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헌터 커뮤니티의 흑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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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DUMMY

[커스텀 네트워크]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서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커뮤니티를 관리하면서, 틈틈히 영상편집 작업을 이어나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수확을 이야기해보자면, 단언컨데 최근에 올린 천시예의 전투 영상이었다.


셀레스티아 길드의 허가를 맡아 촬영한 천시예의 영상은 뜻밖에도 많은 이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한국 헌터의 미래로 불리는 검귀 천시예의 영상이기 때문일까.


그게 아니면 내 뛰어난 식견이 포함된 분석영상인 까닭이었을까.


천시예의 전투분석영상은 순식간에 100만 조회수를 넘어 200만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S급들 영상이 확실히 조회수가 잘나오긴 해.”


나는 천시예가 출연하는 영상의 조회수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바야흐로 대헌터시대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대였다.


그중에서도 S급 헌터들은 각 국가의 얼굴이라고 부를만한 존재들이었다.


그렇기에 국적을 불문하고 사람들은 자국의 S급 헌터가 타국 헌터들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에 기뻐하고는 했다.


다시 말해서 S급 헌터들의 영상은 흔히 말하는 애국심— 속된 말로 국뽕이라 부르는 감성과도 결부된다는 의미였다.


적어도 유튜브 알고리즘 측면에서의 확장성이 조금 더 크다는 것만은 분명해보였다.


“댓글도 비교적 클린한 편이고··· 이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것 같은데.”


나는 영상의 조회수를 확인하던 시선을 내려 그 아래의 댓글창을 바라보았다.


사람이 모이면 그 숫자만큼 논쟁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 일.


댓글창에서는 헌터들의 강함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평소에 달리는 댓글들과 비교하면 충분히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물론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리될 것이 분명했다.


오늘 안으로 헌잘알인 내가 만든 ‘전세계 S급 헌터 랭킹 TOP 10’ 영상이 업로드되는 까닭이었다.


“뭐, 헌터들 랭킹에 대한 논쟁도 오늘부로 완전히 끝이지.”


내가 그동안 수많은 S급 헌터들의 전투를 보며 분석해온 정보들.


그것들을 바탕으로 무척이나 공정하게 매긴 랭킹이었다.


헌터 유튜브계의 최고 권위자인 내가 매긴 랭킹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도 인정하고 납득할 수밖에 없을 터.


물론 그 내용에 반박하는 녀석이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없었다.


단순히 댓글을 삭제하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유튜브 댓글을 몇가지 더 살펴보던 나는, 이내 인터넷 브라우저를 종료하고 커뮤니티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네트워크 연결].”


띠링-.


내가 커뮤니티를 호출하자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나는 눈앞에 떠오른 게시글들을 하나씩 유심히 살펴보았다.



- 아니 부산물 가치가 이게 맞는거냐? [3] (tex11)


- 포인트 일괄 구매합니다. 엔화 및 달러 가능합니다. [1] (yamazaki)


- 오늘의.점심.한식뷔페.^^ (마산사나이 최두식)


- 어제 하루동안 3천 포인트 벌었습니다. XD [7] (thundershock)


- 최두식 저 사람은 하루종일 커뮤니티만 하는거야? [3] (frz0777)


- 저. 오늘도. 포인트 벌었어요 ^O^ [1] (swordmaster)



며칠 전부터 새로운 기능이 해금된 까닭이었을까.


커뮤니티의 게시판은 대부분 한가지 주제로 흘러가는 모양새였다.


포인트 획득.


새로 생긴 포인트 수급처를 이용해, 얼마만큼의 포인트를 벌어들였는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는 자신이 3천 포인트를 하루만에 벌어들였다고 주장하는 뇌제 알렉스같은 인물도 있었다.


“이제서야 포인트가 좀 제대로 돌기 시작하는 느낌이네.”


포인트 수급처가 생기니까 커뮤니티 내부에 본격적으로 포인트가 풀리는 모습이었다.


이 사실은 나에게 있어서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다.


기존처럼 출석체크를 통해서만 포인트가 수급가능한 상황에서는, 나 역시도 포인트 발행 기능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으니까 말이다.


아직 시중에 충분한 포인트가 풀리지 않은 마당에, 내가 막대한 포인트를 가져봐야 이상한 모양새가 되는 까닭이었다.


이는 커뮤니티 내부의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는 요소인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포인트 발행도 고민해봐야 하려나.”


커뮤니티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도는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다양한 기능들이 커뮤니티에 추가되어 갈 것이다.


다만, 그 전까지 이용자들을 충분히 붙잡아놓는 것은 커뮤니티에 대한 충분한 신뢰뿐이었다.


그를 위해서 검귀 천시예의 앞에서 S급 헌터 행세를 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 덕분에 앞으로도 S급 헌터 행세를 해야겠지만 말이다.


“······.”


생각해보니 조금 막막한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단점만 있는건 아니었다.


나름대로 S급 헌터 지인이 생긴 상황이 아니던가.


천시예의 인맥을 이용해서 S급 헌터들의 전투영상이라도 하나 촬영할 수 있으면 이득이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던 도중.


지이잉-.


커뮤니티 게시판을 바라보던 내 스마트폰이 갑작스럽게 울리는 모습이었다.


나는 진동이 울리는 스마트폰을 주워들어 잠금을 해제했다.


“······뭐야?”


손가락을 내려 스마트폰의 알림 메세지를 확인해보면, 낯선 프로필 사진으로부터 도착한 메세지 한통이 있었다.


다만, 그 옆에 적혀있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다소 눈에 익는 이름이었다.


S급 헌터, 천시예.


그녀로부터 나에게 보내져온 메세지였으니까 말이다.


더군다나 메세지의 내용은 그보다 한층 더 예상치못한 것이었다.


“나보고 잠깐 얼굴 좀 보자고?”


아무래도 천시예가 나에게 무언가 용건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 용건이 같은 S급 헌터를 겨냥한 것인지, 58만 유튜버를 겨냥한 것인지는 직접 만나봐야 알테지만 말이다.




* * * * * *




역근처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카페.


그곳에서 나는 불만이 가득해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새하얀 머리카락.


그리고 그런 머리카락을 조금이나마 가리려는듯이 눌러쓴 모자와, 눈을 가리고 있는 커다란 선글라스까지.


중증의 연예인병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있는건 당연하게도 나를 호출한 검귀 천시예였다.


그녀는 제 앞에 놓인 달콤한 버블티를 먹으면서도, 불만에 젖은 목소리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오는동안 우연히 보게됐는데 말이야. 이건 대체 뭐야?”


그런 천시예의 스마트폰에는 내 채널, ‘헌잘알’의 영상 하나가 띄워져있었다.


내가 이곳에 오기 직전에 업로드한 영상이었다.


영상의 제목은 ‘전세계 S급 헌터랭킹 TOP 10’.


내가 한참 전부터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회심의 역작이었다.


“뭐긴 뭐야. 유튜브 영상이지.”


“그걸 말하려는게 아니잖아. 여기! 내가 나오는 부분말이야!”


영상의 재생시간을 조작한 천시예의 손가락이 그녀 자신이 나오는 장면을 가리켰다.


랭킹 8위. 검귀 천시예.


깔끔한 폰트로 적혀있는 글자가 보이는 모습이었다.


내가 보기에도 훌륭하게 편집한 영상이었다.


“랭킹 8위?”


“그래, 그거 말이야! 왜 내가 랭킹 8위밖에 안되는건데?”


그녀는 8위라고 적혀있는 부분을 강조하면서 나를 노려보았다.


대체 뭐가 그리 불만인가 싶었더니, 내가 그녀를 랭킹 8위로 선정한게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천시예의 모습에 나는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설마 본인이 랭킹 1위일거라고 생각한건 아니지?”


“그건··· 1위까지는 아니더라도 3위정도는 줄 수 있었잖아.”


“거기 나와있는 랭킹 8위도 최근 활약상을 보고서 올려준거야. 나도 나름대로 너를 고평가해서 8위에 넣은거라고.”


하루종일 헌터들 분석하는게 내 생업 아니던가.


나름대로 냉철한 분석끝에 매긴 랭킹이었다.


천시예에게 8위를 매겨준 것도 내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후한 결정이었다.


허나, 그녀는 그마저도 불만이었는지, 가늘게 뜬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물론, 당신도 S급 헌터니까 나름대로 보는 눈이 있겠지만······.”


“보는 눈이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저평가가 심하잖아. 아무래도 안되겠어. 밖에 나가서 나랑 직접 붙어.”


여전히 나를 S급 헌터라고 생각하고 있는 까닭이었을까.


헌터 랭킹에 대해 운운하던 천시예는 하다못해 나보고 한판 붙자고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애석하게도 나는 S급 헌터가 아니라 그녀의 요청에 응해줄 수 없었지만 말이다.


‘E급 헌터가 S급 헌터랑 붙어봤자 1초도 지나기 전에 끝나겠지.’


애초에 내가 가진 특성은 전투쪽 계통조차도 아니었다.


나는 고작해야 에어컨 틀어놓고 커뮤니티 관리하는게 전부인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천시예의 요구를 칼같이 거절했다.


“말도 안되는 요구야. 애초에 그런걸 부탁하려고 날 여기까지 불러낸건 아니겠지?”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그럼 이상한 방향으로 돌아가지 말고 용건부터 이야기하고 보자고.”


난감해하던 얼굴의 천시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그런 내 이야기에 그제서야 머리가 조금 식은 것이었을까.


천시예는 제 앞에 놓여있는 버블티를 쭉 들이키는 모습이었다.


두꺼운 빨대로 내용물을 한차례 빨아들인 이후.


천시예는 버블티를 내려놓은 채로, 나를 향해 시선을 보내며 물었다.


“당신도 [커뮤니티]에 속해있으니까 출석체크 포인트는 계속 받고 있는 중이지?”


버블티를 마신 천시예가 꺼낸 질문.


그것은 커뮤니티의 출석체크 기능을 통해 얻는 포인트에 대한 것이었다.


커뮤니티가 개방된 이후 2주가 넘는 시간이 흘렀으니, 대부분의 이용자가 네자리를 넘어서는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나도 S급 헌터 행세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나는 천시예의 질문에 어느 정도 장단을 맞춰주었다.


“물론 매일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포인트를 수령하고 있지.”


“출석으로 획득가능한 포인트는 전부 다 가지고 있는거야?”


“하나도 안썼으니 그대로 남아있다고 봐도 무방할거야.”


툭, 툭-.


내 이야기를 들은 천시예가 손가락 끝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머릿속으로 무언가 계산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일까.


한참동안 고민에 잠겨있던 그녀는 이내 결심에 찬 눈으로 나를 보며 이야기했다.


“그럼 그 포인트 전부 나한테 팔아줘.”


“뭐······?”


“당신이 가지고 있는 포인트, 전부 다 나한테 판매해달라고.”


천시예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커뮤니티 포인트를 전부 그녀가 매입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더군다나 천시예의 이야기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오른손으로 손가락 두개를 펴서 나에게 내보였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이야기했다.


“20억. 당신이 가진 포인트를 전부 20억에 매입할게.”


현금으로 20억.


그것이 천시예가 나에게 제안한 금액이었다.


2천조차 안되는 포인트에 그녀가 내건 금액이 무려 20억.


그 어마어마한 액수를 조용히 곱씹어보던 나는, 어쩌면 이것이 자신에게 모종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억이라.”


E급 특성, [커스텀 네트워크].


그것이 처음으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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