로 움직여 직선적인 공격을 피했다.
콩콩 : 느려서 다행이네. [ 마나 스윙 ]!
쾅!
힘껏 마나를 담아 베트를 휘두르는 콩콩, 골렘의 몸통에 타격 부위를 중심으로 금이 갔다.
콩콩 : 오! 이 정도면 몇 번 휘두르면 부셔지겠는 [ 대쉬 ]!
슉
골렘의 품속으로 파고든 콩콩을 향해 바위를 내려치는 골렘, 가까스로 눈치챈 콩콩은 재빨리 옆으로 대쉬를 사용해 피했다.
콩콩 : 오우···방심할 상대는 아니네. [ 마나 스윙 ]!
쾅!
다시 한번 쳤던 곳을 후려패는 콩콩 골렘의 몸통에 크게 금이 가며 골렘을 밀쳐냈다.
콩콩 : 좋아, 기세를 놓치지 않고! [ 마나 스윙 ], [ 마나 스윙 ], [ 마나 스윙 ], [ 마나 스윙 ]!
쾅! 쾅! 쾅! 쾅!
콩콩 : 좋아! 이대로···! 응?!!
쿵!
연달아 골렘을 후려패는 콩콩, 골렘은 그런 콩콩을 향해 돌주먹을 직격으로 후려쳤다.
콩콩 : 아 실컷 때리느라···. 뭐 그래도 [ 마나 스윙 ]!
쾅!
골렘의 몸통을 완전히 가루 내버리는 콩콩, 게임 UI의 EXP바가 약간 차오르는 게 보였다.
콩콩 : 뭐, 딜교 쌉이득이였으면 됐지! 한 6대를 몸통에 후리면 내가 이기나 보내···. 이 정도면 맞아가며 싸워도 1 대 1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듯?
잠깐 생각을 이어가는 콩콩
콩콩 : 잠만 근데 이 게임 몬스터한테는 HP바가 없잖아? 내가 만약 몸통이 아니라 팔이나 다리를 때리거나 다른 무기를 휘둘렀으면 데미지가 별로 없었겠지?
다른 게임과 이질적인 요소에 잠깐 고민을 더 하는 콩콩
콩콩 : 엇! 그럼, 큰일인데? 골렘같은 단단한 애는 모름지기 둔기로 패야 하는 법! 칼쟁이인 퍼랭과 총잡이인 제로는 데미지를 주기 힘들 텐데! 그렇다고 밧줄 쓰는 비전투직 학자 양반한테 싸움을 맡길 수는 없고!
콩콩 : 당장 애들을 구하러 가야 해! 얘들아 내가 간···
덜그덕 덜그덕···.
콩콩 : 음? 이게 무슨 소리지? 돌 부딪히는 사운드···?
파티원을 위한 결의도 잠시, 콩콩의 앞에 묵직한 소리가 들리더니 20마리 정도 되는 유적의 골렘들이 콩콩의 앞을 막아섰다.
콩콩 : 어오···적어도 6대는 때려야 되는데···. 그럼 120···? 아니 좀 더 있으니···.
좁은 길목의 특성상 도망치면서 싸우기도 많은 수와 맞으면서 싸우기도 벅찬 상황, 콩콩은 잠시 생각했다.
콩콩 : 훗
그리고 번뜩이는 아이디어
콩콩 : ㅈ대따
그런 거 없었다.
콩콩 : 에이 띠! 몰라! 휘두르다 보면 뭐든 되겠지! [ 대쉬 ]!
탁
바위 바닥을 박차며 나아가는 콩콩
콩콩 : 얘들아! 내가 구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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