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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바래버린 세계 위로 홀로이 빛나는 상태창이 있었다. 청원은 하염없이 떨리는 몸을 겨우내 움직여 상태창으로 향했다.
때론 부수고 싶었으며 때론 버리고 싶었고, 때론 떠나고 싶었으며 때론 구하고 싶었다. 그것이 청원의 눈 앞에 있었다. 희망이라곤 단 한 줌도 없는, 그런 세상이었다.
조금만 더 빨리 알아챘다면 달랐을까? 조금만 더 널리 알렸다면 달랐을까? 그런 건 이제와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세상에 남은 마지막 희망은, 너무나 작은, 그리고 긴 이 파일에 달렸으니까.
청원의 손이 홀린 듯 상태창을 눌렀다.
[Yes]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이 망할 기억도 없어질 수 있다. 청원과 사람들은 그저 가만히 서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피로 범벅된 몸과 서 있는 것도 버거워 보일 만큼 후들대는 다리. 그에 비해 이들의 표정은 놀랍도록 평온했다.
본디 죽음과 삶은 이어져 있는 법. 이들의 기다림 끝에 죽음과 삶 중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나 모두 같은 곳을 보며 같은 소원을 빌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부디 알아차려주길, 같은 실수를 하지 말길.'
상태창은 변함없이 밝은 빛을 띠며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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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고 내 딸은 어디 간거야!!
-내가 미안... 곧 갈게..
-이 문 당장 열라고!!
-정답.
-모인 코인의 총 개수는...
-미션 실패.
-정답은 '거짓' 이였습니다.
-너만 아니였어도!!
-결국 끝났구나.
- ..........
-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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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상에서 작은 파동이 일어나는 순간이였다.
- 작가의말
프롤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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