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수집하는 EX급 뱀파이어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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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비
작품등록일 :
2024.09.05 19:16
최근연재일 :
2024.09.0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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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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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의 까마귀

DUMMY

#1. 붉은 눈의 까마귀



눈이 수북하게 쌓인, 그림과도 같이 조용한 네덜란드의 어느 시골 마을.


멀리서 보았을 때는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운 천국의 풍경이었지만, 마을 어귀에 다다르자 코를 찔러대는 것은 지옥의 향이었다.


지독할 정도로 비릿한 피 냄새.


남자는 불쾌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그런 그의 귓가로.


삐-, 삐-.


아주 작게 들리는 전자 비프음.


남자는 그 소리에 주머니 속에서 자그마한 통신기 하나를 꺼내 귀에 걸었다.


- 치지직···. ···유리, 응답하세요.


“임무 시작은 아직인데.”


- 살아 있었네요?


“아쉽다는 것처럼 들리는걸.”


여성의 웃음소리가 통신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 그럴 리가요. 차량이 몇 시간째 움직이지 않길래 걱정했을 뿐이에요. 무슨 일 있어요?


“너무 외진 곳이라 제설 작업이 하나도 안 되어 있더군. 그래서 걸어서 이동했을 뿐이야. 지금 막 목표지에 도착했고.”


- 거리가 꽤 될 텐데, 고생했어요. 그곳 상태는 어때요?


“생존자는···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변종 짓으로 보이는데.”


가끔 그런 것들이 나타나고는 했다.


막무가내로 만들어진 스폰 중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돌연변이. 하나의 마을을 하룻밤 사이 괴멸시킬 정도로 강한 힘과 식욕을 가진 녀석들.


사람들은 저항은커녕 도망치려는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잔인하게 살해당했을 게 뻔했다.


자신이 어떻게 죽는 것인지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로 말이다.


어찌 보면 나쁘지 않은 죽음이었다.


- 변종이라고요? 또 어떤 놈이 미친개를 풀어버린 거야!


“글쎄···.”


이 근처의 뱀파이어 로드라면···.


‘엘리스인가?’


아니, 그녀는 자신의 군대를 강화시키는 데 눈깔이 뒤집힌 년이다. 변종 스폰이 탄생했다면 어떻게든 길들여 자신의 곁에 두었을 거다.


그게 아니라면 그녀의 구역 근처에 분탕을 치기 위한 다른 적대적인 로드의 짓인가?


‘고민해 봐야 소용없겠지.’


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받은 의뢰를 완수하는 것.


“진입하겠다.”


- 유리, 정말 변종이면 위험하지 않겠어요? 지금이라도 다른 헌터들에게 지원 요청을 하는 게···.


“내 방식 알잖아? 혼자가 편하······.”


부아앙!


별안간 모터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머지않아 유리의 뒤에서 스노우모빌 두 대가 굉음과 함께 등장했다.


한 대에 두 명씩.

총 네 명의 남성.


몇 번인가 본 적이 있었다.

전원이 형제라고 했던가?


‘분명 무슨 브라더스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들 또한 유리를 알고 있었다.


“키얏호! 헬로우, 레이븐!”

“사냥감은 우리 거라고, 멍청한 동양인 놈아! 하하핫”


그들 중 한 명이 손으로 양 눈을 찢으며 조롱 섞인 웃음을 보냈다.


“저 머저리 같은 새끼들이···.”


- 예? 뭐요?


“너한테 한 얘기 아니야. 불청객이 떴다.”


- 어, 그럴 리가요. 분명 우리에게만 단독으로 의뢰하는 거라고 했는데?


“기사단 놈들이 거짓말하는 게 하루 이틀은 아니니까.”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건 좀 자존심이 상하는데.’


그는 솔로 헌터로 유명했다. 항상 검은색 옷으로 온몸을 도배했기에 사람들은 그를 레이븐(까마귀)이라고 불렀다.


실력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홀로 십여 년 동안 이 세계에서 살아남았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유리의 몸값은 꽤 비쌌다.


“레나. 이번 의뢰, 선금은 받았나?”


- 우리가 어디 신출내기도 아니고,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잖아요. 당연히 절반 먼저 받았죠.


방금 지나간 건방진 형제들 또한 인성과 다르게 실력만큼은 알아주는 녀석들이었다.


놈들 또한 분명 선수금을 받았을 터.


‘고작 변방 작은 마을의 스폰 퇴치를 위해 둘 모두를, 선금을 주고 고용했다고?’


쪼잔하기 그지없는 기사단 놈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 처리 방식이었다.


‘알고 있었군.’


이 지역에 나타난 것이 변종이라는 것.

기사단 녀석들은 그걸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니 보험 삼아 실력 좋은 팀을 둘이나 섭외한 것이겠지. 물론 한 쪽은 솔로지만.


‘그런데 어떻게 알았지?’


사실 그건 그다지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돈.’


남은 의뢰비 절반.


그건 타겟인 변종의 숨을 끊는 자에게만 지급된다. 더욱이 변종인만큼 추가 보수를 상당히 받아낼 수 있을 터.


그리고 실패한 자는 받았던 선수금의 상당 부분을 토해내야 할 것이다.


‘애초에 협동 임무가 아니니.’


그 말은 즉.


‘경쟁이란 거지.’


한발 늦었지만 조급할 필요는 없었다. 사냥해야 할 녀석은 평범한 스폰이 아니었으니까.


마무리를 위한 결정적인 한 방.

유리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그는 걸음을 떼며 품속에서 리볼버 하나를 꺼냈다.


- 이번에도 그 무식한 권총 쓸 거예요?


“알면서 뭘 물어?”


- 이제 그 구닥다리는 좀 버리면 안 돼요?


“낭만을 모르는 한심한 소리군.”


- 목숨이 달렸는데 그딴 걸 찾고 있어요? 우리 돈 많잖아요. 다른 헌터들처럼 최신 무장으로······.


유리는 통신기 너머 잔소리를 한 귀로 흘렸다.


그녀의 걱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전투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무기는 이것이었다.


S&W 사의 M500, 10.5인치 모델.


대구경 저속탄을 사용하기에 멀리서 쏠 경우 하급 종자들이 아닌 정통 뱀파이어들은 어렵지 않게 피해버린다.


하지만 지근거리에서 맞추기만 한다면, 엄청난 파괴력으로 놈들의 튼튼한 근육과 뼈를 뚫고, 커스텀 HP 은탄을 심장에 확실하게 박아 넣을 수 있다.


‘다른 총들은 이 탄을 제대로 소화하질 못하니까.’


잔고장이 없다는 것도 엄청난 장점.


하지만 레나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 다른 헌터들처럼 멀리서 화력으로 제압하면 리스크도 없고, 얼마나 좋아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사냥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도.


하지만.


‘그 방법으로는 놈을 죽일 수 없어.’


귀하디귀한 축복받은 은을 무한정 수급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런 그의 생각을 모르는 레나는 유리가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 매번 위험하게 가까이서 투닥거리지 말고······.


“잔소리는 거기까지. 백업이나 잘해달라고.”


- ···알겠어요.


유리는 등에 멘 가방에서 드론 하나를 꺼내 전원을 켰다.

낡은 리볼버와 너무나 대비되는, 각종 과학 기술이 집약된 첨단 장비였다.


- 연결됐어요. 기동 시작할게요.


위잉.


드론이 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



하늘로 떠오른 드론은 유리의 것 뿐만이 아니었다.


“자, 그럼 쥐새끼를 찾아볼까.”

“일일이 뒤질 것 없어. 높게 띄워서 열화상 카메라만 켜 봐.”

“스폰을 찾는데 열화상? 심지어 여름도 아니고 한겨울인데?”


콰이엇 브라더스의 리더이자 네 형제의 장남인 데미언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막내를 위해 친절히 설명을 늘어놓았다.


“식욕을 통제하지 못해 혼자서 마을 전체를 잡아먹은 놈이다. 심각하게 과식했다는 소리지. 아마 지금쯤 소화를 시키느라 어마어마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을 거다.”


뱀프가 뜨거울 수도 있다니.


막내는 충격과 깨닳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드론에 부착된 열화상 카메라를 작동시켰다.


우우웅-


그리고 곧 다른 곳들보다 온도가 높은 건물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기군. 준비하자.”


데미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네 형제는 품에서 오토 인젝터를 꺼내 들었다.


“으-, 이걸 꼭 해야 하는 거야?”

“그냥 스폰이 아니라 변종이다. 써라.”

“이거 기분이 참 엿같단 말이야.”


막내는 투덜거리면서도 인젝터를 팔뚝에 꽂았다.


푸욱-


“크으.”


주사를 놓은 곳을 시작으로 온몸의 혈관이 도드라졌다. 그리고 이내 그들의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


“가자.”


선두의 데미언을 따라 형제들은 마을 중심부의 낡은 교회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몇 분 뒤.


경건하고 엄숙해야 할 교회에선, 날카로운 총성과 함께 욕설이 난무하고 있었다.


타다당!


“시이-발. 저 개새끼 존나 날래네.”

“속도에 특화된 변종일 거다. 제대로 맞추기만 하면 쉽게 잡을 수 있을 거야.”


입구 근처에 포진한 형제들은 교회의 제단 방향을 향해 사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인영 하나가 그사이를 요리조리 피하고 있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하나가 아니라 둘, 셋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평범한 인간의 눈으로는 쫓지 못할 정도였지만, 네 형제의 충혈된 눈은 어찌저찌 그 인영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막내야, 저 위에 유리창들부터 없애버려.”

“오-케이!”


투두두!


스테인드글라스가 엉망진창으로 깨어지며 외부의 햇빛이 교회 내부를 밝게 비췄다.


“곧 느려질 거다. 그래도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접근시키면 꽤 난감해질 것 같으니까.”


뱀파이어는 태양 빛에 약하다··· 라는 사실은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는 속설이었다.

물론 햇살에 불타 죽을 정도는 아니었고, 전체적인 육체 능력치가 하락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사냥하고자 하는 녀석은 그런 일반적인 뱀파이어와는 상당히 달랐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갈수록.


“형, 저 새끼··· 어째 더 빨라진 것 같은데?”

“헛소리할 시간에 화망이나 제대로 구축해.”


데미언은 동생들에게 냉정한 척 얘기했지만.


‘저게 대체 뭐야?’


아무리 변종이라도 로드가 아닌 이상에야 햇빛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눈앞의 녀석은 마치 달빛이라도 받은 것처럼 더욱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위험하다.’


지금껏 자신과 형제들의 목숨을 부지시켜 준 감이 강렬하게 경고하고 있었다.


저 괴물은 무리라고.

자신과 형제들만으로는.


‘빌어먹을, 레이븐은 대체 언제 오는 거야?’



*



교회의 바로 옆 3층 건물의 옥상.


유리는 깨진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교회 내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독특한 녀석이 튀어나왔군.’


햇빛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폰이라.

특수한 능력이라도 달고 태어난 건가?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빨라지는 모습까지.


‘육체에 적응하고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녀석이 분명했다.


‘시간을 더 주면 곤란해지겠어.’


- 유리, 아무래도 위험한 녀석인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빠지는 게······.


레나 또한 드론의 카메라로 그 모습을 보며 경악하고 있었다.


“걱정 마. 그래봐야 로드가 만들어낸 찌꺼기에 불과한 놈이니까.”


유리는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앰플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는 붉은색의 용액이 가득했다.


언뜻 보기엔 형제들이 사용했던 인젝터과 비슷해 보였지만 바늘이 달려있지 않았다.


틱-


유리는 앰플의 머리 부분을 쳐낸 후, 내용물을 팔뚝이 아닌 입으로 가져갔다.


꿀꺽.


“하아.”


그는 길게 숨을 쉬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인젝터를 주사했던 형제들처럼 온몸의 혈관이 도드라진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뱀파이어 혈액(하급)을 마셨습니다.]

- 육체 능력치 +300% (600초 지속)

- 상태이상 : 혈귀화(Phase1)에 돌입.


! 특성 : 최초의 혈통이 발동합니다.

- 효과로 상태이상을 무시합니다.



번쩍-


부릅뜬 그의 두 눈은 마치 루비처럼 붉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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