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행(師弟同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용담거사
그림/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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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2 16:51
최근연재일 :
2024.09.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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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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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림의 외가 - "편가의국-2"

DUMMY

편가의국 후원 뒤 천불산 자락

혜각, 공성, 편우가 걷고 있었다.

“아까 주신 환이 숙취에 효과가 있더이다.”

“가주님 저자에 내다 팔아도 될듯합니다.”

“그리 말해주시니 고맙습니다. 허허”


편가의국 후원은 천불산 자락과 맞닿아 있었다.

외인들은 들어 올 수 없는 금역이다.

절벽 아래 처마가 있다.

‘편가조사전’이라고 현판이 걸려 있었다.

그 아래는 철문, 편우는 문의 여기저기를 친 다음 열쇠를 넣고 돌렸다.

“그르릉, 그르륵, 덜컥” 기관이 작동하더니 철문이 열렸다.

“편가의 역사는 전국시대 전으로 올라갑니다. 신수들이 다니고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 속의 시기지요. 그래서 저의 가문은 몇 대, 몇 대하는 대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정확하지 않아서요. 조사전은 말 그대로 조사님들의 위패와 그분들이 수집하신 여러 의학 서책들이 있습니다.”

조사전 안은 천불산을 동굴처럼 파서 만든 사각형의 구조였다. 바닥은 연무장처럼 돌이 깔려 있었으며 무너질까 봐 기둥도 세워져 있었다. 천장에는 야명주가 빛나고 있고 정면으로는 조상들의 위패를 모신 조사전이 있었고 좌우 양쪽으로는 서가가 있었다. 서가 뒤편으로는 우측에는 편가의국과 어울리지 않은 병장기들이 좌측에는 고서화와 골동품들이 있었다.


“규모가 상당하구려” 혜각은 눈을 굴린다.

“가주, 이런 곳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공성이 둘러보며 물어보았다.

“우선 조상님들의 위패가 있는 정면 제일 안쪽부터 보시지요. 그곳에 있습니다.”


“다른 명문가들처럼 선대의 위패를 모두 만들어 두진 않습니다. 그러면 너무 많아지니까요. 그냥 한 개의 위패만 두었답니다.”

철탁자에는 위패가 한 개 덩그러니 있었다. 편우가 바닥의 돌을 꾸욱 누르자 기관이 작동하면서 위패가 올려져 있던 철탁자의 아래가 열리며 철 궤가 나온다.

‘이건 방가장의 기관과 같지 않은가?’

“가주님 방가장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선물한 겁니다. 방학사에게”

“어허 인연이로세 인연, 그 선물이 손주를 구했으니 아미타불”

궤 속에는 여러 함들이 보였다, 그중에 제일 오래돼 보이는 함을 편우가 집어 들었다.

“이 안에 있습니다.”

옆의 탁자에 함을 내려놓는 편우, 함을 열자 황금빛 비단에 쌓인 물건이 있었다. 비단을 조심스레 열어보니 아주 오래돼 보이는 목간이 나왔다.

“이 목간입니다, 이걸 보시지요”

편우가 조심스레 목간을 펼친다.

목간에는 ‘편가토납술’ 이라 쓰여 있었다.

“가주 편가의국의 중요한 물건인데 우리 같은 외인이 보아도 되겠소?”

“제가 보여 드린다고 하였습니다. 혜각대사님”

“고맙습니다. 가주”


혜각과 공성은 목간을 읽어 보았다.

‘서문 나는 편증이라한다 우리 선조께서 토번국 소뢰음사의 주지 스님의 병환을 고친 후 토납술의 필사본을 받으셨노라, 양피지가 많이 낡아 네 이를 목간에 옮겨 적노라 선조가 적어 두시기를 몇백 년 전 중원의 달마대사가 토번에 전했다고 한다. 이걸 익히면 오장육부가 튼튼해져 일을 많이 해도 덜 고단하며 음식을 적게 먹어도 덜 배가 고프고 큰 외상만 아니면 큰 병에 들지 않는다. 라고 선조가 적어 두셨느니라. 이를 익힌 당대의 자손들은 모두 양피지에 적혀 있는 대로 효과를 보았노니 후손들은 편가토납술을 익히도록 하여라.'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공성과 혜각은 동시에 합장했다.

“가주가 익힌 토납술과 소승이 익힌 토납술은 같은 겁니다.”

“어찌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대사님”

“편가의국으로 들어온 것이니 ‘편가토납술’이라고 하였군요, 소승은 ‘토납경’이라고 하였습니다.”

혜각은 토납술의 입수 경위를 편우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토납술이 내공을 폐한 자들에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다른 내공을 익힌 자는 양생술 외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편가의 식구들은 편가토납술외엔 익히지 말라고 해야겠습니다. 대사님”

“수련 시간을 아침, 저녁으로 늘려 보시지요?, 허허허”

편우의 표정이 밝아진다. 그리곤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젯밤에 그렇게 선조들에게 기원했건만 이리 같을 줄이야.’

‘편가토납술이 달마대사가 만들었다 하여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좋겠구나 했는데’

“가주님 뭘 그리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공성이 밝은 표정으로 물었다.


“대사님들, 저쪽 동굴의 철문이 보이십니까? 가문의 일을 기록하는 일기를 보관하는 곳입니다. 육백 년 전까지의 기록은 보관돼 있습니다.”

“소림 장경각 같은 곳이구나 공성아”

“네 사부님”

“대사님들 오백년전의 선조 중에 편승도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선조의 친우가 무림인이셨습니다. 친우가 무공을 폐한 상태로 편가의국을 찾아 오셨다는군요. 선조는 친우의 폐한 무공을 회복시켜줄 방법을 고민하시고 또 고민하시었다고 합니다. 그 고민은 장장 십여 년을 이어졌고 결국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친우의 폐한 무공을 회복시켜주었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가능합니까?” 공성은 다급히 물었다.

“편가토납술에 기초한 침술을 창안하였답니다. 편가토납술의 구결대로 혈 자리에 대침을 이 푼 길이로 시술합니다. 두 시진 후 가부좌 상태로 상반신의 사혈 전체에 원침을 시술하고 한 시진 후 하반신 전체의 사혈에 원침을 시술합니다. 이를 하루에 한 번씩 십 일을 행합니다. 그리고 시술 후엔 양기가 강한 약재로 탕약을 달여 먹습니다.”

혜각과 공성은 말없이 듣고 있었다.

“십 일을 행하고 난 후 일갑자 이상이 내공을 지닌 자가 환자의 몸에 내공을 넣어 편가토납술의 구결대로 일주천 시켜 줍니다. 환자는 사혈로 검은 피를 쏟고 전신 세맥으로는 탁기가 배출된다고 합니다. 환자는 임독과 양맥이 타통이 되어 하단전, 중단전, 상단전이 열려 정, 기, 신이 소통하게 된다고 비방에는 쓰여 있습니다.”

“저의 가문에선 이를 ‘편가토납침술’ 이라 합니다.”


“편가토납침술은 비술이라 이곳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저도 비술을 배운 후 아버님께 듣기로는 시행된 적은 오백년전 이 비술을 창조하신 선조 한 번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이 비술에는 몇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환자가 무공을 폐하기 전의 내공이 일갑자 이상이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조력자의 내력이 일갑자 반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침술을 시전하는 자의 내력도 반갑자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조건이 제일 어려웠겠구려,”

“오늘 두 분 대사님을 제가 조사전에 모신 이유가 바로 편가토납침술입니다.”

“우선 밖으로 나가시지요”


편가의국 내원

“깜짝 놀랐습니다. 가주”

“저도 놀라고 놀랐습니다. 혜각대사님”

“사부님 가주와 저희는 내공을 익힌 비급이 같으니 내공으로는 동문이군요, 허허”

“그렇다고 할 수 있겠구나, 허허허”

“대사님 두 분과 저까지 하여 비술을 시술하는 조건은 충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 필요한 것이 있소, 가주?”

공성은 집중하며 혜각과 편우의 대화에 집중한다.

“흐음, 매우 많이 아프실 겁니다.”

“제일 중요한 건 저도 서책으로만 봤지 비술을 시술하는 건 처음입니다.”

“실패하면 시간을 가지고 회복하면 됩니다.”

“공성이 말이 맞는다오, 가주님은 걱정하지 마시길”

“양기가 아주 많은 약재를 우선 준비하도록 지시를 해야겠군요.”

“영약이나 무당의 자소신단 이나 소림의 대환단 이런 게 있음 좋으련만”

“대환단이 하나 있소, 이십 년이 지나 약효가 있을는지는 모르겠소만”

“대, 대, 대환단”

“사숙님 대환단을, 나무아미타불”

“이십 년 전 파계를 당하고 무공을 폐하고 난 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 적이 있었습니다. 제 사형인 혜일 장문인이 소림이 미안하다 하며 주었다오. 가주”

“저도 소환단 세 알이 있습니다.”

“공성이 너는 어찌 받았느냐? 공자 배의 대사형이라 챙겨준 것이더냐?”

“제가 무공을 폐한 날 저녁 장문인과 공자 배 사제들이 와서 소림에 이바지한 바가 있다며 주었습니다. 사부님”

“고얀 놈들, 소환단이 무슨 저자의 간식거리인지, 허허”

“도대체 두 분은 소림에서 어떤 분들이셨는지 궁금하군요. 아무튼, 비술이 성공할 확률이 점점 올라갑니다. 대사님들. 허허허”

“가주, 언제 시행할 수 있겠소?”

“준비 시간이 소요되고 조사전에 침방을 꾸려야 하니 이틀쯤 걸릴 듯합니다”

“공성아, 해보자꾸나. 안되면 나처럼 이십 년 정도 수련하면 된다. 허허허”


“공성대사, 계신지요?”

“들어오시지요”

“집안에 귀한 손님을 모셔두고 오늘 온종일 비워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준비는 잘 돼 가시는지?”

“다 되었습니다. 제 침방에 있던 웬만한 것들은 다 조사전에 가져다 두었습니다.”

“가솔들이 고생을 했겠어요, 가주”

혜각이 말을 했다.

“열흘 동안 조사전에서 지낼까 합니다. 대사님들”

“예, 그곳에서요?”

“네, 혜각대사님. 매일 왔다, 갔다 조사전에 들락거리면 아무리 조심을 한다 해도 눈에 띄게 될 수도 있고 하여 그리 결정을 한 게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저 또한 처음 하는 시술이니 경과가 어떨지 몰라 환자의 상태를 옆에서 살펴볼 생각입니다. 혹시 모를 일에도 대비를 하고”

“세 번째는 매일, 매 시각의 시술 과정과 시술 후의 상태를 기록해둘 생각입니다. 순수한 의생의 욕심이지요. 후손에게 보여 주는 자료라고 생각하시면 될듯하군요, 허허”

“그렇게 하시지요.” 혜각이 말을 했다.


“그리고 이것 좀 보시지요”

“조사전에는 선대들의 대대로 받은 답례품, 선물들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었지요.”

“기억이 납니다.”

“맞다, 기억이 나는구나, 공성아”

“오늘 올라간 김에 무림인들이 남긴 무공비급을 살펴보았습니다. 불가와 관계된 게 있나 보던 중 세 권의 눈에 띄어서 가져왔습니다.”

공성, 혜각이 눈이 반짝반짝한다.

“가주 이런 귀한 물건을 어찌 이리 주시는지요”

“편가의국에선 그 비급들은 그냥 서책입니다.”

“올바른 곳에 쓰인다면 비급의 주인들이 더 좋아하겠지요.”

“놓고 가겠습니다. 살펴들 보시지요.”

“내일 바로 비술을 시술할 것입니다. 그럼 쉬시지요”

“고맙습니다. 가주, 공성아, 가주님 배웅 좀 해드리거라.”

“예 사부님”


“초를 한 개를 더 밝히셨군요,”

“눈이 어두워서 큰일이구나, 큰일”

“눈 밝은 네가 한번 살펴보도록 하거라”

“사부님 일양지라는 지법이 있습니다.”

“일양지라 탄지신통을 대신할 지법이 있으면 좋겠다만, 위력이 어떨지”

대리국 왕자의 신분으로 출가했다가 다음번 대리국의 왕이 된 인물 단리목이 창안한 절기였다. 삼백 년 전 대리국이 망하며 사라진 것이 펀가조사전에서 나온 것이다.

“또 뭐가 있는지 보자”


“쌍수양의공”

“흠 괴이하구나, 서문만 읽어 보았을 뿐이거늘 재미있구나”

“어떤 점이 그러십니까? 사부님”

“이걸 익히면 왼손, 오른손으로 각기 다른 무공을 쓸 수가 있다고 하는구나.”

“재미있겠군요, 왼손으로는 탄지신통을 오른손으로는 대력금강장을, 허허허”

마지막 한 권의 비급 공성은 유심히 살펴보았다.

공성은 비급 표지의 글자인 “여래”를 보고 있었다.

“사조님을 뵙습니다,” 공성이 책에 합장한다,

“무슨 일인께냐 공성아”

“이 비급은 소림에서 파계 당한 선조가 창안한 겁니다.”

비급의 서문은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본 승은 소림의 십육대 제자였던 무이다. 가문의 원수를 갚고자 소림에 입문하여 무공을 배워 복수를 이뤘다. 그리고 허락 없이 살계를 범해 파계를 당하였구나! 마음이 참으로 비통하구나! 가문의 복수를 이룬 나는 잘한 것인가? 승려의 몸으로 복수를 위해 야차가 된 나는 잘한 것인가? 공즉시색 색즉시공이거늘’

‘나를 구해준 나의 친우인 편가의국의 편승도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나의 친우는 사람을 살리는 의원이나 나는 사람을 죽여온 사람 그리고 중이었던 사람. 십 년의 세월 동안 옆에서 수많은 환자를 살리고 죽은 나의 내공을 살려보려 노력하는 친우를 보고 이 무공을 창안했다. 사람을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무공이다. 권장은 ‘여래권’이며 장법은 ‘여래장’이라 명하였노니 편가의 가문에 흐르는 내력, 소림의 내력 이 두 가지 내력만이 이 무공을 익히는 바탕이 되리라. 후인은 이걸 명심하고 편가의 후손이 익힌다면 필사를 소림에 전달해 주기를 바란다.’

“혜각이 선조 님을 뵙습니다,”

“두 개의 무공을 무이대사가 창안하셨구나, 나무아미타불”

“이분을 위해 편가토납침술이 만들어진 거군요”

“이런 인연이라니, 나무아미타불”

“공성아 무이대사를 아느냐?”

“잘 알지 못합니다.”

“오백 년 전 지금의 나보다 더 무공에 열정적인 분이셨니라. 한동안 장격각에서 사서의 기록을 본 적이 있었다. 칠십이종절예를 모두 익히신 분이라고 기록되 있더구나. 소림 개파이래 처음이었지 그 후 가문의 참사를 알게 되고 모함했던 관리들을 찾아 모조리 죽였느니라. 마지막 기록은 무공을 폐하고 파계했다가 전부였다.”

“사조는 역근세수를 익히신 분, 우리와 같은 처벌을 받고 여기서 편가토납술을 익히고 비술로 내공을 되찾으신 것 같구나, 나무아미타불”

“공성아, 너와 같은 길을 가보신 선조가 계시구나”

“예 사부님, 저도 회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가 시술받는 사이 내가 비급들을 살펴보도록 하마”

“여래권이라 네 녀석의 별호는 쓸 수 있겠구나 불권 이지 않았느냐”

“권 술은 필요합니다.”

공성과 혜각이 웃음을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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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방림의 외가 - “편가의국-3” 24.09.09 5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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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방림의 외가 - "편가의국-1" 24.09.06 6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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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림 승려를 그만두다 - "환속-1" 24.09.04 6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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