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발해국은 어떻게든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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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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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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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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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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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쪽

프롤로그 -11년. 검기상인劒氣傷人, 삼매진화三昧眞火

DUMMY

-


백단은 설화령의 명을 받들어 바로 푸른 늑대가 출몰한다는 마을로 내려갔다.


빙궁에서 처음으로 나와 혼자서 며칠을 걷고, 야영한 끝에 도착한 마을의 상태는 처참했다.


“마을? 이걸 마을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가 본 마을은 흔히 무협 만화에서 나올법한 풍경이 아니라 웬 시베리아 원주민 부락 같은 기분이었다.


‘아, 여기 빙궁이구나.’


자신이 떨어진 호수가 바이칼 호수라는 사실을 기억해낸 백단은 여기가 시베리아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하여튼, 마을의 상태는 처참했다.


민가? 천막이라고 불러야 할 구조물들은 모조리 허물어져 흙탕물 범벅이 된 지 오래고, 가축들을 가두던 우리는 모조리 부서져 있었다.


죽은 순록과 닭의 사체, 그리고 피가 이곳저곳에 난자해있었고 드문드문 늑대의 사체도 보였다.


그리고 한구석에는 흰 천에 덮인 사람의 신형이 가득했다.


그 앞에는 살아남은 몇 마을 사람들이 통곡하며 주저앉아있었다.


백단은 착잡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자 그들은 그제야 반응을 보이며 백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는 누구냐. 아직 어린 아해로 보이는데 여기 있지 말고 떠나거라. 이곳엔 사악한 늑대가 도사리고 있다.”


그들 중 대표로 보이는 늙은 남자가 백단을 향해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중국어? 아니, 다르다. 언어가 조금 달라.’


백단은 그들의 말이 빙궁에서 듣던 중국어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몰랐으나 그들이 말하는 언어는 중세 부랴트어였다. 몽골어족에 굉장히 가까운 언어였으나 신기하게 백단은 그들이 말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해석이 된다. 그리고···, 아마 말할 수도 있다.’


백단은 그들의 말을 듣자마자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말에 대응되는 그들의 언어가 즉각 즉각 떠올랐다.


‘내 언어 치트는 단순히 한 언어에만 국한된 게 아니구나.’


그의 언어 치트는 모든 언어에 적용되는 만능 치트였다.


‘글자만 제외하면 말이지.’


“나는 북해빙궁에서 온 무인이요.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왔소.”


백단은 능숙하게 그들의 언어를 통해 말했다.


“네에? 빙궁의 무인님이란 말씀이십니까? 아직 열 살도 안되어 보이시는데···.”


백단이 빙궁의 무사라고 소개하자 어린아이를 보는 눈빛이 대번에 바뀌었다.


그러나 역시 백단이 너무 어렸던 탓일까. 그들은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


“정확히는 열한살이다. 그리고 나는 엄연한 북해빙궁 소속의 무인이지.”


“어···. 열한살짜리 무인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아아. 그렇게 공물을 바쳤거늘! 오늘 빙궁은 이곳을 버렸구나.”


늙은 남자는 백단의 말에 절망하며 땅에 엎드리며 통곡했다.


“아이고. 아이고. 이럴 줄 알았으면 공물 따위 바치지 않고 저 멀리 떠나는 건데.”


“어···.”


‘하긴 열한살짜리 꼬맹이가 마을을 풍비박산 낸 늑대를 잡으러 왔다고 하면 나라도 안 믿겠지.’


백단은 늙은 남자의 반응이 이해하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그를 잡아 일으키곤 말했다.


“그, 이런 말 하기엔 뭣하지만. 저는 나름 강합니다.”


어느새 양심이 콕콕 찔려 존댓말을 쓰기 시작한 백단!


그는 근처 나무로 다가가 천천히 검을 뽑아 자세를 잡았다.


“흡!”


그리고 가로 베기!


백단이 검을 휘두르자 나무가 깔끔하게 잘리며 그대로 쓰러졌다.


“이런 두꺼운 나무도 자를 정도로 강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아니, 그까짓 나무는 일전에 온 토벌대도 자를 줄 알았소! 그런데 전부 죽었지!”


“······.”


“그리고 뭐? 나무를 잘랐으니 안심하라고? 저까짓 나무! 내 도끼만 들어도 열 번만 찍으면 넘어뜨릴 수 있소!”


“······.”


“아이고! 아이고! 우린 다 죽었어. 빙궁이 우릴 버렸구나!”


백단은 아무런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고작 나무를 자른 걸로 이들을, 죽은 자들을 위무하고자 했던 것인가?’


그들의 통곡, 그들의 절망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백단은 그들이 가족과 지인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깊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반드시, 반드시 늑대를 토벌하겠습니다.”


“···허, 퍽이나 토벌하겠소.”


늙은 남자는 빈정거리듯 그에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그냥 떠나시오. 아직 열한살도 채 안 된 무인이라는데 이곳에서 목숨을 잃을 필요는 없지 않겠소?”


오히려 늙은 남자는 백단을 동정하듯 말했다.


“그냥 멀리 떠나시오. 아무리 빙궁주의 분노가 두렵다 한들, 목숨보다 중하겠소? 그냥 멀리 떠나시오.”


“그럼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쩌려고 이러십니까.”


“우리야 이 마을에 뼈를 묻기로 했으니 상관없소.”


늙은 남자는 죽은 사람들의 시신과 살아남은 자들의 얼굴을 한 번씩 훑곤 결의에 가득한 표정으로 백단을 바라봤다.


“죽은 지인과 가족의 복수를 위해 남아서 늑대와 맞서 싸우기로 했소. 그대는 아무런 연도 없으니 이만 떠나시오.”


“미안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목숨이 중하지 않은 것이오? 설마 빙궁주의 분노가 그리 두려우시오?”


“아닙니다. 어머···. 아니 궁주님의 분노는 전혀 두렵지도,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백단은 제 굳은살 가득한 손을 보며 꽈악, 주먹을 쥐었다.


“저에겐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게 뭐길래 이리 어린 나이에 허망하게 목숨을 던지려는 것이오?”


“더 나아가는 것.”


백단은 결의, 아니 그 이상의 망집을 담아 늙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늙은 남자가 백단의 시선에 위축된 듯 몸을 움츠렸다.


“저는,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간 삶을 살고 싶습니다. 여기서 물러선다면 저는 오히려 퇴보하는 셈이 되지요.”


‘그래. 여기서 죽더라도 나는 더 나아간 삶을 살겠다.’


백단이 이전 생에 죽어가면서 깨달은 것.


그것은 자신의 인생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


‘이건 스스로에 대한 증명이기도 하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갔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련.


그리고―――···.


“당신들이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그냥 내버려 두고 갈 수 없습니다.”


“···겉보기보단 상냥하구려. 하지만 그러지 마시오. 당신의 목숨은 소중···.”


“그러지 말고 한번 믿어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촌장님.”


사람들 사이로 한 소녀가 걸어 나왔다.


이제 일곱살은 되어 보이는 소녀가 걸어 나오자 살아남은 사람들이 길을 비켜주었다.


마치 홍해를 가르듯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 나온 소녀.


그녀는 순록의 모피로 된 옷을 입고 머리에는 진주와 산호로 장식된 수실들이 얽힌 머리띠를 메고 있었다.


“아니, 하라Hara께서 갑자기 어찌.”


“이 자는 하늘의 아이이십니다.”


“하늘의 아이?!”


늙은 남자가 하라라고 불린 소녀의 말에 경악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반응도 대동소이했다.


“정, 정녕 이 소년이 하늘의 아이, 게세르란 말씀입니까?”


“예. 오트강의 손녀로서 보증합니다. 이 자는 하늘의 아이입니다.”


“아아. 그렇구나. 빙궁에선 우리를 버린 게 아니었어! 우리를 구원하려고 하늘의 아이를 보내신 거야!”


늙은 남자는 백단을 향해 크게 절을 올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를 구하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늑대를 처치하지도 않았습니다만.”


“그거야 금방 처치하실 것 아니십니까?”


“······.”


아까까지 백단을 향해 빈정거리고 그의 목숨을 걱정하던 늙은 남자는 반색을 하며 말했다.


갑작스럽게 돌변한 남자의 태도에 백단이 당황하기도 잠시, 하라라고 불린 소녀가 다가와 말했다.


“저들은 당신을 이제 전적으로 믿을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고맙습니다?”


“무얼요. 보우로서 게세르를 도왔을 뿐입니다.”


“보우?”


백단의 머리에서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에서 그에 대응되는 단어가 떠올랐다.


‘샤먼? 이 작은 소녀가 샤먼이란 말이야?’


백단이 소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검은 머리에 동양적인 외모, 하지만 어딘지 시베리아 원주민의 외모도 섞여 있는 그녀는 독특한 미모를 뽐내고 있었다.


아직 일곱살인데도 귀염상을 잔뜩 품은 그녀는 커서는 굉장한 미녀가 될 것 같았다.


‘희령이와 거의 동급의 외모군.’


흰 머리의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설희령과 다른 느낌의 매력이다.


“그럼 다들, 몸을 숨기고 계시지요. 때가 되면 게세르께서 알아서 늑대를 처리하실 겁니다.”


하라는 몸을 돌려 마을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소녀의 말에 짐을 싸서 들고 어디론가 향했다. 아마 근처에 임시로 만들어둔 피난처라도 있는 모양이다.


“저, 늑대가 저 사람들을 쫒지 않겠습니까?”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염려한 백단.


그 말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작은 샤먼, 하라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백단을 바라보았다.


“게세르께선 상냥하시군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푸른 늑대는 자기 자식의 일부를 잃어 분노했거든요.”


그녀는 백단을 향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분노한 푸른 늑대는 눈이 돌아간 채 이곳으로 반드시 돌아올 거랍니다. 제 자식의 시체를 수습하기 위해서라도요.”


“어···. 그렇군요.”


‘이걸 좋아해야 해? 말아야 해?’


백단은 혼자서 늑대 무리 전체와 싸우게 됬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그, 일단 그건 알겠고. 왜 저를 게세르라고 부르시는 겁니까?”


“그야 하늘에서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거야 그렇···. 잠깐 그걸 어떻게 압니까?”


“삼 년 전 그렇게 대놓고 떨어지셨으면서 모르길 바라신 겁니까? 이 근방의 부족들은 전부 하늘에서 게세르가 내려왔다고 다 알고 있습니다.”


“허. 나 그렇게 유명했던거냐.”


“예. 궁주께서 게세르를 꽁꽁 싸매서 정체는 불명이었지만 말이죠.”


“······.”


‘어머니···.’


백단은 계속해서 드러나는 설화령의 추함에 얼굴을 부여잡았다.


그러다 문득 백단은 하라가 자신을 이상한 단어로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제가 진짜 게세르인지 하늘의 아이인지 모르겠지만 제 이름은 백단입니다만?”


“알겠습니다. 게세르.”


“···백단인데요?”


“네. 게세르.”


“···백단.”


“게세르.”


“백단.”


“게세르.”


“하아. 알아서 불러라. 불러.”


이젠 존대조차 내던지고 손을 휘저은 백단.


“나보다 나이도 적은 것 같은데 말은 편하게 해도 되지?”


“그럼요.”


하라는 미소를 지으며 가슴에 손을 얹고 상체를 숙였다.


“저는 천한 보우. 원하시는 데로 취급하시길. 저는 그저 게세르의 도구일 뿐이니까요.”


“···나는 게세르도 아니고, 너를 도구 취급할 생각도 없다만?”


“이런 실례. 마음껏 다루셔도 됩니다.”


“그런 말 하면 뭔가 이상해지잖아!”


백단은 하라의 화법에 몸을 떨면서 근처 바위에 걸터앉았다.


“쯧. 그래서 늑대는 언제 오는데?”


“아마 한 시진도 안되어 올 거랍니다.”


“그래 두 시간이라. 좀 걸리겠네.”


백단은 그대로 바위 위에서 가부좌를 틀었다.


“나는 만전을 기하기 위해 이곳에서 준비할 테니까. 너는 멀리 떠나가.”


백단은 곧 늑대를 상대하는 데 있어 이 어린 소녀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괜찮습니다.”


“내가 신경이 쓰여서 그래. 그냥 가라.”


“떠날 수 없습니다.”


“아니, 늑대가 온다며?!”


“하지만 제겐 게세르가 있지요.”


하라는 묘한 눈빛으로 백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게세르가 있는 한 제가 죽을 일이 없을 거란 점괘가 나왔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 하! 나도 모르겠다. 알아서 해라.”


“예. 그리하겠습니다.”


“에휴.”


‘무협지의 샤먼인데 뭔 능력이 있겠지.’


백단은 그녀를 억지로 쫒아낼까 하다가, 그녀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거란 사실을 깨닫곤 일단 내버려 두기로 했다.


‘여차하면 내가 지키면 되니까.’


백단은 지금까지 해온 자기 수련을 믿었다.


‘적어도 늑대한테 죽지는 않겠지.’


아무리 푸른 늑대가 영물이라지만 백단이 죽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니, 반드시 죽이겠다고 백단은 마음먹었다.


그래서일까? 백단은 이 소녀를 지킬 수 있겠다. 라고 은연중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그는 하라에 대해 신경을 끄고 천천히 호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숨을 들이마시고, 역근세수경의 구결을 읊으며 내뱉는다.


“우와···.”


그 모습을 보고 하라는 처음으로 소녀다운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천지 만물의 기가 게세르의 몸을 타고 흐른다. 마치 자연과 동화된 것 같아.’


샤먼 후보인 하라는 남다른 기감을 가지고 있었다. 빙궁의 상승 무공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무공도 조금 익히고 있는 몸.


그런 그녀의 눈에 백단은 지금 천지의 기를 흡입하고 다시 뱉어내고 있었다.


마치 기라는 물이 백단이라는 호수를 통과해 흐른다고 표현해야 하려나.


‘단순히 호흡할 때도 자연과 거의 비슷했는데, 가부좌를 틀고 호흡에 집중하는 순간 완전히 동화되었다.’


백단은 자연과 거의 동화되었다.


흔히 무림인들이 말하는 기감으론 백단의 위치를 파악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하라가 육안으로 보고 있지 않다면 바로 백단의 기척을 눈앞에 두고도 놓칠 정도였다.


‘그런데 왜지?’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정도 기면 단숨에 단전을 만들어 채울 수 있을 텐데 왜 내뱉기만 하지?’


백단에게 흐르고 있는 기의 유동은 보통 범상치 않은 게 아니었다.


그 흐름은 거의 일류를 뛰어넘어 절정에 가까울 정도의 격류.


저 정도면 엄청난 효율로 내공을 쌓을 수 있을 텐데 왜 단전이 없는 건지 하라는 의아해했다.


‘일부로 단전을 만들지 않은 건가?’


라고 의심할 정도로 말이다.


실상은 백단이 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기에 기를 통제하지도, 단전을 만들지도 못한 거지만 말이다.


그렇게 하라가 멍하니 백단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어머?”


근처에서 작은 병아리 한마리가 쏘옥 머리를 내밀었다.


째짹―――.


병아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바닥을 쪼다가, 이내 백단을 보곤 그에게로 달려갔다.


낑낑거리며 바위를 올라간 병아리는 가부좌를 틀며 선정인을 취한 백단의 손안으로 들어가더니 그가 내뱉는 기를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세르가 순환시켜 정제하여 내뱉은 기를 병아리가 그대로 흡수하네?’


병아리는 백단이 통제하지 못하고 다시금 토해내는 기를 흡수하고 있었다.


작은 새는 그렇게 빠른 속도로 제 몸에 기를 채워나갔다. 이윽고 병아리의 몸에 가득 찬 기는 점차 한곳으로 모이더니 작은 좁쌀과 같은 영단을 형성했다.


‘순식간에 영물이 됐어.’


하라는 병아리가 영단을 형성한 걸 보고 경악했다.


‘게세르가 통제하지 못하고 내뱉는 기를 병아리가 날름 취한 거야!’


지금 상황을 속담으로 표현하자면 이것이다.


―――죽 쒀서 개 준다.


백단이 한차례 정제한 기를 모조리 병아리가 대신 취하고 있다!


“헤에?”


하라는 그 광경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갑작스럽게 영물이 된 병아리와 운기조식(백단은 자각도 못 하고 있지만)에 너무 심취해 병아리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에게 모든 기를 넘겨···, 아니 빼앗기는 백단.


그 재미있는 광경에 그녀는 한 시진이 조금 못될 때까지 둘을 관찰했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지?’


백단이 생각했다.


‘슬슬 한 시진은 지난 것 같은데.


이윽고 백단이 눈을 떴을 때 갈색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으악! 깜짝이야.”


그가 펄쩍 뛰어오르며 놀라다가 바위 뒤로 넘어졌다.


“크악!”


“짹짹!”


백단이 뒤통수를 박아 머리를 쓰다듬을 때 그의 머리 위로 작은 병아리 한 마리가 내려앉았다.


“응? 병아리?”


병아리는 백단을 향해 얼굴을 마구마구 비비고 있었다.


그는 떨떠름해 하며 병아리를 한손에 조심스럽게 쥐고 들어 올려보았다.


노란 솜털이 보들보들한 작고 귀여운 병아리였다.


“웬 병아리가···.”


“깨어나셨습니까. 게세르.”


하라가 그의 곁에 다가와 조신하게 손을 내밀었다.


백단은 그 손을 붙잡고 일어서며 그녀에게 물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이제 한 시진이 다 되어갑니다. 깨우려고 다가갔습니다만, 알아서 눈을 뜨시더군요.”


“아. 그래?”


백단은 아직도 얼얼한 뒤통수를 문지르다가 병아리를 그녀 앞에 내밀며 물었다.


“이 병아리는 뭐야?”


“아마 마을에서 살아남은 닭의 알 중 하나가 조금 전 부화한 것 같습니다.”


“그래? 근데 왜 나한테 왔지?”


“태어나자마자 본 것이 게세르여서 그런 것이 아닐지?”


“흐응. 각인 효과, 뭐 이런 건가?‘


백단은 병아리의 머리를 가볍게 한번 쓰다듬어보았다.


병아리는 골골대며 그의 손가락에 머리를 비볐다.


“꽤 귀여운데?”


백단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병아리가 마음에 들어 어깨에 올렸다.


병아리는 능숙하게 자리를 잡더니 발톱으로 그의 쇄골을 잡아 고정하고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몸에 흐르는 영기를 흡수했다.


“푸흡!”


하라는 병아리가 백단이 호흡하면서 자연스레 내뿜는 기를 흡수하는 걸보고 빵 터져 황급히 입가를 가렸다.


“응? 갑자기 왜 웃어?”


“크큭,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 그럼 뭐···.”


백단은 그녀의 웃음에서 뭔가 싸함을 느꼈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그나저나 푸른 늑대는 언제 오는 거야?”


“그건 아마 곧···.”


―――그때였다.


오싹―――···.


백단의 전신에서 소름이 돋았다.


“짹짹!”


병아리가 비명을 지르며 그의 어깨 위에서 내려오더니 다급하게 하라의 품속으로 도망쳤다.


하라도 표정을 굳히며 병아리를 안아 들고 숲의 저편을 바라봤다.


“···옵니다.”


쿠웅!


숲 저편에서 거대한 울림이 느껴졌다.


단순히 무게만으로 땅을 진동시키는 거대한 힘.


백단이 긴장한 눈으로 검을 뽑고 숲을 향해 겨눴다.


그러자 천천히 숲속에서 거대한 늑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과연, 늑대는 푸른 늑대라고 불리는 것처럼 푸른 털을 가지고 있었다.


“청랑···인가.”


늑대의 입에는 사람이 한명 물려있었다.


“으음!”


백단이 그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언제 사람을?!”


“아마도 늑대를 멋대로 사냥하려고 한 인근 부족의 사냥꾼 같습니다!”


하라가 설명했다.


백단은 눈앞에서 잡아먹히기 직전의 사람을 보고 눈이 돌아가 대뜸 달려갔다.


그는 검을 치켜들고 늑대를 향해 궤적을 그렸다.


만개의 궤적 중, 검이 가장 최대의 포텐셜을 발휘할 수 있는 완벽한 궤적!


―――커헝!


늑대는 자신의 앞발에 검이 닿자마자 곧바로 뒤로 도약했다.


단숨에 1m를 뛰어 뒤로 백스탭한 늑대를 보며 백단이 경악했다.


“피, 피했어?!”


백단은 자신의 검기에 자신이 있었다.


‘아무리 영물 늑대라 해도 내 검에는 베이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백단의 검기는 늑대의 앞발을 반으로 가르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늑대도 그 사실을 알고 바로 뒤로 점프해 백단의 검을 피한 것이다.


“씨발···.”


백단은 눈앞의 늑대를 보고 침을 삼켰다.


가만히 네발로 딛고 있는데도 성인 남성보다 키가 큰 거대한 늑대.


족히 2m는 달할 정도로 거대한 늑대는 백단의 눈앞에서 성인 남성을 꿀꺽 집어삼켰다.


“죽으라고 보낸 거였냐···.”


늑대가 포효하며 그를 향해 앞발을 휘둘렀다.


백단의 상체가 >자로 꺾이며 나무를 부수고 바위에 틀어박혔다.


-


“커헉···!”


바위에 틀어박힌 백단이 피를 토하며 바닥에 엎어졌다.


‘내가···, 내가 잘못 생각했다.’


설화령은 백단에게 늑대를 처리하란 명령을 내렸다.


백단은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거나 혹은 거기서 죽으라는 명령이라고 이해했다.


그러나 그는 설화령의 의도를 반쪽만 이해했다.


‘가치를 재증명하란 이야기가 아니었어.’


―――그냥 여기서 죽어라.


설화령의 명은 그의 가치를 재증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었다.


일말의 생존 가능성도 없는, 완벽한 사지로 내모는 가혹한 명령이었다.


그는 그 사실에 절망했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여기서 죽을 순 없다.’


그는 검을 역수로 쥐어 바닥을 짚고 강제로 몸을 일으켰다.


“허억···. 허억···.”


‘나는···!’


백단이 자신을 향해 포효하는 늑대, 청랑靑狼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너를 극복하고 더 나은 내가 되겠다.”


백단이 호흡했다.


그의 신체에서 활력이 돌며 빠르게 통증이 줄어든다.


체내에 자연스레 기가 순환하면서 백단의 신체가 강화된다.


그가 달려 나가 늑대를 향해 가로 베기를 날렸다.


검 끝에서 일만개의 궤적이 그려진다. 그 안에서 빛나는 궤적은 단 하나.


백단이 그 궤적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백단이 늑대의 무릎을 가르려던 순간!


까앙!


청명한 소리와 함께 늑대의 발톱과 백단의 검이 부딪혔다.


“어?”


백단은 궤적이 채 그려지기도 전에 막힌 검을 바라보았다.


“어어?”


백단은 처음으로 궤적대로 휘둘렀음에도 나오지 않은 검기에 당황했다.


‘아.’


그리고 그는 깨달았다.


‘내 검기劍氣는 검기劍技로 발현되는 것. 올바른 궤적을 그릴 때 그 끝에서 검에서 발현되는 검령劍靈.’


백단의 검기는 검이 올바른 궤적을 그렸을 때 발현되는 극히 한정적인 신검합일이다.


이 말은 반대로 하면.


궤적을 그리기 전에 검을 막는다면 검기가 채 발해지기 전에 검을 멈춰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수했―――.”


백단의 시야가 거꾸로 돌아갔다.


‘어?’


하늘과 땅이 반대로 보인 순간 그의 시야가 마구잡이로 뒤섞였다.


늑대가 백단을 한입에 물고 공중에서 흔든 것이다.


퉤엣, 늑대가 백단을 내던지고 백단이 바닥을 굴렀다.


“게세르!”


하라가 비명을 지르며 백단에게 달려가려고 했으나 숲속에서 뛰쳐나온 늑대들이 하라를 포위했다.


“으읏?!”


하라가 병아리를 품에 숨기며 몸을 움츠렸다.


“아아···.”


백단은 그 모습을 보며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러나 채 일어나지 못한 백단은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다. 그의 주위로 피 웅덩이가 고인다.


‘구멍···이 뚫렸다.’


다행히 내장이 상하진 않았지만, 신체에 구멍이 뚫렸다. 그는 피를 흘리며 피 웅덩이에 잠겨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내가 오만했다.’


백단은 그제야 자신이 오만했음을 자각했다.


‘거의 죽을 수 있지만, 반대로 내가 해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 내가 성공할 거라 생각했었다.’


그동안의 수행과 영약 샤워(?)로 강해진 백단은 자신의 강함에 은연중 자신감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푸른 늑대를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판이었다.


늑대는 토벌대마저 단박에 해치운 포악한 영물.


고작해야 백단 따위가 상대할 수 있을 저급 영물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나를 죽으라고 보낸 것이다.’


설화령은 그 사실을 알고 백단에게 기회를 주는 척 그를 사지로 내몬 것이리라.


제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늘의 아이라는 존재를 영물의 손에 죽게 하려고.


백단이 흐릿한 초점으로 하라를 바라봤다.


늑대 무리에 포위된 채 뒷걸음질 치다 나무에 부딪히는 그녀가 보였다.


‘그러게, 도망치랄 때 치지.’


하라는 늑대에게 물려 죽을 것이다.


‘살아남은 마을 사람들도 죽겠지.’


근처 임시 피난처로 도망쳤던 사람들도 모두 늑대에게 쫒겨 죽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도.’


백단 역시도 여기 푸른 늑대에게 물려 죽을 것이다.


‘죽는 건가?’


그 사실을 자각하자 추위가 몰려왔다.


몸에 피가 너무 빠져나가서, 열과 피가 부족해 체온이 떨어진 것이다.


실혈사失血死. 그로 인한 동사凍死.


그게 백단의 사인死因이리라.


‘춥다···.’


문득, 백단은 이 추위가 낯설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언제지? 내가 이 추위를 언제 또 느껴봤지?’


백단이 기억을 떠올렸다.


‘아, 그래. 4년 전 이곳에 처음 떨어졌을 때. 호수에 빠졌을 때 느껴봤지.’


그가 이 세계에 오고 나서 처음 호수에 빠졌을 때.


그는 그때와 이 추위가 어쩐지 비슷하다고 느꼈다.


죽음의 순간. 얼어 죽기 직전의 순간.


‘내가 이때 어떻게 했더라?’


그때 그는 살고 싶었다.


이대로 얼어 죽고 싶지 않았다.


‘이 추위를 몰아내고 따듯해지고 싶었지.’


―――그때 가슴 안에서 어떤 불길 같은 것이 치솟았다.


백단이 멍하니 피로 물든 검을 바라봤다.


‘검기劒氣···, 검기劒氣란 뭐지?’


언젠가 검을 휘두르면서 생각했던 의문을 다시 떠올린다.


‘검기劒氣란···. 검기劒技에 의해 발현되는 극한의 퍼포먼스···.’


신체와 검이 올바른 조화를 이루며 휘둘러질 때 발휘되는, 검 최대의 포텐셜.


그리고···.


‘내가 검기를 발현할 수 있었던 것도 검에 기가 흐르기 때문.’


그 포텐셜이란 바로 검이 내재한 잠재력(기)이다.


‘검기는 꼭 검기를 통해서만 발현할 수 있는가?’


검에 기가 내재하여 있는데 어째서 검기는 검을 휘두를 때만 발현되는가?


백단이 이해했던 기와 검기에 대한 기초가 다시금 흔들린다.


‘기는 만물에 내재하여 있다.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 몸에도 기가 흐른다.’


세상이 기라는 물이 가득 찬 바다라면, 백단은 그 기가 흐르는 강물本流


‘그리고 내가 쥐고 있는 검에도 기가 흐를 것이다.’


지금 이 검 끝에도 기가 순환하고 있···, 을 것이다.


검은 백단에게서 갈라진 지류支流.


‘검기劒氣란 애초에 검 속에 있었어.’


한차례 정립했던 이론이 무너지고 새로운 이론이 정립된다.


‘나는 그걸 검기劒技를 통해서만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기는 천하 만물에 흐르는 것. 꼭 검기劒技가 아니어도, 그의 검엔 검기劒氣가 내재하여 있다.


그러자 그는 어떤 흐름을 느꼈다.


그 흐름은 바로 호흡이었다.


호흡에 따라 순환한 흐름이 손끝으로 흘러가더니 검으로 이어지며 흐르기 시작했다.


검의 호흡과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공명하며 흐르는 그것은 이내 검과 일체가 되었다.


‘아, 그렇구나. 이게 기구나.’


백단은 죽음의 끝에서야 기를 느꼈다.


‘기란 곧 호흡. 호흡은 곧 흐름. 흐름은 곧 순환.’


백단은 몸에서 흐르는 흐름을 느끼며 검을 쥐었다.


‘검기란 나와 검의 호흡. 이 둘을 일체화시키는 것.’


푸른 늑대가 포효하며 백단에게 달려들었다.


백단이 검을 허공을 향해 내밀며 그대로 가로로 베었다.


그를 한입에 집어삼키려던 푸른 늑대의 아래턱이 검에 베였다.


늑대는 턱이 베이자마자 공중에서 제비를 돌아 도리어 백단을 뛰어넘어 검을 피했다.


“크르르···.”


푸른 늑대가 피가 흐르는 제 아래턱을 앞발로 쓰다듬으며 그를 노려봤다.


백단이 천천히 피웅덩이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피를 흘려 창백해진 그의 안색, 열이 빠져나가 덜덜 떨리는 몸으로 백단이 검을 쥐었다.


‘그렇다면 검기상인劒氣傷人의 경지는 뭐지?’


백단이 검을 바라봤다.


‘검기상인劒氣傷人의 경지는 검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형상화된 것.’


이 흐름이 검 내부가 아닌 외부에 흐를 정도로 유형화된 것이 바로 검기상인의 경지다.


백단은 천천히 호흡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반투명한 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검기상인劒氣傷人.


‘부족해.’


백단은 설희령이 만들었던 검기를 떠올렸다.


그녀의 검기는 눈을 닮아 하얗고 벤 것을 얼려버렸다.


백단의 검기는 예리하기만 할 뿐, 그 이상의 무언가가 없었다.


‘춥다.’


그는 생각했다.


‘이 추위를 몰아내고 싶다.’


그러자 그의 호흡에서 열기가 묻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호흡과 공명하고 있던 검의 호흡이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그의 검이 조금씩 새빨갛게 물들더니 이내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작열灼熱. 삼매三昧.


그가 흐릿한 초점으로 검을 황홀하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게···, 진짜 검기···.”


-


늑대에게 몰려 구석까지 몰린 하라가 백단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저, 저건!”


그녀는 백단의 새빨갛게 물든 검을 보며 경악하며 소리쳤다.


“삼매진화三昧眞火!”


‘아니 세상에 미친!’


하라는 제가 보고 있는 것이 정녕 현실인지 믿기지 않아 눈을 비비고 다시 떠보았다.


그러나 백단의 검은 여전히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아니 이게 맞아?!’


하라는 백단이 기를 느끼지 못해 단전을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어쨌든 그 결과, 백단에겐 단전이 없는 상태.


그 대신 잘 갈고 닦인 혈도가 있었다. 혈도를 통한 기의 순환은 거의 일류와 절정 사이의 간극을 매꿀 정도.


자연적인 체내의 기의 유동이 엄청나다 보니 단순히 검까지 기의 순환을 이어가는 것으로 검기, 더 나아가 검기상인의 경지를 이룩한 것이다.


‘호, 호흡···. 상시 운기조식···, 토납법만으로 검기를 만들다 못해 검기상인의 경지를 이룩했어.’


백단은 단순히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검기를 만들 수 있는 레벨에 도달한 것이다.


―――단전은 없지만.


‘그리고 그 기를 불태우다니! 이 무슨 비효율적인 짓을?!’


그것도 모자라 백단은 그 기를 불태워 양의 성질까지 부여했다.


그냥 검에 삼매진화를 일으켜 검을 불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당장 저 내공의 흐름만 유지해도 검기가 된다.


아니 저 기로 단전을 만들기만 해도 바로 상승경지를 이룰 텐데!


백단은 끝내 단전을 만든다는 선택지를 떠올리지 못했다.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어째, 무협 느낌이 잘 나는지 모르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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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건국기 10화. 박달나무 아래 곰이 쓰러지다 24.09.03 40 1 12쪽
33 건국기 9화. 박달나무와 곰, 달과 호랑이(2) 24.09.02 41 1 11쪽
32 건국기 8화. 박달나무와 곰, 달과 호랑이 24.09.02 46 1 12쪽
31 건국기 7화. 키문카무이Kim-un-kamuy 24.09.01 50 1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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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프롤로그 -5년. 백룡의 꿈, 흑룡의 꿈(3) 24.08.23 70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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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11년. 검기상인劒氣傷人, 삼매진화三昧眞火 24.08.16 99 2 29쪽
9 프롤로그 -11년. 늑대 24.08.16 103 2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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