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에 미친 성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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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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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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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DUMMY

"열네 마리..."


이젠 그냥 어이가 없었다.


델리시아, 넌 대체 정체가 뭐니? 무슨 암살명가 막내딸 같은 거라도 되는 건가?


어쩌면 이 던전에 혼자 있던 것도 사실 어떤 시험 같은 것에 도전한 것이라거나?


암살자가 되기 위해선 홀로 던전을 통과해라?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내가 죽인 세 마리를 제외하고 지금껏 통로를 지나오며 발견된 난도질당한 고블린은 총 열네 마리.


아마 이 이상은 발견되지 않을 것 같다.


왜냐면 이 방에서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감자들과 감자바구니를 발견했으니까.


난자당한 고블린들의 사체는 딱 감자바구니가 놓여 있던 방까지 이어져 있었다.


정황상 델리시아가 자의든 타의든 이 던전에 들어왔을 때 감자 바구니를 함께 들고 온 게 아닐까.


식량? 던전탐험용 식량으로 들고 왔다? 그것도 조금 이상하다.


감자 약 서른개가 담긴 바구니는 어린 소녀가 계속 들고 다니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거우니까. 어쩌면...


'원치 않게 감자칼, 감자바구니와 함께 던전에 오게 되었다?'


이거 설마 그건가? 차원 불안정 현상.


지구에서도 종종 있었다. 전조도 없이 기습적으로 열린 게이트가 사람들을 빨아들이거나 괴물들을 뱉어내곤 하던 일들이.


정황상 감자를 다듬다가 그런 현상에 의해 던전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보는 게 맞겠지.


그렇지만 역시 델리시아의 이 비현실적인... 강함? 재능? 의지력? 은 납득하기어려운 수준이다.


혼자서 열 네마리의 고블린을 도륙내다니.


심지어 네마리를 동시에 상대하기도 했으니 절대 평범한 소녀라고 보긴 어렵다.


무슨 던전행 조기교육이라도 받은 건가 싶기도 하지만 고블린들의 사체에 생긴 상처들은 급소를 노린 것이 아니라 '상대가 죽을 때까지 닥치는 대로 난도질 한' 것에 가깝다.


'감자를 깎다가 차원 불안정 현상으로 이 던전에 떨어진 어린 소녀.'


그리고 던전이니만큼 몬스터들이 나타났을 테고 델리시아는 여기서부터 내가 처음 눈떴던 마지막 방까지 고블린들과 싸우며 끝내 쓰러졌다.


처음 전신에 가득했던 상처는 온갖 전투로 단련된 이 김검수조차 계집아이 같은 비명을 지르게 만들뻔했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다.


죽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라 생각했으니...


그게 다 전투를 배우지 않은 소녀가 그저 살아남기 위해 끝까지 악착같이 싸우며 생긴 것들이었다 생각하니 일종의 전율마저 느껴지는 것 같다.


고블린들에게 더러운 손톱과 이빨 외에 별다른 무장이 없었다곤 해도 소녀의 여린 피부쯤이야 어렵지 않게 파고들 테고 출혈과 더불어 온갖 더러운 세균이 침투해 몸 상태는 시시각각 안 좋아 졌을 것이다.


마지막 방까지 내몰리며 대체 얼마나 깊은 절망과 공포, 고통을 느꼈을지.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는 상태에서 육체와 정신이 한계에 몰려 무너졌을 것이다.


괜히 내가 다 화가 나네.


"아니 근데 그렇게 많이 잡았는데 잡템 하나 안주는 거 실화냐?"


뭐 고블린이라 어쩔 수 없는 건가. 무장도 없고 의복도 없는 놈들이라 사실상 가장 원시적이고 저급한 몬스터니까.


고블린들도 급이 있고 위협적인 종류가 있긴 하지만 이곳에서 아직 그런 특이 개체는 발견하지 못했다.


죽은놈들 체격은 다 고만고만 하더라고.


지구에 열렸던 게이트에선 정말 온갖 종류의 고블린들이 다 튀어나왔었는데...


어쨌든 우선 여기서 잠깐 정비를 좀 하자.


굴러다니던 감자는 총 서른개에 주머니에 있는 것까지 더하니 서른한 개가 되었다.


감자 줍는다고 횃불 들고 여기저기 살피는 것도 일이더라.


무슨 공동체의 저녁 준비를 위해 감자를 다듬다가 전이 되기라도 한 걸까? 상당한 양이다.


근데 이거 어떻게 먹어야 하지? 던전 벽에 걸린 횃불은 뜨겁지 않아서 불이 붙질 않는다. 구워 먹을 수도 없고...


뭐 감자 정도면 생으로 먹어도 크게 탈이 나진 않을 것이다. 조금 출출하기도 하니 몇 개 먹고 가자.


콰삭콰삭.


이거 생긴 건 감자인데 맛은 좀 묘하다. 살짝 달큰하고 뜻밖에 과즙이 좀 있는 게 감자라기보단 야콘? 그런 거랑 비슷한 느낌을 준다.


생긴 건 영락없는 감자인데... 아니면 원래 생감자 맛이 이런 건가? 잘 모르겠다.


의외로 먹을 만 하고 수분 보충에도 나쁘지 않아서 그 자리에서 그대로 네 개를 먹어치웠다.


슬슬 배가 고파지던참에 고블린 대신 먹을게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짧은 식사를 끝냈으니 다시 움직일 시간이다.


감자는 두 개만 양 주머니에 하나씩 챙기고 나머지 감자는 불빛이 잘 닿지 않는 구석진곳에 적당히 숨겨놨다.


마음같아선 다 들고 가고 싶지만 그랬다간 얼마 못갈거다. 여차하면 이곳에 되돌아오면 되겠지.


지금까지의 던전은 단순한 구조라 헤매진 않을 것 같다.


그렇게 방을 나와 통로를 조금 걷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숨을 죽이고 귀를 귀울였다.


이건 분명... 사람들의 말소리와 발자국 소리다.


이런 씹.


인간이다.


던전에서 마주치는 인간 셋중 둘이 살인자 혹은 강도인건 상식이다. 당장 최악을 대비하는게 옳다.


저들이 선인이라거나 마지막 방까지 오지 않길 기도하는 건 지나친 낙관이다.


이 통로든 뒤쪽의 방이던 둘 모두 탁 트인 곳이라 피할곳도 숨을곳도 없고 횃불이 잘 닿지 않는 어둠 속에 숨어도 들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심지어 뒤로 돌아간다 해도 결국 마지막 방에서 마주치게 된다.


던전 탐사는 모든 방을 꼼꼼히 탐사하는 게 기본이니까. 어떤 방에서 무슨 보물이 나올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겨야 한다. 부딫히는 거다.


나는 서둘러 식칼을 왼손 아래 소매에 넣고 감자 바구니와 횃불을 챙겨 왔다.


가진 게 이것뿐이니 일단 선물부터 주고 시작한다.


선인이라면 최소한 죽이지 않고 그냥 가거나 도움을 줄 것이다.


감자를 바친다면 몇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악인이라면 코웃음 치며 가진 걸 전부 빼앗고 죽이거나 범하려 들겠지.


일단 무해하고 겁에 질린 소녀를 연기하며 눈치를 살핀다.


전자라면 가능한 합류하고 후자라면 방심을 유도해 그 틈을 노려 죽인 뒤 무기를 얻고 싸운다.


후우... 짧은 고민이었지만 이게 최선이다.


저들이 누구건 고블린 사체를 발견하기 전에 나가서 마주치는 게 낫다.


고블린 사체를 보면 위화감을 느끼거나 경계심이 크게 올라갈 것이다. 그럼 기습도 어려워진다.


나는 감자바구니와 횃불을 들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제발 정상인. 제발 정상인. 제발 정상인. 하고 염불을 외우며.


"사, 사람인가요? 살려주세요! 아악!"


쿠당탕! 와르르르르.


어느 정도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워지자 난 일부러 비명을 지르며 과장되게 넘어졌고 그틈에 감자바구니와 횃불이 그들의 발치에 떨어지게끔 슬쩍 던졌다.


내던진 횃불의 불빛이 더해지며 조금 선명해진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난 확신할 수 있었다.


'셋 다 신뢰의 살인마 상이로군...'


이건 무조건 간살 당한다.


관상만 봐도 알 수 있다. 던전에서 마주친 홀로 남은 여자따위, 딱 봐도 실컷 즐기고 난 뒤 깔끔하게 죽여 버리겠지.


지구에서도 그런 놈들을 워낙 많이 썰었기에 확신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은 일생일대의 연기를 펼칠 때다.


지금 저들의 눈엔 그저 정신없이 달리다 넘어져 가진 걸 죄다 쏟아 낸 것처럼 보일 것이다.


"아앙? 이건 또 뭐야."


"허, 여자? 고블린이 아니라 여자라고?"


"허탕만 치더니 이런 일도 있구만."


놈들이 다가오는 동안 재빠르게 행색을 살피며 머리를 굴렸다.


맨 앞은 허릿춤에 검을 맨 놈, 왼쪽 놈은 몽둥이, 오른쪽 놈도 검이군.


체격도 다들 고만고만하고 170cm쯤 될까 말까 한 수준.


복식을 보니 여기가 이세계라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지구인들은 아무리 컨셉이라고 해도 저런 시대착오적인 옷 같은 건 안입는다.


대체 어떻게 자연스럽게 대화가 통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나 놈들이나 쓰는 언어도 확실히 이질적이다.


이건 나중에 신경 쓰기로 하고...


"흐윽! 저 좀 도와주세요. 괴물, 괴물들이..."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이어갔고 놈들은 이내 코앞까지 다가왔다.


"크흐, 진정하라고. 아가씨."


"구해주는 건 어렵지 않지. 하지만 공짜론 안 되겠는데?"


"씨벌, 벌써 꼴리네. 몇 살이냐?"


아주 지랄났다. 근데 나도 몇 살인진 몰라.


- 열두 살···


아니 델리시아야. 타이밍 이거 맞니?


"여, 열두 살이에요. 여긴 너무 무서워요. 저 좀 도와주세요. 가, 감자도 다 드릴게요..!"


"푸흐흐, 감자는 씨벌. 그래도 눈치는 있구만."


"눈치가 있긴 시발. 눈치 있었음 진작 홀딱 벗고 앵겼지."


"열두 살이면 딱 좋네. 근데 누가 먼저하냐? 솔직히..."


정말 만에하나 선량한 인간들일까 기대한 내가 바보다.


이놈들은 벌써 누가 먼저 따먹을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있었다.


놈들이 헛된 망상에 빠질동안 난 여전히 겁에 질린척, 그러나 수긍하는 척 연기를 이어가며 가슴께에 양 손을 모은채 천천히 다가 갔다.


마치 버려질까 전전긍긍 하는 것처럼.


"제, 제발 버리고 가지 마세요. 뭐든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 여기 혼자 있으면 정말 죽을 거 같아요. 그러니까 제발..."


"크큭, 그래그래. 이제야 좀 태도가 봐줄 만 하네. 걱정하지 마라, 처음은 내가 상냥하- 걱!"


푸칵! 팍!


나는 기습적으로 소매에 숨겼던 식칼을 놈의 턱에 박아넣음과 동시에 허릿춤의 칼을 뽑아내 바로 명치에 꽂아 넣었다.


"어걱, 컥."


어린 소녀의 한 손 근력으로는 명치어림에 한 뼘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턱에 구멍이 뚫리고 배에도 구멍을 뚫어줬으니 충분하다.


칼날이 더 들어가지 않는 지점에서 즉시 발로 놈의 몸통을 쳐 내며 그 반동으로 칼을 뽑아냈다.


버러지처럼 꿈틀거리는 놈을 뒤로하고 바로 오른쪽으로 내달렸다.


몽둥이보단 칼을 가지고 있는 놈을 처리하는 게 우선이다.


몽둥이를 잘못 맞으면 죽을 수도 있겠지만 칼을 잘못맞으면 무조건 죽는다고 봐야 한다.


놈이 어어 거리며 반사적으로 칼을 뽑으려 했으나 내 쪽이 빨랐다.


콱!


"아악!!"


칼을 뽑는 손을 노린 게 주효했다. 비록 절단내버리진 못했으나 손목에 제대로 들어갔다.


거의 박히다시피 근육을 죄 끊어놓고 칼날이 뼈에 닿는 짜릿한 느낌이 손을 타고 올라왔다.


"이 씨발련이!"


후웅!


왼편에서 몽둥이가 휘둘러지는 순간 난 이미 몸을 날리고 있었다.


손목 불구가 된 놈의 오른쪽으로 돌며 뒤를 잡고 놈의 왼쪽다리 오금을 힘껏 찔렀다.


"끄허- 헉..!"


순간 왼쪽 무릎을 꿇으며 자세가 무너지는 놈의 뒷머리를 잡아당기면서 전광석화처럼 목을 베어... 내진 않았고 그저 칼날을 가져다 대고 언제든 벨것처럼 굴었다.


통할진 모르겠지만 인질을 잡은 것이다.


"후우... 동작 그만. 물러나. 다가오면 바로 죽인다."


"이, 이 사악한 괴물 같은 년..! 젠장, 마녀같은 년이 우릴 속였구나!"


"마녀는 지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어린애 따먹을 생각만 하던 새끼가. 늬들이 그러고도 제정신 박힌 어른이냐?"


이 웃기지도 않은 만담을 하는 이유는 잠깐 호흡을 고르기 위해서다.


몽둥이 든 놈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이놈을 완전히 무력화 하자.


"살고 싶으면 가만히 있어. 움직이면 목 날아간다. 어이, 넌 친구 죽이기 싫으면 더 물러나. 더. 그래."


오른손으론 목에 칼을 대놓고 긴장을 유지한 채 왼손으론 무릎 꿇은놈의 왼쪽 허리춤의 칼을 뽑았다.


스릉.


날 길이는 비슷한가? 아니 이번 검이 살짝 더 짧은 것 같다. 대충 40cm쯤 되려나.


쌍검은 깊게 익히진 않았지만 차라리 잘됐다.몽둥이를 상대하려면 쌍수가 나을지도 모른다.


"이 마녀년! 내 친구를 놔줘라! 이미 크게 다쳤다. 나도 내 친구만 놔주면..."


"끄르허억."


나는 대답 대신 오른손에 힘을 줬다. 충분히 쉬었거든. 놈의 목을 베자 뜨거운 피가 왈칵 쏟아져 내렸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정면 일대일은. 쌍검을 쓸까? 검 하나를 방패처럼? 놈을 죽인다 한들 한대라도 맞으면 위험하다.


이 소녀의 피지컬로는 어떻게 해야...


- 감자···


음? 그러고 보니 주머니에 감자가 있었지. 훈수 고맙다 델리시아. 지켜보고 있었구나?


놈은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고 도망가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 틈에 오른손의 칼을 떨어트리면서 주머니 속 감자를 꺼내쥐고 힘껏 던졌다.


퍽!


"억!"


어둑어둑해서 그런 걸까? 운이 좋은 건지 감자가 영 좋지 못한 곳을 강타한듯 하다.


기선제압에 나름의 유효타까지 넣었다. 고맙다 감자야.


다만 널 먹긴 좀 그렇겠구나. 절대 찝찝해서가 아니라 네 활약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이지.


상으로 밖에 나가면 반드시 좋은 곳에 심어 주마. 이름은 월슨이 좋겠어.


나는 왼손의 검을 오른손으로 넘겨쥐고 달렸다. 놈의 기세가 꺾인 지금 승부를 본다.


혹시라도 이 몸으로 몽둥이에 맞으면 뼈가 아주 개작살이 날 거다.


영화에선 팔뚝으로 빠따도 막곤 하지만 실제론 복합골절로 장애인 되기 딱 좋다.


그러니 속전속결이다.


타타닷!


빠르게 거리를 좁히자 놈이 당황한 기색이 느껴진다. 머리가 아주 복잡할 거다.


열두 살짜리 어린애가 순식간에 사람 둘을 담그고 자신을 죽이려 뛰어온다.


살 수 있을까? 살아도 저 마녀같은 년 독기와 실력이면 어디 칼침 맞고 장애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뇌를 지배하겠지.


결국 육참골단,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승산이 있을 텐데 녀석에게 그 정도 배짱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놈에겐 각오 자체가 없었다.


결국 놈은 내게 목숨을 구걸했다.


"자, 잠깐만! 사, 살려 줘..."


"살려 줘? 좀 건방진데."


"살려만 달라고! 젠장!"


흠. 어쩔까. 아, 이렇게 해보자.


"좋아. 무기 버리고 당장 꺼져. 셋 셀동안 안 꺼지면 죽인다. 하나, 둘..."


"가, 갈게! 간다고!"


놈은 몽둥이를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재빨리 뒤돌아 달아나... 려 했으나 그만 거창하게 넘어지고 말았다.


"으억! 컥."


내가 일부러 넘어지며 사방팔방에 흩뿌렸던 감자들. 긴박한 상황에 시야마저 좁아져 있으니 놈은 그걸 밟고 넘어져 버린 것이다.


싸울 때 주변 지형지물에 신경 쓰는 건 기본중의 기본이다.


나는 감자를 피해 달려가 넘어진 놈의 목에 칼을 대고 스산하게 말했다.


"셋."


"끄아아아악!!!"


이 새끼 엄살은 씨발. 고작 어깨좀 쑤신걸로. 당장은 쓸모가 있으니 단번에 죽일 생각은 없다. 겁을 좀 준거지.


"조용. 한 번 더 쑤셔야 조용해지려나?"


"흐큭, 흡..!"


"눈치는 있어. 눈치 없었으면 진작 죽었겠다. 안 그래?"


놈은 미친 듯 고개만 끄덕였다.


그냥 죽일 수도 있지만 난 이 세계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지않나.


그러니 누군가는 백과사전이 되어 줘야 한다.


"대가리 굴리거나 대답 빠릿빠릿하게 안 하면 몸에 구멍 하나씩 느는 거야."


이세계 위키백과의 성능을 알아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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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듀얼 24.08.09 42 1 20쪽
10 성녀 24.08.08 42 1 23쪽
9 룰루 24.08.07 43 1 22쪽
8 친구 24.08.06 45 1 19쪽
7 정산 24.08.05 42 1 18쪽
6 죽음의 경계 24.08.02 45 2 18쪽
5 '그거' 24.08.01 51 1 18쪽
» 괴물 24.07.31 57 1 15쪽
3 빙의 24.07.30 67 2 13쪽
2 24.07.29 115 2 12쪽
1 프롤로그 - 검극 24.07.29 103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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