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영화감독의 이세계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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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봉
작품등록일 :
2024.08.31 14:03
최근연재일 :
2024.09.0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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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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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영상마법(1)

DUMMY

"아. 나도 참. 돈 조금만 빼 둘 걸."


생각해보니 돈이 없다.

영상마법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혼자 틀어박혀 연구할 만한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공짜로 하지 뭐."


나는 다시금 마탑을 찾았다.

빼쭉 솟은 첨탑 한 가운데에서 아직도 환하게 빛나는 불빛이 보인다.


대단한 학구열이다.


마법사라는 족속은 지식을 끊임 없이 탐구하는 존재.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탄압과 박해가 있다 할지라도 숨어서라도 연구하는 것이 그들이었다.

그러니 밤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내가 올려다 보고 있는 이 황색 마탑은 꽤나 오래 된 시설이다.


100년 전, 마법사들을 박해했던 시절.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존재해온 건물이었으니까.


그러다보니, 이 황색 마탑에는 다른 마탑에는 존재하지 않는 지하실이 하나 숨겨져 있었다.

숨어서라도 공부하고 연구해야 했으니까.

역사의 산물인 셈이다.


고민도 없이 황색마탑을 향해 다가갔다.

이런 일이 있을 것 같아서 빙의를 하자마자 지하실로 가는 길을 미리 찾아둔 참이었다.


황색마탑의 정문 바로 옆에는 낡은 거적때기로 뒤덮인 작은 공간이 있었는데,

그 나무 판자를 조심히 들춰내면 다 낡아 이끼가 낀 돌계단이 나오게 된다.

아래로 걸어 내려가면 꽤나 잘 보존된 마나동력장치가 있고,

그 곳에 손을 얹어두고 마나를 흘려 보내면 비로소 지하실 입구가 열리는 구조였다.


나는 지하실 문을 열기 전, 가방을 통로 구석에 잘 숨겨두었다.

이곳에 있는 시나리오 전집.

현대에서 분명 흥행했던 영화.


내가 어느정도의 성장을 이뤄내면 이 시나리오는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테니까.


그때를 위해 김치를 묵히듯 묵혀놓는 것이다.


지하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마법사의 방이라 불리워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책상과, 그 위에 펼쳐진 책.

문이 있는 벽면을 제외한 나머지 삼면에는 책장이 세워져 있었고, 책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살짝 먼지가 있긴 했지만 100년이라는 세월을 감안한다면 잘 보존된 편이다.


아마도 보존마법이 걸려 있어서겠지.


펼쳐진 책장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먼지가 쓸려 나가며 고대의 언어가 드러났다.


고대의 언어라고 해서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마법은 전부 고대의 언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고대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기록의 방법...?'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혀진 글자.


'아바라스력 102년.'


102년이면 겨우 이십년 전.

영상마법학파가 생긴 시기와 일치한다.

20년 전까지도 이 지하실이 사용되었다는 뜻.


'그런데 20년동안 겨우 이것밖에 발전을 못했다고?'


지하실에서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것 치고는 뱀의 꼬리로 끝났다.


영상마법은 본디 전쟁의 상황을 왕에게 알려주기 위해 개발된 마법이다.

그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고 마나를 통해 재현해 내는 것이 기초.


그러나, 일단 기록을 하려면 전쟁의 참상에 가까이 다가가야만 했고 기록 또한 사람의 기억으로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상황을 완벽하게 100% 재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기억이 달라지기라도 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억이 뒤바뀌게 된다면 원래의 목적과는 완전히 다른 영상이 재생되는 것이다.


그래서 전쟁에서 이기고도 항복을 선언한 국가도 있었다지.


수정구는 인간의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마도구 자체에 영상을 기억 및 저장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나오자마자 파격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솔직히 수정구가 더 좋아보이는 건 사실이다.

우리의 꼰대 할배들은 그것보다 영상마법이 더 좋다고 수정구는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다르다.


수정구와 영상마법이 만났을 때 비로소 현대의 카메라, 아니 그보다도 더한 물건이 탄생하는 것이다.


가설은 일단 그렇다.


그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내가 지금 이 지하실에 들어와 있는 것이고.


일단 내가 원하는 가설을 무리 없이 펼쳐 보일 수 있으려면 지금의 내 경지로는 턱도 없다.


다 망해가는 영상마법학파의 개씹쩌리말단 마법사인데.

어디 경지가 높겠어?


그냥 기초마법이나 할 줄 아는 정도.


게다가 난 현대인이라 마법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

일단 마법이라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장에는 마법의 기초에 대해 적혀 있는 서적들이 많다.


이것부터 시작해보자.



***



벌써 1년이 지났다.

이제 기초마법은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


1년동안 옥수수 말린 것을 씹어먹으며 수련에만 매진하다보니 내 몸은 아주 홀쭉해져 있었다.


'현재 나는 2서클 정도인가?'


1년동안 잠도 줄여가며 열심히 수련한 결과는 2서클 마법사.

기초마법을 조금 더 잘 다룰 수 있는 경지다.


겨우 1서클 오른 게 맞다.

원래 설정 상 4서클까지는 1년안에 올리는 게 기본이었으니까.


그래. 당연하게도 나에게 전투 마법에 대한 재능은 없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낙담하지 않는다.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건 기초 마법 서클 따위를 올리는 게 아니었다.


바로, 영상마법의 성위를 끌어올리는 것.


영화나 드라마를 찍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하지?

그건 바로 카메라.

그것도 화소수가 존나 많은 카메라!


왜냐하면 그 순간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지금 샤를이 만든 이 수정구에서 나오는 영상의 해상도는 기껏 해봐야 45p.

게다가 명암만 있을 뿐 색상 또한 들어가 있지 않았다.

완전한 흑백 카메라라는 얘기다.


해상도가 45p라니 이게 말이나 되냐 이 말이야.

이런게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모자이크 된 것마냥 뿌옇게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이게 사람인지 동물인지도 분간이 안 가는 수준이다.


프로토 타입을 사온 거라 45p이고 아마 왕궁에 납품 된 수정구는 그나마 괜찮은 144p정도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겠지.


그래도 내가 만족할 정도의 수치는 아니다.


더 높아야 한다.


지하실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누렇게 뜬 종이책을 펼쳤다.


1년동안 수련을 거듭하며 영상마법에 대해 적힌 책을 찾아보았지만, 그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빌어먹을 학파장.

20년동안 도대체 뭐 한 거야?

연구한 것좀 남겨두면 얼마나 좋아?


'맨땅에 헤딩이라도 해야지.'


참으로 다행이라는 점은 이곳이 판타지 세계라는 것이다.

마법으로 안되는 게 없는 세상.


그러니 화질을 올리는 것도 마법으로 충분히 달성 할 수 있을 터.


가장 먼저, 화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화소가 무엇인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화소란, 영상을 최대로 확대했을 때 보이는 픽셀 하나를 뜻한다.

이 화소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당연하게도 더더욱 선명함이 넘치는 영상을 재현할 수 있다.


그 다음은 해상도.

해상도란, 쉽게 말하면 화소의 갯수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가로의 화소수와 세로의 화소수를 표현하는 것.

1920x1080의 화소수를 1080p라고 표현하는 게 바로 해상도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완전 저화질인 144p가 가장 높은 해상도이지만,

곧 달라질 것이다.


내가 엄청난 해상도를 만들어 낼 거니까.


그렇다면 화소와 해상도만 높으면 화질이 올라가느냐?


그건 또 아니지.


화질에는 색감과 명암비 같은 다른 요소들도 포함이 되니, 결국 내 영상마법의 화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헤쳐 나가야 할 관문이 많다는 뜻이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당연히 화소수와 해상도를 올리는 것.


그 다음은 그 다음에 생각하자.


다행스럽게도 영상마법의 기초 정도는 알고 있다.

내가 빙의한 테론의 기억 속에 박혀 있었으니까.


그 기초를 곱씹어본 결과, 화소수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현대에서의 화소수는 여기서는 곧 마나의 양을 의미한다.

즉, 내가 운용할 수 있는 마나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화소수가 올라가고 자연스레 해상도도 올라간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바로 마나의 양을 늘리는 것.


이미 2서클에 돌입하면서 마나의 양이 조금은 늘었다.

그것도 아주 조금.

개미 똥구녕만큼.


하.

또 마나 양 늘리려면 3서클을 가야하는데.

그럼 또 1년 이상이 걸릴 텐데.

너무 느린데?


어디 서클 안 올려도 되면서 마나 양만 방대하게 늘리는 방법 뭐 없나?


바닥에서 벌떡 일어서 책장을 마구 뒤지기 시작했다.


'마나의 기초... 이거 아니고.'

'마나학...이것도 아니고.'

'마나디버프...'


없다.

마나의 양을 늘리는 방법 같은 건.


설마 책장 안쪽이나 벽이랑 책장 사이에 떨어진 책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팔을 쑥 집어 넣었다.


그런데,


"음? 이건 뭐야."


손가락 끝에 무언가가 만져졌다.

차가운 금속 같은 것이었는데 손가락을 까딱거리니 끼릭끼릭 돌아가는 것이었다.


팔을 빼고 손바닥을 펼쳤다.


화르륵!


손바닥에서 화염구 하나가 떠올랐다.


기초마법. 파이어볼.


이 책장을 치울 정도의 근력은 없다.

말린 옥수수알갱이나 먹었는데 천장까지 이어진 책장을 어떻게 치우겠어?


태워버려야지.


어차피 1년동안 필요한 책은 다 읽었으니 태워버려도 상관없다.


화염구를 그대로 책장에 가져다 대었다.

불길이 옮겨 붙으며 책장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산소 연소 같은 건 괜찮다.

마법으로 숨을 쉴 수 있으니까.


책장이 전소하고, 발로 차서 치우자, 벽쪽에 아주 작은 쪽문 하나가 그을음에 살짝 가려져 보였다.


내가 만진 건 저 문고리였구나.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대고 문고리를 돌렸다.


끼이익-


안에 들어 있던 건,


[만물마나설]


책이다.

정식 출판된 책은 아니고 누군가 혼자 끄적인 책.


백년 전부터 있었던 책인가?


책을 펼쳤다.


잠시 읽어내려가던 나는, 결연한 표정으로 책을 강하게 덮었다.

쌓여 있던 먼지가 나풀거리며 휘날렸다.


'이건...?'


책 안을 확인한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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