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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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H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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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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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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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그리고 다시 한 번

DUMMY

1화-후회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정도면 충분히 잘 살아낸 삶이 아닌가... 잘 살아내긴 뭘 잘 살았다는 건가.


아무리 무림맹을 만들고 무림의 혼란을 잠재우면 뭐하겠는가 정작 그 무림맹에 의해 화산파가 거의 반파 상태에 이르는 괴멸을 당했는데.’


약 10년여 전 혼란스러웠던 무림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무림맹을 창설했던 그였다.


창설 직후 무림맹은 그의 뜻대로,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옳은 방향으로 잘 돌아가는 듯 싶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무림맹주 자리에서 내려온 뒤부터였다.


사실상 그가 무림맹주 자리에서 내려옴으로써 무림맹의 간부자리에 있는 화산파의 인원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는 그들을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간부가 아닌 위치에는 화산파의 제자들이 여러 있었지만 무림맹의 행사의 주요 사항들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간부자리에 화산파의 인물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그의 생각과는 달리 꽤나 큰 문제였다.


무림맹 간부 내에서부터 서서히 분열이 시작되었고 그렇게 무림맹이 창설된 지 5년 째 되던 해에 사건이 터졌다.


무림맹 간부들 중 누구의 짓거리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어느 문파의 짓거리 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산파의 주요 전력인 장로들과 1대 제자들이 모종의 이유로 화산파를 비운 사이 모종의 세력들이 화산파를 침공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화산파에 남아 있던 2,3,4대 제자들 중 절반 가까이가 죽게되는 막심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의 사건으로 인해 무림맹 내부에 배신자가 있음을 확신한 그였다.


화산파의 주요 전력이 화산파 외부로 나간다는 것은 화산파 내부에서만 알고 있는 사항이었다.


한데 어떻게 이 시기를 정확히 알고 그 틈을 노렸다는 말인가.


그때의 기억만 떠올려도 절로 이가 갈리는 청진, 그였다.


‘물론 무림맹 전체가 아닌 그들 중에 있던 배신자들과 그들과 연합한 사파 연합(흑도맹)의 짓이지만...


젠장할 이럴 줄 알았으면 무림맹 따위는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애당초 당시에 화산파는 구파일방에서도 무당, 소림과 더불어 가장 명성을 떨치는 문파였다.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같은 섬서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같은 구파일방인 종남파가 화산파 제자들을 피해다닐 정도였다. 뭘로 붙어도 이길 수가 없었기에 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또한 보통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와 같은 거대 문파들은 보통 그들이 위치하고 있는 특정 지역에서 세력을 굳히며 그 외 지역으로는 세를 잘 확장하지 않는다.


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의 거대 문파 또는 세가들과 충돌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정마대전이 끝나고 화산파가 침공을 당하기 이전까지 화산파는 섬서부터 섬서 아래부분에 장강 이북지역 또한 심지어 일부 사천지역 까지 세를 확장할 정도로 위세가 강력했다.


심지어 마교와의 정마대전 이후 세력이 약해졌다지만 그렇다 해도 '화산파는 화산파다' 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 였으니까.


또한 화산파는 정마대전 이후 다른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들이 사분오열되어 싸우며 스스로의 전력을 깎던 것과는 다르게 중립을 지켜가며 있었기에 사실상 정마대전 직후에는 천하 제일 문파라고 해도 다름이 없었다.


그런 화산파를 두고 무림의 혼란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면서 굳이 나서서 무림맹을 만들어 지금 이 사단이 난 것이었다.


‘그랬던 화산이었는데... 나로 인해 화산이 이렇게 된 것인가...

나한테 한 번 딱 한번의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래서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렇게 대화산파의 10대 장문인이자 전대 천하제일인이었던 청진은 눈을 감았다.


마교와의 정마대전 이후 사분오열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를 다시 무림맹이라는 구심점을 통해 모으고 그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무림을 안정시킨 당대 무림의 절대자 청진.


하지만 정작 본인이 만든 무림맹을 너무 신뢰하였던 나머지 그들 중에 있던 배신자들에 의해 본인의 문파를 지키지 못한 당시 무림 최고의 무인이자 어찌 보면 가장 어리섞었던 무인 청진.


후대 사람들에게 이렇게 회자되어 지고 있는 청진이었다. 정확히는 그렇게 회자될 뻔했다.


‘아 눈부시구나...

!!!!

눈이 부시다고???

나는 죽은 게 아니었나... 분명 죽었는데....

뭐가 어떻게 된 것인가...’


청진은 당황스러운 나머지 경박스러울 정도로 허둥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청진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름 아닌 그가 질리도록 봐왔던 화산파의 처소, 정확히는 그의 처소였다.


그가 누워있는 곳은 그의 침상이었고 침상 옆에는 간단한 서류 등을 작성할 수 있게끔 마련해둔 책상이 있었다.


반가움도 잠시 그는 지금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청진이 혼란스러움에 정신을 차리고 있지 못할 때..


그때 익숙한 목소리, 하지만 들릴 수 없는, 하지만 너무나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진 사형, 뭐 하십니까? 또 지금까지 널부러져 계십니까? 장문인께서 계속 이따위로 구시면 대제자 자리 저한테 줘버린답니다.

저 장문인하기 싫습니다. 그냥 사형 옆에서 놀고 먹고 싶단 말입니다. 빨리 일어나십시오.”


‘이 목소리는 청수?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분명 나는 죽었고 청수는 나보다 한참 전인 정마대전 때 죽었는데...’


*


정마대전 당시 천하제일인이자 화산파의 장문인이었던 청진은 정마대전이 일어난 직후 열린 정파 총 회의에서 정마대전 총 지휘권자에 임명되었었다.


또한 정파의 지휘부도 이에 따라 화산파로 결정되었다.


전쟁은 약 2년간 지속되었다.


당시 정파의 전력은 역대 무림사를 통틀어 가장 강했다고 볼 수 있었기에 전쟁은 정파의 일방적인 승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청진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의 향방은 모두의 예측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마교의 이전 침공과는 달리 그들은 정파의 최심부라 할 수 있는 섬서 지방으로 빠르게 침입해왔다.


이를 예측하지 못했던 정파는 대비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초반에 큰 피해를 입었다.


초반의 1차 침공 이후, 정파인들의 전의를 회복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 공격의 지휘관으로 청수가 임명되었었다.


청수가 임명된 이유는 굉장히 간단했다. 청수는 당시 청진을 제외하고는 화산제일인이라 불리는 이였고 무림에서도 명망 높은 도인이자 무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여 이러한 이유로 임명되었던 것이다. 참으로 정당한 이유라면 이유지만 쓸모없다면 쓸모없는 이유였다. 사실상 지휘관은 일신의 무력도 중요하지만 말 그대로 지휘를 잘 해야했다. 헌데 청수는 청진이라는 그늘에 가려 항상 지휘를 받는 입장이었기에 이번이 첫 지휘였기 때문에 청진은 이 결정에 반대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수의 지휘관 임명은 결정되었다.


물론 청진이 이를 반대한 이유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마교의 위치가 정확치 않았기 때문이다.


1차 침공이후 마교 전력이 주둔하고 있는 곳은 공동산 인근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정보가 아니었고 당시 마교의 함정으로 추정할 만한 정황들이 많았기에 청진은 이번 공격을 반대하였다.


청진이 지휘관이긴 하지만 다른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수좌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던 청진은 어쩔 수 없이 청수를 필두로한 공격대를 공동산 인근으로 보내었다.


그리고 그 전투에서 청수를 비롯한 정파의 공격대는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고 청수 또한 그 전투에서 사망했다.


해서 정마대전 이후 청진은 그가 죽을 때까지 약 10년간 그의 가슴 한켠에 청수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자신의 결정에 대한 후회감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랬던 청수가 눈 앞에 있으니 얼마나 놀랍고 반갑지 않겠는가.


그랬던 청수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목소리가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방문이 거세게 열어젖혀졌다.


“아 사형!! 좀 일어나시라고요! 뭐야 일어나 계셨네. 웬일이시지?

내가 깨우기 전에는 일어나지도 않으시는 양반이.”


청진은 너무나 당황해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청..수.., 내 사..사제 청수가 진정 맞..맞느냐? 정말 맞..맞는 것이냐?”


사실 청수는 청진이 장문인직에 오른 뒤로도 유일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제였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것이 청진은 일대제자, 청자배의 대제자이고 청수는 청진의 바로 아래 사제이기 때문이다.

청수도 화들짝 놀라며(정확히는 기겁하며)물었다.


“아니 사형 미치셨습니까? 아니 사실 지금 미친 것도 너무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아니면 이제 등선하실 때가 되셨나? 아닌데 사형 평소 행실로는 등선은 커녕 곱게 죽지도 못하실텐데...”


청진은 그러거나 말거나 청수를 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껴안고 있길 반 각(일각=15분)정도 가 지나자 청수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사형 뭔 일 있으십니까?”


청진이 답했다.


“아니다 아무 일도 없다. 그냥...그냥 반가워서 그런다 반가워서...”


그렇게 잠시 서 있던 청진은 황급히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잠깐 이게 도대체 다 무슨 일인가... 정말 내가 회귀라도 했단 말인가... 그럼 설마 내가 죽기 전 생각했던 그 바램이 정말로 이루어졌단 말인가.


그럼 제일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은 현재가 정확히 어느 시점인지, 정마대전이 일어나기 몇 년 전인지다.’


청진이 다시 청수에게 다급히 물었다.


“청수야, 지금 내가 몇대제자이냐? 내 의복으로 봐서는 1,2대 제자 중 하나인 것 같다만...”


청수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1대제자십니다. 사형... 정말 어디 아프신 겁니까? 아! 혹시 입마에 빠지신 겁니까? 그럼 빨리 의약당으로 가셔야 합니다. 빨리요!”


청진은 생각했다.


‘음.. 그럼 내가 지금 대충 내가 죽기 30년 전 쯤으로 돌아왔다는 건데... 내가 죽을 당시 나이가 79세였으니... 지금 내 나이가 49세 라는 거겠군. 그럼 내가 1대제자가 된 지 5년째 되는 해라는 거구나.’


청진이 말했다.


“그럼 지금 장문인이 백풍 사숙이신 거냐?”


청수가 이제는 더 놀랄 것도 없다는 듯이 답했다.


“당연한 말씀을 하시고 계십니다.”


청진이 다시 물었다.


“그럼 장문인이 장문인직에 오르신지 정확히 몇 해째가 되신 거지?”


“올해로 5년째입니다.”


‘그럼 정말 딱 30년 전으로 돌아왔다는 건데... 이대로면 앞으로 10년 뒤에 내가 장문인직에 오르고, 15년 뒤에 정마대전이 일어난다라... 그리고 내가 망할놈의 무림맹을 세우는게 20년 쯤 후라는 것인데... 그리고 25년 후에 화산파가.... 반파당한다는 거구나..’


그때 청수가 말했다.


“사형 그냥 의약당 가시죠.”


청진도 이 상황이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죽는 줄로만 알고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30년 전이라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만감이 교차하는 청진이었다.



작가의말

처음으로 글을 쓰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겠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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