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해서 미국 탑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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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
작품등록일 :
2024.08.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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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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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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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솔로

DUMMY

시청각실에서 나온 요한은 곧장 플레처를 찾아갔다.

플레처는 자신의 단장실에서 점심 식사로 가져온 샌드위치를 먹는 중이었고, 요한의 방문을 전혀 반기지 않았다.


“이번에는 또 무슨 용건이지? 자네가 나를 찾아올 때마다 이제는 불안감밖에 느껴지지 않아.”


“단장님. 저를 P1으로 선발해주시죠.”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미사여구 한마디 없이, 요한은 곧장 본론을 밝혔다.

일개 신입 단원이 단장을 직접 찾아가 P1으로 뽑아달라고 부탁도 아닌 요청을 하는 당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플레처는 이미 요한이라는 사람의 성격을 전부 파악한 듯 동요하지 않았다.

플레처는 두꺼운 샌드위치를 크게 한 입 베어 물며 태연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내가 왜 자네의 요청을 들어줘야 하지?”


“간단하죠. 저는 다른 단원들이 하지 못하는 걸 할 수 있으니까요.”


“오. 그게 뭔데?”


“드럼 솔로 파트요.”


드럼 솔로라는 말에 요한을 무시하고서 샌드위치를 먹던 플레처의 손이 멎었다.

요한의 예상대로 드럼 솔로라는 단어 자체가 플레처의 머릿속에 일종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모양이었다.

분명히 동요를 보이긴 했지만, 플래처는 곧장 아무렇지도 않은 척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단장을 맡은 이후 셰이머스 마칭밴드의 공연에 드럼 솔로 파트는 없었어.”


“저도 압니다. 그래서 계속 다른 학교 마칭밴드에 패배를 맛봐야 했죠.”


“셰이머스가 패배한 건 더 우수한 마칭밴드가 존재했기 때문이지, 드럼 솔로 파트가 없어서가 아니야.”


“그렇긴 하죠. 하지만 가뜩이나 다른 학교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마칭밴드가 드럼 솔로 파트까지 없으면 더 모양새가 안 나잖아요?”


요한은 플레처와 팽팽한 설전을 이어갔다.

어떻게 해서든 공연에서 드럼 솔로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요한 자신이 그 파트를 소화할 자신이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그 방법이 고작 신입 단원에 불과한 요한이 P1으로 선발된 유일한 방법이라 믿었다.

하지만 플레처는 고지식하며 단호했다.

플레처의 벽처럼 단호한 태도에 대화는 무의미하게 빙글빙글 돌고만 있었다.

한참을 떠들었는데도 아무런 진전이 없자 요한은 슬슬 약이 올랐다.

그래서 이 상황을 타개할만한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장님. 저도 단장님이 과거에 공연하셨던 영상을 봤습니다. 왜 드럼 솔로를 그렇게나 싫어하시는지도 알고요.”


요한은 플레처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 사실대로 밝혔다.

하지만 그 효과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

무슨 일이 있든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바위 같던 플레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린 것이다.

플레처가 놀라서 요한의 말을 진지하게 듣기를 원한 거지, 얼굴이 하얗게 질릴 만큼 경악하는 걸 원하는 게 아니었던 요한은 당황했다.

플레처의 과거 공연 영상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분위기가 요한이 바라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저도 단장님께서 왜 그러시는지 충분히 이해하는···.”


“나가.”


“예? 하지만···?”


“당장 나가!”


플레처는 신입 단원들 앞에서 무게를 잡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 톤으로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상대를 위압시키기 위한 허세가 아니라, 진심으로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분노가 느껴졌다.

갑자기 격노하는 플레처에게 당황해서 우물쭈물하던 요한은 플레처가 홧김에 던진 샌드위치를 피해 허겁지겁 단장실 밖으로 도망쳤다.


‘실수했다! 다른 사람의 트라우마에 대해서 그렇게 아무런 준비 없이 불쑥 언급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허겁지겁 단장실 밖으로 나와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데, 뒤늦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루스와 올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단장실의 방음 처리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으니, 요한과 플레처 사이에 있었던 일을 대충 엿들은 모양이었다.


“일이 제대로 안 풀린 모양이지? 요한.”


“대체 무슨 소릴 했길래 플레처를 진심으로 열받게 만든 거야?”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아. 아무튼 실패했다고만 말해둘게.”


세 친구는 다시 머리를 맞대고 P1으로 선발된 방법에 대해 궁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듯이, 아무런 경력도 없는 신입 단원 셋이 머리를 맞대봐야 별달리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끼리 백날 토론해봐야 결론이 안 날 것 같아.”


“뭔가 다른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알만한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우리보다 마칭밴드에 오래 있었던 선배들이나.”


“그 선배들이 우리에게 P1 맴버로 선발되는 비법 같은 걸 순순히 알려줄 것 같진 않은데.”


마칭밴드에 들어온 직후부터 선배들에게 당한 게 많았던 올리는 요한의 제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루스는 요한이 도움을 청하기 위해 염두에 둔 선배가 누구인지 궁금해진 모양이었다.


“누구한테 물어볼 건데?”


“글쎄다.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다리우스네.”


요한은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말했지만, 루스와 올리는 다리우스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왜 하필 다리우스야?”


“그래. 그 많은 사람 중에서 왜 하필?”


“다리우스는 항상 거의 플레처의 오른팔 같은 느낌이었잖아? 그러면 아무래도 가장 아는 게 많지 않을까 해서.”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다리우스가 순순히 널 도우려 할 것 같진 않아. 요한.”


루스와 올리는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요한을 쳐다보았다.

요한도 다리우스와 자신이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뜻하지 않게 다리우스와는 마칭밴드에 들어오자마자 마찰이 끊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미운 정도 정이라고 했던가.

요한은 아예 이름도 모르는 다른 선배에게 부탁하는 것보다는 다리우스에게 부탁하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살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 깨달은 교훈이 있다면, 얼굴에 철판 깔고 부탁하면 대부분은 해결할 수 있다는 거지.”


“요한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괜히 화를 돋워서 얻어맞지는 마.”


루스와 올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다리우스가 요한을 도울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요한도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

요한은 곧장 다리우스를 찾아갔다.


“안녕하십니까! 다리우스 선배님.”


요한이 다리우스를 찾아가 활기차게 인사하자, 다리우스는 못 볼 것이라도 본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요한을 맞이했다.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다리우스는 요한에게 대꾸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하지만 다리우스의 그런 냉대에도 요한은 끈질기게 다리우스에게 달라붙어 말을 걸었다.


“야외연습하기 좋은 날씨죠? 단장님을 대신해서 단원들을 총괄하려면 무척이나 힘드시겠네요. 밀크셰이크 사 왔는데 드실래요?”


완벽히 무시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찰거머리처럼 붙어서 계속 말을 걸어오는 요한에게 다리우스는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요한. 대체 무슨 꿍꿍이야?”


“사실은 선배님께 부탁할 게 하나 있어서요.”


“부탁? 부탁이라고? 네가 나한테?”


“네.”


“너 머리가 어떻게 됐냐? 내가 왜 너를 도울 거라고 생각해?”


짧은 기간이지만 다리우스와는 입단 첫날부터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요한에게는 전부 통쾌한 일이었지만, 반대로 다리우스에게는 전무 화가 치미는 일이었다.

이왕 얼굴에 철판을 깔기로 한 요한은 더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한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죠.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제가 선배님의 미운 놈인 건 확실하니까, 혹시나 잘하면 떡 하나 더 생길까 해서요.”


“멍청한 속담이군. 여긴 미국이야. 미운 놈에게 더 줄건 납밖에 없어.”


요한은 처음에는 다리우스의 비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으나, 곧 다리우스가 손으로 권총 모양을 만들어 요한의 머리에 겨누자 곧 무슨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냉대에 쉽사리 굴복할 요한이 아니었다.


“P1으로 선발될만한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P1이라고? 이제 밴드에 갓 들어온 신입 부원 주제에 벌써 P1을 운운해?”


다리우스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요한을 돌아보았다.

요한은 올리가 가르쳐주기 전까지 드럼메이저가 뭐 하는 직책인지도 모를 만큼 마칭밴드에 대해서 무지했다.

다리우스는 말을 이었다.


“셰이머스 마칭밴드 역사상 신입 부원이 들어오자마자 P1으로 선발된 적은 없어. 애초에 신입 부원은 진짜 무대의 부담감을 감당하지 못하니까.”


“여태까지 그렇게 재능 있는 신입 부원이 없었던 거겠죠.”


요한은 그 재능 있는 신입이 바로 여기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다리우스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요한에게 말했다.


“제발 부탁이니까 나 좀 내버려 둬.”


“밀크셰이크?”


“안 먹는다니까!”


결국 요한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다리우스에게 뇌물로 바치려 했던 밀크셰이크를 쪽쪽 빨며 기숙사를 향해 발을 돌렸다.

여태껏 P1으로 선발된 신입 부원이 없다는 다리우스의 말이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다리우스는 거짓말을 지어내서 요한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보다, 그냥 요한을 자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쫓아내는 데 더 열중했다.

요한과 함께 오디션에 합격한 다른 신입 부원들의 상태를 보면 그게 옳은 판단인 것 같기도 했다.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다리우스가 말했던 것처럼 신입 부원들은 실제 무대의 부담감과 위압감을 이겨낼 만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요한은 달랐다.

비록 요한도 실제 무대에 오르기 직전 불미스러운 사고를 당해서 무대 경험은 없었지만, 아마추어 밴드에서 연습하며 리허설 무대에 선 경험은 많았다.

경력과 경험의 농도가 다른 신입 부원들과는 비교하는 것이 부끄러울 만큼 차원이 달랐다.

요한은 P1으로 뽑히기만 한다면 무대를 휘어잡아 놓을 자신이 있었다.


“음?”


밀크셰이크를 빨며 숙소로 돌아가던 요한은 복도 끝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고 얼른 벽 뒤로 몸을 숨겼다.

마칭밴드의 단장인 플레처와 셰이머스 고등학교의 교장 로널드 제퍼슨이었다.

주위에 들을 만한 사람이 없다고 여겼는지 두 사람은 목소리를 높여가며 열띤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대화를 엿듣는 건 무례한 행동이었지만, 요한은 어쩐지 이 대화에 자신이 P1으로 선발될만한 열쇠를 쥐고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게다가 요한에게는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어쩔 수 없이 우연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는 변명거리도 있었다.

남에게 들려선 안 될 중요한 비밀 대화를 복도에서 소리 높여 떠들고 있는 플레처 단장과 제퍼슨 교장의 잘못이었다.


“어째서 이번 공연에도 드럼 솔로 파트가 없다는 건가?”


“드럼 솔로의 부담감을 이겨낼 단원을 구하지 못했으니까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럼 다른 고등학교 마칭밴드는 대체 어디서 그런 인재를 쉽게 구해와서 다들 드럼 솔로를 맡기는 거야? 내가 알지 못하는 용병 시스템이라도 있는 건가?”


“공연에서 드럼 솔로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솔로 퍼포먼스를 하지 못하는 대신 다른 파트에서 만회하면···.”


“드럼 솔로의 부재를 다른 파트에서 만회할 수 없다는 건 자네가 지난 몇 년간이나 증명하지 않았나? 우승 트로피를 항상 브롱크스에게 빼앗기면서 말이야!”


“그동안 셰이머스가 패배했던 건 단순히 드럼 솔로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실제 공연이라는 것은 항상 예상한 대로만 흘러가는 게 아니라서···.”


“자네의 변명도 이제 지긋지긋하군! 잔말 말고 이번 공연에는 어떻게 해서든 드럼 솔로 파트를 만드는 게 좋을 거야. 플레처.”


“공연 내용을 총괄하고 기획할 권한을 가진 사람은 접니다!”


“그리고 자네를 고용한 사람은 나지! 그러니 잔말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교장의 고압적인 태도와 플레처의 전혀 물러서지 않는 성격이 대립하며 고성이 오가고 있었다.

숨을 죽여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던 요한은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교장은 마칭밴드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진 않았지만, 지난 수년간 패배를 맛봤던 이유가 드럼 솔로의 부재라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플레처는 교장의 주장이 틀렸다는 걸 알고 있지만, 최고 결정권자인 교장의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사실 요한도 플레처와 같은 의견이긴 했지만, 한편으로 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을 만큼 들었다고 판단한 요한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요한이 기숙사로 돌아오자, 결과가 궁금했던 루스와 올리가 요한을 맞이했다.

다리우스에게 괜히 안 좋은 소리를 들었으리라 예상되는 요한이 실실거리며 돌아오자, 두 사람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어라? 왜 웃어? 다리우스에게 괜히 한 소리 듣고 시무룩해야 할 줄 알았는데.”


“설마 다리우스가 진짜로 도와준 거야?”


“그럴 리가 있겠어? 다만 뜻하지 않게 P1으로 선발될 방법을 찾아서 그렇지.”


요한은 자신감 넘치게 말했지만, 루스와 올리는 썩 믿음이 가는 표정이 아니었다.


“전에도 그렇게 말했잖아?”


“맞아. 그래 놓고 괜히 플레처만 열받게 했지.”


불신의 눈으로 쳐다보는 두 사람에게, 요한은 시청각실에서 대여해온 비디오테이프를 집어 들었다.

어린 시절의 플레처가 드럼 솔로를 실패했던 영상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였다.

두 친구에게 비디오테이프를 보여주며 요한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엔 좀 달라. 이번 건 진짜거든.”


P1맴버 선발전은 밴드 오디션과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탈락하는 사람 없이 실력이 떨어지는 부원들은 P1이 아닌 그보다 낮은 등급으로 분류된다는 정도였다.

오디션 때와 같이 요한은 어깨끈으로 스네어 드럼을 매달고 다른 부원들과 함께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신입 부원 오디션과 달리 이번에는 마칭밴드 부원 전체가 참여하는 선발시험이었기에 오디션에 참가하는 인원이 어마어마했다.

그만큼 공정하다면 공정하다고도 평가할 수 있는 선발 시스템이었다.

신입이든 선배든 무대에 오르려면 동등한 조건에서 매번 다시 심사받아야 하니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요한은 고개를 돌려 심사위원석을 쳐다보았다.

P1 맴버 선발전이 입단 오디션과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심사위원석에 교장이 앉아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웃 학교 브롱크스와의 대결에서 수년째 패배를 맛본 교장은 자신이 직접 P1 맴버를 선발하는 데 관여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요한은 이 사실을 기회라고 여겼다.

자신만만해하는 요한과 달리, 그의 친구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한 표정이었다.


“정말로 이게 확실한 방법인 게 맞아? 괜히 또 플레처의 화만 돋우는 일인 것 같은데···.”


“상관없어. 이번 계획에서 중요한 사람은 플레처가 아니니까.”


영 미덥지 않아 하는 올리의 반응을 뒤로 하고, 자신의 경연 차례가 돌아온 요한은 앞으로 나섰다.

요한은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의 연주를 선보였다.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한 연주였고 심사위원들의 표정도 좋았지만, 요한은 신입 단원인 자신이 P1으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연주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주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가라는 플레처의 말을 못 들은 척 계속 서 있었다.

눈치 빠른 플레처는 요한이 뭔가 흉계를 꾸미고 있음을 가장 먼저 눈치챘다.


“요한. 지금 뭐 하는 거지?”


요한은 대답 대신 새로운 연주를 시작했다.

그건 이번 경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새로운 곡이었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을 비롯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오디션 참가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요한을 주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 단 한 사람만은 모두와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요한이 새로운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플레처는 격한 반응을 보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건 오래전 학생이었던 플레처가 실전 무대에서 선보이다 말아먹었던 드럼 솔로 파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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