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급 헌터가 되었다, 어쩌다 무신을 주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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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호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2 13:33
최근연재일 :
2024.09.0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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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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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만독불침의 경지 (2)

DUMMY

주민건에게 그런 능력은 없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그리는 무신을 완성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이 있었다.


만독불침.


많은 몬스터나 마족이 독을 사용한다. 근데 무신이라는 자가 독 따위에 당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그러니 꼭 만독불침이 되어야지.’

- 맞는 말이오. 게다가 우리 주 형이 이제 무극결의 공능을 믿고 거침없이 뛰어드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뿌듯하오.


심상을 현실로 구현한다.

그런 무극결의 공능을 믿어야 했다. 그래야 저 독 속성의 게이트에서, 최소한 독에 어떤 저항이라도 생길 수 있는 무공을 익힐 테니까.


독에 면역이 있다는 주민건의 말에 허묵이 크게 놀랐다.


“미, 민건씨는 도대체 각성한 능력이 몇 개입니까?”


앞으로 무공을 익히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아예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음, 좀 많은 거 같네요.”


허묵이 유지왕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신규 각성자가 나타난 거 같은데요.”


유지왕은 가만히 주민건을 바라봤다. 허묵의 말한 대로 마족을 감지하는 능력은 거짓말이 아닐 것이다. 그럼 저 독에 면역이 있다는 말도 거짓이 아니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유지왕이 물었다.


“괜찮겠나?”

“헌터가 이런 일 하라고 있는 게 헌터잖아요?”


우지왕은 깜짝 놀랐다. 조강철과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들어가도록 해.”


일반 길드에서 신입 헌터를 저런 곳에 보내는 미친 짓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긴 흑야였다. 게다가 주민건은 이미 마족을 꺾었다. 실력은 충분했다.


어차피 이런 곳에서 꺼꾸러질 새싹이라면, 흑야에서 활약해 봐야 마족의 먹잇감이 될 따름이었다.


“알겠습니다. 임무 완수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허묵이 주민건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도 조심해요. 우리 나중에 꼭 함께 마족 쳐 죽여야 하니까.”

“그럼요.”


주민건이 게이트로 다가가자, 레인보우 길드원들이 막아섰다.


“누구시죠?”

“아.”


주민건이 대답하기 전에 유지왕이 다가와 말했다.


“우리 흑야 사람이야. 조강철 헌터 조력자로 들어가는 거네.”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흑야에 저런 헌터가 있었나?”

“흑야는 총 열한 명 아니야?”

“맞아. 그 한 명, 한 명이 모두 유명한 헌터들인데.”

“저런 남자는 처음 보는데.”

“서미려랑 나이는 비슷해 보이잖아.”


주민건이 유지왕을 돌아보며 낮게 속삭였다.


“그럼 제가 흑야에 들어간 겁니까?”

“물론이지. 살아 돌아온다면 말이야.”

“그건 쉬운 조건이로군요.”


레인보우 길드원들이 길을 열었고, 주민건은 망설이지 않고 게이트로 들어갔다.


주민건이 사라지자, 레인보우 길드원 중 한 명이 유지왕에게 물었다.


“누굽니까?”

“신입이야. F급 헌터지.”


사람들이 크게 놀라 웅성거렸다.


“뭐야? F급 헌터?”

“흑야에 무슨 F급 헌터가 있어?”

“농담하는 거 아닐까? 장비가 없잖아? 조강철 헌터님처럼.”

“그럼 방금 저 캐주얼한 재킷이 고위 헌터나 구한다는 그 엄청 비싼 마력 재킷이란 말이야?”


다들 그렇게 제각각의 착각을 하고 있을 때, 허묵이 유지왕에게 다가가 물었다.


“괜찮겠죠?”

“말만 F급이지 능력은 이미 A급 이상인 거 너도 알잖아.”

“그것도 그렇죠.”


유지왕의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작년에 1명, 올해에만 3명이 마족에게 당했어. 마족 놈들이 우리 흑야를 노리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마족들의 활동이 점점 거세지고 말이야.”

“이럴 때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인재로군요.”


* * *


태어나 처음 들어간 게이트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방금 대한민국 속초에 있었던 것이 무색하게 열대 우림과도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풀은 시야를 방해할 정도로 우거졌고, 나무들은 기이한 모양으로 자라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끝이 안보일 정도로 넓은 공간이라는 점이었다.


“윽!”


하지만 주민건은 다른 세상의 신비함을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재킷으로 코를 막았다.


녹색 안개가 펼쳐져 있었다. 게이트 입구 쪽은 옅었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그 색이 더 짙었다.


- 조심하시오, 주 형. 독무가 있소.

‘잠깐 들이마셨는데도 머리가 아프고 몸이 어지러울 정도네.’


주민건의 당황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내부로 침투해 온 독기를 무극결의 공능을 이용해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바로 정신이 맑아진다.


‘아니다. 이게 아니잖아.’


무극결의 공능을 이용해 독기를 밀어내는 건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온 목적은 따로 있었다.


만독불침.

완벽한 무신에 이르기 위한 여정 중 하나.


헌데 단순히 이렇게 독을 밀어내면서 전진하면 안 될 일이었다. 부지불식간에 당하는 독이라도 무조건 면역이어야 했다.


무강이 그런 주민건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 만독불침 수련은 엄청나게 어려운 것이오.

‘그래. 수십 년, 인고의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지.’


극미량의 독을 체내에 받아들이며 오랜 세월 조금씩, 조금씩 적응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무강은 그만두라는 말 따위는 하지 않았다. 무극결의 화신다운 조언을 했다.


- 그럼 주 형의 심상을, 그리고 무극결의 공능을 최대한 믿길 바라오.

‘고맙다, 무강.’


주민건은 독기를 밀어내는 걸 멈추었다. 그리고 반대로 독기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윽!”


또다시 어지러움과 고통이 밀려온다. 하지만 참으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계속해서 독기를 받아들였다.


동시에 무극결을 운공한다. 독기를 체내 곳곳에 천천히 퍼뜨리면서, 무극결의 공능이 독기를 이길 때까지 버틴다.


동시에 주민건은 발걸음을 옮기고, 또 옮겼다.


게이트의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독무는 계속해서 짙어졌다.


그럼에도 주민건은 쉬지 않고 독을 받아들였다.


“끄으으윽!”


독무가 짙어질수록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얼굴의 핏줄이 조금씩 녹색으로 변한다. 종래에는 온몸이 녹색의 핏줄로 휘감겼다.


으득.

어금니를 꽉 깨물며 고통을 참던 주민건이 눈을 부릅뜨며 끝이 없는 독무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무극결의 공능이 발현되기도 전에 내 몸이 녹아내리겠어.’


광활하게 펼쳐진 독무의 바다.

내부부터 녹아내릴 듯한 지독한 고통.


그 막막함 속에서 헤엄치던 주민건의 머릿속에 불현듯 깨달음이 떠올랐다.


‘독기들을 육신에 받아들여 적응하는 게 아니라, 차라리 단전에 받아들여서 체화시킨다.’


만독불침이 아닌, 독 그 자체가 되는 것.


심상을 바꾸고, 의념을 일으킨다.


확고하게 형상화된 주민건의 의념은 그대로 무극결의 공능을 발현했다.


솨아아아악!

주변에 깔린 독무가 주민건의 몸속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었던 독무가 조금씩 옅어졌다.


어느 정도 주변의 독무가 사라지자 곧 무극결의 공능도 멈추었다.


- 어···.

‘왜 그래?’

- 지금 주 형에게 내공이 생겼소. 독으로 만들어진 내공이.

‘그래?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주민건은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 주 형은 이제 걸어 다니는 독인이 된 것이오. 힘을 조심해서 쓰지 않으면 아마 천지사방이 녹아내리게 될 것이오.

‘힘에 내공을 싣지 않으면 되니까.’


무강이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 어떤 무신의 형상이 될지 궁금했는데, 설마 독인이 될 줄이야. 이건 생각지도 못한 형상이오.

‘어차피 나중에 다른 기운을 섞으면 되잖아?’

- 응? 그게 무슨 말이오?

‘독의 기운을 받아들인 것처럼,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른 기운도 받아들이면 되는 거 아닌가?’


무강이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 단전에 여러 개의 기운을 섞는 건 불가능하오. 자칫 잘못하면 주화입마에 이를 수도 있으니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컵에 콜라 섞고 사이다 섞고, 충분히 가능하구만. 그럼 독도 희석이 되겠지.’

- ···.


무강은 얼이 빠졌다. 지금껏 무극결은 여러 차원을 넘나들었다. 대부분이 무림이었고, 판타지 시대도 있었다. 지금과 같은, 이런 현대 시대는 처음이었다.


- 자유로운 심상을 하라고 했더니, 자유로워도 너무 자유롭소···.

‘난 오히려 섞이고 섞이면 어떤 기운이 될지 궁금하구만.’

- 솔직히 그건 나도 그렇소.


무강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 주민건의 자유로운 심상으로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을지.


주민건은 계속 안쪽으로 들어갔다. 짙은 독무가 단전으로 흡수되며 내공은 끊임없이 늘어갔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독의 색이 변했다.


노란색.


성질도 전혀 다른 독이었다.


“뭐 이런 공간이 있어.”


레인보우 길드원들이 탈출하지 못한 이유가 이해되었다. 해독제가 여러 독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제 주민건에겐 이런 독이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 오히려 단전에 차곡차곡 쌓이며 내공으로 변할 뿐이었다.


노란색의 독무가 조금 걷히자, 주변의 시야가 밝아졌다. 그리고 저기 멀리 커다란 탑이 보였다.


‘차원탑인가. 역시 마족이 있는 모양이로군.’


게이트의 중심부에는 핵을 머금은 나무인 차원수와 차원탑이 있다. 보통 차원탑이 있는 게이트엔 더 강한 몬스터가 있었다.


‘그럼 조강철 선배님은 저 탑으로 향한 모양인데. 하지만.’

- 사람들의 기척은 다른 곳에서 느껴지고 있소.

‘그래. 이건 사람들의 기척. 레인보우 길드원들은 좌측에 있는 거 같다.’


왜 그곳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 * *


레인보우 길드의 C급 헌터 유동민은 지금 공포에 질려 있었다.


“후우, 후우.”


거미줄에 꽁꽁 묶여 나무에 매달렸다.


거미줄 때문에 시야는 제한됐고, 제대로 숨쉬기도 힘들어 자꾸 거친 숨만 몰아쉬었다.


‘다른 길드원들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고, 보이지도 않았다.


제한된 시야 안으로는 그저 울창한 수풀만 보일 뿐이었다.


‘여긴 그 독무가 없다. 하지만 그 몬스터가 있겠지···.’


독무에서 헤매다가 곧 해독제의 효과가 떨어졌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거대 몬스터에 습격당했다.


‘그 몬스터는···.’


곧 유동민의 제한된 시야로 그 거대 몬스터가 나타났다.


집채만 한 거미.


사람 머리통만 한 눈알은 검붉었고, 여덟 개의 다리엔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있었다.


‘처음 보는 몬스터야.’


이 거대 거미가 길드원들을 습격했다. 끔찍한 독을 내뿜자 길드원 한 명의 육신이 무너지듯 녹아내렸고, 거미줄을 내뿜자 순식간에 나머지 길드원이 묶였다. 그렇게 잡혀서 여기에 매달리게 된 것이다.


마치 먹이를 저장이라도 하듯이.


그때 거대 거미가 유동민에게로 다가왔다.


“으읍읍!”


붉은 눈이 점점 가까워질 때.


“괜찮으십니까!”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읍읍읍!”

“흑야에서 온 주민건입니다!”


흑야!

이 이름을 듣는 순간 유동민은 안도감이 들었다. 그만큼 흑야란 이름이 주는 무게감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주민건이 누구야? 처음 듣는 이름인데?’


흑야 사람들은 한 명, 한 명이 강력한 헌터이다. 헌터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


제한된 시야로 주민건의 모습이 나타났다.


무기도, 방어구도 없다. 게다가 젊은 사내.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지? 해독제로 온 건가? 아니면 진짜 흑야라서 그만큼 실력이 있는 건가?’


거대 거미가 새롭게 나타난 주민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사사삭.

소름 돋는 소리와 함께 날랜 속도로 주민건에게 다가가며.


치이익!


거미의 입에서 녹색의 독액이 발사되었다.


‘안 돼!’


저 극독을 맞고 길드원이 녹아내렸다. 그리고 지금 그 극독이 주민건이란 헌터에게도 맞았다.


‘끝이야!’


하지만 녹색의 극독을 뒤집어쓴 주민건은 더러운 오물을 닦아내듯 얼굴을 문질러 털어낼 뿐이었다.


거미줄 사이 유동민의 눈이 부릅떠졌다.


‘뭐야? 저 사람은?’


대형 거미도 당황한 모양이었다. 한순간에 동작이 움찔한다.


“키이익!”


그러다 앞발로 주민건을 잘라버릴 듯 베었다. 하지만 주민건은 오히려 그 공격을 피한 뒤 앞발에 올라타서 뛰어 올라가 거미의 몸통에 도착한다.


퍼엉!

굉음과 함께 주민건의 주먹이 거미의 등에 꽂혔다.


“키익!”


거대 거미가 고통에 찬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워낙 거미의 덩치가 컸다. 거미에겐 작은 구멍이 뚫린 정도였다.


거미가 발광했다. 주민건은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왼손으로 거미의 몸통을 꽉 붙잡았다.


지켜보던 유동민의 눈에 절망이 서렸다.


‘역시 안 돼! 독은 어떻게 버텼어도, 저런 주먹으로 거미를 이길 순 없어! 독에만 면역인 각성자인 건가?’


그때 매달려 있던 주민건이 오른손을 들었다. 꽉 쥔 주먹엔 곧 녹색 기운이 맺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콰앙!


내리꽂자.


사아아아악.

극독을 가진 몬스터가 갑자기 한여름의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듯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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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죄송합니다. 연재중지 공지입니다. 24.09.11 23 0 -
» 만독불침의 경지 (2) 24.09.09 95 6 13쪽
9 만독불침의 경지 +1 24.09.08 129 7 13쪽
8 스카우트 (2) +2 24.09.07 150 8 14쪽
7 스카우트 +2 24.09.06 191 7 13쪽
6 마족을 쳐 죽이다 (2) +2 24.09.05 206 9 12쪽
5 마족을 쳐 죽이다 +1 24.09.04 232 8 14쪽
4 무공이 너무 세다 (2) +2 24.09.03 276 9 12쪽
3 무공이 너무 세다 +2 24.09.02 326 9 15쪽
2 무공 비급을 주웠다 (2) 24.09.02 362 10 14쪽
1 무공 비급을 주웠다 24.09.02 44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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