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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혬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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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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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8)

DUMMY




중산 리조트 평창 지점.


“이게 뭐야?”


여유롭게 모닝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을 하던 장혜성이 무언가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알찬 투어의 메인 페이지에 걸려 있는 중산 리조트 제주 지점의 프로모션이었다.


게다가, 제주 지점의 소개 글이 장혜성의 눈살을 더욱 찌푸려지게 했다.


“뭐?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는 제주의 멋? 이런 미친놈들.”


장혜성은 중산 리조트 제주 지점에 가봤던 적이 있었다.


자연환경이 좋다는 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산속 깊은 곳에 처박혀 있는 입지 조건이었기에 리조트 하나 말고는 볼 게 아무것도 없었다.

맛집이라던가, 관광 명소 따위는 전혀 없는 상황.


그에 비해 평창 지점은 스키장부터 시작해서 맛집, 각종 눈축제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그런데도 제주 지점을 메인으로 밀어주고 있는 알찬 투어의 행보에 장혜성은 기가 찼다.


또한, 알찬 투어가 국내 최대 여행 플랫폼이라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났다.


“똥인지 오줌인지도 모르는 멍청한 새끼들. 중산 리조트를 밀어준다고 하더라도 우리 지점을 밀어줘야 돈이 될 거 아냐? 무슨 제주 지점을 밀어주고 앉아있어. 이렇게 감이 없는데 어떻게 국내 1위 플랫폼이냐고.”


아무리 알찬 투어에서 제주 지점을 밀어준다고 해도, 평창 지점이 제주 지점에 매출이 뒤진다는 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혜성은 불안했다.


최근, 세현이 보인 행보를 보면 더욱 그랬다. 마치, 2회차 인생을 사는 듯한 노련한 모습들이 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장혜성이 이내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부정했다.


“아냐. 그럴 일 없어. 알찬 투어에서 아무리 홍보 해준다고 해도 결과는 절대로 바뀔 일 없다고.”


그가 그렇게 스스로 위로를 건네는 찰나, 그의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가 발신자를 확인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평창 지점의 대표이사였다.


“예.”


그가 건조하게 전화를 받아들었다.


- 도련님. 전화 좀 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전화라서요.


“중요한 전화요?”


- 예. 지금 바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연결음이 나오고 전화가 연결됐다.


- 안녕하세요? 알찬 투어 대표 이상영이라고 합니다.


알찬 투어라는 말에 장혜성이 흠칫 놀랐다. 방금, 세현이 운영하는 제주 지점의 알찬 투어 프로모션을 보고 온 탓이었다.


“무슨 일이죠?”


- 저희 알찬 투어에서 평창 지점과 같이 힘을 합쳐서 프로모션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대표의 말에 장혜성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야 알아보는군. 멍청한 놈들.’


그는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짓고는 건조한 말투로 대답했다.


“필요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언론에서 저희 평창 지점을 계속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알찬 투어 도움 없이도 충분히 매출을 낼 수 있습니다.”


- 당연히 그렇죠. 하지만 저희가 도움을 드린다면 그 매출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어서, 이렇게 연락드린 겁니다.


대표의 말에 장혜성이 피식 웃었다.


‘도움은 무슨. 돈 좀 될 것 같으니까 눈 벌게져서 달라붙은 거지.’


속내가 뻔히 드러나는 말이었지만,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다.

알찬 투어에서 먼저 알아보고 연락이 왔다는 건, 그만큼 평창 지점의 구매 가치가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했으니까.


“그렇게 원하시면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 말씀만 하십쇼. 무조건 맞춰드리겠습니다.


“저희 지점 프로모션을 메인 페이지 첫 상단에 단독으로 걸어주시는 거.”


장혜성의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알찬 투어 대표의 반색하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 그건 당연합니다.


“제 말 아직 안 끝났습니다.”


- 아, 예. 계속하시죠.


“지금 알찬 투어에서 진행하고 있는 중산 리조트 제주 지점 프로모션 말입니다.”


- 예.


“이 프로모션 시작한 지 얼마나 됐죠?”


- 방금 전이었습니다. 한, 30분 정도 된 것 같군요.


‘30분이라, 흠. 그럼 아직 시작조차 안 한 셈이군.’


그가 한쪽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만약, 저희 평창 지점 프로모션을 진행하실 계획이라면, 제주 지점 프로모션은 취소해 주셔야겠습니다. 같은 그룹끼리 경쟁하는 게 영 모양새가 안 좋을 것 같아서요.”



***



잠시 뒤, 장혜성은 다시 알찬 투어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아까와는 다르게 중산 리조트 평창 지점의 프로모션이 메인 페이지에 떡 하니 걸려 있었다.


그리고 제주 지점의 프로모션은 한참을 스크롤 해야 겨우 찾아볼 수 있었다.


장혜성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걸렸다.


아까 알찬 투어 대표 이상영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아무리 그래도 저희 입장이 있어서요. 취소는 어려울 것 같고요. 제주 지점 프로모션을 뒤쪽으로 한참 미는 쪽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괜찮으실까요?


장혜성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혼잣말을 했다.


“아예 취소됐으면 더 완벽했을 텐데, 좀 아쉽게 됐군.”


그래도 내심 안심이 됐다.


메인 페이지에 걸려있던 시간은 고작 30분.

지금은 스크롤을 한참 내려도 보이지 않는 상황.


직접 검색을 해보고 들어오지 않는 한, 제주 지점 프로모션을 발견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제주 지점 프로모션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결론은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장혜성이 흡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그때,


“아니, 갑자기 이게 뭐야?”


페이지가 새로고침 되면서 제주 지점의 프로모션이 완판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메인 페이지에 걸려 있었을 때도 완판되지 않던 게, 갑자기 한참 뒤로 밀렸는데 완판이 된다고? 대체 이게 무슨···?’


- 띠링!


그때, 그의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미리 걸어놓은 제주도에 관한 키워드 알람이었다.


장혜성이 재빨리 알람이 뜬 배너를 클릭하자, 기사들이 쏟아져나왔다.


< 때아닌, 제주행 항공편 마감 속출. 제주행 비행기 값 역시 폭등 중. >


< 비수기인 제주. 갑자기 비행기 값 치솟은 이유는? >


< 알찬 투어에서 진행한 중산 리조트 제주 지점 프로모션 티켓 완판. 그 이유는? >


“갑자기 뭐야? 이게. 제주도 비행기 값이 폭등했다고?”


갑작스럽게 쏟아져 나오는 기사에 장혜성은 마치, 술에 취하기라도 한 듯 얼떨떨해졌다.

무슨 몰카라도 찍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중, 그의 시선을 잡아끄는 기사의 헤드라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 비수기인 겨울에 인기 뮤지션 제주도 공연. 비행기 티켓 가격 ‘하늘로’. >


“인기 뮤지션?”


그가 재빨리 기사를 클릭해서 들어갔다.


기사를 다 읽은 장혜성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중산 리조트 제주 지점에서 조유정이 듀엣 앨범 쇼케이스를 발표한다고? 대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



“회장님.”


이태주 비서실장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격양되어 있었다.


평소,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그였기에 그의 다급한 목소리가 장재호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무슨 일이야?”

“이것 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태주가 장재호 회장에게 프린트에 인쇄한 뉴스 기사 하나를 가지고 왔다.


뉴스 기사의 헤드라인을 본 장재호의 눈이 번쩍 뜨였다.


< 때아닌, 제주행 항공편 마감 속출. 제주행 비행기 값 역시 폭등 중. >


< 알찬 투어에서 진행한 중산 리조트 제주 지점 프로모션 티켓 완판. 그 이유는? >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한겨울에 제주도 비행기 값 폭등이라니?”


장재호는 헤드라인 밑에 나와 있는 기사들을 재빨리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잠시 뒤, 기사를 다 읽은 장재호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태주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조유정이라는 가수가 제주 지점에서 공연하는 것 때문에 비행기 값이 폭등하고 리조트가 전부 매진 됐다는 거야?”

“예.”


곰곰이 생각에 잠긴 장재호. 그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장재호는 제주 지점의 대표인 이구영에게 지속적인 보고를 받았다.


쥐 죽은 듯, 움직이지 않던 세현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장재호는 기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에 보인 그의 행보들은 80년 넘게 중산 그룹을 키워온 그로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그 중, 가장 놀랐던 건 상인연합회에 찾아가서 가격 동결을 촉구하는 동의서에 사인을 받아왔다는 말이었다.


가뜩이나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손님이 없는 제주 지점이었다.


‘근데 관광객들이 바가지 쓸 걸 대비해서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동의서를 받아온다고? 대체 그게 무슨······?’


그런데 방금 이태주가 보여준 기사들을 보자마자 장재호는 온몸에 전율이 일만큼 짜릿한 소름이 돋았다.


나이가 들어 모든 게 무감각해진 몸뚱이였다.


한 끼에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셰프의 음식을 먹어도 별 감흥이 없었고, 한 밤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해외의 유명 리조트에서 지내는 것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방금 그가 느낀 전율은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제대로 느끼게 해줄 만큼 강렬했다. 그리고 그건, 그가 아주 오랜만에 느껴본 감정이기도 했다.


‘그래. 이 느낌. 그때 그 느낌이랑 똑같아. 맨손으로 갔던 중동에서 2천억짜리 수주를 따왔을 때의 그 느낌 말이야.’


장재호가 조심스럽게 이태주에게 물었다.


“조유정이라는 이 가수 말이야. 자네도 알고 있나?”

“예. 현재 조유정이라는 가수는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가숩니다. 각종 음원차트는 물론이고 CF퀸으로서도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가수 중에 가장 인기 있다 이 말 아닌가?”

“예. 맞습니다.”


인기가 많다는 얘기를 듣자, 드디어 세현이 보였던 이상한 행보들에 대한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그래. 세현이 이 녀석 일찍부터 조유정이라는 가수를 섭외했던 거야.

그러니까 혜성이랑은 다르게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은 거지. 그리고 가격 동결을 촉구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동의서 역시 그렇고.

근데 그 녀석이 어떻게 조유정이란 가수를 섭외한 거지?’


장재호가 미심쩍은 얼굴로 이태주에게 다시 물었다.


“혹시 세현이가 자네한테 부탁했나? 조유정이란 가수 섭외를 도와달라고?”

“아닙니다. 도련님께서 제게 아무런 부탁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태주의 말에 장재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리 중산 그룹 이름을 내민다고 해도 지금 세현이 녀석의 위치로는 그런 인지도 있는 가수를 섭외하는 것까지는 무리였을 텐데.’


게다가, 집에서만 죽어 지내던 세현이 인맥 같은 게 있을 리도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장재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 실장.”

“예.”

“세현이 녀석 아무래도 날 빼다 박은 것 같아. 그 녀석 승부사야.”


그의 말에 이태주 역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회장님의 젊은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제주 지점 매출 올려보라고 보내놨더니, 제주도 비행기 값을 폭등시키는 녀석이야. 어쩌면 그 녀석 나를 뛰어넘을지도 모르겠군.”


장재호의 얼굴에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더욱 기대되는군. 세현이 녀석이 또 어떤 행보를 보일지 말이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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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도도새의 정체(11) +1 24.09.02 1,069 20 12쪽
24 도도새의 정체(10) +1 24.09.01 1,110 19 13쪽
23 도도새의 정체(9) 24.08.31 1,144 20 14쪽
22 도도새의 정체(8) +1 24.08.30 1,184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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