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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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비오사
작품등록일 :
2024.08.09 19:43
최근연재일 :
2024.08.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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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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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룡(地龍)의 아이(5)

DUMMY

“허억.. 허억..!”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미 저택은 점령.

에델바이스의 대부분 병사들은 영혼 없는 인형들로 대체.

후작은 제 딸이 인질로 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음.


이 범죄의 이유는 두 가지로 보임.

첫째는 원탁의 7기사를 끌어들여 암살하는 것.

두 번째는..


...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내용을 다 읽어보지 못했지만 서두에 적힌 내용들로 파리스가 달릴 이유로 충분했다.


[콰앙!]


[퍼퍼펑!]


화염에 휩싸인 저택에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소리에 파리스는 최대한 서둘렀다.

그럼에도 둘을 막아서는 복면의 적들 때문에 자꾸만 걸음은 지체되었다.


“풍(風), 파(波)!”


“토(土), 파(波)!”


바람을 타고 강력한 돌 더미들이 치명상을 입히며 그들을 밀어냈다.


몇 번을 더 적을 상대한 뒤 둘은 저택에 도착했다.


“풍(風), 파(波)!”


[콰아앙!]


철문을 박살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수많은 시체 속 무릎 꿇은 라피오가 있었다.


“하악, 하악. 쿠훕.. 쿨럭!”


라피오는 버티는 것조차 힘들었는지 피를 토해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라피오..!”


“제법이군.


거짓된 기사임에도 나를 상대하면서 우리 정예 16명을 단신으로 전부 박살 낼 줄이야.“


거대한 돌 위에 앉아있던 남성은 바닥에 박아둔 참마도를 빼내며 일어났다.


“토룡과 또 다른 원탁의 기사인가.”


“상황을 보니 네가 에델바이스에서 일어난 사건의 범인이구나.”


그는 붉은 눈동자를 번뜩이며 파리스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하다.


하지만 너희들이 무엇을 할 수 있지?


이미 한명은 빈사상태.

그 토룡의 신체 능력은 가히 압도적이겠지만 마법은 제대로 사용 못하는 것 같던데.“


둘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리아트리스는 라피오의 곁으로 달려갔다.


“라피오! 괜찮느냐?”


“아, 리아트리..스님. 그렇다면.. 파..리스도..”


입에 계속 차오르는 핏물 때문에 라피오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는 외상은 고사하고 내상도 상당했다.


마나를 조절하면 최소한의 생명 유지를 할 수 있겠지만 빠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반드시 죽을 수 있는 상태였다.


“리아트리스.


라피오를 의료원으로 데려가.“


“하지만 파리스가 혼자서 이곳에..”


원탁의 기사는 라피스 왕국 무의 정점.

그 중 한명인 라피오가 당했다.

똑같이 도전하려는 파리스의 모습에 그녀는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금 내 걱정 하냐?


감동적이지만 됐거든.“


검 날과 받침 사이 사자 얼굴 장식이 박힌 검을 빼들며 파리스는 웃어보였다.


“저딴 노땅.


금방 때려눕히고 따라 갈 테니까.“


파리스의 한마디에 리아트리스는 결단을 내렸다.


“금방 다시 오겠느니라!”


그녀는 라피오를 번쩍 들어 올려 저택 밖으로 달려 나갔다.


“토룡이 있어도 힘든 싸움 일 텐데 희생이라도 할 셈인가?”


“계(界), 강(強)”


붉은 장막이 둘을 가두었다.


“붉은 계(界)..?”


[카앙!] [쩌억!] [투쾅!]


근처에 숨어있던 적들이 계(界)를 부수려고 달려들었지만 장막에는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그런가.


역시 라피스 왕국 최고의 결계라고 불릴 만 하군.


뭐, 나와의 일기토를 성립시키려고 한 그 발상은 칭찬하지만.. 하나 잊은 게 있는 것 아닌가!“


계(界)의 약점.

외부의 공격에 매우 강한 대신 내부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제약.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그는 장막을 향해 참마도를 휘둘렀다.


[카앙!]


“뭣...?!”


“소용없어.”


외부의 공격과 마찬가지로 장막에는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애초에 파리스에게 계(界)는 외부 방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나의 계(界)는 장막이 강화된 상태에서 서로 약한 부분을 맞대었으니까.”


그렇기에 내부도, 외부도 강력한 방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유지해야하는 언어마법을 파리스는 지금 4개나 사용하는 중이다.


복잡한 마법 진을 머릿속에서 네 개나 계속 연상하며 마나를 흘려내고 있는 것은 큰 집중력을 요구하고, 많은 마나를 요구한다.


“큭큭.. 하긴.


아무리 거짓된 나라의 거짓된 기사라고 하지만 이 정도는 하겠지.


하지만 이 엄청난 계(界)를 유지 하면서 공격형 언어 마법을 사용하거나 검을 휘두를.. 커헉!?“


말을 끝맺기도 전에 그는 뒤에서 날아온 강한 돌풍에 앞으로 넘어져 얼굴을 바닥에 갈았다.


[콰가각!]


“커허어억..!”


피 떡이 된 얼굴을 들며 그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곳에는 불타오른 정원의 꽃과 잔디 그리고 돌길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쿠르르릉]



“크으읏!”


지면이 흔들리고, 이내 무언가 벌어질 것을 알아차리고 참마도를 바닥에 가져간 순간 바위가 치솟아 오르며 그를 하늘 위로 날렸다.


“크학!”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거냐..!’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하늘에서 불어온 강력한 돌풍에 그는 저항 할 새도 없이 바닥에 처박혔다.


[콰앙!]


“크학..!”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죽는다는 것을 알았는지 그는 빠르게 자세를 바로 잡았다.


“퉤엡.. 커헉, 허억..”


입에 차오른 핏물을 뱉어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는 주위를 살폈다.

파리스는 역시 아까 있던 자리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왜?


비겁하게 다수로 우르르 몰려와서 라피오를 이기니까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았어?“


“이자식이.. 대체 무슨 속임수를 사용 하는 거냐!”


그의 외침에 파리스는 손을 올렸다.


“그걸 네게 알려줄 의리는 내게 없어.


풍(風), 압(壓).“


[지이이이잉.]


파리스가 영창하자 그의 손앞에 바람이 모여들었다.


찢어진다.

그 단어가 어울리는 소리와 일렁임.


‘이건 그 녀석에게도 유효타를 입혔던 마법이다.


막아보던가.‘


“이자식이..!”


그가 대응하기 전에 파리스는 다음 영창을 읊었다.


“파(波)!”


“허어업..!”


눈에 그 공격이 보일 새도 없이.

그가 정신을 차리자 참마도를 들고 있던 팔은 날아가 장막에 부딪혔다.


사라진 무게중심 때문에 충격파를 버티지 못하고 그는 바닥에 나뒹굴었다.


“허억.. 허억..”


‘꼬맹이 정도는 내가 처리할 수 있을 줄 알았단 말이다..!


젠장, 젠장!


아냐, 그럴 리가 없어.


나는 왕국의 검.. 진실 된 왕국의 검이란 말이다..!


이런 꼬맹이에게..!‘


압도적인 힘의 차이.

그럴 리 없다며 부정해도 덜덜 떨리는 몸이 그 사실을 새겨주고 있었다.


“속임수다! 젖비린내 나는 꼬맹이가 어떻게 이 몸을..!”


“너는 나와의 전투에서 검을 휘두르기는커녕 마법조차 단 한 번도 영창하지 못했지.


그게 딱 네 수준인거다.“


드디어 자리에서 움직인 파리스는 쓰러진 그의 머리를 짓밟고 칼날을 치켜세웠다.


“사, 살려줘..!”


“미안하지만 나는 라피오가 아니거든.”


칼날의 번뜩임과 함께 그의 머리가 잔디밭에 나뒹굴었다.



에델바이스에서 소동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사건을 마무리 하고 다음날 파리스는 후작의 저택에 다시 방문했다.


부서진 잔해 속 에델바이스의 후작 사라세니아는 목에 칼이 박힌 채 사망해 있었다.

저택 지하로 통하는 감옥에서 수많은 시체가 썩어가고 있었고, 전부 에델바이스의 기사들이였다.


“윽..!”


곧장 파리스는 라피스 왕국에 지원을 요청했고, 3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원이 오기 까지 파리스가 조사한 결과 에델바이스는 이미 사건이 일어나고 적들에게 점령당해 있었다.


표면에 있던 기사들은 전부 복면의 괴한들이 대체하고 있었고, 그들의 대장처럼 보이던 참마도를 든 남성이 후작을 입 다물게 하고, 조종하고 있었지만 무슨 목적으로 아이들을 납치하고, 사지를 광장에 매달았는지는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사라세니아님..”


사라세니아는 적의 힘에 굴복해 목숨이 아까워 왕국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뻔 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라피오는 과거 사라세니아의 인품을 보았고, 절대 그가 자신의 죽음이 무서워 자존심을 버리고 목숨을 구걸할 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사건이 일단락되었음에도 가슴 한 편이 편하지 못했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신 겁니까.‘


[끼이익.]


“어이, 라피오~!”


과일 바구니를 든 파리스가 그의 병실에 들어왔다.


“어서와.”


“이 몸도 있느니라!”


“리아트리스님도 어서 오십시오.”


파리스와 함께 쿠키를 잔뜩 담은 봉지를 꼭 껴안고 리아트리스도 들어왔다.


“되었느니라~ 되었느니라~


라피오 너도 목숨을 걸고 같이 싸운 사이 아니더냐.


편히 말하는 걸 허하노라.“


거만하게 손을 휘휘 저었지만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방금까지 근심 가득했던 표정을 날리고 라피오는 쿡쿡 웃음을 내뱉었다.


‘동생 녀석은 지금쯤 뭐하고 있으려나.’


분명 그의 어린 여동생이 리아트리스와 겹쳐 보였던 것이다.


“실실 웃고 있을 때가 아니야.


할아범이 서신을 보내왔어.


그것도 너한테.“


파리스는 사악하게 킥킥 웃으며 밀려있던 서신 세 장을 그에게 건네었다.


“이것 참..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을 줄이야.”


“하나는 마로 녀석이야.


뜯어보지도 않았는데 내용을 알 것 같지 않아?“


원탁의 기사가 지켜야 할 서약 중 하나.


왕의 명령으로 인한 것이 아닐 경우 반드시 왕국에는 세 명 이상의 원탁의 기사가 머물러야 한다.


그렇게 강제로 왕국에 한 달 이상 잡혀 있었을 테니까.


서신의 내용을 대충 알 것 같았던 라피오는 봉인을 뜯지 않고 조용히 서랍 안으로 집어넣었다.


“뭐, 잘 이야기 하면 되겠지.”


“퍽이나.


우물 우물..“


리아트리스는 파리스의 입에 쿠키를 하나 넣어준 뒤 라피오에게도 건네었다.


“맛있느니라!


에델바이스 최고!“


“감사 합.. 아니, 정정하겠습니다.


감사해요.”


라피오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편한 말투로 감사 인사를 전한 뒤 그녀가 건넨 쿠키를 받아들었다.


“자미오는 스피리아 치료가 끝나서 엊그제 떠났어.


그녀석이 구해줬다며?“


“아.. 감사인사도 못했는데.”


참마도를 든 남성과 전투할 당시 파리스의 계(界)를 뚫지 못한 잔당들은 곧바로 리아트리스의 추격에 나섰다.

이전 사용했던 독이 두 번 리아트리스에게 통하는 일은 없었고, 손쉽게 추격해온 잔당을 그녀가 제거했으나 전투를 치르는 사이 라피오는 당장 치료를 받지 못하면 죽는 상태까지 갔었다.


중간에 시민의 대피를 지휘하던 자미오를 만나 곧바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리아트리스는 라피오가 깨어나기 전까지 자신이 약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웃질 못했다.


“뭐, 둘 다 기사니까 또 만나겠지.”


“그렇겠지.”


사건은 끝났지만 파리스와 라피오의 머릿속에는 큰 의문이 남았다.


거짓 된 나라.


거짓 된 기사.


그들이 누구인지 의문만을 안은 채 밤은 셋의 이야기 소리로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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