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부자가 아카데미에서 청소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39.7
작품등록일 :
2024.07.31 19:54
최근연재일 :
2024.07.31 19:55
연재수 :
2 회
조회수 :
27
추천수 :
1
글자수 :
7,295

작성
24.07.31 19:55
조회
14
추천
1
글자
5쪽

프롤로그

DUMMY

프롤로그




“쿨럭, 쿨럭!”


마른기침이 끝나질 않는다.

고시원 방에는 먼지가 가득하다.

방구석에는 먹다 남은 라면. 청소하지 않아 쌓인 쓰레기가 그득하다.

날벌레는 뭐가 이리 많이 날아다니는지.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죽을 때가 머지않았구나.

이 좁은 방에서 고독하게 앓아 죽겠구나.


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살았던 건 아니다.

한때는 환경미화원으로 건실하게 일하던 청년이자, 500억 가까이 보유한 자산가였다는 말이다.

전부 코인이라 수익실현은 못했지만···.


‘헤르메스 코인! 그 잡코인 때문에 내가 이 지경까지 오는구나.’


헌터 육성 아카데미 헤르메스.

헤르메스 코인은 그곳에서 발행한 코인이었다.

학교가 세워짐과 동시에 몇 개 샀는데, 그게 대박이 났었다.

새롭게 설립된 아카데미에 우연히도 당대의 천재들이 모여 들었던 것이다.

유망주가 잔뜩 있다는 소식에 학교는 단숨에 주목을 받았고, 또 다른 천재들이 후배로 입학한다.

사상 최다의 S급을 보유한 학교는 망하려야 망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3년 만에 학교의 입지는 급부상했고, 덩달아 코인도 떡상했다.


‘좋은 시절이었지···. 그때만 해도 내 투자 실력이 월클인 줄 알았는데···.’


내 선구안도 나쁘지 않았다.

당시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거라는 판단으로 환경미화원으로 번 월급을 몽땅 적립식으로 때려 넣었거든.

연이은 떡상!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자산!

500억에 달하는 수익금!


꿈같은 나날이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수익실현을 마음먹은 그날은 헤르메스의 졸업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 정도면 벌만큼 벌었다는 생각을 품었던 그날, 대참사가 일어났다.


피의 졸업식.

황금 세대라고 불리던 3학년.

특히 학생임에도 이미 S급에 도달했던 천재들이 갑자기 돌변했다.

동기들과 교관을 학살하고, 인근 지역에 독과 저주를 살포한 희대의 사건.


그 사건으로 헤르메스 아카데미는 공중분해 되었다.

전 재산을 투자했던 코인도 함께.

그날 이후로 나는 거의 산송장이 돼버렸다.

도저히 직장을 다닐 수 없어서 그만두고, 몸도 엉망이 돼버렸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다···.


“우욱, 우웩!”


핏덩이가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베갯잇이 빨갛게 물든다.

옛날 생각을 했더니 나도 모르게 흥분했던 모양이다.

졸음이 참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진다.


참상의 원인은 나중에야 밝혀졌다.


‘마녀의 씨앗. 그 개 같은 것만 없었어도.’


헤르메스 아카데미에 심어져있던 씨앗이 학생의 정신을 오염시킨 것이다.

비참한 것은 미리 알았더라면 참상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

씨앗을 없애는 것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

평범한 청소부인 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때 씨앗의 존재를 알았다면, 미리 없애버렸다면.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벌써 7년째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미련이다.

지금 와서는 다 소용없는 소리인 건 알고 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씨앗이고 뭐고 모조리 치워버렸을 텐데.

이대로 잠들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한숨과 함께 시야가 흐려진다.


그런데 그때 눈앞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미션: 헤르메스 아카데미의 참사를 방지하기]

[수락하시겠습니까?]


이건 또 뭐야.

내 인생을 조진 사건을 막아라?

그동안 몸이 안 좋고 먹는 것도 시원찮았다곤 해도 헛것까지 보게 될 줄이야.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하지.”


그걸 말이라고 하나.

이 이상은 깨어있기 힘들었다.

한숨 쉬듯 중얼거리고선 잠들 듯이 눈을 감았다.


그게 이번 생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미션 수락]

[경고!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수행 가능한 시점으로 복귀를 시작합니다]


***


다시 눈을 떴을 때는 10년 전이었다.

처음 코인을 샀던 그 순간이다.


“내 코인! 코인은 어떻게 됐지?”


황급하게 확인해본 바, 계좌에 잘 들어있다.

한 개에 만원하던 그때 그대로.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명확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도 않다.


‘청소부답게, S급들이 갈 길을 치워놓는다.’


씨앗만 어떻게 하면, 졸업식이 파탄 나는 일은 막을 수 있겠지.


그들이 내 노고를 알든 모르든 나와는 관계없다.

그게 청소부가 하는 일이니까.



세상은 너희가 지켜라.

그 대신 돈도 잘 벌고 모두가 추앙하는 멋진 인생을 살잖아.

나는 너희의 딱 일부분만,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만큼만 가져갈게.

내 수익 실현은 아무도 못 막는다···!


‘실패해도 괜찮다.’


졸업식 전날에 팔면 되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코인 부자가 아카데미에서 청소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 1편 사전준비 24.07.31 13 0 12쪽
» 프롤로그 24.07.31 15 1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