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배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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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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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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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플레이어 협회

DUMMY

도저히 안 될 거 같아 잠시 앉아 쉬었다.

그러다 결론이 났다.


‘힐링와드로 안 될 거 같은데?’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던전에 오기 전 목포역 근처 편의점에서 산 주먹밥을 찾아봤지만 이미 누군가의 입속으로 들어간 모양.

그게 누군지는 굳이 안 찾아봐도 됐다.


‘뱃속에 거지새끼가 들었나. 그걸 다 처먹어?’


짐꾼이라는 게 얼마나 힘들기에.

주술사도 없는 식탐이 저렇게나 많단 말인가?

고블린 짐꾼을 지그시 노려보던 영민은 이내 저 멀리 초롱불을 달고 있는 간이 상점마차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몬스터 비슷한 것이 끄는 마차였는데, 그 주인장은 황소 머리를 한 몬스터였다.


‘몬스터인가? 분명 명상에 들어가기 전에는 없었는데?’


그런데 무슨 저런 몬스터가 있는 거지?

그리고 몬스터가 맞다면 자신과 함께하던 오크 주술사들이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었다.

뭐라도 액션을 취했을 텐데.

마치 중립 몬스터라도 되는 것처럼 어그로도 안 끌리고 있었다.


‘설마 중립 상인인가? 듣기만 했었는데.’


때론 이동 상인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메마른 던전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상점 형식으로 파는 그들은 플레이어에게 여러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거기다 강했다.

어설픈 힘으로 덤볐다간 아마 뼈도 못 추릴 것이다.


‘상인이면 럭키인가? 뭐라도 살 수 있잖아?’


던전 안 상인과 거래를 하려면 필요한 게 바로 달란트였다.

그리고 그 달란트는 충분히 가지고 있으니 영민 입장에선 정말 오아시스 같은 존재나 다름없었다.

영민이 무리를 이끌고 상점을 찾아가자 상점 주인이 다가오는 영민을 흘겨보며 한탄했다.


“하, 아니 일주일째 파리만 날리고 있어. 그 많던 플레이어들은 다 어디로 간 거야?”


의사소통이 가능한 몬스터 상인이었다.

정확히는 특전과 특성, 아니면 마법의 힘으로 소통이 가능한 것이었지만.

어찌됐건 영민은 찾아간 상인에게 말을 붙였다.


“혹시 던전 상인 뭐 그런 겁니까?”

“어서 오시게. 필요한 게 있다면 좌판에서 살펴보고. 아니면 내게 직접 물어봐. 있다면 아주 싼 값에 내줄 테니까.”


영민은 먹을 게 있나 좌판을 살펴봤다.

먹을 건 없었고 대신 수많은 포션들이 보였다.

눈이 휘둥그레 변하는 영민이 상인으로부터 힐링 포션을 대량으로 사들였고, 자신을 포함한 오크 주술사까지 전부 들이켰다.


“키야~ 아주 힘이 불끈불끈 솟네. 아래까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을 맛이었는데.

힐링 포션을 몇 병이나 들이키니 죽다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이봐,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황소 머리를 한 상인은 곰방대에 담뱃불을 붙이며 말을 이었다.


“왜 이렇게 던전 안이 한산한 거야? 이 밖의 사람들은 던전이 성장한다는 걸 전혀 모르는 건가? 그러진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계의 존재와 대면하는 건 영민도 처음이었다.

하여 정보도 얻을 겸 그와 대화를 해보기로 했다.


“여기 세계도 나름 사정이란 게 있어서 플레이어들이 던전 출입을 안 하고 있긴 합니다.”

“허허, 그건 좋지 않은 선택일 텐데? 던전은 한 마디로 암덩어리야. 그냥 놔두면 점차 커져서 나중엔 손 쓸 방도가 없어지지. 그래서 그 전에 미리 처리해야 돼.”

“던전이 암이라고요? 던전이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게 그 정도입니까?”

“꼴을 보아하니 여기 사람들은 아직 2중 던전을 만나본 적이 없겠구만.”


2중 던전에 대해서는 영민도 금시초문이었다.


“2중 던전이요? 그런 게 있습니까?”

“있지. 던전 밖에 또 다른 던전. 던전도 계속 이런 식으로 방치하다보면 결국 새끼를 까듯 던전 밖에 또 다른 던전이 생기게 돼. 그리고 그 던전이 계속 커지게 되면 결국 주변을 갉아먹고 결국 세계를 먹어버리겠지.”


전혀 모르던 이야기였다.

인터넷이나, 협회에서 제공하는 안내 책자에도 없는 이야기.


“그런 건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내가 살던 세계도 그렇게 가셨으니까. 그 뒤로 이렇게 차원이나 넘나들며 암세포 같은 던전들을 찾아가 장사나 하며 살고 있지.”


황소 머리의 상인도 나름 기구한 사연이 있는 듯싶었다.


“자네들도 조심하게. 던전 그거 너무 얕봤다가 어느 기점을 넘기게 되면. 아예 손 쓸 방도가 없어지니까. 특히나 2중 던전이 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하게. 2중 던전이 됐다는 건 거의 끝났다는 소리니까.”


그럴만한 던전이 있었나?

하나 떠오르긴 했다.

도쿄 신주쿠 던전.

지금까지 공략이 되지 않은 채 기약 없이 방치 중이었다.

일본 정부도 반포기 상태인 거 같고.


“그런데 던전이란 게 대체 뭡니까? 그냥 알 수 없는 기현상 정도로 알고 있는데.”

“일종의 침식 현상이지. 다른 세계가 다른 세계를 먹는. 것보다 더 살 건 없는 겐가?”


대화가 길어졌는지 상인이 슬슬 귀찮은 티를 내기 시작했다.

영민은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고자 했다.

야탑역에서 봤었던 이상한 환영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어? 음... 던전끼리도 경쟁을 해. 아마 던전 내 세력끼리 싸우다 한쪽 병사가 남겨진 모양이야. 대충 그런 거 같기는 한데 자세히는 모르겠고. 그보다 안 살 건가?”

“마경 같은 게 있습니까? 상대 정보를 보는 아이템이요.”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영민에게 가장 필요한 아이템 중 하나였으니까.


‘그 꼬맹이가 가지고 있었던 상대 정보를 보는 아티팩트만 있으면 나름 유용할 거 같긴 한데 말이야.’


황소 상인이 씩 웃었다.


“마경? 그거야 당연히 있지.”


그는 상자 하나를 꺼내 영민에게 보였다.


“디자인이야 가지각색이지만. 여기서 골라봐.”


외알로 된 마경도 있었고, 안경처럼 생긴 마경도 있었다.


“성능은 뭐가 더 좋습니까?”

“다 거기서 거기야.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면 특전이나 스킬을 가져야지. 아니면 더 상위 던전에서 찾아보든지.”


뭐가 좋을까?

영민은 외알로 된 마경을 골랐다.

그리곤 이를 착용한 채 주변을 둘러봤다.

건물의 그림자 속으로 빠르게 숨어드는 수상한 움직임이 보인다.

그것을 주시한다.


-아이템에 깃듯 마법의 힘으로 대상의 정보를 꿰뚫어봅니다.



【 Lv. 15 레이스 】

◇속성 : 아케인-어둠-경장갑

◇스탯

신체[H] : 0

감각[S] : 11

정신[M] : 10

마력[A] : 14




마경의 효과를 확인한 영민이 상인을 찾았다.


“얼마입니까?”


황소 상인은 손가락 세 개를 펼쳐보였다.


“금화 세 개요?”

“미친. 3천 달란트.”


아니 무슨 마경 하나에 3천 달란트나 한답니까?

자칫 목구멍에서 그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안 사요. 너무 비싼데? 저 보기보다 거지입니다. 이런 C등급 던전에 출입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어봤자 얼마나 가지고 있겠어요?”

“그럼 천 오백.”


가격이 고무줄처럼 줄어들고 있었다.


“3백으로 합시다.”

“미친. 천.”


이거 보니까 5백으로 가능할 거 같았다.

그때 뒤에서 잠자코 지켜보던 고블린 짐꾼이 나섰다.

영민이 갑자기 튀어나온 고블린 짐꾼에 의문을 표하기도 전에.

고블린 짐꾼은 씩 웃으며 황소 상인과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본 영민이 그때 본 문구를 떠올릴 수 있었다.

짐꾼임과 동시에 흥정에 아주 능하다고.


‘이 밥만 축내던 녀석이?’


그렇게 합의한 금액이.


“백이었어? 이런 날강도 같은.”


영민이 황소 상인을 노려봤으나 뭘 새삼스럽게라는 표정으로 웃고 있는 그가 있었다.

어이가 없어 황소 상인을 곱씹어보던 영민이 갑자기 영웅으로 등극하게 된 고블린 짐꾼을 향해 말했다.


“밥통만 긁어먹던 니가 드디어 한 건 했구나. 잘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니가 사먹고 싶은 거 다 먹어. 다 사줄 테니까.”


그렇게 부하의 노고를 치하한 영민은 이제 던전 공략에 집중할 수 있었다.


‘몸도 추스렸겠다. 슬슬 쓸어버리자고.’


A급 던전도 아니고 C급 던전이었다.

앞서 파악한 몬스터 정보도 있겠다.

이 순간 믿을 건 하나밖에 없었다.


-오늘도 당신에게 일상의 병력을 제공 중, 배달의 세계.


업체에 등록된 여러 병력들을 살핀다.


‘속성이 아케인에 어둠이었나? 아마도 이 던전 컨셉이 다 이런 녀석인 거 같은데.’


몬스터 사냥에 있어.

속성은 가장 중요시 되는 부분이었다.


‘악령이라 아케인에 어둠 속성인 건가? 그럼 여기에 강한 녀석들이 있을 거야. 그 녀석들을 찾아야 돼. 그게 핵가성비니까.’


그리하여 영민은 그리 어렵지 않게 이 던전에 최적화된 병력들을 찾을 수 있었다.



[신성교단 법황청점]

1. 은총사

악령, 악마 섬멸에 최적화. 대악마군 상대로 최고의 DPS를 뽑아내는 신성교단의 정예부대

가격 : 35 포인트 리뷰 : 5개



‘이 녀석들인가?’


우선 가볍게 은총사 30명을 소환시켰다.

은총탄으로 무장한 신성교단의 병사들.

오와 열을 맞춰 서있던 그들은 곧 영민의 명령에 따라 던전 안에 있는 모든 악령들을 섬멸하기 시작했다.


‘거의 학살 수준이군. 생각보다 속성이란 게 중요한 거 같아.’


순수 마력체로 이뤄진 악령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마법사나 아니면 그들에게 특화된 병력이 필요했다.

그게 은총사였고 영민은 보스방까지 출입하여 작은 인형 크기의 악마 보스몹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잡아낼 수 있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3개의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시오.


1. 기술, [W]명예로운 합장


2. 특성, [C]수도자의 길


4. 5티어, 척키의 단검


3. 100 달란트




‘아니 일주일 동안 개고생하고 나온 보상이 고작 이거라고?’


던전 공략은 은총사 덕분에 순식간이었지만.

그전에 준비했던 시간을 고려해본다면 지금 나온 보상은 어이가 없어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100달란트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5티어 단검이야 필요하지도 않고.’



[W]명예로운 합장

두 손을 합장하여 서서히 체력을 회복시킨다.



‘쓰레기란 걸 이렇게 표현한 건가? 누가 이딴 걸 배우지?’


기가 찼다.

고작 이딴 보상을 얻으려고 일주일 동안 그 개고생을 했단 말인가?

그나마 C등급의 수도자의 길이라는 특성은 쓸만해 보였다.



[C]수도자의 길

마법의 길을 잃은 수도자.

그들은 오랜 정신 수양으로 공력이란 새로운 힘에 눈을 떴다.

*모든 마나를 잃는 대신 정신에 기반한 공력의 힘을 각성시킨다.



‘공력 관련 특성이 뜨긴 떴는데 왜 이렇게 아쉽지? 노력 대비 보상이 너무 형편 없어서 그런가?’


분명 그 정도 노력을 했다면 더 좋은 보상이 나와도 됐을 터.

잠시간 고민하던 영민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 맞네. 여기선 뭘 해도 좋은 게 나올 수 없겠구나.’


던전이 C등급.

여기서 무슨 짓을 한들 최대 B등급 보상이 나오는 게 한계였다.


‘결국 또 목숨을 걸어야하는 건가?’


A등급, 혹은 S등급의 보상을 얻으려면.

좋든 싫든 결국 A등급 던전을 가야만 했다.


‘그 지옥을 또 경험하라고?’


생사를 넘나들었던 야탑역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지금이야 던전 수준이 C등급 밖에 안 하니 어찌저찌 혼자서 공략할 정도는 됐다.

하지만 A등급은 아니었다.


‘어떻게 하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적당히 커서 적당히 살 것인가.

아니면 미친놈이 돼서 더 미친 삶을 누릴 것인가.


‘그래 가자. A등급. S급 특전의 근거라도 마련하려면 결국 A등급 이상에서 놀 수밖에 없잖아?’


물론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배달의 능력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믿고 있는 건 다가올 미래였다.


‘곧 플레이어 파업이 끝날 거야. 그렇다는 말은 A급 던전이 더 이상 야탑역처럼 위험하지 않다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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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4 467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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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2 플레이어 협회 +3 24.09.13 522 13 10쪽
7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2 564 15 12쪽
6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11 610 17 11쪽
5 #01 배달의 소환사 24.09.10 642 15 11쪽
4 #01 배달의 소환사 +1 24.09.09 723 18 12쪽
3 #01 배달의 소환사 +4 24.09.08 786 17 12쪽
2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06 841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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