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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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wnknight
작품등록일 :
2024.08.05 15:12
최근연재일 :
2024.08.30 23:40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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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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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76

작성
24.08.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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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Prologue. Never done

DUMMY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Falling down, falling down."


런던에 있는 다리는 무너진다. 그리고 무너질 것이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가 만들어낸 안갯속에서 하나의 불이 순간 피어올랐다.

허나 곧 얼마 가지도 못하고 몇 초가 채 되지 않아 그 불꽃은 사라졌다. 저 안갯속에 무언가가 잡아먹은 듯이.


쿠쿠쿠쿵.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My fair lady."


친애하는 아가씨는 이미 사라지고 없어진지 오래. 런던의 다리가 무너짐과 동시에 몰락을 맞이하게 되었었다.


천둥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고 열려있는 창문으로는 빗방울이 들어오고 있었다.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빗방울들은 이내 창문 근처 바닥을 젖게 만들었다.


쿠쿠쿠쿵.


"Build it up with iron bars. Iron bars, iron bars."


그 단단하다는 철근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이 무게마저는 견뎌낼 수 없었다. 이 무게는 간단한 철근 같은 것들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니.

철근이 다리에 사용된다고 한들 언젠가는 무너지기 마련이었으며 결국 무너졌다. 모두가 이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모두가 불안해하면서도 불안을 잊어갈 즈음, 다리는 힘없이 무너졌다.

철근은 휘어갔고 교통량은 증가하며 과도하게 너비를 증가시키려는 게 화근이었다.


"Build it up with iron bars. My fair lady."


그래도 철근으로 짓는다면 더 오래가기는 할 것이다. 영구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은 그렇게 대비할 수 있어도 나중은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철근을 세우고 다른 아이디어를 내었어야 했다.


"Iron bars will bend and break. Bend and break, bend and break."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휘날리는 앞머리 때문에 창문 너머가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창문 밖에는 안개뿐만이 있었기에 상관없다고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보고 있는 것은 안개가 아니었기에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Iron bars will bend and break. My fair lady."


결국 철근도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예상했던 결과였다.

얼마나 오래가겠는가.


"Build it up with gold and silver. Gold and silver, gold and silver."


철근이 무너졌다면 금과 은으로 보강한다.

사실상 무게를 견디기로는 금과 은이 어떨지는 몰라도 나름 튼튼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치장용으로만 지어놨겠는가.

그럼에도 가장 튼튼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금과 은이었을 것이다.


비에 젖은 커튼이 바람에 휘날리며 귀신과 같이 보였다.

그 모습은 흰색의 유령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귀신이 나타나도 그렇게까지 크게 놀라지 않을 것 같았다.

예전이라면 모르겠지만.


"Build it up with gold and silver. My fair lady."


금과 은으로 짓는다면 어느 정도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금과 은으로 된 역사가 오래된 전통의 다리.

모두가 한 번쯤은 다가가서 사진을 찍고 널리 퍼질 것이었다.


무너지지 않고 그대로 빛나는 다리.


"Gold and silver we've not got. We've not got, we've not got."


다 좋았다. 계획은 이상적이었으며 그대로 진행되면 별일이 생기지 않았다.

허나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은 이상적이지 않았다.

금과 은의 부족.

그 많은 은괴와 금괴를 어떻게 구할 수 있었겠는가.


"Gold and silver we've not got. My fair lady."


금과 은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겠나요.

계획은 완벽하다고 떠들어대도 그것 자체가 아예 시행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계획은 필요 없는 하나의 꿈이 되어버렸다.

제정이 있다더라도 한 다리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는 없었다.


쿠쿠쿠쿵.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들려왔다.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Falling down, falling down."


결국 다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무산되고 사라졌다.

다시 다리는 보수 작업을 겪지도 못한 채로 물길로 빠져 들어갔다. 첨벙이는 소리와 함께 많은 것들이 무너져 내려갔다.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My fair lady"


위태롭게 흔들리던 창문이 떨어져 나갔다. 아마도 경첩이 비에 녹슨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견뎌야 했기에 무리가 간 것 같았다.

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다시 앞머리가 휘날렸다.

이번에는 굳이 앞머리를 넘기지 않고 그저 휘날리도록 내버려두었다.


런던의 다리가 무너진 것처럼 무너질 것을 건드리는 것은 의미가 없었기에.


쿠쿠쿠쿵.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Falling down, falling down."


천둥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와중에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쏟아지고 있었다.

며칠째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는 비에 호우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해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는 기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런던의 다리가 무너진 이후로 모든 것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역시나 다리는 무너져서는 안 되었다.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My fair lady."


다리가 무너진 것처럼 이 몸 또한 무너질 때.


비가 내리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에 창문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다가갈수록 옷에 빗방울이 튀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이내 창문 앞에 선 순간 비가 많이 온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될 정도로 습하고 차가운 냉기가 감돌았다.


저 너머에서 다시 타오르는 작은 불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제는 저 불도 다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선택에는 후회가 없었다. 항상 선택을 내리며 후회를 하지만 그럼에도 이건 절대 그렇다고 할 수 없었다.


나의 아름다운 아가씨여.


런던의 다리는 무너지지 않게 하려 했지만 실패했었다.

다리 또한 무너지지 않으려 했지만 무너졌다.


그리고 허약하고 나약한 몸뚱이 또한 무너졌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으려 하지는 않고 무너졌다.


그건 실패는 아니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작가 knight_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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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pisode1. 구舊 인류 공동 생활 거주 구역(4) 24.08.20 4 0 11쪽
4 Episode1. 구舊 인류 공동 생활 거주 구역(3) 24.08.17 9 0 11쪽
3 Episode1. 구舊 인류 공동 생활 거주 구역(2) 24.08.12 10 0 12쪽
2 Episode1. 구舊 인류 공동 생활 거주 구역(1) 24.08.10 19 0 12쪽
» Prologue. Never done 24.08.05 2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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