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슈퍼 리치(L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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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명선생
작품등록일 :
2024.08.22 23:59
최근연재일 :
2024.08.2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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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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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야오른이라 불려진다

DUMMY

누군가 들었다면 순진한 소년의 몸이 물리적으로 부숴진게 아닌가 걱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였다.

소년의 몸이 블러드 골렘의 몸을 부수고 있었다.

암석으로 이뤄진 주먹은 소년의 단단해진 육체를 부수지 못했다.


"피부의 경화인가. 아니면 육체의 강화인가."

"저 피부색을 보건대 드래곤의 육체인것 같군요."


놀랍게도 소년은 생물의 정점이라는 드래곤의 육체로 몸을 변화시켰다.

그냥 드래곤 조무사라 불리우는 와이번이 아니라 진짜 드래곤이었다.

소년의 몸에 흐르는 막대한 마력과 신체 능력이 합쳐져서 만들어낸 결과였다.


"흠, 처음 치고는 제법 하는구나.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리치의 말은 소년에게 한 말이 아니었다.

잠시 멈칫한 블러드 골렘에게 한 말이었다.

골렘은 주먹이 부숴지자 자신의 창조자에게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골렘, 저 녀석이 박살나던가 아니면 네가 행동불능이 될때까지 계속해라."


명령에 충실한 골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지금까지는 장난이었다는 듯이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해 소년을 날려버렸다.

단단한 바닥에 흔적을 남길 정도로 골렘에게 맞은 소년은 한동안 날아다가다 황급히 정지했다.

말그래도 허공에 가만히 떠 있었다.


"호오, 비행 능력인가? 아니면 마법으로 나는건가?"

"바람의 정령을 이용한건지도 모릅니다."


남들이 들으면 경악할 내용이었지만 오르팔데스는 태연했다.

애시당초 소년에겐 그럴만한 힘과 잠재력이 숨겨져 있었다.

게다가 자신이 지식을 불어넣었기에 지혜와 응용력도 남달랐다.


"위대한 불꽃이여, 위대한 번개여, 내 마력을 타고 흐르는..."


노래와도 같은 암송을 하는 소년의 몸에 불꽃과 번개가 깃들었다.

마법사들이라면 그토록 바라고 마지 않는 두가지 속성을 동시에 사용하는 다중 마법이었다.

게다가 그 파괴력은 단순히 속성이 합쳐져 위력이 배가 된게 아니었다.


"불과 번개, 파괴력으로 따지면 제법 괜찮지. 거기에 상성도 괜찮고."


남들이 보면 경악할만한 비전 중의 비전이었지만 리치에겐 가벼운 마법이었다.

소년의 손에 엄청난 파괴력의 마법이 펼쳐졌다.


- 콰쾅!


"흠, 괜찮군."


무엇이 괜찮다고 한 것일까.

소년의 손안에 펼쳐진 불과 번개의 향연은 블러드 골렘에게 직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러드 골렘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골렘이었다면 가루가 되던가 핵이 부숴졌을 위력이었다.


"블러드 골렘을 상대로 저 정도까지 싸운다면야 다음 싸움도 기대해볼만하겠어."


그렇게 말하면서 리치는 소년의 용태를 살폈다.

제아무리 튼튼한 소년이라도 단번에 마법을 쓴 탓에 숨이 가빠졌다.

더군다나 이전에는 블러드 골렘과 육탄전을 벌였다.

남들이 보기에는 기겁할 싸움이었다.


"하아, 하아..."

"너무 약하군요. 고작 블러드 골렘 따위와 육탄전을 벌이고 다중 속성 마법을 펼쳤다고..."


그러나 이파니는 독설을 내뱉었다.

원체부터 말이 험한 미인이었지만 그녀가 보기에 소년은 불합격에 가까웠다.

만일 그녀의 주인인 오르팔데스는 아직 소년을 보고 '처분하라' 던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치워라'는 명령을 내리진 않았다.


"합격, 이라고 해주마. 막 태어났으니 이 정도면 잘한거다."

"하지만 주인님, 저 아이는 지금껏 탄생시킨 호문클로스 중에서 가장 약한 녀석입니다."


불만의 소리를 내는 이파니 드웰스의 말에 리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충분히 잘 싸운거지. 내가 만든 특제 블러드 골렘에도 죽지 않았으니까. 다만 조금 더 노력해야 될 것 같구나."


오르팔데스는 손짓을 하면서 골렘을 멈춰세웠다.

주인이자 소환자의 명을 따른 블러드 골렘은 그저 가만히 멈춰 있었다.

딱히 지시를 내리지 않았지만 소년 또한 그러했다.


"주인께서 못난 피조물에게 자비를 베푸셨다. 어서 감사를 표해라."


이파니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소년은 재빨리 무릎을 끓었다.

남들이 본다면 아동 학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생사여탈권 자체를 소유한 창조자이자 리치 주인에게 절대 복종하는 것이 옳았다.


"못난 추태를 보였음에도 자비를 베푸신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위대하신 주인님."

"됐다, 됐어. 어차피 아직 덜 자란 녀석인데..."


앙상하게 뼈만 남은 손을 휘휘 젓는 리치는 부숴진 연무장을 한 번 살펴보더니 손가락을 까딱했다.

그러자 어떻게 된 일인지 파괴되었던 바닥이 순식간에 깔끔해졌다.


"시간 마법의 응용입니까?"

"아니, 그냥 새걸로 교체한거다. 무엇이든 시간 마법을 쓰면 귀찮거든."


소년의 물음에 대답한 오르팔데스는 그대로 소년을 데리고 갔다.

아직까지 힘들어 보이는 소년을 보며 이파니는 째려보고 있었다.



"자, 많이 먹어라."


소년의 눈 앞에 쌓여진 산더미 같은 음식들.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부터 생선, 샐러드를 비롯해서 대륙 각국의 요리들과 동쪽에 있다는 나라의 특색있는 요리까지 전부 모여 있었다.

리치는 소년을 향해 어서 먹으라고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리치의 허락이 떨어지자 소년은 예의바르게 음식을 먹어치웠다.

아직 작은 소년의 몸이었지만 그럼에도 남들의 열배 스무배는 빠르게 먹어치우고 있었다.


"주인님, 설마 지옥 아귀의 위장을 주신겁니까?"

"아니, 그냥 남들보다 많이 먹는거다. 아귀는 소화력이 좋지만 연비가 나빠서 금방 배가 꺼지고 식욕이 끊임없으니 말이다."


식사 시간에 지옥에 산다는 몬스터의 이름을 말하는 가운데, 소년은 먹고 또 먹어댔다.

얼마나 먹었는지 몰라도 식탁에 놓여진 음식들이 거의 다 비워졌을 무렵, 리치는 손가락을 까딱했다.

그러자 다시금 식탁 위에 음식들이 생겨났다.


"자, 그럼 먹자."

"네."


놀랍게도 해골의 몸임에도 리치는 음식들을 먹어치웠다.

이파니 또한 잘빠진 몸에 답지 않게 잘도 음식을 먹었다.

두 사람이 한참동안 음식을 먹고나니 다시금 식탁이 비워졌다.


"음, 역시 해골의 몸이지만 오감을 느끼는 건 중요하다니까."

"굳이 리치의 몸을 선택한 주인님이니까요."

"무슨 소리! 내가 좋아서 이런 해골 몸뚱아리를 하는 것 같으냐!"


소리를 지르던 리치 오르팔데스는 고개를 저었다.

이것도 저것도 자신을 이곳으로 환생시킨 빌어먹을 여신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전생의 여신! 내가 널 만나기만 하면..."

"주인님은 그 얘기를 몇번이나 하셨는지 모릅니다. 어차피 지금의 주인님이라면 얼마든지 만나실 수 있잖습니까."


귀에 피딱지가 날 정도로 이야기를 하는 주인의 말에 이파니가 지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리치는 손을 부르르 떨었다.


"아니, 어느 세상에 발음이 같다고 부잣집이 아니라 해골 몸뚱아리로 탄생시켜! 두고보자!"

"?"


영문을 모르는 소년을 향해 이파니가 무심하게 말했다.


"너는 아직 몰라도 되는 일이다. 이건 주인님과 신들의 인과니까."


신들이라는 말에 소년은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예로부터 신이란 인간을 비롯한 거의 모든 종족에게 경외심을 받는 존재였다.

선신부터 악신까지 세상을 창조하고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이들이 아니던가.

물론 소년의 지식은 그 신을 무작정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님을 알았다.


'주인님은 신이 아니심에도 신보다 우월하시다.'


단순히 신성력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 있어서 신보다 강력한 존재인 마법사가 바로 오르팔데스였다.

예로부터 마법사는 죽음의 저울도 속인다지만 이미 죽어있으면서 사후 세계를 거부하는게 바로 리치가 아니던가.


"어쨌거나 그 신들은 간만보고 있지. 만일 내가 신성만 획득했어도..."

"신성은 얼마든지 획득할 수 있다고 하신게 주인님 아니십니까."

"아, 그랬었지 참."


신전의 신관들이 들으면 까무러칠 정도로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 리치는 이윽고 뭔가를 깨달았다.

지금껏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켰던 소년의 이름을 짓는 것을 까먹은 것이다.


"그러고보니 이름을 짓는 것을 까먹었구나."

"황송합니다. 아무 이름이나 지어주십시오."

"아니다, 넌 방금 태어난 생명이라 진명(眞名)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어떤 이름을 지을지 고민을 해봐야겠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사악한 리치는 생명의 기적에 의해 태어난 존재에게 축복을 주기로 했다.

바로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어디 보자... '플라스크 속의 난쟁이'는 좀 이상하고. 그렇다고 '수조 안의 소년'도 조금 이상하구나."

"그냥 대충 지어주셔도 됩니다. 저렇게 약해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겁니다."

"아니야, 그래도 오래 살것 같긴 한데..."


자신의 메이드와 말다툼을 벌이던 오르팔데스는 고민 끝에 이름을 생각해냈다.


"우선 넌 내 창조물이니 내 이름에서 글자를 따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정말 황송하기 그지 없습니다."


상대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아는 소년은 그저 황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창조자의 이름을 따서 지어지는 존재들은 많았지만 그만큼 대단한 힘과 지성, 능력을 가지게 하는 존재는 거의 없었다.

거기에 더불어 피조물에게 신과 같은 존경을 받는 존재도 없는거나 다름 없었다.


"내 이름이 오르팔데스니 이름의 두 글자를 따서..."

"한글자로도 충분합니다."

"오르에 오른... 그리고 이파니의 이름에서..."


왜 자신의 이름까지 더해지는지 투덜거리는 이파니였지만 오르팔데스는 머잖아 이름을 완성했다.


"지금부터 네 이름은 야오른이다. 존경을 받는다는 고대의 언어지."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인 소년 야오른은 진심을 다해 감사를 표했다.

마음같아서는 무릎을 끓고 절을 하고 싶었지만 창조자는 하도 절에 익숙해서 오히려 고개와 허리를 숙이는 것을 좋아했다.


"야오른, 그럼 다음은 지식을 다루도록 하자. 나를 따라오거라."

'드디어 내게 지혜를 전수하는군.'


야오른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 순간을 고대했다.

태어나면서 현자의 두뇌와 야수의 심장, 최고의 사냥꾼의 직감등을 물려받았으나 지혜만큼은 부족했다.

왜냐하면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존재에게 모든 것을 전수받지 못해서였다.

위대한 창조자이자 주인이신 오르팔데스라면 자신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주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가.


"위대하신 창조자이신 오르팔데스님께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저는 행복해 죽을 것입니다."

"잘 아는구나. 이 부족한 꼬맹아."


이파니의 얼음같이 차가운 발언을 말린 오르팔데스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너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줄 생각이 없다. 나는 그만큼 오래되었으며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힘든 추악함과 사악한 것들을 봐 와서였다."


오르팔데스의 말대로 마법사는 이따금씩 비인도적이고 사악한 짓을 하곤 했다.

그렇기에 같은 마법사라도 다른 마법사의 모든 것을 전수받을 수는 없었다.

특히나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악한 리치는 더더욱 말이다.


"하지만 주인님의 지식과 지혜를 모두 전수받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현명하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입바른 말을 하는 듯 보였지만 야오른의 생각은 조금의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이런 찬사에도 오르팔데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은 나중에 하고 일단은 내 도서관에 오거라."


머잖아 야오른의 눈 앞에는 수를 셀 수 없을만큼의 장서가 보관된 도서실이 보였다.

소년의 마음은 크게 뛰어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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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은 야오른이라 불려진다 24.08.23 6 0 12쪽
2 사악한 리치의 피조물, 탄생! 24.08.23 1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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