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슈퍼 리치(L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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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명선생
작품등록일 :
2024.08.22 23:59
최근연재일 :
2024.08.2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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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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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골렘은 미숙함을 자각하다

DUMMY

흔히들 마법사의 보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드래곤에 버금가는 아티팩트? 창조물? 공방?

하지만 실력이 비등한 마법사라면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오르팔데스와 같은 초초초초대대대대마법사 정도만 된다면 좀 다를지 몰라도 여하튼 마법사에게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식의 경우는 단순히 머리가 좋아서 전부 암기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었다.

비전의 지식이나 현기가 담긴 대화문이라도 그것은 바보천치를 현자로 만들 수 있었다.


"이곳이 주인님의 지식과 지혜가 담긴 도서관인건가..."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수많은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었다.

생각해보라, 수많은 장서들이 몇 층이나 되는 책장들이 탑을 이루고 있고 그 탑들이 모이고 모여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말하자면 책으로 이뤄진 건물이나 다름 없었다.


"전부 읽어볼 생각은 하지 말아라. 나도 전부 파악하고 있지는 않으니."


오르팔데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소년을 향해 책들을 쌓아 건네주었다.

현기증이 날 정도의 공부가 시작되었음에도 야오른은 의욕이 넘쳤다.

막 태어났기에 지식을 갈구하는 것도 있었지만 창조자가 직접 알려준다는 뜻 깊은 자리였다.


"감사히 배우겠습니다. 위대하신 스승이시여."

"스승...은 좀 그렇고 일단은 전부 읽어봐라."


그렇게 야오른은 쌓여진 장서중에서 가장 맨 위에 있는 책을 뽑았다.

그리고 책장을 펼쳤다.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아이도 쉽게 배우는 기초 인성 교육! 당신도 할 수 있다!


"......"

"재미없다고 읽는 걸 포기하지는 말아라. 어차피 다 읽어야 하니까."


사악한 리치가 처음 지혜를 베푼 것은 다름이 아니라 얼마나 인간답고 지성체 답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인성 교육이었다.

그러나 알고보면 억울하기 그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두뇌를 복사한 창조물은 정신이 나갔는지 세상을 파멸시킨다, 정복한다, 아니면 두가지 동시에 다하려고 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꿔서 조금 지혜가 떨어지는 녀석을 만들자 이번엔 지혜를 배운답시고 오염된 금단의 지식을..."


한숨을 쉬는 리치였지만 도통 알 길이 없었다.

자신은 누가봐도 선량한 존재였지만 창조물들은 사악하고 뒤틀린, 혹은 좀 이상해서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조금 덜 떨어지거나 늦게 성장하더라도 인성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오르팔데스의 지론이 되었다.


"주인님의 말이 옳은 듯 합니다."


야오른은 똑똑한 소년답게 금세 알아들었다.

확실히 오르팔데스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지만 그렇다고 대뜸 대마법사조차 배울 수 없는 미친 지식을 원하지는 않았다.

그러기엔 아직 덜 성장했다.


"잘 아는 것 같으니 다행이구나. 참고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하고서 도서관의 지식을 전부 배우려고 했다가 정신이 나간 놈이 한둘이 아니다."

"그 창조물들은..."

"지금은 이 세상에 있지 않다고만 말해두겠다."


야오른은 고개를 끄덕이고 인성 교육의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했다.

아동용 도서라고 생각될만한 아기자기한 글자가 엿보였지만 조금도 쉴 틈이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꼬박 지나서야 야오른은 기초 인성 교육을 마쳤다.


"좋아, 그럼 다음은 초급 이성교육, 그 다음은 중급, 고급, 최고급..."

"주인님, 다 좋은데 저는 다른 것도 배우고 싶습니다. 좀 더 강한 마법이나 강력한 능력을..."

"그것도 그렇군. 좋아, 휴식을 취하도록."


어딜봐서 강해진다는 말이 휴식인지 이해가 안갔지만 창조자와 창조물은 대충 이해했다.

오르팔데스는 이파니를 불러서 소년의 상태를 살피도록 했다.


"인간 하나, 고블린 하나, 인간과 고블린의 영혼을 빨아먹는 악마가 있다. 이중에서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하는 것은 누구인가."

"인간 아닙니까. 인간은 고블린을 미끼로 사악한 비술을 연마하여 악마를 지배하려 들 것이 분명합니다."

"틀렸어. 고블린은 사실 위장한 드래곤이었다. 유희 삼아 악마와 인간의 다툼을 구경하려는 것이지."

"그 말이 옳군요. 과연 대단합니다."


뭔 개소리냐는 말이 오르팔데스의 입에서 나올뻔 했지만 그러려니 넘어갔다.

어쨌거나 이파니는 나름 가치관이 있고 사람도 다짜고짜 죽이지 않는 인성을 갖추고 있었다.

다른 부하들은...


'죽음의 기사는 동료로 만들지 않으면 베어버리려고 한단 말이지.'


"그럼 인성 교육이 대강 끝났으니 이제 수련을 시작하자."

"안그래도 블러드 골렘과 다시 싸우고 싶었습니다."

"아니, 블러드 골렘이 아니다."


다시금 연무장으로 간 야오른은 이전과 똑같은 블러드 골렘을 보았다.

누군가보면 혹시 내가 잘못 아는건지 이전의 그 녀석이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사실은 달랐다.


- !!!


"전번의 그 블러드 골렘이 아니다. 이번껀 혈마법을 쓰는 블러드 골렘이다."


혈마법, 피를 이용하는 사악한 비법이라고 알려지면서도 동시에 마법사들에겐 익히기 힘든 비전이 골렘에게서 펼쳐졌다.

리치가 지난번의 싸움을 보고는 망가진 블러드 골렘에게 더욱 큰 힘을 선사한 것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골렘에 대해 아는 마법사라면 경악하고 말 것이다.


- 골렘 따위에게 혈마법을 전수하다니!


혈마법의 경우에는 익히기가 까다롭기 그지 없었다.

피를 가진 생물이면서 동시에 마법에 대한 이해도 높아야만 했다.

심지어 뱀파이어 중에서도 고위급 존재가 겨우 마스터가 가능하다는 마법이었다.

하지만 블러드 골렘은 그 혈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썼다.


"좋아, 혈마법 비전은 잘 익힌 것 같군."


상대는 드래곤조차 기어다니는 도마뱀 취급하는 리치였다.

그것도 아주 재산도 많고 시간도 많은 해골 마법사!


"주인님, 저도 혈마법을 써도 되겠습니까? 블러드 골렘의 마법 시전을 보니 원리를 터득한 것 같습니다."

"뭐? 안돼, 혈마법은 쓰지마라. 가뜩이나 피를 이용하는 저급한 마법인데..."


혈마법의 대가나 고위 뱀파이어가 들으면 욕을 해도 시원찮은 소리를 하는 오르팔데스는 야오른을 향해 소리쳤다.


"이중 속성을 써봐라. 그게 아니면 삼중 마법을 시도해보던지!"

"알겠습니다."


야오른은 순순히 주인의 말대로 삼중 속성의 마법을 시전했다.

하지만 아직 태어난지 얼마 안된 탓인지 많이 부족한 것처럼 보였다.

도중에 집중력이 풀려서 시전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찮은 재능, 하찮은 피조물이로군요."

"그게 아니라 삼중 속성의 조합을 생각하고 더불어 시동어와 주문을 생각하느라 그런거지. 참, 혈마법을 쓰는 블러드 골렘과 실전을 치룬것도 그렇고."


다른 이들이라면 마지막 이유를 꼽았겠지만 마법사라는 족속은 달랐다.

설령 악으로 깡으로 버티면서 주문을 외우고 토하는 한이 있어도 주문을 완성시키는게 올바른 마법사의 자세였다.

사소한 시전 실패로 인한 죽음이라던가 주문의 리바운드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뭐 어떤가!


"이파니 너도 예전에는 저랬잖아?"

"저는 주인님의 지시가 없었어도 충분히 싸웠습니다. 그 때 상대는 마룡왕이라 불리우는 데몬로드 드래곤이었지요."

"그랬던가. 내가 그때 깜빡 다른 곳을 보고 있었나보다."


주인님의 지시에도 실패하게 된 야오른은 이를 악물었다.

이이상 존경하는 창조자를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


"불이여! 번개여! 바람이여!"


순식간에 이중을 넘어선 삼중 속성의 마법이 작렬했다.

이전의 위력과는 상상도 못할 만한 공격이 블러드 골렘의 몸을 꿰뜷었다.

그러나 블러드 골렘 또한 이전의 그 녀석이 아니었다.

묵직한 몸을 이용해 마법의 파괴를 줄이고 혈마법의 극의를 시전하려고 했다.


- 블러드 디재스터!


피의 재앙이라 불리우는 어마어마한 비기가 연무장을 휩쓸었다.

마치 세상 전체가 피에 휩싸이며 모든 것이 한줌의 핏물로 변모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켜보던 오르파데스와 이파니 드웰브는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주변의 모든 것이 피의 폭풍우에 휩싸였지만 조금의 문제없이 둘은 가만히 있었다.


"골렘 저 녀석, 내 앞이라고 긴장한 건가? 쓸데없는 연비를 내는 마법을 쓰는군."

"저 소년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라면 삼중 영창으로 끝을 봤을 텐데 거기에 여유를 남겨놨군요."


진정한 강자라면 입을 털어도 그러려니 하는 법이었다.

배틀 만화에서 나오는 최강자들이 설명하는 그런 식의 일 말이다.


"그만."


그러나 진정으로 강한 존재는 그저 짧은 명령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멈췄다.

서로를 향해 죽일 듯 전력을 퍼붓던 야오른과 블러드 골렘은 그 말 한마디에 정지했다.

그만이라는 말 한마디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주인님, 언령 마법을 응용하셨군요. 창조자의 절대적인 명령에 더해서 약간의 속임수를..."

"속임수라니? 어쨌거나 또 바닥이 부숴졌으니 고쳐야 하잖아."


야오른과 블러드 골렘은 거의 같은 타이밍에 무릎을 끓었다.

육중한 골렘이 무릎을 끓자 땅이 흔들렸다.


"죄송합니다. 골렘을 단숨에 분해했어야 하는건데..."

-...


골렘어(語)로 말하는 블러드 골렘 또한 자신의 행위를 깊게 반성했다.

괜히 주인님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라고 너무 봐준 것이 후회되었다.

참고로 말하자면 골렘이라고 하면 흔히 말하는 영혼없고 생각없는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이 골렘은 마법사들과도 토론이 가능했고 혈마법도 다른 마법사에게 전수가 가능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됐다. 어차피 야오른 너는 성장할 시기고 블러드 골렘 너도 네 몸에 깃든 피를 이용했으니까."


블러드 골렘이 피와 살로 이뤄진 살점 골렘이 아님에도 혈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몸을 이루는 피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온갖 존재들의 피, 특히나 드래곤의 피를 이용했기에 압도적인 위력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따지면 골렘의 생명력을 깎는 행위였다.


"둘 다 아직 미숙하다. 하지만 성장의 여지가 있어 보이니 난 만족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럼 너희 둘에게 명령을 내리겠다. 우선 둘이 싸웠으니 친해지도록 해라."

"네? 어째서 그런 일을?"


야오른은 불경한 의도를 지닐만큼 오르팔데스의 말에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블러드 골렘은 이제 야오른 너의 소환수가 되니까 말이다."

-...!


좀처럼 창조자의 말에 토를 달지 않는 블러드 골렘이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위대하고 아름다우시고(남들은 동의하지 않아도) 강한 창조주님을 놔두고 왜 저런 애송이 밑에 들어가야 하는지 말이다.

자신의 몸이 박살이 나고 가루가 되어도, 골렘의 핵이 완전히 파괴되어도 봉사하는것이 지고의 기쁨인것을!


"야오른은 아직 미숙하기 그지 없다. 아직 갓난아기나 다름이 없는데 그런 녀석을 가만히 놔둘 수 있겠느냐!"

"주인님의 의도와 말씀은 너무 고귀합니다...라고 블러드 골렘이 말하는군요."


골렘인데도 사람처럼 말하고 감탄을 내뱉었지만 그럼에도 이파니도 동의했다.

이 야오른이라는 소년은 아무리봐도 과보호였다.


"명령이다. 그리고 너도 소환을 해서 계약하기에는 미숙하기 짝이 없으니까. 임시 소환수나 다름없다고 치자."

"알겠습니다..."


리치의 지적에 시무룩해진 소년은 고개를 푹 숙였다.

고작해봐야 대마법사정도가 해낼 수 있다는 삼중 속성 주문을 두번째로 시전한게 뭐 그리 대단하다는 말인가!

적어도 사중, 아니 모든 속성을 해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을!

남들이라면 경악하다못해 질투에 미쳐 죽을만한 마법을 시전했음에도 그곳에 있던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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