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 모으는 네크로맨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부암(富馣)
작품등록일 :
2024.07.31 20:31
최근연재일 :
2024.09.19 19:00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929
추천수 :
22
글자수 :
364,706

작성
24.07.31 20:53
조회
166
추천
2
글자
12쪽

다섯 번째 영웅 (3)

DUMMY

태양교.


글리다아 대륙에 퍼져있는 가장 뿌리 깊은 종교.

뿌리 깊은 종교인 만큼 대륙에 모든 국가가 태양교를 주교로 삼았다.

왜 사람들은 태양교를 믿는가?

간단하다.

신의 힘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번쩍!


태양교 사제 서니아가 눈을 번쩍 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일입니까?”


“아무래도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서니아가 빠르게 전쟁기념관에 도착했다.

그녀를 가장 먼저 맞이한 건 제국 기사단의 시체였다.

그녀가 긴장했다.

기념관 안에서 비에 씻기지 않은 피냄새가 자욱하게 났다.


“!”


안에 모습은 그녀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참담했다.


‘전멸’


율리안을 보좌하는 부관 마이트는 소드익스퍼트 상급의 강자였다.

그런 그가 시체가 돼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서니아가 마이트의 시체를 살폈다.


‘일격에 죽였어.’


그녀가 기도문을 읊기 시작하며 위쪽으로 향했다.


“$*%(@$%*(@%*@($@”


위에서 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채찍을 꺼내들었다.


“저하?”


서니아의 모습을 드러낸 이는 율리안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네크로맨서구나.”


그녀는 알 수 있었다.

눈앞에 이 남자는 자신이 아는 율리안이 아니었다.


“그게 네 기물이냐?”


네크로맨서는 각자가 사용하는 고유의 무기가 있다.

이를 기물이라 부른다.

그리고 율리안의 기물은 바로 이 랜턴이었다.


“네크로맨서에 대해 잘 아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위태롭지 않은 법.”


“아직도 네크로맨서는 태양교의 적인가?”


“삶과 죽음은 태양신의 영역. 그 영역을 침범했으니 적일 수밖에.”


서니아가 율리안에게 쇄도했다.

하지만


퍽!


율리안의 발길질 한 번에 그녀는 뒤로 물러났다.

이 한 번의 경합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강하다.’


하지만 서니아도 아무 대책없이 이곳에 온 건 아니었다.


‘이상하군.’


한편, 율리안도 이상함을 느낀 건 마찬가지였다.

서니아의 전투력은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본능은 계속해서 그녀가 위험하다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이유가 들어났다.


“신이시여. 저를 도와주소서.”


그녀의 몸에서 신성력에 뿜어져나왔다.

잠시 뒤


쿵!!!


하늘에서 하얀 날개가 달린 기사 한 명이 떨어졌다.


“소환술?”


율리안이 룬디아였던 시절엔 듣도 보도 못한 기술.


“신이 유독 나를 편애해서.”


율리안이 눈앞에 소환된 기사를 바라봤다.

얼핏 봐도 쉽게 이길 수 없는 상대.

하지만 율리안은 침착했다.


“그거 알아? 네크로맨서도 혼자 싸우는 존재가 아니거든.”


“어딜!”


서니아는 율리안이 무슨 일을 벌이기 전 선수를 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율리안의 행동도 신속했다.


쨍그랑.


그가 들고 있던 랜턴을 바닥에 깨부쉈다.


화륵.


랜턴에 붙어있던 불이 바닥에 옮겨붙었다.

작았던 불씨는 거대한 화염이 됐고

이윽고 천장을 뚫고 솓아올랐다.

그리고 그 불길이 걷혔을 땐

2명의 여인과 한 명의 남자가 서 있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노노아가 지팡이를 어깨에 걸치며 주변을 둘러봤다.


“이게 얼마만에 바깥나들이인가요?”


마리아는 여유로웠고


“........”


다리우스는 눈앞에 강자를 보며 눈빛을 빛냈다.


“저게 눈앞에 적인가?”


다리우스는 맛있는 별미를 뺏길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장 선봉에 나섰다.


“다리우스 부탁할게. 노노아. 마리아. 나 좀 도와줘.”


서니아는 당황했다.

눈 앞에 검사와 마법사를 되살리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른 한 명.

그녀는 사제였다.


‘신성력은 주력과 상충한다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하지만 생각은 생각은 나중이었다.


“안 들어올 건가? 그럼 내가 가지.”


다리우스가 근육을 터질 것처럼 부풀렸다.


팡!!!


단지 땅을 박차고 나갔을 뿐인데 사방에 파편이 튀었다.


쾅!!!!


다리우스의 대검과 루미나의 신성한 검이 충돌했다.

그렇게 전투가 시작됐다.


“마리아. 할 수 있겠어?”


눈앞에 비비안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

마리아는 그 어느때보다 긴장하고 있었다.

그녀가 랜턴에 들어간 이유.

지금 그 이유를 확인해 볼 시간이었다.


“힐!”


그녀의 손에서 성스러운 빛이 흘러나왔다.

비비안의 몸이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손상됐던 장기가 수복돼고

꿰뚫렸던 피부가 메꿔지고 있었다.

그녀의 회복 마법에 초주검이었던 비비안이 순식간에 혈색을 되찾았다.


그 누구도 이 회복에 놀라지 않았다.

도리어 긴장했다.

잠시 후


보글보글.


세포들이 과성장하기 시작하며 비비안의 몸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노노아!”


“알고 있어!”


노노아는 증식하는 세포를 억제하기 위해 순식간에 비비안의 몸을 얼렸다.


“......”


마리아의 얼굴에 실망감이 역력했다.


‘아직도.....’


하지만 전장은 그녀에게 실망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쾅!!!!!


5분.

전투가 시작되고 다리우스가 벽에 처박히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뭐야? 벌써 끝이야?”


노노아가 다리우스를 실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랜턴에 있는 동안 그렇게 많이 훈련하더니 고작 5분이라니.


“몸이 예전과 다르다.”


“랜턴이 품고 있는 주력으로 너흴 감당하긴 힘들었을 거야. 1명도 하니고 3명이나.”


검사와 마법사가 마나를 쓰고

사제가 신성력을 쓴다면

네크로맨서는 주력을 쓴다.

강자일수록 많은 주력이 필요했지만

시간은 너무 많이 흘렀고

마리아의 신성력이 서서히 주력들을 깎아먹은 것.


“뒤를 부탁한다.”


다리우스 다음은 노노아였다.


“음... 이정도면 5서클까지인가.”


“부탁해요. 루미나.”


“루미나?”


루미나란 이름에 마리아가 반응했다.


“루미나가 뭔데?”


“태양신이 거느리는 가장 강한 기사. 그 기사의 이름이 루미나에요.”


과연 마리아의 말대로였다.

루미나가 천천히 율리안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어딜!”


쩌적.


노노아가 루미나의 몸을 얼렸다.

하지만


쨍그랑.


얼마 안 가 부서지는 얼음들.


쩌적.


그렇게 노노아와 루미나의 힘대결이 시작됐다.

노노아는 얼음을 깰때마다 더 많은 마나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루미나는 얼음을 박살내고 노노아에게 걸어왔다.


“하! 진짜 짜증나게하네.”


노노아의 몸에서 마나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쩌적. 쩌적.


그녀가 방출하는 마나만으로도 주변이 얼어붙었다.


쩌저저저저적!


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루미나를 두껍게 얼려버린 노노아.

노노아가 숨을 헐떡이며 아쉬워했다.


“전성기 때였으면 순식간에 박살냈을텐데.”


노노아는 어째서 아쉬워하는가?

그녀의 눈엔 보였다.

얼음에 생기는 균열이.

이윽고


파창!!!!


루미나를 얼리고 있던 두꺼운 얼음이 박살났다.


퍽!!!


노노아가 벽에 박히며 다리우스 옆에 나란히 기절했다.

이제 남은 건 율리안과 마리아 뿐.


“잠깐만요.”


승기를 잡았다 생각했을까?

서니아가 루미나를 대기시켰다.


“선배님.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쪽으로 오시죠.”


“그쪽으로 가도 될까요?”


“물론이죠!”


서니아는 생각했다.

다리우스와 노노아까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리아는 신의 축복을 받은 사제.

그 사제가 네크로맨서 옆에 있다?

결론은 하나다.


‘납치당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힘이라면 납치당한 마리아를 구해줄 수 있다.


“넘어가도 될까요?”


“얼마든지.”


율리안은 기꺼이 마리아를 보내줬다.

마리아가 넘어오는 그 순간에도 루미나는 계속해서 율리안을 주시했다.

율리안이 수상한 행동을 하면 바로 목을 베어버릴 기세로.


마리아가 천천히 걸어갔다.

다리우스와 노노아를 쓰러트린 루미나를 지나 순식간에 서니아의 옆에 다다랐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물론이죠. 고마워요.”


“다행입니다.”


마리아가 루미나를 보며 말했다.


“신기한 능력이네요. 소환술이라니. 내가 태양교에 몸담고 있을 땐 없던 능력인데.”


“교황님 말로는 태양교 창시 이래 처음 발현된 능력이라고 합니다.”


“신의 축복이네요.”


마리아가 대견하다는 듯 서니아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비단 저뿐만이겠습니까? 우리 사제들은 모두 신의 축복을 받은 존재들. 당신도 그렇지 않습니까?”


“저런. 다쳤네요.”


서니아의 손등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루미나가 노노아의 얼음을 깨부수는 순간

그 파편이 서니아의 손을 긁은 것.


“힐.”


서니아의 질문에 마리아는 회복 마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서니아의 손이 순식간에 아물었다.


“당신도 신의 축복을 받았군요. 그것도 엄청나게.”


태양교 신자들은 신성력이 높을 수록 신의 축복을 많이 받았다 생각한다.

서니아는 마리아 또한 자신만큼은 아니지만 신의 축복을 남들보다 많이 받았다 여겼다.


“그거 알아요? 난 신의 축복을 받은 적이 없어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저주라면 모를까.”


잠시 후, 서니아의 손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


서니아는 당황했다.

잠시 후, 세포의 과성장은 손등을 시작해 팔을 타고 온몸으로 퍼졌다.


펑!!!!!!


서니아의 몸이 폭발하며 시체 조각이 사방에 퍼졌다.

마리아가 서니아의 피를 뒤집어 쓴 손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게 저주가 아니면 뭐겠어.”


마리아가 고개를 돌려 루미나를 바라봤다.

모든 소환술이 마찬가지다.

술자가 사망하면 소환수 또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한다.

잠시 후, 루미나의 몸이 빛의 입자로 바뀌기 시작했다.


“신한테 돌아가면 물어봐줄래요? 왜 이런 몸을 타고났는지?”


루미나는 대답대신 율리안을 지그시 바라봤다.

마치 지금 그 모습을 기억하겠다는 듯.


솨아아아아아.


루미나가 빛의 입자가 돼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비가 그치고 하늘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끝났나?”


기절해있던 다리우스가 일어났다.


“노노아 일어나라.”


그녀가 노노아를 안아들었다.

잠시 후


“읏!”


노노아가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떴다.


“뭐하냐?”


“쓰러져있길래.”


“내려놔.”


쿵!


“아! 야! 그렇다고 누가 던지래?”


“내려놓으라길래.”


율리안은 이 투닥거림을 따듯한 눈으로 바라봤다.


“아니. 나랑 다리우스는 능력이 깎였는데 왜 마리아는 그대로야?”


“신성력은 육신이 아닌 영혼에 새겨진 힘이니까요. 아마 그래서 그럴 거예요.”


설명을 하는 마리아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쩌적.


해가 뜸과 동시에 다리우스, 노노아, 마리아의 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우리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내 기물 여명의 랜턴은 사람이 죽기 전 그 영혼을 보호해주는 능력을 갖고 있어. 즉 너희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소리지.”


“그럼 다른 사람 몸에 빙의해서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거야?”


율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하나만 약속해줘. 무고한 사람의 몸은 뺏지 말아줘.”


“나도 다른 사람 밀어내고 몸 차지할 생각 없어.”


노노아의 대답 다음 율리안이 다리우스를 바라봤다.


“나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마리아.


“그럴게요.”


모두의 대답을 듣고 나자 율리안의 마음이 놓였다.


“앞으로 어떡할 거예요?”


율리안이 얼음 속에 갇힌 비비안을 바라봤다.


“우선 얘부터 무사히 살리고.”


“얼음이 녹으면 무사히 눈 뜰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동안 얘를 지킬 방법을 생각해바야지.”


“일단 여기에라도 담아라.”


다리우스가 터져버린 시체더미에서 작은 주머니 하나를 건넸다.


“아공간 주머니네?”


“여기라면 저 얼음덩어리도 들어가겠지.”


쩌적.


이별의 시간이 코앞에 왔다는 걸 알리듯 3명의 몸에 균열은 더 심해졌다.

이윽고


퍼석.


그들을 구성하고 있던 육신이 바스라졌다.

영혼만 남은 세 사람.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까?”


“언젠간.”


담백한 대답을 남긴 다리우스가 가장 먼저 성을 떠났다.


“노노아. 늘 꿈꿔왔던 그 일. 꼭 이뤄지길 바래.”


“고마워. 건강해.”


노노아는 새침하게 말하며 성을 떠났고


“몸 건강하세요.”


마리아는 율리안에게 무슨 말을 듣기 전 본인이 먼저 떠났다.


“하....”


율리안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일출을 바라봤다.


꼬르르르륵.


랜턴에 있었을 땐 느껴보지도 못한 허기짐.


“일단 뭐 좀 먹어야겠다.”


그렇게 율리안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죄수 모으는 네크로맨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 로레인 블라디미르 (3) 24.08.02 70 0 13쪽
6 로레인 블라디미르 (2) 24.08.01 80 1 12쪽
5 로레인 블라디미르 (1) 24.07.31 95 2 12쪽
4 다섯 번째 영웅 (4) 24.07.31 115 1 12쪽
» 다섯 번째 영웅 (3) 24.07.31 167 2 12쪽
2 다섯 번째 영웅 (2) 24.07.31 214 8 12쪽
1 다섯 번째 영웅 (1) 24.07.31 268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