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자의 재벌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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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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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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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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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돈질

DUMMY

자정 무렵.


김세창을 판교 저택으로 불러들였다.

그에게 부탁할 일이 있었다.


우리는 돔페리뇽 샴페인으로 목을 축이며 두런두런 담소를 나눴다.

그러기를 얼마 뒤.

그에게 본론을 내뱉었다.


"트램프를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은데, 대표님이 도움을 주십시오."

"미국에서 그자를 만나실 생각인가요?"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물론 미국 밖에서 그를 만날 생각이에요. 내가 지금 미국으로 들어가면 현지 수사당국에 체포를 당할 겁니다."


그리 말하자, 세창이 곧바로 난색을 표명했다.


"미국 대선이 한창이라 트램프가 외국에 나올 가능성이 없습니다. 제가 만남을 주선한다고 해도, 미국으로 입국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을 거에요."

"정말 트램프가 미국 밖으로 나오기가 힘든가요?"

"예. 당분간은 해외에 못나온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에게 내 뜻을 재차 피력했다.


"뉴스를 보니까 프랑스 파리에 트램프의 호텔 체인이 있다고 하던데... 그곳으로 트램프를 불러낼 수는 없나요?"

"트램프 측에 말은 전해보겠습니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일단 말이라도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의장님."


다음날.


이기철 비서와 20명의 경호원을 대동하고, 성심그룹 강남 본사 빌딩에 들어선 순간.

로비를 오가던 임직원들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허나 나는 별로 마음이 좋지 못했다.

임직원들의 눈빛에서 나를 의심하는 기색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를 청부살해를 의뢰한 용의자로 보는 것 같았다.

물론 내 자격지심일 가능성이 농후했지만 기분이 별로였다.


경호원들과 이 비서를 거느리고 탑층과 연결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탑층에 들어서자 김 실장과 비서들이 나를 향해 언제나처럼 90도 각도로 허리를 숙였다.

허나 그들 역시 나를 경원시하는 눈빛을 은근히 드러냈다.

씁쓸한 순간이었다.


육중한 마호가니 책상에 앉은 뒤.

나를 뒤따라 들어온 김 실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진성우 감사실장을 호출하세요."

"예. 의장님."


잠시 후.


면전에 나타난 진성우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가 건넨 보고서를 책상 구석에 밀어넣으며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구두로 보고하세요."


성우가 군기가 바짝든 얼굴로 구두 보고를 시작했다.


"김영환 부회장과 박덕우 사장 모두 성심자동차의 1차 벤더(1차 협력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지난 8년 동안 각각 700억이 넘는 뒷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에게 물었다.


"증언과 관계서류를 확보하셨나요?"

"예. 모두 확보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그들을 경찰에 고발하세요. 그리고 그 두사람에 관한 감사결과를 사내 공개 게시판에 게재하십시오."

"말씀대로 조치하겠습니다."


그를 내보낸 후, 곧바로 김강석 법무실장을 면전에 불러들였다.


"부르셨습니까. 의장님."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내 의중을 밝혔다.


"김영환 부회장과 박덕우 사장이 1차 벤더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어요. 그 덕분에 700억에 달하는 뒷돈을 챙겼다고 하더군요."


"감사실장과 공조해서 그 두사람에 대해서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끝까지 물으세요."


김강석이 결연한 얼굴로 복명했다.


"예. 의장님."

"이만 나가보세요."


허나 강석은 나갈 생각이 없는지, 내 눈치를 슬며시 살폈다.

뭔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눈치였다.


"하실 말씀이 뭐죠?"


그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조만간 법원에서 의장님의 미국 송환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따지는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말인데, 법무실에 소속된 변호사를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전관예우 변호사를 선임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고개를 완강히 저었다.


"그러지 마십시오. 이번 일은 내 개인적인 일이에요. 회사 변호인을 쓰는 건 공금 유용이에요. 그러니 실장님은 아무 신경을 쓰지 마십시오."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는 내 투철한 기업가 정신에 감복한 탓일까.

강석이 감동한 얼굴로 나를 우러러봤다.

난생처음으로 제대로된 인격자를 영접한 듯한 눈빛이었다.


그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뒤로한 채.

창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창밖에 분주히 움직이는 샐러리맨과 할 일 없는 백수, 백조.

학생, 노인, 주부 등을 유심히 살피며 묵직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회사 분위기가 어떤가요?"


등 뒤에서 강석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나에 대한 임직원들의 여론을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당연히 의장님을 모두 믿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터무니없는 혐의를 의장님에게 덧씌웠다고 생각하는 거죠."


입에 발린 말이었지만, 솔직히 그의 아부성 짙은 발언이 마음에 들었다.


강석을 내보낸 뒤.

김난숙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날 밤.


성심호텔 강남 본점의 펜트하우스에서 그녀와 뜨거운 시간을 즐긴 뒤.

사랑의 밀어를 길게 속삭였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그녀가 은근한 얼굴로 질문을 던졌다.


"정말 자기가 이성모와 이지연, 이경민을 모두 청부 살해한 거야?"


내 입가에 절로 쓴웃음이 드러났다.

그녀는 기자 특유의 직업정신을 발휘하는 모양새였다.

허나 나는 그녀에게 진실을 말해주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녀가 알아서 좋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놈들이 성심자동차를 견제하려고 지어낸 얘기야. 내가 무슨 재주로 그런 거물을 청부 살해 하겠어? 안그래?"


그녀가 묘한 눈빛을 내비치며 대꾸했다.


"뭐,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인데..."


"자기는 보통 사람이 아니잖아. 그래서 혹시나 해서 물어본거야. 그러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붉은 입술에 찐한 키스를 선사했다.


쪽!


*


평일 오후.


서초동 인근의 일식당에서 김정후 중앙지검장과 만남을 가졌다.


우리는 낮술을 즐기며 싱싱한 회와 튀김을 즐겼다.

그러기를 얼마 뒤.

본격적인 담론을 시작했다.


김정후가 눈을 번뜩이며 본론을 내뱉었다.


"주심 재판관을 알아냈습니다."

"주심 재판관이 누구죠?"

"송진철 부장판사입니다."

"송진철 판사는 어떤 사람인가요?"


정후가 노골적인 언사를 토해냈다.


"돈과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인간입니다. 판사 자격이 하나도 없는 개쓰레기죠."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교과서적인 인물인가요?"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급 룸빵에서 향응을 접대하고, 억대의 떡값을 던져주면 의장님 뜻대로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그에게 넌지시 물었다.


"송진철의 접대를 담당할 사람으로 누가 적합할까요?"


그가 기다렸다는 듯 즉답했다.


"제 친동생이 송진철과 고등학교 동기 동창입니다. 그놈을 시켜서 일을 처리하면 깔끔하게 마무리가 될 겁니다."

"좋습니다. 그럼 10억을 드릴테니까 그돈으로 알아서 처리를 해주세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의장님."

"내일 중으로 사과박스에 돈을 담아서 지검장님 자택으로 보낼 테니까 알아서 기름칠을 해주세요."


정후가 반색하는 얼굴로 화답했다.


"제가 책임을 질테니 의장님은 정말 아무 걱정을 안하셔도 됩니다. 하하하...!"


그의 믿음직한 확언이었다.


*


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펜실베니아 주의 주도인 해리스버그에 트램프 일행이 나타났다.


트램프는 펜실베니아 주 유권자들을 상대로 격정적인 열변을 토한 뒤.

다운타운에 위치한 호텔로 자리를 이동했다.


그는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휴식을 취하는 한편.

유튜브에 올라온 태종의 기자회견을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그러기를 얼마 후, 그의 만면가득 흡족한 표정이 떠올랐다.


트램프는 조 바이돈 대통령을 항상 중국 스파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둘째아들인 헌터 바이돈이 한화로 수조원 대의 자금을 중국 공산당 측에서 로비스트 자금 명목으로 받아챙겼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바이돈 가문은 중국 공산당에 포섭된 스파이 가족이었다.

허나 레거시(기득권) 언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조 바이돈은 단 한번도 중국 스파이 혐의에 대해서 조사를 받지 않았다.


민주당 정권 아래서 수백여 차례의 사법적인 테러를 당한 트램프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질 정도로 원통한 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자신과 같은 견해를 가진 태종에게 진한 호감을 느꼈다.

적의 적은 내 친구라는 마인드를 가진 트램프다운 발상이었다.


그 즈음, 샌더스 비서실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정중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국민당의 김세창 당대표가 친서를 보내왔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까?"


트램프가 고개를 끄덕이자, 샌더스가 친서를 내밀었다.


[친애하는 트램프 각하의 건승을 기원하며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장태종 성심그룹 의장이 트램프 각하와 만남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시간이 되신다면 파리에 있는 트램프 호텔 체인에서 만남을 허락해 주십시오,]


트램프가 눈 앞에 서 있는 샌더스에게 넌지시 입을 열었다.


"장태종이 나를 만나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샌더스가 즉답했다.


"각하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정치 후원금을 헌금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장태종의 개인 재산이 얼만가?"

"정확히는 모르지만 수백억 달러 규모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예. 각하."

"다음주 수요일에 파리에서 자리를 만들게."

"정말 파리에서 장태종을 만날 생각이십니까?"


트램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조 바이돈이 중국 스파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이 마음에 들더군. 그러니까 자리를 마련해봐."


트램프는 그말을 끝으로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이 비서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파리 시내에 위치한 트램프 호텔에 들어설 찰나.

총기로 무장한 트램프의 경호원들이 내 앞을 막아섰다.


책임자로 보이는 남자가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호텔 안에는 한분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이 비서에게 말했다.


"호텔 앞에서 경호원들과 대기하세요. 그리고 노트북은 나에게 주세요."

"예. 의장님."


그가 건네준 노트북을 손에 들고 트램프의 경호원들과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트램프는 호텔의 1층 라운지에 조성된 카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에게 말했다.


"저는 오래전부터 트램프 각하를 존경해왔습니다. 자유 세계를 지키는 수호자라고 생각했죠."


"그런 이유로 4년전 대선에서 중국 스파이로 의심되는 조 바이돈에게 패배한 각하를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내 진솔한 발언이 통한 것일까.

트램프가 씨익 웃으며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내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그와 악수를 교환한 뒤.

본격적인 환담을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트램프가 솔직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장 의장 말대로 조 바이돈은 중국 스파이가 확실해요. 아들놈이 수십억 달러를 중국 공산당에서 받아쳐먹은 게 증거죠."


"하지만 조 바이돈은 미국 법원과 FBI의 비호를 받는 탓에 이렇다할 수사 자체를 전혀 받지 않고 있어요. 나는 그점이 진정으로 불만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견해에 동조하는 발언을 내뱉었다.


"저 역시 그리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각하가 4년 전에 실패했던 재선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하에게 1억 달러(1,400억)에 달하는 정치 헌금을 기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내 말에 감명을 받았는지 트램프가 내 손을 두손으로 맞잡으며 호탕한 웃음을 트트렸다.


"우하하하하하하하...!"


장내가 떠나갈듯한 격렬한 웃음소리였다.


그의 웃음소리가 가라앉은 뒤.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계좌를 알려주시면 지금 당장 1억 달러를 송금해 드리겠습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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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S대 경영학과 24.09.17 241 8 12쪽
28 28화 종횡무진 24.09.16 367 7 12쪽
» 27화 돈질 +2 24.09.15 415 5 12쪽
26 26화 정면돌파 24.09.15 454 6 12쪽
25 25화 빅뱅 +2 24.09.14 536 9 12쪽
24 24화 나이는 깡패가 아님 24.09.14 521 9 12쪽
23 23화 주인과 머슴 1 24.09.13 596 11 12쪽
22 22화 이면계약 2 +1 24.09.13 620 10 12쪽
21 21화 이면계약 1 +1 24.09.12 693 9 12쪽
20 20화 성심 드래곤즈 2 +1 24.09.12 718 12 12쪽
19 19화 성심 드래곤즈 1 24.09.12 816 11 13쪽
18 18화 현찰 확보 2 +3 24.09.11 918 15 12쪽
17 17화 현찰 확보 1 24.09.11 1,071 16 12쪽
16 16화 저절로 굴러들어온 기회 2 24.09.10 1,202 15 12쪽
15 15화 저절로 굴러들어온 기회 1 +4 24.09.10 1,287 18 12쪽
14 14화 사람을 잘못 건드린 죄 2 24.09.09 1,310 21 12쪽
13 13화 사람을 잘못 건드린 죄 1 24.09.09 1,299 23 12쪽
12 12화 업무추진비 1 +2 24.09.09 1,276 20 12쪽
11 11화 배우자 후보 2 +1 24.09.08 1,407 20 12쪽
10 10화 배우자 후보 1 24.09.08 1,535 21 13쪽
9 9화 걸어오는 싸움은 피하지 않는다 1 24.09.07 1,553 23 12쪽
8 8화 빅딜 1 24.09.07 1,612 22 12쪽
7 7화 눈떠보니 재벌 총수 4 24.09.07 1,624 24 12쪽
6 6화 눈떠보니 재벌 총수 3 +1 24.09.06 1,692 23 12쪽
5 5화 눈떠보니 재벌 총수 2 +1 24.09.06 1,813 23 13쪽
4 4화 눈떠보니 재벌 총수 1 +2 24.09.05 1,919 25 12쪽
3 3화 하루아침에 재벌 후계자 2 +1 24.09.05 2,100 27 12쪽
2 2화 하루아침에 재벌 후계자 1 +1 24.09.05 2,424 33 12쪽
1 1화 플로렌 중범죄 교도소 1 +1 24.09.05 2,740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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