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능력자의 2회차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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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테리움
작품등록일 :
2024.07.31 19:41
최근연재일 :
2024.07.3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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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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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2층의 창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1층에는 고블린들이 가득했다. 몬스터들은 도망치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죽였고 죽은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게임 속 캐릭터라도 되는 양 코인을 떨어뜨리며 빛으로 화하여 사라졌다.


그렇다. 이 현상은 평범한 아포칼립스가 아니었다. 세상이 게임처럼 변한 것이었다.


“이런 미친···”

“이제 좀 믿겠나? 세상이 게임이 된 거다.”

“넌 그걸 어떻게 알았는데?”

“부분적 예지능력이 있다.”


거짓말이었지만 백퍼센트 거짓말은 아니었다. 미래의 일부를 알고 있으니 말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뭘 해야 되는 거야?”

“말했다시피 이건 게임이다. 그리고 게임이라면 기본적으로 레벨업을 해야하지.”

“레벨업?”

“뭐, 보고 있어라.”


나는 1층으로 내려가 고블린들을 향해 외쳤다.


“덤벼라!”


그 순간 다른 사람들을 쫓던 고블린이 큰소리를 듣고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수십 마리의 고블린들의 이목이 나에게로 쏠린 상황.


민수가 당황하여 외쳤다.


“무, 무슨 짓이야!”

“민수, 내 뒤에서 나 보조해. 내가 다 할 테니 흘린 놈만 잡아주면 된다.”

“그건 또 무슨 소린데!”

“아무튼 맡기마.”


다시 2층으로 돌아오니 뒤에서 수십 마리의 고블린이 쫓아오기 시작했다.


대충 잡아 3~40마리 정도. 아무리 나라고 해도 이만한 고블린들을 동시에 상대할 자신은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상대할 필요가 애초에 없었다. 이쪽에는 ‘계단’이라는 구조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좁은 계단. 한 번에 올라올 수 있는 고블린의 숫자는 서너 마리 정도. 그러니 내가 상대할 고블린은 40마리가 아니라 4마리인 것이다.


‘4마리씩 10번이면 충분하겠군.’


그렇게 생각한 내가 계단 위에서 아래를 향해 창을 겨누었다.


“아무리 나라고해도 다 잡을 순 없다. 놓친 놈은 네가 처리한다.”

“뭐? 저렇게 많은 숫자를 상대로 싸우겠다고?”

“보기에나 어렵지 막상 해보면 할만하다고 느낄 거다. 시작하자.”

“키에에엑!!!”


고함을 치며 달려 올라오는 고블린 무리. 나는 계단 위에서 창을 들고 계단 아래에 있는 고블린들을 찌르기 시작했다.


영화같은 데에선 창을 돌리고 창대로 후려치고 별짓을 다하지만 다 쓸데없는 짓이다. 제대로 된 스탭과 찌르기. 두 개의 기술이면 창은 저레벨 한정으로 만병지왕이 된다.


물론 고레벨이 된다면 더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내가 굳이 수백가지 무기중에 창을 고른 것은 저레벨대의 냉병기중에선 창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 그리고 내 예상이 맞다는 걸 입증하듯 박도를 들고 올라오던 고블린들이 한두 마리씩 내 창에 꽂혀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상황이 좋다.’


뒤에 있는 고블린들이 나를 보고 눈이 돌아가서 앞에 있는 고블린들을 밀고, 그렇게 밀려서 무방비하게 노출된 고블린들의 급소를 한 번 찌름으로써 한 마리를 사냥하는 데 성공.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레벨이 올라 있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모든 상처가 회복됩니다!]


내가 굳이 저레벨 때부터 전투를 시작한 이유.


그것은 저레벨에 한정해서 엄청난 속도로 레벨업이 가능한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망할 현질게임, ‘검은 탑’은 레벨업을 하면 모든 HP와 MP가 차오른다.


그리고 저레벨때는 쉴새없이 레벨업을 하니 어떤 상처를 입어도 빠르게 레벨업만 하면 죽을 상처라도 회복이 가능하니 끊임없이 레벨업을 함으로써 무한히 상처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시현아! 너 다리 베였어!”

“괜찮다. 잘 봐라.”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모든 상처가 회복됩니다!]


민수가 내 다리를 다시 쳐다보았다. 내 몸에 은은한 빛이 빛나며 모든 상처가 치료되었다. 성녀의 힐만큼은 아니지만 빠른 속도로 치료되어가는 다리의 상처. 민수의 눈이 커졌다.


“그거···”

“검은 탑 해봤잖냐. 레벨업 하면 상처가 회복된다.”

“그래···?”


민수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내 뒤에 섰다.


“뭐 하냐?”

“흘린 놈 있으면 잡아달라며. 혹시라도 못 막겠다 싶으면 한두 마리씩 흘려. 내가 보조할게. 서브탱 할 때처럼 하면 되는 거지?”

“맞다. 이해가 빠르군.”


역시 게임을 하던 친구라 그런지 이해가 빠르다. 그것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드디어 민수가 내 말을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혼자서 행동하는 것과 둘이서 행동하는 것은 효율부터가 다르다. 게다가 어릴 적부터 친했던 민수라면 뒤통수를 칠 가능성이 적으니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웬만큼 신용해도 문제는 없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고블린들이 몸으로 밀고 들어왔고.


“민수, 왼쪽!”

“알았어!”


정면에서 들어오는 고블린을 내가 처리하는 동시에 왼쪽에서 밀고 들어오는 고블린을 민수가 처리하면서 두 마리를 처치했다.


이쯤 되니 고블린들도 슬슬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키엑! 키엑!”


고블린이 외쳤다. 나는 저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


‘퇴각 신호군.’


도망가자는 뜻이다. 한 마리의 제안에 대부분의 고블린들이 등을 보이고 사라지며, 첫 전투는 무사히 끝났다.


그리고, 민수가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와, 씨발···”


놀라는 민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괜찮냐? 일어나라.”

“그래. 살다보니 이런일도 다있네.”

“앒으로 놀라운 일이 더 많이 일어날 거다. 그런데 레벨은 몇이지?”

“레벨?”

“상태창이라고 말해봐라.”

“와, 살다보니 내 입으로 상태창이라고 말하는 날도 다 오네. 상태창!”


민수의 눈앞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안개가 낀 것처럼 보여 나는 민수의 상태창을 훔쳐볼 순 없었지만 민수는 계속해서 상태창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레벨 2, 근력 9 민첩 8 지능 13 지구력 10이네.”

“뭐? 지능이 제일 높아?”

“은근히 기분 나쁘네. 내가 머리 좋은 게 그렇게 놀라운 일이냐?”

“아니,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게 지능은 머리랑 별 상관 없다. 번역이 거지같아서 지능으로 번역된 거지 사실상 마나친화력이라 보면 돼. 다만···”


다만, 지능이 제일 높다는 것은 지능스태킹 스킬을 사용하기 좋다는 뜻. 레어캐릭이란 뜻이다.


나는 고블린의 시체가 가득한 계단으로 다가가 놈들의 시체에서 코인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민수에게 3분의1을 건넸다.


“이렇게나 많이? 난 별 거 안했는데.”

“그건 맞다. 하지만 코인이 충분해야 좋은 기프트를 살 수 있다.”

“기프트를 사?”

“따라해라. 기프트샵을 연다!”

“기프트샵을 연다!”


그러자 떠오르는 수많은 기프트들.


‘운이 좋군. 희귀 기프트들이 전부 남아있다. 아니, 단 하나도 나가지 않았어. 아직 아무도 기프트샵의 이용방법을 모르는 건가?’


저번 회차에선 남이 다 사고 남은 떨거지 기프트를 샀던 기억이 난다. 다만 그 떨거지가 알고보니 엄청나게 좋은 기프트여서 남들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았지만 말이다.


“민수, 기프트중에 성채를 구입해라.”

“성채? 별로 안 쎄 보이는데. 그 위에 뇌전의 검사는 어때?”

“그것도 괜찮지만 민첩 스태킹이라 너랑은 안 맞는다. 성채 사라.”

“···그래. 너 믿는다.”


그렇게 말한 민수가 성채를 샀다. 성채는 상당한 레어 기프트다. 이걸 초반부터 손에 넣었다는 건 내 세력을 형성하는 데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민수 정도면 믿을 수 있는 인물이고 성채같이 좋은 기프트를 주기에 손색없는 인물이다. 그리고 나는.


‘제발 부탁한다. 아직 남아있길.’


아마도 아직 한 명도 기프트샵을 이용하지 않았으니 남아있을 터였다. 저번 회차에는 무려 기프트샵이 열린지 37일동안 남아있었으니 말이었다. 아직 이 기프트가 엄청난 사기라는 사실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시점이다.


“기프트, 페이커를 구입한다.”

[기프트 – 페이커를 25 코인에 구입합니다. 확실합니까?]

“그래.”


페이커. 게이머라면 익숙한 이름을 가진 이 기프트는 이름과 같이 최강의 효율을 자랑한다.


무려 한 번 만져본 물건은 뭐든지 복제 가능한, 그것도 능력치에 따라서 원본보다 더 강력한 상태로 복제가 가능한 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격이 싸서 일견 쓰레기로 보이지만, 이 기프트는 절대로 쓰레기가 아니다. 20년이나 써왔던 내가 보증한다.


다만, 저번 회차의 나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아무도 사가지 않았던 이 ‘페이커’라는 기프트가 쓰레기라고 생각한 나는 스킬 효율을 올리는 데 필요한 지능을 올리는 대신 나 자신의 전투력에 영향이 가는 민첩을 잔뜩 올린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이도저도 아닌 망캐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이 ‘페이커’라는 스킬이 얼마나 강력한 스킬인지를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시현]

[힘 : 13]

[민첩 12]

[지능 11]

[지구력 12]

[남은 스탯 포인트 – 6]


평균을 윗도는 초기 능력치.


아마도 몸 쓰는 알바를 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지능에 모두 투자한다.”


그 말을 들은 민수가 깜짝 놀랐다.


“뭐? 지능에?”

“왜 놀라냐.”

“잘 싸우려면 힘이나 민첩같은 거 올려야 하는 거 아냐? 하다못해 지구력이라도?”

“아니다. 너랑 나는 지능 캐릭터다.”

“뭐? 기분은 좋은데 나 공부 별로 못해.”

“안다. 누누히 말하지만 지능은 네 두뇌기능이랑 별 상관 없다. 번역이 거지같이 된 거지 실제로는 마나친화력 등 마나관련 능력이다. 그리고 우리의 능력에는 마나가 많이 필요하다. 너도 지능에 전부 투자해라.”

“그것도 부분적 예지능력으로 본 거야?”

“···”


부분적 예지능력은 거짓말이지만.


뭐, 그렇게 말해서 설득이 된다면.


“그렇다.”


그러자 민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해보자. 지능에 모두 투자한다.”


민수도 지능을 전부 올렸다. 나와 민수는 그렇게 ‘지능캐’가 되었다.


일반적인 의미와는 조금 다르지만 말이다.


-----


일련의 대화가 끝난 후.


휴식삼아 PC방에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똑똑똑


정중하게 노크를 해보았다.


“꺼, 꺼져!”

“몬스터라면 다 죽였습니다. 문 좀 열어주십쇼. 음료만 좀 마시고 떠나겠습니다.”

“다, 다 봤어! 너희들 둘이서 고블린 수십 마리 죽이는 거!”


그게 뭐가 어쨌단 말인가?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 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고블린보다 더 쎈 놈들인데 우리를 죽일지 아닐지 어떻게 알아? 보니까 사람이 죽어도 똑같이 코인이 나오는 모양이던데!”


꽤나 통찰력이 좋군. 게임 좀 해본 사람인가?


이대로 떠나도 상관없지만, 나는 목이 말랐다.


“그럼 창문으로 생수 몇 병만 떨어뜨려 주십시오.”

“뭐?”

“창문으로 생수 몇 병만 떨어뜨려 달라고요.”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우리도 이 안에서 얼마나 버텨야 할지를 모르는 판에.”

“안 그러면 문 부수고 들어갈 거니까.”

“···”


문을 부순다는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생각하는 듯했다.


문을 부술 수단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사람들이 숨어있는데 문을 부쉈다간 이들을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다만, 죄없는 이들을 죽일 생각은 없어도 협박정도는 할 생각이 있었다.


“시현아, 너 왜 그래···”

“민수 너도 익숙해져라. 생존을 위해서는 가끔씩 더러운 수단이라도 써야할 때가 있는 법이다.”

“···”


그리고 머지않아.


-타악!


창문 위에서 생수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PC방의 문앞에 5코인을 놓고 떠났다.


“생수값입니다.”

“···빨리 꺼져!”


나는 민수를 데리고 내가 생각해둔 거점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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