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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노동생
작품등록일 :
2024.08.08 02:05
최근연재일 :
2024.08.08 19:50
연재수 :
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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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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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너무나 평범한 6월의 어느 날이었다. 청원 역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방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청원은 누워서 핸드폰을 보다가 문득 무언가를 검색해보았다.


제로게임.


2년 전의 청원이 그리던 웹툰이였다. 청원은 익숙하게 1화를 눌러 댓글창에 들어가보았다.


-파도야돌아와: 이 작가는 2년동안 도대체 뭘 하길래 소식이 하나도 없냐.


-하기싫어: 이 정도면 진지하게 죽은 거 아니냐?


-최파도어디: 그래도 광고만화는 가끔씩 그려서 올리잖아.


-파도야돌아와: 그게 더 문제지;; 그냥 돈만 벌려고 하는 거잖아.


-이야: 완결하자마자 유료로 전환한 작가한테 뭘 바라냐?


-주연: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지 댓글 수준;;


-파도야돌아와: 클린봇이 이용자 보호를 위해 숨긴 댓글입니다.


-이야: 됐고 이 웹툰 재밌었는데 차기작 내줬으면


-최파도어디: 맞아 파도야 난 너 기다린다


-e: .



"개판이네.."


청원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인기가 있던 웹툰이니만큼 최근 댓글창엔 작가인 '최파도'를 찾는 댓글이 넘쳐났다. 청원은 한숨을 쉬며 구시렁댔다.


"에휴... 그냥 돈벌려고 그려 올린건데 이렇게 좋아하니... "


"좀 미안하지만.."


청원이 자세를 고쳐 누웠다.


"그래도 돌아갈 생각은 없지."


청원은 자신의 집을 둘러보았다. 지금껏 청원이 번 돈에 비해 작고 수수한 집. 청원은 '숫자 게임'을 연재하며 모은 돈으로 평생 먹고 살 계획을 세웠다.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져서 돈도 꽤 벌었고.. 지금부터 조금씩 아껴서 쓰면 일 안 하고도 충분히 살 수 있을지도..?'


돈이 다 떨어지면.. 몰라, 광고만화를 그리든 차기작을 내든 그때 생각해 봐야지... 청원은 가만히 눈을 감아 생각했다.


'그래.. 이 작은 집에서 죽을때까지..'


청원이 밖에 나가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나가기 싫어서. 나가긴 싫고 돈은 벌고싶어 고민 끝에 고른 직업이 웹툰작가이니 말 다한거나 다름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웹툰작가와는 달리 다른 작가와의 교류 또한 없었다. 담당자면 몰라도..


우우웅-


청원이 멍을 때리던 그 때, 청원의 핸드폰이 울려왔다. 연락 올 곳이라곤 보이스피싱밖에 없던 청원이였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이스피싱인가? 뭐, 그럼 적당히 놀아줘야지. 안 그래도 심심하던 참인데.'


청원은 내심 전화를 기다려왔다. 사람 무서워서 밖에도 안 나가는 청원이지만 보이스피싱은 말이 달랐다. 얼굴도 공개하지 않고, 예의차릴 필요도 없고


-아빠 나 핸드폰 깨져서 수리센터에 맞기고 문자나라로 문자하고있어. pc라 문자만 돼.

-아이고, 어째. 집이나 얼른 와.

-아니 나 부탁할 거 있는데

-뭐 기프트카드라도 사다줘?

-아니 인터넷으로 신청할게 있는데 아빠 주민등록증 사진좀 찍어보내줘.

-아들 뭐가 그리 급해.

-아니 지금 빨리 가입 해야돼 사진 보내줘.

-그래 일단 너 출생신고부터 하고 가입하자 이름이 뭐야?


재미있는 말동무도 돼주기 때문이다. 문자를 읽고 대답도 안하는 꼴을 보니 어찌나 고소하던지. 청원은 은근 기대하는 눈빛으로 폰을 들어올렸다.


<모자란 형>


"에라이.."


그러나 청원의 기대완 달리 청원에게 걸려온 전화의 주인공은 '숫자 게임' 의 담당자였던 준석이였다. 청원은 핸드폰을 가만히 들고 고민했다.


'받지 말까.'


고민이 무색하게 청원은 3초 후 전화를 받았다.


-야 네가 웬일로 내 전화를 다 받고~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은 반갑기도 하고..'


- 그냥 할거 없어서 받은 것뿐.


- ...야 너는 정말 어? 형한테 어?


-뭐.


- 에이, 그래도 네가 날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걸 알아. 맞지맞지.


- 형 진짜 그러다 맞아요.


- 내 잘생긴 얼굴을 때리시겠다?


- 말이나 못하면...


핸드폰 너머로 시원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말로는 짜증을 내지만 이런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니 청원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 야 그래서 너..


- 네.


- 차기작 연재 할 생각은...


- 아, 끊어요~


- 아 아니아니잠깐만!! 끊지마봐!!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자 청원이 헛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눈에 보여가지고는...


-아니 그게 아니라.. 요즘 댓글에서도 너만 찾고.. 다른 직원들이 너 뭐하냐 물어볼 때마다 뭐라고 말하냐고!!


-누워있다고 해요.


-아 그러지 말고~ 응?


- ......이래서 담당자랑 연락을 말았어야 하는데.


-에이~ 서운하게 그럴거야? 응?


-아 뭐요.


-에휴, 알겠어~ 그래도 독자랑 내가 너 기다리고 있다는 것만 알아둬라. 다음에 술이나 먹자.


- .....


- 아 집에만 있지 말고, 응?


- .....눼.


청원이 마지못해 대답하자 이내 전화가 끊어졌다. 뭔가 귀찮은 일이 생길거란 확신이 들었다.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던 그때, 또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 이 형이 또.."


청원은 당연히 준석이라 생각하고 핸드폰 화면을 바라봤다. 그러나 핸드폰엔 처음 보는 번호만이 찍혀있었다.


"오, 보이스피싱?"


청원은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아 스피커를 눌렀다. 핸드폰에서 처음 듣는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일 12시. 집 앞에서 봐."


기대완 달리 여자는 이 짧은 문장을 내뱉고는 답도 듣지 않고 끊어버렸다. 어이 없는 상황에 청원이 머리를 긁적였다.


"사람을 착각했나.."


김이 팍 새버린 청원은 핸드폰 시계를 봤다.


밤 11시 38분. 시간이 늦기도 했으니 자야겠단 생각이 든 청원은 그대로 불을 끄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지구가 멸망하기 마지막 날 밤이였다.


***


"으으...더워..."


청원이 잠에서 깬 건 끔찍히도 더운 열기 때문이었다. 분명 에어컨 키고 잤는데.. 청원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손을 이리저리 더듬거리며 머리맡에 리모컨을 찾았다. 그러나 한참을 찾아도 손에 집히지 않자 청원은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가 잠이 덜 깼나.."


청원은 눈을 비비고는 다시 떴다.


"아직 꿈이겠구나.."


청원은 자신의 볼을 살짝 꼬집어보았다. 얼얼한 고통이 볼에 제대로 전해졌다.


"꿈도 아니면... 이게 무슨..?"


반쯤 감겨있던 청원의 눈이 금세 동그래졌다. 청원의 눈 앞에, 처음 보는 집 내부가 펼쳐져있었다.


"아니야. 이건 꿈이다, 꿈이야."


청원은 다시 한번 제 볼을 꼬집었다. 아픔이 밀려오자 손가락도 꺾어 봤으나 돌아오는 건 고통과 확신 뿐이였다. 청원이 비몽사몽 해하는 그때. 청원의 눈 앞에 이상한 창이 떴다.


[기상 미션. 11시까지 광장으로 모이세요.]


[성공 보상: 생존]


"내가 잠이 진짜 덜 깼나..?"


말도 안 돼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였다. 이것은 꿈도, 만화도, 상상도 아닌 현실이었다. 청원은 핸드폰으로 시계를 확인했다.


10시 45분.


'오래도 처잤네..'


청원은 자신 앞에 뜬 미션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홀로그램? 누가 장난하는 건가? 그보다..'


'성공보상이 생존?'


성공보상이 생존이란 것은 간단하다. 실패하면 죽이겠다는 뜻이였다. 이것이 거짓일지 진실일지는 모르나 청원이 할 것은 하나였다.


'밑져야 본전이니 한번 나가보지 뭐.'


청원은 옷장으로 향했다. 아까부터 더운 열기에 땀이 나려던 참이였다.


'옷장 안은 그대로네.'


침대도 바뀌고, 에어컨도 없고, 방 배치도 바뀌고, 에어컨도 없고, 에어컨도 없는데 이상하게도 옷장만큼은 청원의 옷장 그대로였다. 청원은 헛웃음을 지으며 옷을 갈아입었다.


'어차피 슬슬 장도 봐야했고.. 미련도 없으니.. '


청원은 문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는 순간이였다.


***


"뭐야 이게? 여기 어디야?!!"


"엄마? 엄마 아빠 어디에 있어..?"


"이거 꿈이야..?"


"주혜야!! 어디있어?! 제발 나와봐!!"


시끄럽고 간절한 목소리가 청원의 귀를 뚫고 들어왔다. 다른 이의 외침을 듣자 확신이 들었다. 이건 지독히 현실이다. 청원은 우선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딘가 익숙한데...'


다 똑같이 생긴 집, 그리고 어딘가 이질적인 분위기, 그리고 집을 나서자마자 보인 광장. 그 앞에 떠있는 미션창.


'이건...'


"제로게임...?"


"이거 제로게임 아니야...?"


"미친..."


제로게임과 소름돋게 닮게 설계된 집. 아침부터 들었던 위화감을 이제 더는 무시할 수 없었다. 이곳은 청원이 쓰고 그리고 만들어낸 세계였다. 유명했던 웹툰이라서인지, 주변 사람들에게서도 제로게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청원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요동쳤다.


"미션 종료까지 5분 남았습니다."


생각에 잠길 새도 없이 누군가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여자도, 남자도 아닌 것 같은 오묘한 목소리. 그 목소리가 광장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급히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빨리 광장으로 가!!"


"너는 그걸 믿냐?"


"아니 믿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죽는대잖아!!"


"쫄?"


"지도 뛰고 있으면서 지랄!!"


청원 역시도 그 목소리를 듣고 뒤늦게 몸을 움직였다. 아무래도 주최자가 누군지 확인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초록색 선..'


광장으로 가자 정가운데에 초록빛 선이 보였다. 안으로 들어오라고 유혹하는 듯한 선. 청원은 그 선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의 정체를 아는 건 청원뿐만이 아닌 듯했다.


"이거 제로게임 초반에 나온 거잖아!!"


"씨, 이거 제로게임 맞네!! 이 선 안에 못 들어오면 죽잖아!!"


이 선 역시도 제로게임 속에 등장했던 선이였다. 제로게임이 시작되기 전, 참가자 수를 줄이기 위해 설계했던 기상 미션. 이 선 안에 들어온 사람만 살아 남는 그 미션.


"그래서 이게 왜 이렇게 된 건데!!"


"작가가 이거 설계한 거 아니야? 이벤트 같은 거야?"


"그럼 우리 집 싹다 바뀐 건 뭔데!! 하루아침에 이게 가능하냐고!!"


"2년동안 잠수탄 거 이거 준비하느라 그런 거 아냐?"


"씨, 맞네!! 작가 어떤 새끼야?!!"


주변에서 작가 '최파도'를 찾는 아우성이 들려 왔다. 청원의 손이 살짝씩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때, 광장의 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뎅- 뎅- 뎅- 뎅- 뎅- 뎅- 뎅-


맑고 큰 종소리가 7번 울렸다. 게임이 시작됐다는 의미였다.


"기상 미션이 종료되었습니다."


또 그 목소리였다. 아까 들려오던 오묘한 목소리.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광장 앞 스크린으로 향했다.


"자, 우선 이 말부터 해야겠다. 제로게임, 다들 알지?"


주변의 공기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대답 따위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래, 뭐.. 다 알겠지. 일부러 아는 사람만 골라온 건데. 재미있는 이야기길래 잠깐 빌려봤거든. 듣고 있지? 파도? 아무튼 길게 설명하지 않을 거야. 룰은 제로게임이랑 비슷한데... 뭐,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단 이게 낫겠지.


우웅-


말이 끝나는 그 순간, 모두의 핸드폰이 동시에 울리기 시작했다. 청원은 즉시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바라보았다.


[파일이 도착했습니다.]


파일을 확인할 새도 없이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세한 건 그걸로 확인하라고. 참고로 기상 미션에선 9명이 죽었어. 이로써 참여자는....249명이네. 그래. 다들 내일 봐?"


사람들은 모두 모여 웅성거리기에 바빴다.


"이게 무슨.."


"저 사람이 작가인가?"


"아까 이야기를 '빌렸다' 고 했잖아."


"그 말을 어떻게 믿어?"


"중간에 파도 듣고 있냐면서 말도 걸지 않았냐?"


"작가인 거 안 들키려고 그러는 걸 수도 있지."


"그런데 이미 주최자인데 굳이 숨길 이유가 없잖아."


"아 씨... 모르겠다. 작가 잡히면 가만 안둬."


주변에선 '최파도'의 정체를 추리하기에 급급했다. 그 말을 들려올수록 청원은 불안에 떨기 바빴다.


'나인 걸 눈치채는 건 아니겠지..? 아니야, 아닐 거야..'


청원은 불안해하며 자신의 새로운 집으로 향했다. 그 앞에 누가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른 채.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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