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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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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플레이어 협회

DUMMY

#02 플레이어 협회




야탑역 사건 이후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영민은 인터넷을 통해 최대한 많은 플레이어 정보를 수집했다.

협회에 잠시 들려 플레이어 관련 안내책자도 가져왔으나 아직 협회에 등록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플레이어 등록 전에 좀 더 알고 가야할 거 같아서.’


플레이어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으니.

진행마다 애로사항이 많았다.

뉴비로 어리버리 타는 건 야탑역만으로 충분했다.


‘거기다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잖아?’


안 그래도 야탑역에서 거의 죽을 뻔했으니 더 이상 어설픈 진행은 있어서는 안 됐다.

일주일동안 폐관수련을 하듯 플레이어에 대한 공개적인 자료는 전부 습득했다.

여기서 얻지 못한 정보는 기밀이거나 플레이어만 알고 있는 정보로 아무래도 플레이어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슬슬 협회에 등록하러 가야겠군.’


플레이어가 활동을 하려면 협회 등록이 필수였다.

이건 법적으로 정해진 사안이었고, 플레이어 개인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솔플로 던전 공략이 된다면 협회에 등록할 필요도 없겠지. 하지만 대다수의 던전은 팀 단위의 공략을 요구하지. 그래서 팀을 원한다면 협회에 좋든 싫든 등록할 수밖에 없어. 오직 협회를 통해서만 레이드 팀을 구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오늘이 그날이었다.

협회에 등록하기로 마음먹은 날이.


‘일주일 간 많은 생각을 했었어. 내가 과연 플레이어로 살아갈 수 있을지.’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누구는 트라우마가 생겨 두 번 다시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 기억일 수 있었다.

영민 역시 그날 이후 꾸준히 악몽을 꾸었다.

사지가 절단되거나 부뇌의 수하가 되어 소녀에게 목이 잘리는 꿈을.

거의 매일 같이 꾸었다.

그렇다면 없던 트라우마도 생길 법도 한데.

영민이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대의를 위한 봉사?

나라를 위한 희생?

그런 뜨뜻미지근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야탑역 사건 이후 정부에서는 던전을 공략했다고 보상금을 지급했다.

그 액수가 무려 5억.

A급 던전을 공략한 대가가 총 10억이었고, 이를 해결한 사람이 단 둘이었으니 이를 5억으로 나눈 것이다.

물론 세금은 떼였다.

30%가 떼여 영민의 계좌에 꽂힌 금액이 3.5억.

영민은 거의 죽을 뻔한 기억도 잊은 채 자신의 폰뱅킹 계좌에 찍힌 액수만 보았다.


‘3억 5천이라... 평생 통장에 천만 원 찍혀본 적도 없었는데 3억 5천이라니.’


그래서였다.

목숨을 거는 플레이어라는 직업에 어느 정도 진심이 된 이유가.


‘나는 생각보다 욕심이 많은 거 같아.’


3.5억은 굉장히 큰돈이었다.

집에 온 뒤로 계속 처먹기만 하는 고블린 밥값 걱정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진짜 오지게 처먹네. 똥도 진짜 리얼로 많이 싸는 거 같은데.’


짐꾼이라는 녀석이 먹어도 너무 많이 먹었다.

3.5억이라는 정부 보상금이 없었다면 중간에 내쫓았을지도 모를 일.

어찌됐건 협회 등록을 위해 영민은 씻고 원룸방을 나섰다.

물론 밥값만 축내던 고블린 짐꾼을 데려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늘부터 진짜 플레이어다.’


협회 본사가 있는 삼성역으로 향하는 길.

영민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정확히는 자신을 따라온 고블린 짐꾼을 의식하는 눈빛이었으나.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이 정도야 조용히 넘어가주는 게 사회의 분위기였던 것이다.

영민은 지난 일주일 동안 배운 정보를 되새김질했다.


‘각성된 플레이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지. 직업과 스킬이 처음부터 정해진 플레이어와 그 무엇도 정해지지 않은 채 커스텀마이징처럼 육성하면서 채워가는 플레이어.’


여기서 영민은 후자였다.


‘여기서 후자의 경우 거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수준이기에 성장하기가 굉장히 까다롭지만 대신 잠재력이 높은 경우가 많지.’


핸드폰이 울렸다.

민수였다.


“무슨 일이야?”

“야, 협회 등록은 했냐?”

“등록은 오늘 할 거야.”

“아 오늘이구나? 왜 이렇게 늦게 한 거야. 아, 너도 알고 있었구나. 니 능력이 생각보다 별 거 없다는 거.”

“EX등급이잖아. 판단은 협회에서 알아서 하겠지.”

“만약 C등급 이상 안 나오면 걍 취직이나 해라. 너도 알지? 요즘 플레이어 욕하고 난리난 거.”

“알지. 보상 문제로 파업했잖아.”

“그 새끼들이 사람 새끼들이냐? 지들 밥그릇 때문에 국민들 목숨 가지고 협박하는 게? 예전에 의사들도 그 짓거리하다가 결국 실패했잖아.”

“이번엔 좀 다를 거 같던데.”

“뭐 그걸 떠나서도 플레이어 그거 돈 많이 못 번단다. 내 친구 지인 중에 C등급 플레이어 하나 있는데 물어보니까 한 달에 600에서 800? 요 정도 번대.”


어떻게 된 녀석이.

플레이어도 아닌데 플레이어에 대한 건 귀신처럼 알아서 전화질이었다.


‘이놈은 플레이어도 아닌데 왜 이런 걸 알고 있는 거야?’

“그래? 난 몰랐네.”


물론 영민은 그에게 자신의 통장에 3억 5천이 꽂혀있다는 소리는 하지도 않았다.

그런 말을 했다면 분명 전화는 안 왔을 테니까.


“야 목숨까지 걸고 고작 600 벌거면 그런 위험한 일은 대체 왜 하는 거냐? 걍 노가다 뛰거나 좆소에서 일하는 게 낫지.”

“그건 그렇네.”

“아무튼 협회에서 나오면 전화해라. 별 거 없을 거 같은데 혹시 모르잖아?”


전화 안 할 거다 이놈아.


‘진짜 남 일에 이렇게 관심 많은 놈도 없을 거야.’


친구가 뭘 하든, 얼마를 벌든 뭔 상관인가?

그냥 자기보다 못난 친구를 상대로 인성질이나 하며 자존감을 채우는 게 놈의 목적인 것처럼 보였다.


‘그냥 3억 5천 벌었다고 말할까? 야탑역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는데.’


아니다.

더 묵혀둬야 한다.

통장에 10억 꽂히는 그날.

그때 전화해서 말하면 된다.

나 통장에 10억 있다고.

그럼 놈도 벙찌겠지.

영민은 그날을 위해 그냥 참기로 했다.


‘좀만 기다려라. 10억? 지금 3억 5천이 있는데 금방 벌겠지.’




* * *




도착한 협회 안.

영민은 플레이어 등록을 위한 창구로 향했다.


“플레이어 등록을 하려고 왔습니다.”


접수원으로 보이는 한 여자가 영민을 올려다봤다.

그녀가 보기엔 영민은 특별한 거 없는 그저 평범한 남자였다.

적당한 키, 평범한 외모.


“각성은 오늘 하신 건가요?”

“아니요. 한 일주일 정도 됐습니다.”

“일주일이라... 살짝 늦게 오신 감이 있네요.”

“그게 빨리 올 필요는 없으니까. 플레이어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 좀 필요했거든요.”


완전 초짜는 아닌 모양.

그녀는 무심한 척 접수대 위에 있던 마경이 달린 지문 인식기를 가리켜주었다.


“그쪽에 손가락을 올리시면 플레이어 정보가 출력돼서 저희 쪽으로 넘어올 거예요. 물론 세부적인 정보가 아니라 레벨이나 속성, 스탯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정보니 너무 경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리 파악한 내용이었다.

영민은 지문 인식기에 손을 올려 자신의 정보를 협회에 넘겼다.

접수원은 모니터에 출력된 영민의 정보를 훑어봤다.



【 Lv. 9 ??? 】

◇속성 : 생체-무장갑

◇스탯

신체[H] : 5

감각[S] : 5

정신[M] : 5

마력[A] : 0

◇특전 : ???

◇특성 : ???

◇기술

[Q] : ??? [W] : ??? [E] : ??? [R] : ???




“레벨이 벌써 9나 되네요? 언제 이렇게 올리신 거예요?”


그녀가 알고 있기론.

일주일 전부터 플레이어 파업으로 인해 뉴비가 어디서 레벨업을 할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게 사정이 있어서. 야탑역 사건에 휘말렸더니 레벨이 어느새 9가 됐네요.”

“아... 그 이야기 들었었는데. 거기 생존자세요?”

“네.”

“그런데 제가 듣기론 더블 A등급 플레이어가 혼자 공략했다던데? 다른 플레이어 이야기는 전혀 못 들었어요.”

“뭐 틀린 말은 아니죠. 저야 옆에서 살짝 거들어주기만 했으니까.”

“아... 그래서 레벨이 그렇게 되셨구나.”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기에 그녀는 종이 양식을 영민에게 건넸다.


“여기 양식을 드릴 테니 최대한 자세히 적어주세요. 저희 장치로 파악하지 못한 정보는 플레이어가 직접 적어줘야 하거든요. 물론 거짓말은 안 돼요. 진짜 그 능력이 있는지 추가적인 검증이 들어갈 겁니다.”


그녀는 이 말도 잊지 않고 해주었다.


“그리고 너무 힘을 숨기셔도 곤란합니다. 아시죠? 플레이어 성장을 위해선 협회 등록이 필수라는 거? 너무 성의 없게 적으시면 협회나 길드 차원에서 연락이 아예 안 갈지도 몰라요. 그럼 던전 출입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겠죠? 그러니 최대한 자세히 적어주셔야 합니다.”

“등급은 언제 나오죠?”

“바로 나올 수 있고, 검증이 필요하면 추가적인 검사 후에 나올 수 있습니다.”


영민은 양식을 훑어 내렸다.

기본적인 인적 사항 외에 플레이어 능력을 적는 칸이 보였다.


‘배달의 세계 이건 빼고. 그래 그냥 오크 소환사라 적어야겠네.’


적당히 작성하던 영민은 희망 포지션이라는 칸에서 잠시 펜을 멈췄다.


‘탱커는 안 하고 싶은데...’


그 순간.

왠지 느낌이 싸해 옆을 돌아보니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뭐야! 식겁했네. 너 살아 있었냐?”


소녀였다.

소녀는 전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쓴 퀭한 눈동자로 영민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체리 언니가 살려줬거든.”

“체리?”


영민은 플레이어들이 본명보다 가명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체리도 아마 그때 봤었던 플레이어들 중 한 명이겠지.


‘체리면 그때 봤었던 그 여자 플레이어인가?’

“그건 그렇고.”


영민은 퉁명스럽게 물었다.


“넌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거냐?”

“아저씨가 그거 작성할 때부터.”

“왜 여기 있는 거야?”

“남이사.”


영민은 소녀에 대해 잊어버렸던 감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건 적당한 분노라.


“야이 싹퉁바가지. 어른에게 하는 소리 봐. 야 내가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뭐라 못 했는데.”

“뭐래. 시끄럽고 그거나 적어.”

“하...”


애랑 싸워봤자 남는 게 없을 테니.

영민은 다시 양식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 옆에 있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다시 원위치 시켰다.


“너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냐? 용건이 있으니까 여기 있는 거 아냐?”

“그냥. 아저씨한테 고맙다는 말이나 해주려고.”

“그래, 너도 고마운 줄은 아는 모양이네. 하긴 사람이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야지.”

“그런데 던전 보상은 내 거까지 홀라당 가져갔더라?”


찾아온 목적이 있었다.


“크흠!”


헛기침을 하는 영민이 무시하는 태도로 돌변했다.


“몰라. 난 니꺼까지 가져간 적 없어.”


가려진 마스크 속에서 피식 웃는 소녀가 대꾸했다.


“됐어. 그거 아저씨 가져. 아마 달란트나 추가적으로 받았겠지.”


그래 뭐 목숨 값이니.


“그런데 희망 포지션에 딜러를 체크해놨네?”


마스크에 가려져 보이진 않았지만.

영민은 십중팔구 소녀가 비웃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왜? 난 딜러하면 안 되냐?”

“그 스탯으로 무슨 딜러야. 마력도 제로베이스면서. 아저씨는 딜러로 희망 포지션 적어 내면 아무한테도 연락이 안 올 걸?”


소녀는 영민의 펜을 뺏어 탱커란에도 표시를 해줬다.


“무장갑이니까. 탱커면 연락이 올 거야. 내가 말했잖아. 무장갑은 귀하다고.”

“하... 아니 그래도. 난 맞고 사는 취미가 없다고. 무슨 탱커야. 때려야지.”


그러다 영민은 소녀가 말했던 공력 기반 딜러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한국에는 몇 없는 아주 귀한 포지션이었다.


“그런데 그 공력 기반이라는 거 말이야. 네가 공력 기반 딜러라고 하지 않았냐?”

“맞아. 내가 그 AD Carry야.”

“그게 대한민국에 별로 없다고 하던데.”

“공부 좀 했나봐? 맞아. 별로 없어. 그중에 내가 가장 에이스일 걸?”


소녀는 별로 반갑지 않은 표정으로 이 말도 전해주었다.


“그때 도진 오빠가 찾아온 것도 내가 공력 기반 AD Carry라서 그래. 자세히는 모르는데. 도쿄 공략에 내가 필요한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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