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턴의 1948 통일 한국 대통령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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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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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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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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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극한직업 국회인턴

DUMMY

세상에는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은 없다.


적어도 국회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태진씨 여기 계약서에 싸인."


선임비서관이 내민 국회인턴 근로계약서이다.


벌써 11번째 그것도 단기 6개월 짜리.


"무기수도 아니고"


이건 무한 루프 국회 인턴이다.


입법기관에서 쪼개기 근로계약에 열정페이 강요라니.



국회에 들어온 지도 벌써 6년차.


처음 몇 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소위 '金턴'이 되었을 때만 해도 장미빛 미래를 꿈꾸었다.


국내 최고의 명문인 한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국회 비서관 경력도 풍부한 30대 유망한 청년 국회의원 김태진.


하지만 현실은 국회 인턴으로 사장님(국회의원) 일정에 맞춰 조기 출근에 스케쥴 관리, 홍보용 카드뉴스와 유튜브 동영상 제작, 그리고 지역구 민원처리 등 정신이 없다.


"태진씨 어제 의원님 정책발표 하신거 카드뉴스 좀 만들어봐요?"


선임비서관이 불러서 업무지시를 내린다.


"언제까지 하면 될까요?"


"지금 9시니까지 아직 시간 여유가 많이 있네. 11시까지."


아니 이런 홍보물이 무슨 동전만 넣으면 뚝딱 나오는 자판기 커피도 아니고.


"아 네 준비하겠습니다."


괜히 부당한 업무지시이네 너무한 거 아니냐고 따져봐야 이 좁은 국회 바닥에서 소문 나면 재취업도 어려우니.


"따르릉. 따르릉."


바빠 죽겠는데 왜 아침부터 사무실로 전화가 오고 난리야.

사무실 전화는 민원이 대부분.


"여보세요. 거기 백관수 국회의원 사무실이죠?"


"네. 맞습니다."


"용산공원에 요즘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여기저기 개똥들이 많아서 산책하기 힘들어요. 나와서 어떤지 좀 봐요."


"아 네. 불편하시겠네요. 빠르게 조치할게요."


아니 개똥이 있으면 구청 환경과에 전화하지 왜 국회의원 사무실로 전화질이냐.


이렇게 버럭하고 싶지만 이런 소소한 민원까지 국회비서 업무라 뒤집어지는 속을 꾹 누르고 최대한 친절히 대답해 본다.


그리고 구청에 전화해서 드럽지만 개똥 좀 치워 주십사하고 부탁을 한다.



"국회비서관은 말이지. 잘 하는 것은 없어도 괜찮은데 못 하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안 돼."


국회 짬밥이 20년이 넘은 어느 비서관님이 후배 비서들에게 해 준 말이었다.




***


국회는 소리없는 전쟁터이다. 사장님(국회의원)의 정책을 다른 공장(의원실)보다 발빠르게 만들고 홍보하는 일부터 경쟁이다.


국회의원 총선은 당내 경쟁자와의 공천경쟁부터 상대당을 밟고 승리해야 하는 서든데스라서 국가간 전쟁에 해당된다.


당내 공천권을 얻기 위해 여론을 주도해야 하고 다른 당과 후보를 꺾기 위한 온갖 권모술수가 동원된다.


대통령 선거는 전쟁의 정점인 세계대전에 비유할 수 있다.


당내에서의 경쟁은 물론 다른 당과의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을 두고 벌이는 양보없는 피튀기는 경쟁.


참혹한 전쟁의 결과만큼 그 과정에서 승리하면 많은 보상이 주어진다.


"김동원 의원은 지는 해고 젊은층으로부터 지지가 무섭게 올라오는 박상진 의원 캠프로 들어가야 합니다."


"태진씨가 잘 몰라서 그런가 본데 김동원 의원은 당내 지지기반이 넓은 다선의원인데 이제 인기를 얻고 있는 박상진 의원이랑은 비교가 안 되지.


다른 말 말고 우리는 김동원 의원 캠프로 간다."


나름 국회 짬밥이 있는 선임비서관의 말이니 들을 수 밖에. 사장님도 김동원 의원 캠프로 이미 노선을 정했고.


우리 사장님과 공장은 다음날부터 김동원 의원 캠프에 합류해서 선거홍보와 정책개발 등으로 한 달을 밤낮없이 일 했지만 결과는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탈락.


박상진 후보가 당내 대선후보가 되고 결국에는 대통령까지 되었다.


그때 내 말대로 줄만 잘 섰어도 우리 사장님은 장관 한 자리, 밑에 비서관들은 국회의원, 나도 5급 선임비서관으로 수직 상승할 수 있었는데.


줄을 잘못 서서 패전한 결과는 참혹하고 쓰디 쓰다.


우리 사장님은 올해 국회의원 총선에서 공천을 못 받았고 그 밑에 비서들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평소에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의원님부터 비서진까지 폭넓게 인맥을 쌓은 덕에 나는 공장을 옮겨 다른 사장님 밑으로 인턴이나마 재취업을 했다.


역시 엄마의 말을 들었어야 했나.



***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집에 있는 날이 거의 없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경찰에 잡혀가 몇 달씩 집에 못 들어오시는 적도 많았다.


태진이 초등학교 5학년이던 어느날 아버지는 차디찬 주검으로 집으로 돌아오셨다. 나중에 내가 커서야 알게 되었지만 의문사였다.


아버지 대신에 엄마 혼자 시장통에서 생선 가게를 하면서 억척같이 나를 키우셨다.


"우리 태진이가 또 전교 1등을 했지 뭐에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허리가 휘어지게 일하고 고생하는 엄마. 그늘진 엄마의 얼굴이 유일하게 환해지는 순간이 자식자랑을 하는 순간이다.


태진이 다른 친구들에게 지독하다는 소릴 들어가면서 공부를 했던 이유였다.


"엄마 저 정치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국회인턴에 지원해서 합격했어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국회인턴이라 엄마가 기뻐할 줄 알았다.

특히 평생 내가 결정하는 일에 무조건 응원해주는 엄마였기에.


"정치라고? 아니 왜 다른 것도 많은데. 엄마는 절대 반대니까 다른 일을 알아봐."


"엄마 제가 하고 싶은 일인데 평소처럼 믿어주면 안 되요?"


"너희 선대에서 아버지까지 나서서 정치한다고 하다가 어떻게 된 줄 알고 하는 소리야?"


"아니 어떻게 되셨는데요."


"말도 하기 싫다. 난 무조건 반대니까 그런 줄 알아."


이 말을 끝으로 엄마는 두 달간 말을 건네지 않았다.


나도 한 번 하기로 했던 일은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한치도물러서지 않았고 두 달이 지나서 엄마가 포기한 듯이 말했다.


"정치하는 거 다 좋은데. 남들보다 앞서서 나서지 위험한 일은 하지 말고 특히나 몸 상하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하고."



엄마는 서랍에서 손목시계 하나 꺼내 태진에게 건네주었다.

손목시계 가운데에 벚꽃 문양을 닮았는데 조금은 다른 꽃 문양이 있었다.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품이야. 너가 크면 주라고 했는데 이제 너한테 줄 때가 된 것 같네. 증조부로부터 계속 내려오던 거라고 들었다."


손목시계가 오래 되었지만 작동이 되고 있었다.



***



"태진씨. 한국대 나왔으니까 유튜브를 보고 소형 EMP 충격기를 좀 만들어봐?


이번 국정감사에서 의원님이 EMP를 써서 스마트폰이 고장나는 거 시현하실 거야.


북한이 EMP 무기를 개발하면 우리 첨단무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시려는 거지."



엄마가 주신 손목시계를 바라보다가 9급 비서인 이승혁의 말에 정신이 들었다.


아버지가 국회의장 친구이면서 고위급 외교관이라 집안 배경으로 9급 별정직 비서가 된 녀석이다.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독일 유학을 좀 했다고 평소 이렇게 독일어로 잘난 체를 얼마나 하는지.


"아모르 파티. 니체의 말처럼 운명을 사랑하면서 긍정적으로 살다보면 좋은 일이 따라 오는 거지."


'아모르 파티가 라틴어라는 건 아는 건지?'



한국대라도 전자공학도 아닌 문과인 정치외교학과 출신에게 소형 EMP를 만들라고 하다니 말이 안 되는 거다.


하지만 나에게는 식은 죽 먹기지.


전기 파리채를 분리해서 구리선 코일을 본체에 감고 납땜만 잘 마무리하면 끝.



***



내가 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 무렵 엄마는 갑작스럽게 위암판정을 받았다.


공사장 막노동, 주유소, 음식점 서빙과 설겆이. 배달, 편의점 등 할 수 있는 알바는 다 했지만 병원비와 학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국군정보사령부 HID 특임대원 모집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3년 복무기간 동안 매월 5백만원 월급에, 퇴직금 1억원.

엄마에게는 그냥 장교로 복무한다고 안심시켜 놓았다.



"너희들은 입대하는 순간부터 인간병기로 거듭난다."


훈련교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과거 특임대부터 있었던 공수훈련·유격훈련, 건물 및 교량폭파, 탈출, 사격술, 독도법, 전투무술 등은 물론 비행기와 전차 등의 조정법. 군사화학과 전기공학 등 엄청난 분야의 훈련과 교육을 받았다.


"이거 완전 훈련 종합선물세트 아니냐?"


"선물세트 풀면 살인병기 하나씩 나오는 거지?"


훈련을 받다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렇게 말하고는 했다.


HID 특임대 교육 중에 그나마 좋았던 것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군사대학에 파견 과정이 있어서 해당 국가의 언어와 군사학, 역사, 정치 등도 배울 수 있다는 거였다.


특임대 군생활에 대한 정보는 군사기밀이다. 그래서 제대

이후 답답했지만 누구에게도 얘기를 해 본 적이 없다.


한국대 졸업에 특임대 경력, 4개 국어까지 할 수 있다니 이 정도면 솔직히 내가 봐도 스스로 사기 캐릭터에 가깝다.


하지만 특임대 경력은 어디가서 자랑할 수가 없으니.



***



국정감사는 다른 위원보다 튀기 위해 경쟁하는 홍보무대다.


우리 사장이 소형 EMP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도 북한의 최신 EMP 무기 개발의 위험성을 국정감사 장에서 손수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위원님 이거 제가 어렵게 준비해 봤습니다."


내가 만든 EMP를 마치 자기가 만든 것처럼 9급 비서 이승혁이 생색을 낸다.


"의원님 생각대로 북한의 위협과 도발로부터 우리를 튼튼하고 안전하게 지키는 확고한 안보관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승혁 비서가 한 번 더 의원님에게 립서비스를 날렸다.


'확고한 안보관 좋아하네. 사지말쩡한 놈이 아버지 백으로 신체등급을 속이고 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주제에.'


돌려차기로 녀석의 입을 꿰매어 주고 눈썹을 몽창 뽑아버리고 싶다.



"타닥 타닥"


국회의원이 EMP를 스마트폰에 다가가서 작동시켰다. 원래라면 스마트폰이 꺼져야 한다. 그런데 변동이 없다.


"타닥 타닥"


국회의원이 당황한 듯이 다시 EMP를 작동시킨다. 역시 스마트폰은 미동도 없다.


나는 급하게 앞으로 나가서 의원 손에서 EMP를 낚아챘다.

그리고 손바닥에 대고 장비를 작동시켰다.


"타닥 타닥"


소리와 함께 손바닥으로 찌릿하게 전기가 흘러나왔다.

순간 어지러움과 함께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풀썩 자리에 주저 앉았다.




***



"조센징.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


어지러움을 참고 실눈을 떠 보니 눈앞에 똥색 군복을 입은 군인 한 명이 서 있다.


방금 이 사람 일본어로 얘기한 것 같은데.


다른 의원실에서 한일 문제를 다루면서 특수분장으로 일본군인 복장을 준비한 건가?


"일어나라고."


또 다시 일본어가 들려온다.

지금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작가의말

세상에는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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