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행(師弟同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용담거사
그림/삽화
AI제작
작품등록일 :
2024.09.02 16:51
최근연재일 :
2024.09.18 09:2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753
추천수 :
12
글자수 :
80,941

작성
24.09.13 06:00
조회
45
추천
1
글자
13쪽

방가장으로 귀환준비 - "총관 맹송지"

DUMMY

‘열흘 만이구나, 밖의 공기가 참 상쾌하구나’

‘풀벌레 소리, 새소리가 이리 반가울 줄이야’

“대사님, 성취는 있으셨는지요”

“아직은 잘 모르겠소 의국주, 얼떨떨하오”

“목욕부터 하시고 의복부터 갈아입으시지요”

“그러십시다. 나도 냄새가 나서 힘이 듭니다. 허허허”

탁기와 검은 피로 뒤범벅이 된 공성의 몸과 의복에선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내려가시지요”


별채 앞 – 공성, 편우가 조사전에 들어간지 열흘째 밤

목욕을 하고 의관을 정제한 공성이 나타났다.

아이들 셋은 달빛 아래서 토납경의 구결대로 운기중 이었다.

‘이 녀석들 열흘 동안 수련을 열심히 하였구나’

흐뭇한 표정으로 공성은 아이들의 운기가 끝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아이들의 운기가 끝이 났다.

“사부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가셨던 일은 잘되셨는지요?”

“아일, 아삼 인사드려”

“사부님을 뵙습니다.”

“아직은 아니란다. 내 사부님이 열흘 동안의 출타를 마치고 오시면 정식으로 제자로 삼으마.”

“네 사부, 스님”

“어서들 저녁들하고 쉬려무나”

“림이는 저녁 식사 뒤에 잠깐 방으로 들리거라”

“네 사부님 알겠습니다. 얘들아 어서 가자”

“응 혀엉, 배가 너무고파”

‘녀석들 열심히 구나, 헛헛’


별채 안

탁자 위에 서찰이 놓여 있었다.

‘공성이 보거라,

아이들은 오늘로 열흘째 천불산을 하루 두 번씩 왕복하고 있느니라 제법 잘 뛰는구나 그리고 토납경을 전수했다. 하루 두 번씩 운기를 하라고 했다. 의국주께 너와 나 아이들이 사용할 선장을 준비해 달라고 하였느니라 그리고 쇠로 조끼도 만들어 달라 하였다. 값을 치르거라

열흘 동안 방가장에서 어찌할지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거라, 나도 안에서 고민해보마. 혜각’

‘열흘간 사부님이 고생이 많으셨구나’


공성은 행낭을 풀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림이의 작은 행낭을 꺼내 본다. 방림과 방가 조사전에서 함께 있던 행낭이었다.

‘림이가 오면 열어보도록 하자, 혹 단서가 있을 줄도 모르니’

“사부님 저 왔습니다.”

“들어오너라”

“식사는 잘하였느냐”

“저희들 모두 세 그릇씩 먹었습니다. 사부님”

“허허 많이들 먹는구나, 그러다 편가의국 문 닫겠구나”

“탁자 위의 물건이 뭔지 알아보겠느냐?”

“모르겠습니다.”

“방가장에서 너를 구출 하였을 때 함께 있던 거란다.”

방가장이라는 말에 림이의 표정이 우울해진다.

“일단 열어보자꾸나. 내가 열어도 되겠느냐?”

“예 사부님”

스륵, 스으윽 작은 행낭을 푸는 공성

방가장 장주패, 방가 장주 신분을 알리는 목패가 있었다.

재산록, 방가장의 재산 목록을 정리해둔 책자와 그 소유를 증명하는 증서들

방가장의 족보, 마지막으로 서책이 세권이 나왔다.

‘고대 파사어 해독서’

‘고대 파사어 해독서 흐흠, 이건 뭐란 말인가?’

“림아 네 것이란다.”

“흑흑 흐흐흑, 사부님 울지 않으려 했는데 물건들을 보니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며 눈물이 납니다.”

“그래 이럴 땐 울어야지”

“저 중에 아는 물건들이 있느냐?”

“장주패는 대대로 장주에게 승계되는 물건이구요. 재산록은 모르겠습니다. 파사어 해독서 저건 할아버지가 몇 년 전 완성하신 책입니다. 황궁에 계실 때부터 준비하시고 십오년만에 완성하신 거로 기억납니다. 할아버지 방으로 놀러 가면 지렁이처럼 생긴 글자들을 보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그렇구나. 그래”

“림아 이 사부가 이 물건들을 보관하고 있도록 하마 그래도 되겠느냐?”

“예 그럼요, 제가 가지고 잊다 잃어버리면 큰일인걸요”

“그리고 재산록은 방가장을 재건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아도 되겠느냐?”

“괜찮습니다. 사부님”

“그래, 고맙구나, 방가장 재건에 도움이 되는지 보자꾸나.”

“네 사부님”

“밤이 늦었구나. 내일 천불산에 오르려면 가서 쉬려무나”

“안녕히 주무세요 사부님”

“그래”

방림을 보낸 후 공성은 생각에 빠진다.

‘장주패, 재산록, 족보 생과 사의 경계에서 후손에게 남길 수 있는 물건들이 맞다. 근데 고대 파사국어 해독서 세 권이라 이상하구나, 왜 그 친구는 그 생과 사의 순간에 그 책을 넣었을까?’

공성은 혜각이 마시려 가져다 놓은 공부가주를 술잔에 따랐다. 쪼르륵, 쪼르륵 두 잔이 채워진다.

“이보게 손이 한잔하시게, 자네 편안하신가? 속세로 나를 밀어놓고 편안하신가?”

공성이 한잔한다.

“손이 파사국어라니 이건 왜 여기 있는가, 말 좀 해주시게”

공성은 오늘따라 친우가 보고 싶었다.


공성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대로 방가장으로 림이를 데리고 들어가면 흉수들이 알아 차릴 수도 있다. 방법이 필요하다. 방법이’

‘방가장의 재산 또한 나와 사부님이 관리하기는 어렵다. 관리해줄 사람도 필요하다.’

‘어허 해결할 일이 산더미구나 산더미’

어느덧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별채 앞 – 혜각이 조사전에 들어간 지 이일차

“어서 운기를 시작하자.”

“응 형아, 응 형”

“오늘은 세 번 갔다 올까 아삼아?”

“그래두 되겠어! 형 나 안 아파”

‘허허 녀석들, 허허’

방에서 아이들의 대화를 듣던 공성이 미소를 짓는다.


편가의국 - 내원

“의국주를 만나러 왔네, 고해주시게”

“예 대사님, 안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식솔의 얘기를 전해 들은 편진산은 뛰어 나왔다.

“대사님 오셨습니까.”

“어서 오세요. 대사님,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형제분 두 분이 계셨군요”

안으로 들어온 삼인은 얘기를 시작했다.

“아침부터 어인일 이신지요 대사님”

“여기 치박현의 지현을 좀 만나게 해주시오”

“지현은 공사다망하여 미리 약속을 해야 할 듯합니다.”

“어인 일로 그러시는지요”

“추성현의 맹가촌에서 사람을 하나 찾아야 합니다.”

“추성에서 맹가라, 거긴 웬만하면 다 맹가인데 허”

“대사님 찾는 사람이 어떤 특징 같은게 있는지요?”

의국주 편진산이 얘기를 했다.

추성은 고대 유고의 대현자인 맹자의 고향인 곳이다. 추성 인근 고을의 대부분은 맹가의 집성촌이다. 근처의 곡부또한 유교의 시조라 불리는 공자의 고향이며 이곳도 대부분의 공가의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향시를 치러 급제하여 현에서 문서를 관리하는 하급 지방관이었습니다.”

“오년전 쯤 상관을 무고로 고발하여 지금은 범부로 살듯합니다. 맹송지 라는 사람입니다.”

“관과 껄끄러운 사람이군요”

“그렇다면 그럴 수 있지요”

“그런 사람을 관의 도움을 얻어 찾는다? 관에서 그를 찾는다는 소문을 듣기라도 하면 저 같으면 지역을 떠나거나 깊은 산중으로 숨겠습니다. 대사님”

“아,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부국주”

“그 일은 편가의국 추성지부를 통해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산동성 근처에는 세 곳에 지부가 있습니다. 워낙 환자들이 많아서 제남, 추성, 곡부에 지부가 있습니다.”

“의국은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들고 다양한 상단 들과 거래도 많아 이것저것 듣는 것도 많습니다. 대사님”

“강산아 총관을 통해 속히 아니다. 네가 직접 가거라”

“예 형님”

“부국주님 잠시만, 지필묵을 주시겠습니까?”

공성은 서찰을 적었다.

“직접 가셔서 혹 그를 만난다면 이 서찰을 전해 주시오. 그리고 최대한 빨리 터전을 정리하고 이쪽으로 와달라고 해주시오”

“대사님 찾을 수 있다면 바로 데려오겠습니다.”

“부국주, 고맙소”

편강산은 바로 출발했다.

“근데 그자가 누구인지 물어도 될런지요”

“그럼요 국주, 그자는”

‘대학사를 그만둔 이후 방손이 거둔 제자였다. 학문이 출중하였으나 부친의 사망 이후 급격하게 기울어진 가세와 모친의 병수발,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여 배움을 접고 지방의 향시 시험을 보고 지방관이 되었다. 그러던 중 지방 세력들과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보고 밀고 하였으나 오히려 무고로 몰려 삭탈관직당하고 투옥되었던 인물이었다. 이때 그의 처지를 안 방손이 태사인 공성에 부탁하여 공성이 직접 추성으로가 그를 무고한 자들을 벌하고 사면 복권 시켰던 인물이다. 그러나 관직에 환멸을 느낀 그는 관복을 벗었다. 그자가 맹송지 였다.’


“의기충천하고 도리를 아는 훌륭한 사람이군요”

“그렇습니다. 국주”

“어찌 그자를 찾으시는지 물어도 될까요?”

“새롭게 재건될 방가장의 총관을 시키려 합니다.”

“총관요?”

“와주기만 한다면 그자가 제격입니다. 사부님과 저로는 방가장의 큰 살림을 꾸려나갈 수 없지요. 허허”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겠습니다. 대사님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시오, 언제든 도와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도움으로도 충분합니다. 국주”


별채 앞 – 혜각이 조사전에 들어간 지 육일차

“어제는 얼마나 걸렸느냐”

“세번 왕복에 두 시진 입니다. 사부님”

“천불산이 구십 장 정도 된다고 하였지, 제법이구나 허허”

“운기와 준비운동은 하였느냐?”

“예 사부님, 네에 대사님”

“아삼은 늘 씩씩하구나, 어서들 출발하거라 내 오늘 저녁에는 고기를 듬뿍 주라 얘기를 해주마”

“와아 고기다, 고기”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하였다.

“아직 준비도 안 되었다 요놈들, 허허허”

“아일, 아삼 가자”

“살생 금지, 살생 금지”

힘차게 달려 나가는 아이들이다.


별채 안 - 혜각이 조사전에 들어간 지 육일차

‘어떻게 방가장에 흉수들 모르게 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재산을 흉수들 모르게 가져올까? 림이를 내세우면 모든 게 해결이 되나 여기 방가의 생존자가 있소, 라고 알리는 격이니 어허 어찌할꼬, 어찌해 방법이 없구나, 방법이’

공성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었다.

“대사님 의국주님이 찾으십니다. 어서 가시지요.”

“알겠네, 내 바로 가도록 하겠네”


내원 앞 - 정원

“대사님 강산이가 도착했습니다. 지금 이리로 오고 있답니다.”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국주”

“기다려 보시지요”

“형님, 대사님 다녀왔습니다.”

“강산아 간 일은 잘되었느냐?”

공성은 두 눈을 크게 뜨고 편강산을 쳐다보았다.

“찾았습니다. 대사님. 찾았어요”

“고생하셨습니다. 부국주, 고생하셨어요”

“맹송지 들어오시오”

안으로 들어오는 맹송지. 날렵한 몸의 문사풍의 사내, 눈에는 총기가 가득해 보인다.

맹송지는 정원에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태사님, 맹송지가 태사님을 뵙습니다.”

맹송지는 무릎을 꿇었다.

“일어나시게, 전직 태사네 어서”

“소인을 감옥에서 구해주시고 모친의 장례까지 도와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

“아니네, 그때 자네 구해줄 때 말하지 않았는가. 자네의 스승인 방손의 나의 친우라고 말일세, 괜찮네”

“인사드리시게. 편가의국의 의국주시라네”

“맹송지라 하옵니다.”

“편가의국의 편진산 이라 하네”

“부국주님 정말 고맙습니다. 고마워”

“아닙니다. 대사님 덕분에 저도 추성지부 점검도 하였습니다.”

“국주님 이만 저 아이를 데리고 가도 될는지요?”

“당연합니다. 대사님, 그리하세요”

공성은 맹송지와 일행을 데리고 별채로 이동했다.


별채 안

“그간 어떻게 지냈는가?”

“마을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훈장을 했습니다. 대사님”

“자네처럼 뛰어난 인물이 고작 훈장이라니”

“산동성에선 저에게 일자리 줄 곳은 없을 겁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저 아이는 누구인가?”

“소인의 동생입니다. 맹송태라 하옵니다.”

“맹송태라 자네와 달리 덩치가 많이 크구먼, 허허”

“꼬마 아이는 누구인가?”

“맹전이라고 합니다. 대사님”

“자네들 형제와는 나이 차이가 제법 나보이네만?”

“부모가 모두 삼년전 전염병으로 죽고 고아가 된 아이입니다. 저희 형제와 사정이 비슷하여 집으로 데려와 이제껏 돌보고 있습니다.”

“쯧쯧쯧, 나무아미타불”

“추성현의 터전은 정리하였는가?”

“터전 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다 쓰러져가는 초가가 전부입니다. 가족도 동생과 맹전이가 다인걸요”

“내 자네를 긴히 보자고 한 이유가 있네”

“자네 사부의 장원인 방가장이 의문의 습격을 당해 모든 가솔들이 몰살당했네”

“네에, 어찌 그런 일이” 맹송지는 크게 놀랐다.

“내 친우의 가문을 재건하려 하네. 이에 자네를 방가장의 새로운 총관으로 명하려고 한다네”

“총관요? 해본 적도 없습니다.”

“해보면 되지 않겠나?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네”

“그래도 어찌 소인이 그런 큰 일을. 재고하여 주십시오”

“나와 방손이 자네에게 베푼 일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하게나”

맹송지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

“맹송태는 올해 몇 살인가?”

“스무살입니다. 대사님”

“추성 맹가촌에서는 무슨 일을 하였는가?”

“동생은 숙수를 하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제 학비와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려 일찌감치 숙수 일을 시작했습니다.”

“송태가 고생이 많았구나.”

“아닙니다. 형님을 구해주셔서 그땐 정말 감사했습니다.”

“전이는 몇 살인가?”

“아홉살 입니다.”

“맹송지, 맹송태, 맹전은 나와 함께 방가장으로 갈 것이다.”

“대사님 감사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시게 송태, 전이는 따라 나오너라. 식사와 잠자리를 준비해주마”

“네 대사님. 고맙습니다.”


“한잔 하시겠는가. 맹 총관”

“총관 이라니요. 대사님”

“잘 들어 보시게나.”

공성은 맹송지에게 방가장의 흉사와 관련된 사항을 알려 주었다. 맹송지는 가끔은 분개하면서도 차분하게 경청 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제동행(師弟同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광호방의 습격! - 1 24.09.18 24 0 12쪽
13 신진 사파(?) - "혜공방의 등장" 24.09.16 31 0 13쪽
12 가자! 방가장으로 - “혜공방의 탄생” 24.09.15 39 1 11쪽
11 방가장으로 귀환준비 - “쌍수양의공” 24.09.14 46 1 13쪽
» 방가장으로 귀환준비 - "총관 맹송지" 24.09.13 46 1 13쪽
9 방림의 외가 - "편가의국-4" 24.09.11 46 1 13쪽
8 방림의 외가 - “편가의국-3” 24.09.09 51 1 11쪽
7 방림의 외가 - "편가의국-2" 24.09.08 55 1 14쪽
6 방림의 외가 - "편가의국-1" 24.09.06 63 1 13쪽
5 새로운 사제지간 - "토납경" 24.09.06 62 1 13쪽
4 소림 승려를 그만두다 - "환속-2" 24.09.04 61 1 12쪽
3 소림 승려를 그만두다 - "환속-1" 24.09.04 61 1 13쪽
2 십년만의 귀환 – “소림사” 24.09.04 70 1 13쪽
1 방가장의 비극 - "몰살" 24.09.02 99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