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부동산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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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
그림/삽화
DDD
작품등록일 :
2024.09.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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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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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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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터전(1)

DUMMY

6


인천 헌터.


양아치 송기철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망가진 총이며, 나가 뒤지라는 태도. 그것 말고도 쌓인 원한이 수두룩한 모양이었다. 


“진짜 지독한 놈들입니다···.”


모든 건 ‘인천’이란 지명 하나로 설명할 수 있었다. 암만 그 주류 세력인 중국인들이 역겨워 도시를 떴다한들, 서당개도 삼 년 존버하면 그··· 무언가를 읊는다고 했다.


“뭐였더라··· 풍류. 맞아, 풍류였지.”

“풍월이다.”

“그거나 그거나요.”

“어예 그게 같노···.”

“한자잖아요. 여하튼, 각성자가 둘이라. 쉽지 않겠는데요.”

“인천서 탈출할라믄 혼자선 어려웠것지. 짱깨들이 각성자를 곱게 놔주겠나? 그나마도 탈출하면서 많이 뒤졌다카니 다행이지···.”


박씨 아저씨가 강한성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가 물었다.


“그래서, 안할 끼가? 둘은 좀 부담이려나?”

“아뇨?”

“그면 우예 할까?”

“일단은 상황을 보죠. 둘이서 쉰 넘게 모인 곳 쳐들어가기도 애매하니까.”

“한성이 니 말이 맞다. 모지리나 글케 하제. 각성자도 둘이라카는데.”

“거기다··· 먼저 움직일 필요도 없어요.”


아까 살려보낸 것들이 있었다. 열셋이 와서 다섯만 남기고 도망쳤으니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있을 것이다. 


그들 입장에선 이웃이 생겨났다. 하급 게이트긴 하지만 귀쟁이까지 튀어나온 걸 두 명이서 틀어막은 이웃.


강한성은 삐걱거리는 머리를 애써 돌려 인천서 왔다던 헌터 두 놈을 상상했다. 자신을 이입했다.


‘내가 이 동네 짱을 먹고 있다. 죽으라고 던져놓은 놈들이 열셋. 그 중 여덟이 돌아왔다···.’


어찌 반응할까? 이것도 싸움이다. 강한성은 싸움에서만큼은 멍청하지 않았다. 그는 상대에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하나는 관망이겠네요.”

“관망?”

“그것들 입장에서 우리가 여기 터 잡고 살지 어쩔지는 모르는 일이고. 괜히 들쑤시기보단 잠깐 지켜보는 게 낫다 생각할 수도 있죠. 돌아온 놈들 이야기 들었으면 제가 좀 상당히 쩔었다는 것도 알 거고.”

“맞다. 근데 인천 놈들인데?”

“씁, 가오 무시 못하긴 하는데.”


게이트를 두 명이서 닫았든, 열세 놈을 둘이서 제압했든. 금세 방 빼고 서울 뜰 놈들이든···.


행동 기저에 가오가 깔린 것들이라면 그런 걸 전부 따지진 않을 것이다. 냅다 쳐들어온다고 해도 강한성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


사실 놀랄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반가웠다. 바라던 일이었다.


“그래 주면 고맙죠.”


강한성이 주공 단지를 돌아보았다. 사계주공 5단지. 머릿속으론 이미 강한성의 것이 되었다. 내 땅이다. 피붙이가 지켰던 땅, 이제는 내 영역이 될 터전.


그리고 특별한 땅이었다. 추억 나부랭이가 아닌 각성자로서, 터전 삼을만한 재생의 가호가 이 땅엔 서려 있었다.


“와보라죠. 죽는 게 나는 아닐 거 같으니까.”


아직 몸이 덜 풀렸다. 재생 능력. 제대로 시험해보기에 양아치 열세 놈은 너무 적었다.


강한성은 상대 각성자가 지녔다던 능력을 떠올렸다.


“저랑 비슷한 신체강화계. 그리고 후방 지원하는 원소계가 하나. 이렇게 둘.”


조합이 좋다. 하긴 그러니 인천에서도 탈출했겠지.


전방에선 막고 후방에선 화력을 투사한다. 정석적인 전법. 더군다나 원소계라던 놈은 전기 능력자 다음으로 귀족이라 불리는 화염 능력자였다. 누나와 같은 능력이니 실컷 봤다. 


“대전에도 한 명 있었죠. 그··· 정씨 아저씨. 아무리 인천 놈이라도 그 아저씨 정도는 못할 겁니다.”

“정형남이? 하기사 금마가 짱깨들 등쌀에 쫓겨 나온 놈들보단 훨 낫겠지.”

“오라고 하죠.”


강한성이 씩 웃었다. 머릿속으론 대전에서 함께 일했던 정형남 헌터를 떠올렸다. 그와 맞붙는다면 어떨까. 비각성자였을 땐 상상도 못했다. 이제 이야기가 달랐다.


머릿속에 거대한 화마가 일었다. 자신은 불타고 있다. 상대는 기고만장해 있겠지. 화상은 치명적인 상처다. 의료 지원 없이 불길 앞에서 인간은 나약한 법이었고, 각성자라고 크게 다르진 않았다.


재생 능력이 없다면.


- 즈즈즈···.


상상 속 강한성은 불길을 뚫고 발차기를 날렸다. 타오르던 불길을 휘휘 털어낸 순간 새살이 차올랐다. 주먹은 어디에 박히던가? 방심한 상대의 빈 턱.


완벽했다. 너만 오면 고. 강한성의 어깨에 뽕이 들어갔다.


“···금강산도 식후빵이라는데, 밥이나 먹을까요?”


강한성이 실실 웃으며 제안했다. 박씨 아저씨는 그래도 대졸자였다. 곧장 지적되는 무식함이 있었다.


* * *


야전 취사는 헌터팀의 소양이었다. 유능한 비각성자라면 갖춰둬서 나쁠 것 없는 재주기도 했다.


강한성과 박씨 아저씨는 매고 온 배낭을 털어 간소한 저녁을 차렸다. 코펠에 올린 반합이 들끓으며 휘이이, 맛있는 냄새를 풍겼다.


“묵자.”


박씨 아저씨는 솜씨가 좋았다. 장기 작전이 될 때면 빛을 발하는 특기였다. 팀장이었던 최 헌터도 수당을 따로 챙겨줬던 걸로 기억했는데, 동결건조 김치로도 기가 막히게 찌개를 끓였기 때문이었다.


“크으···.”


강한성은 찌개 한 숟갈을 먹은 순간 진실의 목소리를 터트렸다. 날이 더럽게 길었다. 찌개 한 숟갈에 노곤노곤해질 정도로.


‘대전에서 서울 가는 게 네 시간.’


아침에 출발해 오후나 되어서 도착했다. 노원까지 간선도로를 타고 또 한 시간이 넘게 들었고. 


도착한 후라고 심심했던가? 각성만 해도 흥미진진했는데 그 직후 게이트가 터졌다. 정신없이 틀어막고 나니 웬 양아치 놈들이 시비를 텄다.


“오늘 고생했다. 마이 무라.”

“예 뭐. 아저씨도요.”

“근데···.”


박씨 아저씨가 고개를 돌렸다. 시선 끝에는 아까 투항한 양아치 오인조가 보였다.


“···점마들은 어짜지?”


강한성이 놈들을 바라보았다. 손에 숟가락을 든 채로. 마침 수저 위엔 갓 불린 백미밥이 얹혀져 있었다. 시뻘건 동결김치찌개 국물을 머금은 채, 위엔 염장 베이컨도 한 조각 올라가 있었다.


냠, 강한성이 수저를 낼름 입에 넣었다.


-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강화된 강한성의 청각은 놀라울 정도로 소음에 민감했다.


적응하려면 연습이 필요하겠지. 방금은 꼭 귀 바로 옆에 대고 침 삼킨 것 같았으니까.


- 꼬르르륵···.


그 뒤로 울려퍼진 뱃고동 소리는 차라리 처량할 지경이었다.


사람이 오래 굶주리면 꼬르륵 소리에도 힘이 빠진다. 강한성은 딱 두 명 분량으로 끓인 김치찌개를 바라보았다. 


뭐, 나눠줄 생각 같은 건 없었다.


“뭐 이쁘다고.”

“어? 머라캤노.”

“혼잣말요. 저것들은 근데 사람 밥 먹는데 뭘 잘했다고 저래 빤히 봐? 밥맛 싹 돌게.”

“거 보통은 반대로 말한다. 아무튼, 그냥 두까?”


박씨 아저씨의 목소리엔 옅은 우려가 깔려 있었다. 하여튼 사람이 물렀다. 얼굴은 폭력단체등처벌에관한법률 같은 조항과 어울렸으나, 서울 간다던 강한성을 따라 붙을 정도로 오지랖이 넓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싫진 않았다.


“야.”


강한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아치 송기철이 벌떡 일어나더니 복명복창했다.


“예! 부르셨습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어우 시끄러. 힘도 없을 텐데 뭔 소리를 질러?”

“앞으론! 조용히 말하겠습니다!”

“아오. 한 번만 더 소리 지르면 죽는다.”

“···넵.”

“아무튼 야, 터치 안 할 테니까 너네도 저녁 챙겨 먹어라. 사람 그리 뚫어져라 쳐다보지 말고.”


말은 그리 했으나 먹을 것 따위 가지고 다니지 않을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있으면 먹는 거지, 끼니에 아침, 점심, 저녁 같은 구분 따위 없을 것 또한. 


강한성은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내 던져주었다.


- 휙!


초코바 네 개가 허공을 날았다.


삽질할 때만 해도 비실비실 죽어가던 송기철이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며 초코바 네 개를 받아냈다. 강한성의 기민한 청력을 저들이 몰랐기에, 자그마하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고막을 찔렀다. 


“왜 네 개···?”


양아치 오인조가 고민에 빠졌다. 줘도 지랄이야. 하필 네 개밖에 없었다. 잠시 궁리하던 송기철이 자기 초코바를 똘마니에게 넘겼다.


“난 됐다.”


강한성은 그 모습을 묘하게 쳐다보았다. 이 새끼도 오래 살긴 글렀네.


단명할 운명을 타고난 양아치 송기철이 슬그머니 강한성에게 다가왔다. 놈이 헛기침으로 목소릴 골랐다. 


“흠흠, 저···.”

“뭐? 밥 먹는데 왜 자꾸?”

“실례가 안 된다면 하나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말해.”

“저기 정리해놓으신 것들···.”


송기철이 가리킨 곳엔 아까 게이트에서 튀어나왔던 오크 시체가 쌓여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체였던 것들.


아무리 짬이 찬 박씨 아저씨였어도 혼자 수십 구를 다 작업할 순 없었다. 마침 양아치 오인조가 충원되지 않았다면 가죽이나 이빨 따위 돈 되는 물건은 다 못 챙겼을 것이다.


“저건 왜?”


강한성이 물었다.


“혹시 다 버리실까 해서 말입니다···.”

“어? 부산물 말이야? 그건 당연히 팔아야지.”

“부산물 말고 저 고기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고기라니.”


강한성은 잘못 들었나 싶었다. 고기가 어디 있다고? 그런 게 있으면 벌써 우리가 구워먹었다.


그러나 송기철의 눈엔 진심이 깃들어 있었다. 가죽 벗겨진 오크 사체를 식자재로 보는 눈이었다.


“그.”

“예.”

“너희··· 먹냐? 저거?”

“예? 당연히 먹죠. 이런 말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까 정말 죄송스럽게도 실수했을 때··· 저거 보고 그랬던 겁니다.”


강한성은 이놈이 첫 대면에 뭐라 소리 질렀는지 떠올렸다. 그래, 마석‘도’ 캤네? 라던가. 워낙 돈 되는 물건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아니었다. 부가적인 의미로의 ‘도’였다.


본 목적은 고기였던 모양이었다. 송기철이 쩔쩔매었다. 아까는 죄송했다는 둥, 앞으론 사람 가려가며 개기겠다는 둥 핵심에서 벗어난 말을 주절거렸다.


“사실 저 정도면 한동안 밥 걱정할 것도 없고 해서···.”


뒤에서 듣고 있던 박씨 아저씨가 혀를 쯧쯧 찼다. 강한성도 비슷했다. 물자가 끊긴 이 대도시에선 농경 수준도 애매했다.


이 양아치들도 근처 야산을 개간해서 밭을 맨다고 하였으나, 그 정도론 겨우 죽지 않고 생을 부지할 정도라고 했다. 그래, 한창 나인데 고기에 눈 돌아갈 만도 하지···.


“···맘대로 해라.”


강한성이 말했다.


솔직히 거부감이 있었다. 게이트에서 튀어나온 몬스터 중 식자재 삼을 것들이 없진 않았다. 급할 땐 대전-세종 라인에서도 꽤 먹었고, 코카트리스 같은 거대 조류들은 강한성의 입맛에도 제법 맞았다.


‘···자이언트 스네이크 같은 것들도 뱀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끔 먹었지. 먹어보니 못 먹을 정돈 아니었어.’


그래도 아인종은 아니었다. 지성 있는 몬스터의 취식은 일종의 금기에 속했으니까. 


‘물론··· 그 부산 거인 조천웅 헌터 같은 미친 인간들은 적의 심장을 날로 삼킨다고 하던데, 그거야 뭐 맛있어서 먹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또라이에 기행을 일삼는 사람이었다. 예외 중 예외였고, 각성자들 사이에 퍼져있는 민간신앙 차원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선 일상이었다. 강한성은 깨달았다. 자급자족도 안 되는 이 하수구 같은 도시가 어떻게 아직 백만 단위 인구를 품고 있는지.


야만의 도시, 서울 원주민 송기철은 허락을 얻었다. 그는 없는 기력으로 양아치 오인조를 규합했고, 곧 사계주공 5단지 밤하늘 위로 희끄무레한 연기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 화르르륵···.


냄새가 뿌옇게 휘몰아쳤다. 반으로 가른 드럼통 위로 잘게 잘려진 오크 사체가 올라갔다. 제때 거세되지 않은 돼지가 으레 그렇듯, 역한 웅취가 강한성의 코를 찔렀다.


나오려는 헛구역질이 있었다. 강한성은 참았다. 그는 먹지 않겠으나 비웃고 싶진 않았다. 모든 끼니는 귀중했다. 이런 개같은 시대라면 더더욱 그랬다. 


박씨 아저씨도 비슷했다. 두 사람은 마시려던 커피를 외투 안감에 도로 집어 넣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송기철이 양아치 오인조와 함께 머리를 조아리며 고기를 입에 넣었다. 돼지 비슷한 걸 돼지 비슷하게 먹는 모습이 아귀같았다.


강한성은 누나가 겨우 머리 뉘일 구석 찾았노라 기뻐하던 서울이 어찌 이리 영락했는지 감상에 잠겼고, 마지막엔 약속처럼 정부를 욕했다.


‘그 개새끼들···.’


분노가 치밀어올랐으나 오래 가지는 않았다.


이내 굶주린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몇 시간 전, 게이트가 터진 직후 이곳 사계주공 5단지 구석구석에선 산발적인 비명이 튀었다. 아파트 화단엔 콩을 심었던 흔적이 있었다. 누나가 각성했던 놀이터 한켠에선 고추와 상추가 자라고 있었고···.


그 모든 것이 버려진 자들의 흔적이었다. 초라한 집이지만 그래도 제 집이라고.


몰락한 주공아파트 단지를 떠나선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이들이 이곳에 있었다. 게이트가 터질 땐 자연재해 흘려보내듯 입을 막고, 죽을 때에나 단말마로 비명 터트리는.


그리고 지금은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면목없지만 제발 자비 베풀어달라고. 굶주린 이 입에 고기 한 점이라도 넣어주십사, 그들 삶의 반토막도 살아오지 않은 강한성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젊은 헌터 양반···.”

“내 염치 없지만, 혹시···.”

“맛만 볼 수 없겠나? 나는 괜찮은데, 우리 며느리가 얼마 전에 애를 놓았는데 젖이 안 나와···.”


그리 말하는 이들 뒤론 주눅든 어린 애들 몇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다. 어른들은 강한성을 바라보며 간청했지만 애들은 솔직하고도 예의를 몰랐다.


시선은 불판 위에 구워지는 오크 고기를 향했다. 역한 웅취에도 아이들은 꼬르륵 소리를 흘려내었고, 강한성은 정말이지 세상이 씨발같았다.


“···스무 명은 되는 거 같다야.”


박씨 아저씨가 속삭였다. 강한성은 고개를 저었다. 기분이 엿같아서 그런가 머리가 고요하고도 신경이 먼 곳까지 뻗쳤다. 


내쉬는 숨, 나지막한 발소리, 곰삭은 옷감끼리 비벼지는 소리···.


강한성은 스무 명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사계주공 5단지의 생존자 전원이 강한성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 땅 안에 살아남은 그들의 수를 어렵지 않게 추산할 수 있었다.


“마흔··· 조금 넘어요.”


이 마흔 모두가 강한성의 말 한 마디만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뭐라고 자비를 청해? 선심 쓰듯 말할 자격이나 되나. 잘 모를 일이었으나 박씨 아저씨는 이미 그 마음을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탁, 타악···.


두들겨지는 어깨가 있었다. 강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송기철을 불렀다.


“야 양아치.”

“예.”

“···드럼통 몇 개 더 가져와.”


희끄무레한 연기가 사계주공 5단지 밤하늘 위로 여럿 피어났다.


허겁지겁 고기를 삼키는 이들 사이로, 조막만한 여자애 하나가 꼬치 구이를 손에 들고 강한성을 찾았다.


“아저씨, 이꺼.”


할 말은 많았다. 스물 두 살이니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라거나, 괜찮다거나, 내가 죽인 고기로 생색내지 말라거나···. 강한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꼬치를 받아들고 물어뜯었다. 두려워하며 눈치 보던 여자애가 오도도도 도망갔다.


“맛있나?”


박씨 아저씨가 물었다. 그가 한 입만 달라 이야기했다. 강한성이 꼬치를 내밀었다. 두 사람은 꼬치를 나눠먹었다.


중얼거렸다.


“맛 한 번 엿 같네요.”

“···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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