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 사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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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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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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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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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보전

DUMMY

10-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늦었습니다!”


“이게 대체... 이건 정하나씨가 해결한 건가요?”


“아니요.”


수많은 헌터들이 경외심을 가지고 정하나를 바라보았다.


지원이 오기 전 그녀가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았고.

마기에 휩싸여 있던 이레귤러 몬스터를 잡았던 모습은 모두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뭐지?”


“성격이 겸손하신 건가?”


그러나 그들의 물음에 정하나는 아니라고 답했고

어째서인지 나를 바라보았다.


“성택씨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홍성택?”


“그게 누구야?”


갑자기 집중된 시선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해결됐나 보네.’


긴장이 풀리자 온몸의 힘이 풀렸다.


갑자기 산맥에서 수만 마리의 좀비들이 쏟아졌다.

그중에는 마기를 풍기는 이레귤러도 있었던 것.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때 쏟아지던 좀비들.

눈앞에서 사라지던 인간들이 떠올랐다.


‘그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깨달았고

약사여래도를 이용해 정하나의 트라우마를 치료했다.


“저기..”


순식간에 모든 일이 빠르게 처리됐다.


살아남은 대가로 정부에서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것부터.

정하나가 잡은 좀비들이 1성급 1,000마리, 2성급 300마리 이상이라는 이야기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1주일 예정이었던 동원이 그날 바로 끝났다는 사실.


-일단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홍성택씨.

-그.. 감사합니다.


하기야. 그 고생을 했는데 계속 이곳에 붙잡혀 있는 것도 말이 안 됐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를 받았고


-저. 정부 소속 헌터도 대우가 좋습니다!

-혹시 <메이킨> 길드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사란> 길드로 오시죠. 성기사, 사제들로 이루어진 길드인데...


몇몇 사람들은 내게 여러 제안을 해주었다.


‘지금은..’


그러한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둘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내 목표는 혼자서 던전에 들어가는 프리랜서 헌터일뿐.


“저..저기..”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어째서인지 정하나는 내 옆자리에 앉았다.


창천 길드에서 보내준 전용차도 있는데 어째서인지 내 옆에 앉은 모습.


그녀는 몇 차례 머뭇거리더니 이내 내게 말을 걸었다.


“감사합니다.”


“....”


“이번에 제가 토벌한 몬스터 사체 성택씨 앞으로 지급되도록 돌려놨어요.”


“?!”


놀라운 말에 눈을 크게 떴다.


그녀가 잡은 수천에 달하는 몬스터.

그것들을 내 앞에 돌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거든.


머릿속으로 그것들에 대해 떠올렸다.


못해도 몇천 마리 이상의 몬스터.

그것들의 마석만해도 족히 2000만원 이상은 됐으니까.


“대신 제 이야기 들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래.”


어째서인지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


각성하기 전 마족에게 가족을 몰살당했던 그 순간부터.


“이상해요.”


모든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었다.


그녀의 표정이 점차 밝아졌고

헤어지기 전 어째서인지 나를 보며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말하는게 이렇게 편할 줄은 몰랐어요.”


그 말을 끝으로 돌아가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

다음에는 꼭 나를 도와줄 만큼 강해지겠다는 다짐까지.


‘그런가.’


치료.

신성력을 이용해 외적 상처,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


“이렇게 하는 거구나.”


속으로 다시 약사여래도를 그렸다.


발밑에서 신성력으로 이루어진 그림이 그려졌고

그것은 순식간에 새하얀 신성력들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어떤 이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도 치료할 수 있는 능력.


약사여래도의 근본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런 능력이 생긴 게 아닌가 했다.


‘그렇다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부처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능력들까지.


그것들을 활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세존께서는 언제 돌아오시지..]


[모두 들어보게. 내가 어제 독화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는데.]


[자아! 세브라스 수도원 형제들이어 식사 시간이다!]


모두 저곳에 있었다.

내 능력을 발전시킬 곳이.


상자 안을 바라보았다.


세브라스 수도원의 사제들이 웃고 떠들며 쌀밥에 고사리를 먹고 있었다.


‘강해진다.’


이전에 돈을 벌기 위해.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 같은 의미가 아니었다.


“그때 그 감정.”


정하나를 도와주고 차올랐던 고양감.

그 느낌을 결코 잊을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었으니까.


사제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어떻게 활동해야 하고 어떤 방식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이번 여정에서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세존의 목소리다!]


[세존이시어! 제 깨달음을 검토해주십시오!]


[아아 세존이시어. 땅을 파니 이런 게 나왔습니다. 이런 보석도 기적이 아닐까요?]


내 목소리를 들은 사제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폐허가 된 수도원에 멀쩡한 건물은 약사전뿐.


‘강해지기 위해서는.’


사제라는 직업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세브라스 수도원을 발전시키는 것.


“여러분 새로운 전각을 하나 더 건설하는 게 어떨까요?”


이번 여정에서 운 좋게 필요한 재료를 모두 모았다.


정부의 포상금은 1,000만 원이었고

정하나가 준 4성급 마석, 몬스터의 사체는 필요한 재료를 뛰어넘고도 충분했으니까.


[과연..]


[그렇다면야.]


[어디에 어떤 전각을 짓는게 좋겠습니까?]


사제들의 물음에 곰곰이 생각해봤다.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주 전각, 즉 저 수도원을 대표할 수 있는 건물이었다.


왜 사찰에 가면 가장 크고 중심에 있는 건물이 있잖아?


때로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이 그 역할을 했다.


‘메인 전각부터다.’


메인 전각을 먼저 건설해야 했다.


그래야 사찰의 성격, 믿는 교리의 방향을 세울 수 있었으니까.


“우선 중심에 건물을 짓는 겁니다.”


사제들에게 중심에 건물을 지으라고 했다.

그곳에 석가모니 부처님과 석가설법도를 봉안하면 될 거라 생각했던 것도 잠시.


[사제들의 수가 부족합니다.]

[중심 불전을 건설할 수 없습니다.]


“?”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고 노동을 하던 사제들이 갑자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세존이시어 이 바위는 우리만으로 들어 올리기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아 마하-아델... 어찌 이런 고행이 우리를 기다린단 말인가!]


[젠장. 목숨을 바쳐서라도 이걸 옮기겠다!!]


건물을 지을 자리에 갑자기 튀어나온 거대한 바위.

그건 10명의 사제로 옮기기 불가능한 크기였기에.

그곳에 지금 당장 건물을 짓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렇다면.’


아마 수도원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인원들이 필요한 것 같았다.


수도원 구석구석을 자세히 살펴봤다.


고원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거대한 평야가 펼쳐져 있었고

폐허로 변한 수도원은 그중 작은 점에 불과했다.


“어떤게 좋지?”


옆에 있는 컴퓨터에 사찰 전각 배치도를 살펴봤다.


법주사, 회암사, 화엄사, 불국사 등 유명한 사찰들의 건물이 어떻게 배치됐는지를.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의미가 있었거든.


불교에서는 건물 하나도 그냥 짓지 않았기에.

건물의 배치에도 그들의 교리가 담겨있었다.


예로 들어 불국사.

성벽과도 같은 벽 위에 건물들이 있었고

비로전 아래에 있는 미타전.

이것들 모두 불국사가 보여주는 화엄의 연화장세계를 건물로 구현한 거거든.


‘그런 건..’


순간 그런 식으로 지을까 했지만, 그만두었다.


아직 불교의 교리의 기본도 이해하지 못한 사제들이었다.

오히려 어려운 교리에 역효과가 날 게 분명했다.


“역시 이것밖에 없다.”


눈에 보이는게 우선이었다.

그래야 쉽게 이해가 됐고

믿을 대상이 명확해지니까.


“여러분 약사전 아래에 건물을 짓는 게 어떨까요?”


[아래에 말입니까?]


[오! 마치 구르스님 보다 아래 등급의 신을 모시는 전각 같군요?]


[세존이시어. 그렇다면 땅을 파고 완벽하게 나눈 전각을 세우겠습니다!]


사제들답게 내가 의도하는 바를 잘 이해해주었다.

그와함께 그들에게 보살(菩薩)에 대해 물어봤다.


쉽게 생각해 부처라는 단계 아래에 있는 존재.


보살->부처로 단계별로 레벨업한다고 하면 이해하면 쉬웠다.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깨달았지만, 중생들을 위해 이 땅에 남은 존재들은 있지요.]


[그렇다면 이곳에 그런 분들을 위한 전각을 짓는 겁니까!?]


다행히 저곳에 보살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그렇다면.’


사찰에 단독으로 봉안돼는 보살.

그중 가장 유명한 보살하면 단 한 분밖에 없었다.


“그곳에 이분을 봉안할까 합니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자비를 대표하는 보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관세음보살도를 그렸다.

한 손에는 상징인 정병(淨甁)을 쥐고 있고

보관에는 부처를 그려 넣었다.


‘이번에는..’


복장물 안에는 옥수수. 감자와 같은 작물을 채워 불화를 완성한 것도 잠시.


[관세음보살도를 그렸습니다.]

[신성력이 2증가합니다.]

[정화와 관련된 효과가 10% 증가합니다.]


놀라운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정화.’


정화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관세음보살의 정병.

저거 정화를 뜻하는 거였거든.


[이. 이게 무슨!!]


[아아.. 이거였구나. 이거였어.]


[그때 이해가 되지 않았던 그 개념이 바로 이것이었다!]


[마하- 아델!! 사제들이 어서 이분을 모실 전각을 건설하자!!]


사제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식사로 체력을 회복했는지 빠르게 땅을 다지기 시작했고

폐허로 변한 수도원의 여러 자재들을 가져와 그 위에 세우는 모습.


빠르게 건물의 형태를 갖추자 눈앞에 놀라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원통보전(圓通寶殿)을 완성했습니다.]

[세브라스 수도원의 신성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세브라스 수도원 일대에 정화의 효과가 50%증가합니다.]

[세브라스 수도원 지하수가 정화됩니다.]

[세브라스 수도원 곳곳에 우물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제단이 추가로 설치됩니다.]


[마하-아델! 들은 적이 있소. 자비의 천사인 아바테르스 님을 말이오!]


[어째서인지 이곳에서는 그분의 기운이 느껴진다!]


[아아 이것이구나.. 이것이었어!]


전각이 완성되자 몇몇 사제들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경지가 올랐다는 것.

그것을 증명하듯 나 또한, 신성력이 10 증가했다.


“후우... 이거로 하나는 완성인가?”


정화.

그 능력에 특화됐다는 전각이 완성됐다.


그와 함께 수도원 주변에 뿌옇던 안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모습.


[마하-아델! 샘물을 발견했다!]


[전각 앞에서 물이 나온다.]


[이럴 수가.. 이건 마치 성수와 같지 않은가?!]


[세존이시어. 이것을 바칩니다!]


심지어 전각 앞에서 물이 솟아올라 순식간에 연못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곳에 물을 떠서 내게 바치는 사제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이건 뭘까?’


작은 병에 담긴 물이 순식간에 책상 위에 올라왔다.

그것을 들이키자 마치 시원한 탄산을 마신 듯 청아한 목 넘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세브라스 수도원의 성수를 섭취했습니다.]

[마나가 1증가합니다.]

[마나가 회복됩니다.]


“?!!??!?!”


놀라운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마나라고?”


마나.

마법사들의 전유물.

그리고 마나 회복과 관련된 모든 물품은 마탑에서 관리했고

그만큼 고가에 거래됐다.


“하하..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마나스탯이 올랐고 회복까지 됐다.


아직 이 스탯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할지 머릿속에 정리하고 있을 때.

눈앞에 놀라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도원의 전각이 2개가 됐습니다.]

[세브라스 수도원 생존자들이 수도원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생존자 10명이 수도원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또 뭐야.”

관룡사.jpg


작가의말

사진은 창녕 관룡사 대웅전 후불벽 뒷면에 있는 관세음보살도입니다. 조선 후기 작품으로 동그라미 친곳에 정병과 버드나무가지가 꽂혀있는게 보이시나요? 저게 바로 청관음경의 내용에 따라 관세음보살이 지닌 지물인 정병과 버드나무가지를 표현하기 위해 그린겁니다. 보통 관세음보살도에 많이 있습니다 저런 표현이! 그림이 너무커서.. 꼭한번 가셔서 보시기바랍니다! 좋은 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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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범자 +6 24.09.01 3,521 97 12쪽
13 정화 +5 24.08.31 3,617 100 13쪽
12 성기사 +3 24.08.30 3,726 9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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