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략자의 스트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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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야기
작품등록일 :
2024.08.06 23:20
최근연재일 :
2024.08.0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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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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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머의 길

DUMMY

길드.


공략자들이 모인 집단으로, 기업의 후원을 받아 운영된다.


길드가 하는 일은 다양했는데, 소속 길드원에게 광고를 가져다주거나 공략에 도움 되는 정보 등을 제공한다.


그 밖에도 공략에 필요한 물건들도 제공해주기 때문에 공략자들은 길드에 소속되는 편이었다.


시우는 국내 2위 길드인 신라 길드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다.


그가 하는 일은 공략자의 뒤처리를 담당하는 매니저 역할이었다.


“······시발, 이 새끼 또 사고 쳤네.”


시우는 자신이 담당하는 공략자 남주혁이 음주 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이를 갈았다.


다행히 시민을 친 것은 아니었다.


차로 전봇대를 박은 게 전부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공략자 전담 경찰이 출동했고, 남주혁은 유치장에 갇히고 말았다.


‘얼른 수습해야겠어. 뉴스에라도 뜨면 최악이야.’


시우는 즉시 차를 타고 경찰서로 향했다.


제발 아무런 일도 없기를 기원하며.


#


다음 날, 시우는 부장실에 불려갔다.


그곳에는 오성준 부장이 있었는데,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시우를 노려봤다.


“뉴스 봤어요?”


오성준이 말했다.


“······봤습니다.”

“주혁이의 이미지가 나락에 처박혔습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할 생각입니까?”

“······.”


시우는 입술을 씹었다.


남주혁이 잘못했는데 왜 자신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갑은 오성준이었기에 그는 변명 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때였다.


“시우씨.”


오성준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 부장님.”

“오늘까지만 일하세요.”

“예?”


시우는 두 눈을 끔뻑였다.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란 말인가?


“하, 하지만······.”

“두 번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오성준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해고 이유를 설명해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시우는 이유를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개새끼. 학벌 없다고 쫓아내기냐?’


시우는 학력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무시도 많이 당했고, 직장 내에서 상사에게 눈칫밥도 많이 먹었다.


그동안은 높은 연봉 덕분에 붙어 있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불명예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게 되자 속이 끓었다.


하지만 시우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시우는 그렇게 말한 뒤, 길드를 나갔다.


길드 밖으로 나온 그는 하늘을 바라봤다.


우중충한 기분과는 별개로 날씨는 무척이나 맑았다.


“하. 앞으로 뭐 먹고 사냐?”


시우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모아둔 돈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넉넉한 형편은 아니다.


결국에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일자리가 없어서 문제였다.


‘이력서나 넣어 봐야지. 그래도 경력이 있으니 받아주는 곳은 있을 거야.’


시우가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직업 ‘스트리머’를 획득합니다.]


그의 눈앞에 공략자만 볼 수 있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가, 각성한 거야!?”


시우는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런데 스트리머가 뭐지?’


처음 들어 보는 직업이었다.


보통 이런 직업은 ‘히든’ 직업으로 분류하는데, 히든 직업은 대부분 꽝일 확률이 높았기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우는 조마조마한 심정을 숨긴 채, 속으로 ‘상태 창’을 외쳤다.


--

[이시우]

[신체 능력 : 5Level]

[직업 : 스트리머]

[등급 : 초보 스트리머]

[직업 고유 능력 : 스트리밍]

현재 시청자 : 0명

--


“······스트리머가 개인 방송인이었어?”


시우는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떻게 된 게 능력이 개인 방송이란 말인가?


전투적인 직업은 줘야 할 것이 아닌가?


‘일단은 능력부터 살펴보자. 혹시 몰라? 특별한 능력이 있을 수도 있잖아?’


시우는 희망을 잃지 않으며 상태 창에 있는 스트리밍을 클릭했다.


[스트리밍 : 개인 방송 능력이다. 다양한 존재들이 당신을 주시한다. 시동어 ‘스트리밍 시작’, ‘스트리밍 종료’ 기능을 통해 방송 시작과 종료를 할 수 있다.]

-부가적인 기능 : 미션 후원받기, 후원받기, 블랙리스트, 강제 퇴장


“······아니, 이게 무슨 능력이야?”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개인 방송을 하면 뭐가 이득이란 말인가?


‘시청자가 없으면 돈을 못 벌잖아······!’


현재 개인 방송은 레드 오션 시장이다.


공략자들이 개인 방송을 하면서 포화 상태.


어지간히 뛰어난 공략자거나 입담이 화려한 사람이 아니면 성공할 수 없었다.


시우는 당연히 전자도, 후자도 아니었기에 성공 가능성은 0%.


사람들에게 외면만 당할 확률이 높았다.


그렇게 낙담하던 시우의 눈에 스트리밍 설명란에 있는 ‘다양한 존재’들이 포착되었다.


‘다양한 존재가 누구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능력이 아닌 건가?’


시우는 혼란스러웠다.


인간이 아닌, 어떤 존재가 개인 방송에 들어온단 말인가?


‘······어차피 꽝이면 공략자 하지 말고 이전처럼 서포터 일만 하면 돼. 손해 볼 건 없어.’


시우는 평정심을 되찾고 입을 열었다.


“스트리밍 시작.”


[방제를 정해주세요.]


“방제는······ 공략자로 할게.”


[방제가 ‘공략자’로 설정됩니다.]

[스트리밍이 시작됩니다.]

[화질은 720p로 설정됩니다.]

[스트리밍 화질을 높이시려면 스트리머 등급을 높이세요.]


“720화질······ 에바네.”


요즘은 4k 시대인데, 저 화질로 방송하라니?


안 그래도 힘든 방송이 더욱 힘들어지지 않겠는가?


‘뭐, 불만을 품어봐야 들어주지도 않겠지.’


시우는 한숨을 내쉬며 채팅창을 바라봤다.


[시청자 : 0명]


당연하지만, 한 명도 없었다.


이제 막 방송을 시작한 하꼬 스트리머를 누가 보겠는가?


‘계속 켜두면 알아서 보겠지.’


그 이후로 시우는 스트리밍 능력에 관한 관심을 접어뒀다.


지금 당장은 일을 구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때였다.


-어디서 야한 뉴비 냄새가 나는군.


채팅창에 글이 올라왔다.


‘······야한 뉴비? 지금 나보고 그러는 건가?’


시우는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갑은 자신이 아닌, 시청자였기에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이름이 뭐지?


띠링.


[이름은 앞으로 활동할 때 중요하니, 신중히 생각하고 정해주세요.]


메시지가 나타나며 조언을 해줬다.


그것을 본 시우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스템이 원래 이렇게 조언을 해주는 녀석이었나?’


시스템은 불친절하다.


오죽하면 공략자 랭커들이 시스템에 대해 불평불만을 토로하겠는가?


‘히든 직업은 원래 다 이런 건가?’


시우가 고민에 잠길 때였다.


-이름 뭐냐고.


시청자가 성을 냈다.


시우는 아차 하며 입을 열었다.


“호우입니다.”


한때 유명했던 축구 선수가 자주 하던 세레모니 명이다.


인성이 개차반이긴 했지만, 멋지다고 생각했기에 방송 활동 명으로 채용했다.


-호우? 이름 참 괴상하군.


“궁금한 게 있는데, 가르쳐 줄 수 있어요?”


-얼마든지 물어보게. 질문은 언제나 환영이지.


이번에 들어온 시청자는 인방에서 흔히 말하는 ‘설명충’이었다.


덕분에 시우는 맘 놓고 질문을 시작했다.


그가 한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스트리밍은 무엇인가?]

[시청자 닉네임은 볼 수 있는 건가?]

[후원은 무엇인가?]


-스트리밍은 수많은 차원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방송일세. 하지만 방송에 들어올 수 있는 시청자는 일정 수준의 격에 도달해야 하니, 아무나 개인 방송에 들어갈 수는 없지.


-시청자 닉네임은 채팅 창 상단에 ‘ON’ 버튼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고 하더군.


-스트리머는 후원을 통해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네. 그렇게 얻은 포인트를 통해서 희귀한 물건들을 구매한다고 하더군.


“희귀한 물건을 어디서 구매하는 거죠?”


-차원 경매장을 이용해서 구매할 수 있지. 아직 자네는 초보 스트리머라 경매장이 열리지 않은 모양이지만, 나중에 값비싼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 걸세.


그렇게 정보를 전부 듣게 된 시우는 입을 헤, 벌렸다.


‘스케일이 너무 크잖아!?’


하나의 차원도 아니고 수많은 차원을 대상으로 스트리밍하는 능력이라니?


심지어 경매장을 통해 물건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잘만 활용하면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무기를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뜻!


그러나.


‘······난 약하잖아.’


전투적인 직업을 얻은 것도 아니다.


공략자로 각성하면서 일반인보다는 강력해졌지만, 그렇다고 탑을 공략할 정도로 강해진 것은 아니었다.


지금 상태로 탑에 들어가 봤자, 자살 행위밖에 더 되지 않을 것이다.


‘아쉽지만, 평범하게 살아······.’


띠링.


[‘꽃의 마법사’님의 미션 후원입니다.]

미션 : 도전.

1층을 클리어하세요.

기한 : 10일 이내로 탑에 들어가세요.

보상 : 1,000Point.

※실패 시 벌칙 : 신체 능력치 2Level 하락.


‘이, 이건 또 뭐야!?’


시우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신체 능력치 하락은 끔찍한 일이었다.


막말로 여기서 2레벨이 하락하면 그의 신체 능력은 중학생 수준이 되어버린다.


‘거, 거절은 못 하나?’


[거절은 불가능합니다.]


시스템이 못 박았다.


강제로 탑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


“······후원을 왜 해준 거예요?”


시우는 불평을 토로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트리밍하지 않는 건데, 하고 후회가 되었다.


-뉴비를 놓칠 수야 없지.


“······예?”


-그리고 시청자가 호의적일 거라고 예상했나? 그렇다면 말해주고 싶군. 절대로 아니라고.


“······.”


시우는 할 말을 잃었다.


설명을 들으면서 내적 친밀감이 생겼던 그로서는 뒤통수가 얼얼할 수밖에 없었다.


-너에게도 나쁠 것 없을 거다. 스트리밍할수록 강해질 수 있으니까. 아마 네가 사는 차원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겠지.

-이 자식은 여기서도 지랄이네.


그때 다른 시청자가 들어왔다.


닉네임은 ‘검마’였다.


-꽃밭 이 새끼, 유명한 어그로야. 나중에 블랙리스트 등록해.

-흥, 후원도 안 하는 거지새끼가 그런 말을 하니까, 우습군.

-텐련아.


채팅창이 개판이 되기 시작했다.


‘다른 차원의 존재도 인간과 똑같구나.’


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문제아들만 들어온 느낌이었다.


띠링.


[‘검마’님께서 500Point를 후원하셨습니다.]

[후원 메시지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나 거지새끼 아니다’.]


꽃의 마법사에게 제대로 긁힌 검마의 후원.


그리고.


띠링.


[후원을 받으셨습니다.]

[차원 경매장 기능이 오픈됩니다.]

[시동어는 ‘차원 경매장 입장’입니다.]


오픈된 경매장 기능까지.


그것을 본 시우는 생각했다.


이번 일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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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야한 뉴비 24.08.06 6 0 10쪽
» 스트리머의 길 24.08.06 7 0 11쪽
1 프롤로그 24.08.06 9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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