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조 재벌가 첩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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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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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9화 파급

DUMMY

***


한남동




잠시 밖을 다녀온다던 강현은 무려 4개의 가방을 들고 들어왔다.


가방에 온전히 현금만 들어있다 가정한다면 최소 3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뜻이 된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설백철은 동생 설가윤의 옆구리를 쿡 찌른 뒤 소곤거리며 말했다.


“가운아! 쟤 뭐야? 왜 가방이 4개야?”

“오빠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보면 감이 안 와?”

“뭔 소리야? 알아듣게 좀 말해봐.”

“양 불리려고 일부러 나눠서 들고 왔든지 아니면 천 원짜리로 바꿔서 넣었겠지. 강현이가 무슨 수로 두 달 만에 저 정도 수익을 올렸겠어. 안 그래?”


아무리 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얄팍하게 기른 수염을 만지작거리던 설백철이 말했다.


“재수 없는 소리긴 한데···. 만약에 쟤가 대어 낚은 거면? 우리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암튼 오빠는 걱정도 팔자라니까. 걱정할 게 뭐 있어? 신문보고 투자하는 애가 뻥튀기도 아니고 무슨 수로 몇 배를 튀겼겠어?”

“알았어. 슬쩍 구박할 거니까 지난번처럼 알아서 적당히 장단이나 맞춰.”

“내가 그 정도 눈치도 없을라고? 걱정 마.”


애써 부정하고 있는 이들과 달리 결과를 알고 있는 이정순 여사는 빙긋이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할머니를 잠시 바라본 강현.

가방을 내놓은 뒤 설 회장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말했다.


“제 투자 내역에 관하여 회장님께 보고드리겠습니다.”


설백철의 아들을 포함한 다른 손자들은 쭈뼛거리며 마치 어린아이 발표하듯 투자내역을 어설프게 공개했다.


반면 강현은 시작부터 달랐다.

회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함으로써 공사를 명확히 구분했다.


놀라운 건 지금부터였다.

지퍼를 연 강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방을 거꾸로 들었다.


무수히 많은 만 원권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다소 불안해하던 설백철의 정신도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다.


“뭐······. 뭐야? 아니 쟤 저거······.”

“어머 오빠···. 전부 만 원짜리야······.”


상상도 하지 못한 행동에 화들짝 놀란 가족들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강현은 마지막 지폐 한 장까지 모두 꺼내놓았다. 바닥에 수북한 만 원짜리를 즈려밟은 채 본격적인 보고를 시작했다.


중언부언할 필요 없었다. 깔끔하고 담백하게 가장 중요한 결론부터 꺼내 들었다.


“저는 투자금 전부 삼강정유에 투자했습니다.”


그제야 엄청난 양의 현금 정체를 알게 된 가족들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강현의 성공이 주목받을수록 다른 손자들의 존재감은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기 위해 머리를 굴리던 설백철은 되지도 않는 말을 꺼내 들었다.


“야! 너 혹시 뭐 잘못된 거 아니야?”

“사장님. 어떤 점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삼강정유 주식으로 저 정도 벌려면 이란놈들이 시위 시작했을 때 투자를 시작했다는 말인데···.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야?”


이 정도 딴죽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강현은 아주 침착히 대응했다.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뭐? 그럼 니가 맨 밑바닥에서 사서 나 명동에서 만난 날 팔았다고?”

“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야?”


강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영리하게 설백철 얼굴에 똥을 덕지덕지 발랐다.


준비한 증권거래 전표를 설백철이 아닌 설대호 회장에게 건넸다.


“회장님. 증권거래 전표입니다. 매수 매도 수량과 날짜 모두 정확히 기재되어있습니다.”


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설백철에게 입을 다물라는 뜻이었다.


대꾸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모욕을 당한 설백철. 당장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감히 설 회장 앞에서 그런 행동은 할 수 없었다.


단풍잎처럼 벌게진 얼굴을 식히기 위해 냉수를 단숨에 들이켰다.


설대호 회장 역시 놀란 건 매한가지였다.

많아야 2배 정도 수익률을 예상했건만, 이는 예상치를 아득히 뛰어넘는 액수였다.


그렇다고 자식들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속내를 감춘 채 무표정한 얼굴로 전표를 확인했다.


부정할 수 없는 완벽한 증거였다.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으로 강현의 존재를 미약하게나마 인정했다.


“수고했다.”

“네. 회장님.”

“어찌해서 삼강정유 주식을 샀는지 얘기를 더 들어보고 싶구나.”

“네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강현은 자신이 왜 삼강정유를 샀는지 구체적으로 보고했다.


설 회장 역시 들으면 들을수록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약관의 나이라 믿기 힘들 정도의 아주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보고였다.


국제정세를 객관적이며 아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이것이 국내 경제와 삼강그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파악하고 있었다.


논리는 너무나 완벽했고, 결과 역시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무결했다.

이는 가히 통찰력이 뛰어나다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꼬투리를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벼르던 가족들마저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든 설백철은 동생 설가윤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내가 뭘 보고 있는 거냐? 쟤 원래 저렇게 똑똑했어?”

“오빠. 내가 뭐라고 했어? 강현이 쟤 똑똑하다고 했잖아.”

“나야 그렇다 쳐도 우리 애들은? 니가 물어다 준 정보 알짜배기라며? 복부인 모임에서 준거라고 했잖아.”

“나도 몰라. 하필 져도 강현이한테 지는 거야? 짜증 나 죽겠네.”


결과도 중요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과정 역시 중요했다. 진지하게 경청하던 설 회장이 질문을 던졌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네 결론은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라 생각한 게냐?”

“예. 그래서 삼강정유에 전부 투자했습니다.”

“지금 네가 밟고 있는 돈 총액은 얼마나 되나?”

“원금 천만 원을 포함한 총 3658만 원입니다.”


설 회장은 복잡한 속내를 감춘 채 고개를 돌려 자식들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후계자 양성을 위해 그렇게 잔소리를 했건만 아직도 눈앞에 이익에 급급한 설백철.

기대가 꽤 컸던 설가윤은 여전히 아이처럼 투정만 부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성에 차지 않는 건 손자들이었다.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해줬건만 대부분 경기도 끝자락에 있는 대학에 그것도 간신히 추가 합격했다.


우매하고 아둔한 자식들과 강현이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설 회장은 강현을 첩 자식이라는 이유로 매몰차게 외면했다.


유명한 과외 선생은 물론 학원조차 제대로 보내지 않았다.

지원해준 것이라고는 간신히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생활비와 식모 한 명뿐이었다.


자신을 원망하고 미워해도 충분했지만, 강현의 언행에서 그런 모습을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강현은 한국대에 수석 합격하며 뻥 뚫려 있던 가슴 한켠을 채워주었다.


명석하다는 말로는 강현을 설명하기에 부족했다. 이정순 여사의 말처럼 설 회장 역시 신묘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가장 아픈 곳을 정확히 보듬어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었으니 자연스레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바닥에 깔린 수북한 돈을 바라보던 설 회장이 말했다.


“약속대로 최고 수익률을 네가 달성했다. 그 돈 전부 가져가거라.”

“감사합니다. 회장님.”


설 회장은 한 가지 더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 다른 손자들이 내려놓은 가방을 가리키며 전혀 전혀 예상치 못한 제안을 꺼내 들었다.


“네 옆에 돈 가방 말이다···.”

“예. 회장님.”

“저 가방에 얼마가 들어있는지 알고 있겠지?”

“네. 총액 4500만 원입니다.”

“원하면 전부 가져가도 좋다.”


돌발상황에 당황할법했지만, 강현은 침착히 한쪽에 놓인 가방을 바라봤다.


누구보다 설 회장의 성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영리한 강현은 즉시 속내를 간파했다.


당장 눈앞에 있는 큰돈을 거절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지금은 설 회장 눈에 들어 기회를 잡는 게 훨씬 중요했다.


결정을 내린 강현은 지체없이 대답했다.


“저 돈 가방은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고개만 끄덕이면 무려 4500만 원을 더 가져갈 수 있다. 정말 거절한다는 게냐?”

“네. 만약 회장님께서 제 손에 억지로 쥐여주신다 해도 가져갈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어디 이유나 한번 들어보자.”


설 회장은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아주 사소한 성향까지 파악하고 있는 강현은 기다렸다는 듯 즉시 대답했다.


“돈에 대한 욕심은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 과할 경우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원하는 게 따로 있는 말이냐?”

“예. 저는 눈앞에 있는 저 돈보다 더 큰 걸 받고 싶습니다.”


눈앞에 놓인 돈을 거절하는 건 쉬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강현의 대답에 몸이 슬슬 달아오른 설 회장의 상체가 점차 강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어떤 걸 받고 싶은지 말해 보거라. 어지간해서 들어준다 약조하지.”

“죄송하지만, 이 부분은 방학 때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요약하자면 원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달라 이 말이냐?”

“네. 그렇습니다.”


이미 모든 가족이 보는 앞에서 약속한다는 말까지 꺼냈으니 이제 와서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강현이 훗날 어떤 제안을 할지 내심 궁금하기도 했던 설 회장은 즉시 이를 수락했다.


“4천만 원을 일언지하에 거절했으니 들어줄 수밖에 없지. 때가 되면 성일이한테 말하거라.”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얼굴에 똥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설백철.

이야기를 경청하다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낀 듯 황급히 말을 꺼내 들었다.


“너 고3 사실상 끝났잖아. 방학이라니? 어디 대학이라도 붙은 거야?”


때마침 타이밍을 재고 있던 이정순 여사가 자리에서 차분히 일어나며 말했다.


“너희들 전부 모인 자리에서 알리려고 말하지 않고 있었다.”

“어머니? 어떤걸요? 중요한 말씀이 있다는 거예요?”


이정순 여사는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도 몰랐는데 어제 회장님께서 직접 한국대에 다녀오셨더구나. 우리 강현이 한국대학교 경영학과 합격했다.”

“예? 한국대를요? 강현이가요?”


설 회장이 한국대를 얼마나 원했는지 엄청난 지원을 받은 자식들과 손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강현이 한국대에 합격했다는 건 이들이 쥐고 있는 얄팍한 학력이 더욱 초라해진다는 것을 뜻했다.


모두 오만상을 쓰며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있을 때 이정순 여사가 쐐기를 날렸다.


“심지어 경영학과 수석합격이란다.”

“마······. 말도 안 돼······. 수석이요? 1등으로 들어갔다는 거예요?”

“나도 가서 직접 확인했어. 대자보 맨 위에 이름 떡하니 있는데 눈으로 보고도 안 믿어지더라.”


설백철은 레몬즙을 한 사발 들이켠 듯 얼굴을 잔뜩 구긴 채 고개를 저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랐건만. 오히려 그럴수록 강현의 존재감은 더욱 또렷해져 갔다.


설백철은 테스트에서 강현에게 완패한 것도 모자라 이제 유일한 자랑거리였던 아들의 학력마저 내세울 수 없었다.


“과외 한번 안 시키고 학원도 안 다녔는데 어쩜 이리 영특한지. 엄마는 합격 소식 듣고 한참이나 울었단다.”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현을 바라보던 이정순 여사가 말을 이어갔다.


“수고한 우리 강현이하고 뒷바라지 잘해준 제주댁한테 박수 한번 쳐주자.”


여기서 괜히 어깃장만 놓아봤자 득이 될 건 없었다.

설백철은 포함한 가족들은 개똥이라도 씹은 듯한 얼굴로 마지못해 영혼 없는 박수를 쳤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마련한 강현은 식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왔다. 대기하고 있던 서기범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도련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보고는 어떻게 잘 됐습니까?”


강현은 참았던 미소를 터뜨리며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보여주었다.


“역시! 도련님입니다. 저는 애초부터 이길 줄 알았다니까요.”

“돈 가방 들고 버스 타기는 그러니까 택시 타죠.”

“아 그거요? 해결됐습니다.”

“네? 뜬금없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기범은 주머니에 있던 차키를 보여주며 말했다.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는데 조금 아까 위 비서님이 나오셔서 이 차 타고 다니라고 주셨습니다.”

“네? 갑자기 차를 줬다고요?”

“그러면서 도련님 앞으로 편하게 모시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무리 설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위 비서라 할지라도 이 정도의 권한은 없었다. 이는 설 회장의 지시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할아버지에게 받은 첫 번째 선물이었다.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잘됐네요. 바쁜데 바로 출발하죠.”

“피곤하실 텐데 댁으로 모실까요?”

“집에 가기에는 해가 너무 중천에 떠 있어서요. 서 대리님. 땅 좀 볼 줄 아세요?”

“예? 갑자기 무슨 땅이요?”

“시간도 남는데 잠깐 땅이나 보러 가죠.”


두둑한 자본과 차량까지 얻은 강현은 곧장 다음 계획을 위해 어디론가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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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알박기 +1 24.09.17 3,199 75 13쪽
20 20화 명당 +1 24.09.16 3,649 67 13쪽
» 19화 파급 +6 24.09.15 3,826 70 13쪽
18 18화 무게 +2 24.09.14 3,908 78 13쪽
17 17화 낯꽃 +1 24.09.13 4,046 78 13쪽
16 16화 아연실색 +1 24.09.12 4,158 75 12쪽
15 15화 적중 +1 24.09.11 4,215 74 11쪽
14 14화 비책 +2 24.09.10 4,155 72 11쪽
13 13화 영험 +1 24.09.09 4,229 76 12쪽
12 12화 이목 +2 24.09.08 4,325 78 12쪽
11 11화 집중 +2 24.09.07 4,461 68 13쪽
10 10화 가중 +3 24.09.06 4,663 71 10쪽
9 9화 제안 +4 24.09.05 4,705 78 15쪽
8 8화 선물 +2 24.09.04 4,743 80 13쪽
7 7화 운수 +3 24.09.03 4,917 78 12쪽
6 6화 시험대 +7 24.09.02 5,379 87 13쪽
5 5화 기적 +5 24.09.01 5,501 92 11쪽
4 4화 운명(2) +5 24.08.31 5,468 91 12쪽
3 3화 운명 +3 24.08.30 5,729 83 11쪽
2 2화 추락 +4 24.08.29 5,844 87 12쪽
1 1화 푸대접 +3 24.08.29 7,061 7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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