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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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in
작품등록일 :
2024.08.19 21:39
최근연재일 :
2024.09.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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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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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역할 분담

DUMMY

영희와 하리는 서로 우주인타운 복구 현장을 둘러보았다.

영희는 어디서 난 것인지 안경까지 착용한 채 조그만 수첩까지 들었다.

하리는 입에 아이스크림만 물고 주변을 휙휙 둘러보았다.


철수가 그 둘에게 지시한 사항은 주변 상황 파악.


그 둘이 보기엔 별 다를 것이 없었다.

평범하게 쇼핑몰 주변을 복구하는 작업만 하는 것 같았다.


하리는 현란한 혀 놀림으로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물었다.


“아무리 봐도 그냥 복구 작업 열심히 하는 것으로만 보이는 걸로 보이는 데요?”

“원래 정보는 쳐다본다고 나오지 않는 법이지!”


영희는 수첩을 덮으며 영희는 근처 멀쩡한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가 제일 뻥 뚫린 정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정보는 알아서 떠드는 거야. 우린 캐치만 하는 거고.”

“예? 그걸로 되겠어요?”

“당연하지. 소장님 말씀 못 들었어? 이 주변은 이미 교단의 영역이야. 일반인? 있겠지만 신도들이 더 많겠지. 자기들도 그렇게 생각해서 무의식중에 떠들다가 정보를 흘릴 거야. 작가들 대신 정보 얻는 일도 꽤 많이 해본 이 언니 말을 믿어.”


하리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둘은 음료와 디저트를 시키고 자리에 다시 앉았다.

하리는 그 사이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 쓰레기를 치우려고 했다.


그렇게 슬쩍 일어나며 쓰레기통 옆 테이블의 이야기를 슬쩍 듣게 되었다.


“이번에 대선도사님이 오신대. 그때 대선도사님을 부교주로 추대하실 생각인 것 같아.”

“아무래도 그러겠지. 우주보안원이 여기까지 쳐들어왔다는 건 교주님이 여기 있다는 걸 낌새를 알아챘다는 거겠지?”

“아무래도 교주님도 혹시를 대비하시는 것 같아.”


하리는 쓰레기를 버리고 그들과 혹시 눈이 마주칠라 후다닥 제 자리로 돌아왔다.

심장이 벌써부터 두근거렸다.


뭐하는 인간인지 모르겠지만 대선도사인지 뭔지 하는 인간이 부교주가 된다는 거지?

그렇게 영희에게 이야기를 하려는 순간 영희의 표정이 이상함을 느꼈다.

하리는 조심히 자리에 앉으며 그녀의 상태에 물으려던 찰나였다.


“22번 고객님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하리는 영희 대신 음료와 디저트를 받으러 다시 자리에 일어났다.

그렇게 다시 자리에 다시 돌아가면서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귀에 들려서 자신도 모르게 들었다.


“지구 종말 사무소란 곳에서 정말 지구를 종말 시킬 거래.”

“그게 사실이야?”

“저기 복구 작업하는 거 보면 몰라? 그거 다 그 사무소에서 교주님과 다투면서 생긴 거라고 그랬어.”


어?


하리는 잠시 이게 뭔가 당황스러웠다.

그게 아닌데···, 라고 말하기엔 다들 이미 지구 종말 사무소는 공공의 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입과 입으로 비대해지는 거대하고 무서운 적.


범접할 수 없는 두려운 거대한 악이 되어 그들의 공포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리와 영희는 눈이 마주치자 서로 어색해져버렸다.


“우리 그냥 조용히 먹기만 하자?”

“네, 그, 그래요.”


철수가 예상했던 대로 이명주는 철수를 그는 자신의 대척점에 선 자로 알차게 써먹기 시작했다.

우주보안원의 등장으로 혼란한 이 상황을 더 단합하는 계기가 되었고 불안은 종교가 믿음을 주었다.


단란해 보이지만 집단 광기의 현장 같았다.

분명 평범한 일상을 누리지만 나누고 있는 대화는 비정상적이었다.

하리와 영희는 음료를 쪽쪽 빨아 먹으며 파들파들 떨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제일 무서운 일을 하는 거 같아요.”

“내 말이!”


***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냥 간단하게 넓게···.”

“이왕 할 거면 조형물도 많은 곳이 좋죠. 여러 변수를 이용할 수 있으니까.”


매니저와 철수는 진지하게 호텔 뒤 빈 터를 두고 진지하게 상의를 하고 있었다.


삼남은 자신 외에 각성자를 본 적은 거의 없었다.

형인 김이남이 보여주지 않은 탓도 있었고 이공간을 다루는 각성자는 소문으로만 들었다.

매니저는 빈 터를 그 자리에서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곧장 숲과 같이 만들어냈다.


“후유, 이러면 호텔 내부에서도 숲 안은 잘 안 보일 것 같네요.”

“음, 괜찮은 것 같네. 삼남이 녀석이 힘을 맘대로 써도 넓으니 괜찮겠고.”

“네?”


철수와 매니저의 말에 삼남은 놀라 바라보았다.

철수는 숲을 가리키며 답했다.


“너와 여기서 능력을 쓰는 연습을 할 거야. 참는 연습으로 컨트롤을 하는 것보다 써서 감각을 익히는 게 백배 천배 나아.”

“그, 그러면 위험하잖아요!”

“그래서 여길 왔잖아.”


철수는 매니저를 한번 보았다.

매니저는 어깨를 한번 으쓱이더니 공간을 한번 일그러뜨렸다.

그곳에서 철수 몸뚱이만한 오함마를 꺼내들었다.


그걸 가뿐히 들고 숲을 향해 휘둘렀다.

그러자 그 주변 나무들이 거칠게 흔들리더니 나무들이 한 번에 무너졌다.


피슥-.

쿠우웅!


나무들이 큰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스스스-.


얼마 뒤, 다시 나무는 원상복구 되어 다시 숲이 되었다.

삼남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이공간을 다루는 각성자는 원하는 대로 물건도 움직일 수 있고 지형지물도 맘대로 할 수 있구나!

어쩌면 이건 이공간을 다루는 각성자의 최종 형태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은?


삼남은 자신의 손을 힐긋 보았다.

한 번도 생각 못했다.

만약 자신의 각성 능력의 한계치를 이룬다면 어떤 것까지 할 수 있을까?


“저는 뭘 하면 될까요?”

“따라와.”


철수는 그렇게 말하며 숲으로 먼저 들어갔다.

하지만 들어가면서 분명 걸어서 들어갔는데 그림자를 밟는 순간 어둠이 되어 사라졌다.

당황한 삼남은 황급히 뒤따라 들어갔다.


매니저는 그 둘을 바라보며 돌아오면 먹을 간식을 만들어야겠다며 호텔로 향했다.


숲 중간쯤 갔을까?

아직 훤한 오후인데 어둠이 삼남의 앞을 가리는 것만 같았다.

어둠이라니!


“헉!”


깜짝 놀란 삼남은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그러자 자신의 눈앞에 손이 있다는 걸 알았다.

정말 어둠이 드리워진 게 맞았다.


나무 가지에 다리를 매달고 삼남을 노리고 다가올 줄이야!

삼남은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철수는 나무에서 내려와 삼남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옷부터 머리까지 하얀데 어쩐지 그림자처럼 까맣게 느껴졌다.

그렇게 달려들자 삼남은 허둥지둥하면서도 손에 전격을 일으켜 빛을 발산했다.


파지지직!


전격이 터지는 소리와 강한 빛이 퍼지는 것이 마치 섬광탄이 터진 것만 같았다.

철수는 강한 빛에 눈살을 찌푸리며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전격을 일으키기만 하는 게 아니라 빛만 일으키는 용도로만 쓸 수도 있군.

역시 실제로 쓰게 하니 적용하는 활용도가 늘어남을 느꼈다.


정작 삼남은 쓰면서도 당황해서 손이 허우적거렸다.


“괘, 괜찮으세요? 역시 너무 과격했나?”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네?”

“그래서 이런 곳까지 빌렸잖아.”

“그, 그렇지만···.”


삼남은 대꾸하려고 할 쯤 철수는 총을 들어 삼남의 머리를 향해 겨누었다.

그리고 싱긋 웃었다.


“걱정 마, 살살 다뤄줄게.”


삼남은 안색이 파리해져서 그대로 곧장 달렸다.

누가 누굴 걱정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으아아악!!”


호텔 밖은 우르릉 쾅쾅 번개 치는 소리와 총 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매니저는 그런 소리를 배경음 삼아 냉장고에서 케이크 시트를 꺼냈다.

오늘 같이 번쩍번쩍 하는 날엔 제철 딸기를 올린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좋겠다.


시간이 제법 흘러 케이크를 완성하고 딸기를 준 고객 몫까지 철저하게 따로 만들어뒀다.

하여튼 질투 많은 짐승은 어쩔 수 없다니깐.


그렇게 냉장고에 고이 넣고 모양이 고정되게 기다렸다.

그동안 원두나 내리며···.


벌컥!


그 순간 철수가 호텔 문을 발로 차며 들어 왔다.


아, 저 인간 가끔 저런다니까.

달콤한 시간이 철수로 인해 깨졌지만 매니저는 능숙하게 익숙한 것처럼 어색히 미소 지었다.


“뭐 필요한 것이라도?”

“매니저 뭐해요? 갈아입을 옷 같은 거 없어요?”

“네? 아, 많이 더러워졌구나. 누구 입을 건가요? 트레이닝 복 정도는 다양하게 있답니다.”


철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렇다는데? 뭐, 가서 받아 올래? 갔다 줘?”

“제, 제가 갈게요! 그, 그 정도로 애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철수 뒤로 교복이 너덜너덜해진 삼남이 어정쩡하게 호텔 안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매니저는 잠시 움찔했다.

본의 아니게 혜성가의 형제들의 부끄러운 모습들을 다 직관하고 말았다.


매니저는 얼이 빠진 상태로 손으로 비품실을 가리키며 눈을 피했다.

김이남은 서른이 넘은 성인이지만 삼남은 이제 고등학생인 10대니까 마주치면 안 될 것 같았다.


삼남은 가리킨 대로 후다닥 빠르게 비품실로 들어갔다.

철수는 주머니에 두 손을 꽂은 채 껄렁거리는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그리고 매니저를 힐긋 보았다.


“왜 그래요?”

“아무리 혜성가 도련님이래도 어린애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애 옷을 저렇게 되도록 굴려요?”


철수의 눈이 슬쩍 삼남이 들어간 비품실로 향했다.

그러다 다시 매니저로 눈이 돌아갔다.


“저 녀석이 얼마나 무서운 녀석인데?”


철수는 자신의 주머니에 구겨 넣었던 손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정장 소매 끝이 불에 탄 것처럼 그슬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매니저는 눈이 커졌다.


철수의 옷은 특수제작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런데 스치기만 해도 이 정도라면 정통으로 맞았더라면 철수도 뼈도 못 추슬렀을 것이란 뜻이다.


슬며시 매니저는 철수에게 물었다.


“그래서 언제쯤 우주보안원들에게 동의 연락을 하실 생각입니까?”

“뭐, 그쪽에서 안달이 날 쯤에나?”

“글쎄요, 천랑 측에서 더 안달이 날 것 같은데···.”

“쯧, 요즘 애들은 기다릴 줄도 모르나···.”


철수는 혀를 찼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매니저는 한발 조금 물러나며 흥미롭다는 듯이 고갤 갸웃거렸다.

그리고 위아래로 철수를 훑어보았다.


“손님, 성격이 좀 바뀌신 것 같은 거 아세요?”

“뭐요?”

“뭐랄까···. 설명하긴 어려운데 조금 더 말이 까칠해진 느낌? 행동도 그러고···. 예전엔 좀 얌전하고 차분한데 지금은 예전 성격 나오는 것 같아 보이는데 제 기분 탓일까요?”


철수는 잠시 멈칫 했다.

어쩐지 이게 다 악몽을 꿔서 그런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 들었다.

그때 그 동료들 얼굴을 봐서 그때가 생각나서 그때 말투, 생각, 행동을 무의식에 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 당시의 기억은 제대로 하는 것은 없으면서.


“그 전에도 날 만난 적 있었어요?”

“에이, 당연히 없었죠. 그냥 어디서 주워들었죠. 나도.”


철수의 이야길 어디서 쉽게 주워들을 리 없다.

철수의 실종을 죽음으로 만들어준 사람이 바로 여기 있는 매니저였기 때문이다.

철수와 매우 유사한 시체에 군번줄을 달아 철수인 것으로 꾸몄다.


하지만 매니저의 감으로 하는 말은 얼추 맞았다.

철수는 점차 예전의 감이 살아나고 있었다.

그 전까지는 혼자 안전하게 하는 일만 하다 보니 위험할 짓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몸을 쓰게 된 게 얼마만인지 생경한 기분이다.


몸이 그때의 기억을 스스로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찌르르르-.


호텔 벨이 울렸다.

매니저는 신호를 보고 내선 통화를 받았다.


“네, 프런트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매니저는 통화를 받으며 점점 표정을 구겼지만 입은 정말이지 상냥하게 웃었다.


“네, 네에. 알겠습니다.”


이를 꽉 깨물며 전화를 끊는데 갑자기 그가 3년은 훅 늙어 보였다.

그는 청소도구를 끌고 씩씩대며 올라가는데 아무래도 호텔 체크아웃 한다는 전화였던 모양이다.

그 사이 삼남은 비품실에서 나왔다.


“옷이 이런 거 밖에 없어요?”


분명 매니저는 트레이닝 복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옛날 사회 선생님이 입을 법한 얼룩덜룩한 등산복 셔츠를 입고 나왔다.


큭, 철수는 갑작스런 내상을 입었다.

매니저의 사복 패션 센스는 생긴 거랑 다르게 정말 상상 초월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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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나야 나 24.09.13 6 0 12쪽
23 23화 도발 24.09.11 5 0 12쪽
» 22화 역할 분담 24.09.09 10 0 12쪽
21 21화 첫 회의 24.09.06 11 0 12쪽
20 20화 달고 퍽퍽한 24.09.04 11 0 12쪽
19 19화 이런 사람들 24.09.02 7 0 12쪽
18 18화 혜성의 눈과 귀 24.08.30 8 0 12쪽
17 17화 까마귀의 흔적 24.08.28 11 0 12쪽
16 16화 감시대상 No. 225 24.08.26 13 0 12쪽
15 15화 호랑이의 습격 24.08.23 11 0 12쪽
14 14화 코스모의 제안 24.08.21 9 0 12쪽
13 13화 혜성의 계승자와 늑대의 수장 24.08.19 10 0 12쪽
12 12화 은밀한 접선 24.08.19 7 0 13쪽
11 11화 휴일의 마무리 24.08.19 6 0 12쪽
10 10화 다시 만난 김 대리 24.08.19 8 0 12쪽
9 9화 휴일의 시작 24.08.19 4 0 12쪽
8 8화 초대 받지 않은 손님 24.08.19 6 0 12쪽
7 7화 천랑 시큐리티 24.08.19 5 0 12쪽
6 6화 사명감이 밥 먹여 주나 24.08.19 8 0 12쪽
5 5화 비정상 회사원 24.08.19 7 0 12쪽
4 4화 산 넘어 산 24.08.19 7 0 12쪽
3 3화 지구 종말 사무소 24.08.19 9 0 12쪽
2 2화 토끼와 사자의 대결 +1 24.08.19 8 1 12쪽
1 1화 버킷리스트 24.08.19 2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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