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배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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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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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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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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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A급 던전

DUMMY

* * *




잠실역 던전에 도착했다.

정확히는 던전화가 진행된 롯데 타워 근처.

병력을 모두 내린 트럭 기사가 영민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모쪼록 화이팅하십시오. 당신 같은 사람이 있어야 대한민국의 미래도 있는 겁니다.”


기합을 주는 트럭 기사가 떠나갔다.

그런 영민에게 찾아온 것은 잠실역 던전을 지키고 있던 군인들이었다.


“플레이어이십니까?”

“네.”

“잠시 신분증 좀 확인하겠습니다. 플레이어 확인을 위해섭니다.”


그들은 영민과 함께하고 있는 병력들을 확인했다.

굳이 신분증까지 확인할 필요는 없었지만 의례적인 절차였다.

영민이 신분증을 건네자 이를 확인하는 군인들이 물었다.


“플레이어가 맞군요. 그런데 정부와 협상이 다 끝난 겁니까? 아직 상부로부터 보고 받은 건 없는데?”

“아니요. 개인플레이입니다.”

“예? 개인이요?”


어안이 벙벙한 건 그들도 마찬가지.


“아, 목포해양대 던전을 해결한 그 플레이어네. 이야기야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공략하시는 겁니까?”


목포야 C등급.

그런데 잠실역은 A등급으로 격상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던페라 불리는 플레이어의 등급은 C등급.

군인은 고개를 저었다.


“여긴 힘드실 텐데요? 팀 단위도 아니고 개인이라... 그리고 목포 던전도 공략하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다시 생각하시는 게 어떠신가요?”


대꾸도 없는 영민은 롯데 타워를 감싸고 확장 중인 거대한 큐브를 확인했다.

저 안에서 던전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크기는 야금야금 계속 커지는 중이었다.


‘이거 예전보다 더 커진 거 같은데? 하긴 지금은 A등급이라고 했지?’

“막을 근거가 없을 텐데요?”


목포와 같은 진행이었다.

군인들도 들은 게 있어 여러 차례 영민을 만류했으나, 막무가내인 영민을 막지는 못 했다.


“하... 그럼 저희 책임은 없는 겁니다?”

“당신들이 언제부터 플레이어 안전을 책임졌다고. 그냥 민간인 출입이나 잘 통제하십쇼.”


그렇게 말하고 잠실 던전에 출입하려는 찰나.

또 다른 이가 나타나 영민의 앞을 막아섰다.

그는 말끔하게 차려입은 협회 소속 직원이었다.


“여기 있었네. 던페씨죠?”

“누구시죠?”

“아, 전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이건 제 명함.”


건넨 명함이야 대충 흘겨보는 영민이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목포 이야기를 듣고 바로 찾아왔습니다. 다행히 늦지 않게 찾아왔네요.”


영민은 자연스레 마경을 착용한 채 그를 훑어봤다.


‘민간인?’


다행히 플레이어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요?”

“여기 출입하시면 안 됩니다.”


니가 뭔데?

그 말이 튀어나오려 했으나 영민은 최대한 사람 좋은 투로 화답해주었다.


“왜요?”

“협회에서 막지 않았습니까? 정부와 협상 단계에 있으니, 협상이 유리하게 마무리 될 때까지 플레이어의 모든 던전 활동을 금한다고요. 던페씨, 이거 규정 위반입니다?”

“규정은 무슨. 협회 사람도 아닌데 이래라저래라 참견하지 마십시오.”

“하~ 이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듣네. 제가 지금 협회에서 나왔다는 걸 못 들으셨습니까?”


플레이어에게 협회의 힘은 절대적.

애당초 팀 단위로 던전 공략을 하는 플레이어에게 그 팀을 구할 수 있는 협회는 거역할 수 없는 권력과도 같았다.


“목포 던전이야 그냥 개인적인 일탈로 넘어가 드릴 테니. 잠실 던전까지 도전하는 만행은 그만하시죠. 어차피 곧 정부와의 협상도 끝날 분위기인데 던페씨가 협회 뜻을 거스를 이유가 있을까요?”


그는 이 말도 전해주었다.


“그리고 C급이 A급 던전을 어떻게 공략한다고 이 난리입니까? 사실 여기까지 와야하나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애당초 공략 자체가 불가능한데 여기서 무슨 객기입니까? 그만두십쇼.”


영민은 핸드폰을 꺼내 최신 뉴스들을 살펴봤다.

보아하니 곧 정부와 협회의 협상이 마무리될 듯싶었다.

협회가 승리하는 쪽으로다가.


“협상도 곧 끝날 거 같은데 왜 이렇게 말리시는 거죠?”

“협회의 뜻입니다.”


기가 차는 영민이 물었다.


“저 안에 구출되지 못한 사람들은 뭔 죄입니까?”

“예?”

“아니 던전에 갇힌 사람들은 무슨 죄냐고요. 그리고 아까 말했다시피 전 협회 사람이 아닙니다. 협회에서 저한테 이래라저래라 간섭할 권리가 없을 텐데요?”


그러자 그는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흘려주었다.


“하하, 지금 협회 뜻에 반하겠다는 그런 겁니까? 고작 C급 플레이어가?”


한 차례 웃고 난 그가 말했다.


“야탑역 던전부터 기고만장해서는. 야탑역도 어쩔 수 없으니까 협회에서 그냥 넘어간 거지. 목포나 여기 잠실 던전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자꾸 협회 뜻에 반한다면 나중에 큰 불이익이...”


악! 아아악!


공력을 실어 그의 팔을 꺾으니 돼지 멱따는 소리가 났다.

이어 신음하는 그를 옆으로 밀어내는 영민이 뒤따르는 자신의 병력들을 향해 말했다.


“자, 드가자.”


비능력자가 능력자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일을 쉽게 보고 찾아왔던 협회 직원은 어이가 없을 지경.


“이봐요! 이거 진짜 문제되는 거 몰라서 그래? 당신 이러다가 협회에서 영구 제명된다고!”


영민은 보란 듯이 한쪽 손을 번쩍 들고 가운데 손가락까지 펼쳐주었다.


“하...”


설마하니 C급 플레이어에게 이런 개무시를 당할 줄 몰랐던 협회 직원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협회 권력에 반하는 플레이어가 간혹 있긴 했어도 그게 생태계 가장 밑바닥에 깔려 있는 흔하디흔한 C급 플레이어는 아니었다.

분명 미치거나 평생 솔플할 게 아니라면 협회에 반기를 드는 게 상식적으로 불가능했으니까.


‘어이가 없네.’


그래도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실했다.

정부와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저 플레이어는 협회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지금도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플레이어들이 협회 눈치를 보며 던전 공략을 계속 미루고 있었다.

그런 협회 소속 플레이어들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본보기가 필요한 법.


“당신 끝났어! 내가 그대로 보고할 테니까 협회에서 영원히 제명될 줄 알아!”


개가 짖어라.

영민은 롯데 타워를 감싸고 있는 큐브 안쪽 지역으로 향했다.

던전에 출입한 것이다.




* * *




‘상식에서 어긋나니 사방팔방에서 난리네.’


지금이야 플레이어 파업으로 던전 시스템이 비정상으로 돌아간다지만.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영민은 죽었다 깨어나도 A급 던전에 출입할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모든 던전은 협회에서 관리감독하고, 그곳을 공략할 레이드 팀까지 정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던전을 두고 생기는 플레이어 간의 싸움을 막기 위한 협회의 방책이었다.


‘던전은 한정되고 공략할 플레이어가 많다보면 이를 통제할 수단이 필요하지. 안 그럼 아사리판이 되니까.’


한 마디로 교통정리를 협회에서 해준다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협회와 척을 지는 행동을 하면 안 됐다.

플레이어 활동이 정상화되면 협회의 힘은 막강해지고, 협회에 반하는 행동을 한 플레이어에게 불이익을 줄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곱게 협회의 말을 들었다면 도약적인 성장을 거세당하게 돼. 그럼 큰 성장은 기대할 수 없고 또 그저 그런 인생을 살게 될 뿐이야.’


A급 던전에 출입할 수 없다면 성장 역시 막히게 된다.

C급 던전만 돌아서는 절대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였다.

협회와 척을 지는 한이 있더라도 잠실 던전에 무리해서 들어온 이유가.

취업 준비로 한심했던 인생은 이제 졸업하고 싶었다.

자신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나 혼자 C급 던전을 격파했어. 이거 잘만 활용하면 A급 이상 플레이어도 될 수 있다는 소리야.’


어쩌면.

정부와의 협상이 마무리되고 A급 플레이어로 이뤄진 레이드 팀이 이 던전에 급파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들과 마찰이 생길지도 모를 터.

싸움의 근거가 될 수 있겠지만 영민에겐 이를 회피할 수단이 있었다.


‘내겐 명분이 있지. 일단 협회 소속이 아니니까. 그리고 플레이어 파업으로 어정쩡한 상황이었으니 녀석들도 뭐라 할 순 없을 거야. 던전을 배당받기도 전에 내가 출입했는데 걔들이 뭐라 하겠어?’


출입한 잠실 던전.

황폐화가 진행된 내부는 허물어진 롯데 타워가 주된 배경이었다.

마치 아포칼립스 맞이한 미래의 한 모습처럼.

허물어진 건물 틈새에는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이 보이고 있었다.


‘몇 주 사이에 뭔 일이 있었던 거야? 아예 다른 세상이 됐네.’


새삼 던전 상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던전화라는 것은 다른 세계의 침식 작용이라고.


‘던전마다 침식 속도가 다른 건 여기를 침입한 다른 세계의 힘인가? 그 힘에 따라 침식 속도가 다른 거고.’


확실하지 않은 영민만의 생각이었다.


‘어찌됐건.’


제 발로 A급 던전에 출입했다.

최소 35레벨 이상의 플레이어들에게만 권장되는 이 던전에 고작 10레벨의 플레이어가 찾아왔다고 한다면 모두는 고개를 저을 것이다.

정신 나간 짓이라고.

그럼에도 영민이 이 지옥에 찾아온 이유가 있다면 믿을 구석이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당신에게 일상의 병력을 제공 중, 배달의 세계.

-현재 배달이 가능한 업체 목록을 갱신합니다.


22. 오크족 영웅의 제단

★4.3(50+) 마스크 오브 블레이드! 오크족 B의 전설은 이제 당신과 함께!


23. 우드엘프 세계수점

★3.7(100+) [300년 노하우] 정통 엘프 궁수




배달의 능력을 오픈하고 주변을 살폈다.


‘초반부라 그런지 쥐새끼 하나 없네.’


그렇다고 방심할 수 없는 노릇.

오크 주술사에게 워울프를 소환시켜 주변을 탐사시켰다.

아니나 다를까?

우렁찬 포효와 함께 나타난 몬스터가 있었다.

사지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가시와 피로 물든 턱.

네 개의 다리와 긴 모가지가 특징인 그 몬스터는 워울프를 덮친 직후 강력한 턱으로 그 옆구리를 사정없이 뜯어버렸다.


‘역시나 어마무시한 녀석이 숨어 있었구나.’


마경의 힘을 빌린다.



【 Lv. 31 틈새의 포식자 】

◇속성 : 생체-대지-중장갑

◇스탯

신체[H] : 25

감각[S] : 15

정신[M] : 11

마력[A] : 0



스펙 또한 어마무시한 녀석이었다.

뇌도 근육으로 되어 있을 법한 그런 스탯들.

하지만 영민의 표정은 생각보다 여유로웠다.


‘내가 등록된 업체들 중에서 아주 흥미로운 걸 찾았거든.’


아마 이 괴물만 배달시킬 수 있다면 홀로 A급 던전을 격파하는 건 문제도 아닐 것이다.


‘충분히 그러겠지. 왜냐고? 가격이 무진장 비싸거든.’



[오크족 영웅의 제단]

1. 마스크 오브 블레이드

오크족 B의 전설. 살아생전 굴함이 없으니 그를 꺾을 건 그 무엇도 없으리.

가격 : 15만 포인트 리뷰 : 7개



가격이 무려 15만 달란트였다.

물론 영민에겐 그럴만한 돈이 없었다.


‘언감생심 꿈도 못 꾸겠지만 다행히 이런 게 있더라고.’



[오크족 영웅의 제단]

1. 마스크 오브 블레이드

2. 쿠르구르 헬마스터

3. 붉은 무쇠발


...

...

...


7. 마스크 오브 블레이드 맛보기!

단 10분! 그의 전설을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주머니가 가벼운 그대들을 위한 최고의 선택!

가격 : 3000 포인트 리뷰 18개



그것은 바로.

3000달란트를 투자하여 단 10분 간 맛볼 수 있는 극락 체험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26 lo****
    작성일
    24.09.17 04:52
    No. 1

    전 화도 그렇고, 주인공의 말투가 묘한 정도가 아니라 가시가 팍팍 돋쳐있는데.... 주인공 성격이 원래 이런 건지, 군인들한테 악감정이 있는 건지.. 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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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3 A급 던전 24.09.15 418 11 11쪽
10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4 467 15 12쪽
9 #02 플레이어 협회 +2 24.09.13 497 13 11쪽
8 #02 플레이어 협회 +3 24.09.13 523 13 10쪽
7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2 565 15 12쪽
6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11 610 17 11쪽
5 #01 배달의 소환사 24.09.10 644 15 11쪽
4 #01 배달의 소환사 +1 24.09.09 725 18 12쪽
3 #01 배달의 소환사 +4 24.09.08 790 17 12쪽
2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06 841 16 11쪽
1 #00 프롤로그 +3 24.09.06 1,035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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