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헌터 커뮤니티의 흑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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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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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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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커스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새롭게 커뮤니티를 개설한지 어느덧 며칠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커뮤니티 내부의 디자인을 몇차례 손보며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의 모든 S급 헌터들을 끌어모은 커뮤니티다.


저마다 자부심이 강한 인물들인만큼 쉽게 정착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의외로 내 계획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모양새였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커뮤니티 관리 도구>는 순항하는 커뮤니티의 지표를 나에게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 커뮤니티 관리 도구 >


- 현재 인원 : 83 / 100


- 24시간 게시글 수 : 127개



화면에 보이는 커뮤니티의 현재 수용인원은 83명.


나를 포함한 82명의 S급 헌터들이 커뮤니티에 가입한 덕분이었다.


더군다나 하루에 작성되는 게시글의 숫자가 무려 100개가 넘어서는 상황이었다.


수용하고 있는 인원의 숫자보다도 많은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는 의미였다.


다국적 커뮤니티인만큼 게시글의 작성 빈도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지만, 내 예상보다도 만족스러운 주기로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한 사람당 게시글 하나 정도는 올라오는건가? 물론 실제로는 혼자서 여러개 올리는 사람이 더 많겠다만.”


게시글이 올라오지 않는 커뮤니티는 죽은 커뮤니티다.


매일 작성되는 글이 선순환이 되는 커뮤니티야말로 활성화된 커뮤니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S급 헌터 커뮤니티의 시작은 매우 긍정적인 편이었다.


이대로 지금의 활동량이 안정화되기만 하더라도 활성화 상태에 도달할 터였다.


“간밤에 올라온 게시글들이나 확인해볼까.”


<커뮤니티 관리 도구>를 바라보던 나는 이내 손가락을 뻗어 그것을 닫아버렸다.


스윽-.


그리고는 손을 움직여 커뮤니티의 메인 게시판을 불러왔다.


그러자 하루동안 커뮤니티에 작성된 수많은 게시글들이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나는 눈앞에 떠오른 게시글의 제목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 제가 키우는. 화분들입니다.^^ (마산사나이 최두식)


- 이거 리워드 진짜 효과 있는거야? 직접 해본 사람 있어? [1] (tex11)


- 포인트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 출석체크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까? [7] (thundershock)


- 오늘. 점심인데용.^^ [2] (swordmaster)


- 포인트 이거 다른 사람이랑 주고받을 수도 있는 것 같은데? XD [17] (xkingx)



게시판을 불러오자 수많은 게시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커뮤니티에 들어온 헌터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작성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헌터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리워드]에 대한 것이었다.


<커뮤니티 관리 도구>에 귀속되어있는 기능들 중 하나, [리워드].


해당 기능은 커뮤니티 내부에서 획득한 포인트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강력한 혜택을 주는 기능이었다.


“역시나 다들 리워드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인가.”


아무래도 커뮤니티 내부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커스텀 네트워크]가 안배해놓은 기능으로 보였다.


다만, [리워드] 페이지 내부에서 파는 상품의 경우 사람마다 제각각이었다.


일정 주기로 포인트 상점 안에있는 내용물이 변경되는 것이다.


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커뮤니티 공개 첫날에 올라온 게시글들 덕분이었다.


커뮤니티 내부에 존재하는 촬영 기능을 이용해 상점의 내용물을 찍어올린 유저들이 있었던 것이다.


[리워드] 메뉴가 제공하는 상점의 내용물은 사람마다 다른 편이었다.


“······나야 해당 메뉴의 내용물을 볼 수 없으니 잘 모르겠는데 말이야.”


다만, 안타깝게도 나 자신만큼은 상점 내부의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내가 [리워드] 기능에 간섭할 수 있는거라고 해봤자, 상품 갱신 주기나 내부의 가격 배율 정도뿐.


내가 해당 메뉴에 들어가도 나에게만큼은 아무런 상품도 판매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포인트를 무제한으로 발행가능한 나에게는 아무 것도 팔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오늘 올라온 게시물들이나 확인해볼까.”


난감한 고민을 안고서 화면을 바라보던 나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화면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툭-.


내 손가락이 화면에 닿자 해당 게시글의 내용이 출력되었다.


나는 눈앞에 떠오른 게시글의 내용을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당연하지만 나한테 보이는 게시글의 내용물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다.


나에게 보이는 화면은 관리자를 위한 게시글 페이지였으니까 말이다.



[ 제목 ] 제가 키우는. 화분들입니다.^^


[ 작성자 ] 마산사나이 최두식


[ 이용자 정보 ] 최두식(61) / S급 / 불사기사


(사진)


요즘. 화분들 보는. 취미에 빠졌습니다.^^~~


저희 예쁜. 식물들. 보고가세요.~~


[ 댓글 0개 ]


[ 공지사항 / 수정 / 삭제 ]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화면만 해도 그러했다.


게시글을 작성한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함께, 해당 게시글에 대한 권한마저 보이고 있었다.


커뮤니티 이용자명 ‘마산사나이 최두식’의 정체는 S급 헌터 최두식.


닉네임과 이름이 동일한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의 실명을 당당하게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사나이였던 것이다.


“닉네임에 실명을 그대로 사용했구나. 역시 불사기사 최두식 다운 결정인가.”


나는 눈앞에 보이는 최두식의 게시글을 보며 신선함을 느꼈다.


S급들만 모여있다고 해도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는데에는 나름대로 거부감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허나 불사기사 최두식만큼은 자신의 실명을 사용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런 최두식의 게시글을 바라보던 나는, 다시금 게시글의 목록으로 돌아가 다른 게시글을 클릭해보았다.


“이번에는 다른 글을 한 번 확인해볼까.”


이번에 클릭할 글은 ‘thundershock’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작성자였다.


툭-.


내가 게시글의 제목을 누르자 ‘thundershock’가 작성한 게시글의 내용이 눈앞에 나타났다.



[ 제목 ] 포인트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 출석체크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까?


[ 작성자 ] thundershock


[ 이용자 정보 ] 알렉스 오브라이어(29) / S급 / 뇌제


나는 3일 전부터 이 커뮤니티를 이용하였지만 출석체크 이외에는 포인트를 획득할 수 없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습니까?


어떠한 활동이 포인트 획득을 가능하게 합니까?


나는 리워드 상점이 바뀌기 전에 상품을 구매할 필요가 있습니다.


[ 댓글 7개 ]


[ 공지사항 / 수정 / 삭제 ]



번역기를 돌린 내용처럼 보이는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 뇌제 알렉스.


미국에서 유명한 헌터들 중 하나였다.


내 마음속 파워랭킹에서 나름대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내 눈앞에 보이는 게시글의 주인은 아무래도 당장 포인트를 획득하고 싶어서 조급한 모양이었다.


커뮤니티 활동 자체보다는 그 떡고물에 더 관심이 있어보이는 케이스였다.


“뇌제 얘는 무슨 활동도 제대로 안하면서 보상을 타가려고 하냐?”


[리워드]의 내용물이 내 예상보다도 더 파격적인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금의 계기만 있어도 S급 헌터들이 성실하게 움직일게 분명했다.


다만, 며칠동안 올린 글이 질문글 이외에는 없는 뇌제의 행적이 조금 괘씸하게 보이기는 했다.


“와··· 사흘동안 적은 글이 열개인데 죄다 포인트 빨리버는 법밖에 없어? 대단하네.”


나는 이용자 ‘thundershock’, 그러니까 뇌제 알렉스의 커뮤니티 이용방식이 조금 더 정상화되기를 바랬다.


그가 커뮤니티의 부가효과보다는 커뮤니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뇌제 알렉스의 닉네임을 터치해, 관리자에게만 허용된 기능 하나를 활성화시켰다.



- [이용자 : thundershock]의 [리워드]를 갱신하시겠습니까?


- [이용자 : thundershock]의 [리워드]가 갱신되었습니다.



나는 뇌제 알렉스의 [리워드] 페이지를 갱신해버렸다.


이것으로 그는 당분간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포인트를 모을 수 있을터였다.


“다음부턴 활동 열심히 하자고. 유익한 게시글도 좀 많이 써주고. 어?”


뇌제 알렉스를 향한 들리지 않는 경고와 함께, 나는 의자를 뒤로 밀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동안 커뮤니티를 관리하다보니 유튜브 채널을 소홀히 하고 있던 부분이 있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다시 본업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후우. 이제 슬슬 촬영하러 나가봐야지.”


구독자 58만2천명의 전설적인 유튜버 ‘헌잘알’.


그 메인 컨텐츠를 촬영하러 나갈 시간이었다.




* * * * * *




전세계에 활동하는 헌터들은 대부분 소속사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었다.


매니지먼트 내지 에이전시라고 여겨지는 회사, 정확히는 현대 사회에서 ‘길드’라고 부르는 존재들이었다.


그런 길드들 중에서도 S급 헌터들이 속해있는 길드는 무척이나 콧대가 높은 편이었다.


전국의 모든 방송사와 유튜버들이 어떻게든 S급 헌터의 영상 하나 따보겠다고 노력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와 내 유튜버 동료, 채널명 ‘헌터사전’은 행운아인 셈이었다.


대한민국의 최연소 S급 헌터 천시예가 속해있는 길드— 셀레스티아 길드로부터 촬영허가를 받았으니까 말이다.


“유호야. 이거 얼마나 대단한 기회인지 알지? 어? 내가 이거 받아내려고 엄청 노력했다, 임마.”


“알았어, 알았어. 형. 엄청난 일인거 잘 알고 있다니까? 그러니까 조금 옆으로 떨어져.”


나는 그런 셀레스티아 길드의 게이트 토벌에 동행할 기회를 얻어낸 ‘헌터사전’ 채널의 주인, 최우현을 밀어내며 이야기했다.


그의 대단한 업적은 잘 알겠다만, 같은 말도 50번 넘게 들으면 피곤한 까닭이었다.


가뜩이나 더운 여름에 계속해서 달라붙는 최우현을 밀어낸 나는, 토벌을 준비하는 셀레스티아 길드의 헌터들을 바라보았다.


나름대로 대한민국 수위에 위치한 길드이기 때문이었을까.


헌터들은 저마다 값비싼 장비로 무장한 채 게이트 너머로의 진입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확실히 셀레스티아 길드정도 되면 수준이 다르긴 하네.”


나는 그런 헌터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으며 그들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했다.


헌터사전 채널을 운영하는 최우현 역시 그런 내 태도를 보고 빠르게 깨달았는지, 곧장 카메라를 켜고서 헌터들의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단순히 헌터들을 구경하러 온게 아니라,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팔아먹어 돈을 벌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확실히 셀레스티아는 셀레스티아란 말이지.”


“······.”


“이러다가 S급 헌터 하나만 포착하면··· 어, 뭐야? 저거 천시예 아니야?”


그렇게 카메라를 움직이며 주변을 살펴보던 최우현은, 어느새인가 S급 헌터를 발견했는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그런 최우현의 카메라를 따라 그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게이트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는 차량의 앞.


파라솔과 함께 구비되어있는 의자에 앉아있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검은 머리카락의 일부가 새하얗게 빛이 바래있는 헌터의 모습.


대한민국의 최연소 S급 헌터인 천시예가 그곳에 있었다.


“상태창을 보고 있는건가? 계속해서 허공에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와 천시예 사이의 거리가 먼 탓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최우현의 말대로 천시예의 손가락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보통 상태창을 조작한다면 단순히 몇초정도 조작하고서 꺼버리고 말지, 저런식으로 허공에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며 조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다시 말해 천시예가 상태창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보고있다는 이야기였다.


아마도 내가 추정하기로는 커뮤니티를 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내가 가진 [커스텀 네트워크]에 접근이 가능한 S급 헌터들 중 하나였으니 말이다.


“유호야. S급 헌터쯤 되면 상태창에 뭐 대단한 내용이라도 나오는거냐? 어지간한 헌터들은 보통 10초정도 보고서 꺼버리던데 말이야.”


“······.”


“유호야?”


아직 커뮤니티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최우현이 나를 바라보았다.


S급 헌터가 아닌 그는 커뮤니티에 대한 접근조차 허락받지 못한 까닭이었다.


나는 그런 최우현의 물음을 뒤로 한 채, 커뮤니티에 등록된 게시글의 제목들을 훑어보았다.


스윽-.


게시글 목록을 쭉 보고있다보면, 그중에서 가장 최근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가 눈에 띄었다.



- 게이트 진입 대기중. 더워서 힘들어용. ㅜOㅜ [1] (swordmaster)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 닉네임은 ‘swordmaster’.


상당히 특이한 컨셉으로 게시글을 올리는 이용자였다.


더군다나 해당 게시글의 제목은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해보였다.


게시글을 눌러보면 작성자의 신상을 알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해당 이용자의 정체가 천시예일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천시예의 닉네임을 바라보던 나는 영어로 되어있는 닉네임을 자그맣게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소드마스터?”


그리고 그 직후.


힐끔-.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을만큼 멀찍이 떨어져있던 천시예의 시선이 카메라를 응시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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