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배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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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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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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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프롤로그

DUMMY

#00 프롤로그




고대 시대의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았다.

이후 농사를 지었으며, 산업혁명 후 공장에서 일했다.

IT와 AI 시대가 도래하며 자택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처럼 사람들이 하는 일은 시대에 따라 변하길 마련이다.


“제 직업은 워메이지입니다. 포지션 분류로는 AP 딜러가 되겠네요.”


세상이 게임처럼 변했다.

몬스터가 나타났으며 플레이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어쩌다 그 능력을 각성하시게 된 거죠?”


유튜브.

개인 방송 채널에 나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샤프한 인상을 가진 ‘플레이어’라 불리는 자였다.


“어느 날 갑자기 각성되더군요.”

“어느 날 갑자기요? 정말 갑자기 플레이어로 각성하게 된 겁니까?”

“네, 갑자기 각성됐어요. 다들 그러잖아요? 자고 일어났더니 세상이 게임처럼 변해있었다고.”

“다 그런 건 아니잖습니까? 제가 듣기론 플레이어로 각성되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0.01%밖에 안 된다고 하던데.”

“0.01%라... 사실 그 사람 중에 쓸모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거기서 10%밖에 안 됩니다. 거기다 목숨까지 걸 자신 있는 사람은 더 적겠죠.”

“목숨까지요? 하긴 위험한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플레이어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저희 같은 플레이어들이 대접받는 거죠.”


어두운 방.

침대에 누워 핸드폰 화면 속을 주시하던 영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부럽다. 누구는 방구석에서 하염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는데 어떤 녀석은 잘난 플레이어가 되어 인터뷰나 하고 있고.’


방구석 백수.

잘 포장해봤자 만년 취업준비생이다.


‘X발 나도 플레이어나 됐으면.’


몬스터가 출몰하는 세상에서.

가장 유니크한 직업이 바로 플레이어였다.

그들은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신과 가족을 지킬 힘이 있었으며.

의사 같은 전문적인 카르텔을 형성해 정부와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제가 듣기론 플레이어들은 치외법권이라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밖에서 물건을 훔치거나 난동을 부려도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겁니까?”

“아, 그런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아요. 저희도 협회에 소속되어 있고, 협회 내부에서 나름 관리를 하고 있거든요.”

“플레이어 협회를 말하시는 거죠? 본사가 삼성역에 있고, 건물도 롯데타워만큼 크잖아요?”

“네, 각성된 플레이어는 무조건 협회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야 일거리도 찾고 협회의 도움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관리는 어떤 형식으로 되는 거죠?”

“협회 내부에 자경단 같은 게 있습니다.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플레이어들을 잡아 가두거나 처리하는 일들을 하고 있죠.”

“아, 플레이어 자경단에 대해 들어본 거 같아요. 그럼 자경단에서도 어찌할 수 없는 국가권력급은 어떻게 관리하죠?”

“관리가... 안 되겠죠?”

“네? 관리가 안 된다고요?”

“네, 그 사람들이 진정 치외법권이니까요. 하지만 그 정도로 물의를 일으키는 플레이어는 없지 않습니까? 뭐 협회 내부에서 잘 관리하겠죠.”


치외법권이라니.

여러 커뮤니티에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던 영민은 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지 멋대로 살아도 되겠네. 하긴 힘으로 처벌할 수 없는데 뭘 어쩌겠어. 부럽다. 진심으로.’


인터뷰 영상은 계속 재생됐지만.

의욕을 잃은 영민은 그대로 꺼버렸다.


‘나는 언제 취업하지.’


속으론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도.

그건 운의 영역이었다.


‘한 평생 지지리 운도 없이 살아왔지. 나 같이 개떡 같은 인생도 없을 거다.’


단 한 번도.

인생의 꽃을 피운 적이 없었다.

금수저 부모 밑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공부 머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특출 난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그런 인간.


‘정신 차리자. 허황된 꿈은 그만 쫓고 이제 믿을 건 나 밖에 없잖아. 남들은 비빌 구석이라도 있지만 난 정말 아무 것도 없다고.’


스무살이 되던 때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상대는 포르쉐를 탄 음주운전자였다.

거기서 탄 거액의 합의금으로 지금까지 왔지만 이제 한계였다.

살기 위해선 취업이 우선이었다.


뚜르르르~


핸드폰 벨이 울렸다.

김민수.

최근 취업한 대학 친구였지만 전화는 이상하게도 내키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아 별 건 아니고. 이번에 나 말이야 신입 사원 오티를 갔다 왔잖아? 야 거기서 진짜 예쁜 애 봤는데.”


주절주절.

영혼 없이 받아줬더니 결국 용건은 마지막에 나왔다.


“야, 너도 얼른 취업해라. 언제까지 그렇게 있을 거냐?”


역시나 첫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이런 놈도 친구라고. 얼른 취직을 해야 이놈 전화도 막 받을 텐데.’

“안 그래도 내일 면접 있거든. 먼저 자야겠다.”


대충 마무리하고 끊으려는 순간.

격렬한 핸드폰 울림소리가 들렸다.

재해레벨 C등급의 긴급재난문자였다.


“야, 방금 메시지 봤어? 잠실역에 몬스터가 나왔나봐. 잠실역 있던 사람들 전부 조졌는데?”

“어쩐다냐. 저번처럼 많이 죽진 않겠지?”

“플레이어가 있잖아. 걔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그보다 면접이라고? 어딘데? 내가 알기론 내일 대기업 면접은 없을 텐데.”

“그냥 중소기업이야. 요즘 AI랑 로봇 때문에 진짜 취업하기 힘들어. 너도 알잖아? 공장에서도 사람 안 받는 거.”

“아, 중소기업이었어? 난 또 내가 모르는 대기업 면접이 있는 줄 알았네. 그래, 어디든 들어가야지. 중소기업도 썩 나쁘지 않아. 거기라도 되는 게 어디냐? 알았다. 또 연락할게.”


연락하지마 새끼야.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엄연한 문화시민이었다.






#01 배달의 소환사




‘뭐야? 눈앞에 뭐가 있는 거지?’


면접 보는 날 아침.

눈뜨자마자 이상한 게 보이기 시작했다.


‘무슨 게임창 같은 게... 설마 이게 플레이어 각성은 아니지?’


놀란 마음도 잠시.

급히 검색창을 열어본 영민은 플레이어 각성에 대해 찾아봤다.

블로그나 커뮤티니 사이트를 뒤졌고, 관련된 유튜브 영상들도 확인해봤다.


‘확실해. 나 각성한 거 같아.’


전 세계 인구 중.

0.01%만 선택받는다는 플레이어가 되고 말았다.


“와 X발.”


육성으로 욕이 터져 나왔다.

물론 좋아서 내뱉은 욕이었다.


‘이거 꿈이 아니지? 나 진짜 플레이어가 된 거야?’


환희에 차올랐고.

어제 본 플레이어 인터뷰와 각종 대중매체에서 물고 빠는 플레이어의 위치가 떠올랐다.


‘치외법권? 진짜 그런 게 되는 건가?’


흥분도 잠시.

영민은 급히 냉정을 되찾았다.

앞서 찾아본 영상 중에 플레이어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기 때문.


‘그래 맞아. 각성한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했어. 플레이어는 운만 좋으면 아무나 될 수 있다지만. 정작 중요한 건 무슨 능력을 각성했는지 이게 더 중요하다고 했어.’


오죽했으면 능력이 구려 플레이어가 아닌 일반인으로 사는 사람이 있을 정도.


‘각성한 능력을 보려면 상태창에서 확인해야겠지?’



【 Lv. 1 차영민 】

◇속성 : 생체-무장갑

◇스탯

신체[H] : 5

감각[S] : 5

정신[M] : 5

마력[A] : 0

◇특전 : [EX]배달의 세계

◇특성 : 無

◇기술

[Q] : 無 [W] : 無 [E] : 無 [R] : 無



‘배달의 세계?’


이름부터가 특이한 능력이었다.

배달의 세계라니.

거기다 등급 또한 남달랐다.

EX.

S, A, B, C로 분류되는 등급 체계에 속하지 않은 번외 등급이었으니까.


‘EX등급은 뭐야?’


영민이 EX등급에 대한 추가 정보를 찾아봤다.


‘S급과 마찬가지로 고유 등급이긴 하네. 오직 나만 가지고 있는.’


Extra.

보통 Supreme 등급의 S등급을 최고로 치지만.

그 굴레에서 벗어나 더 뛰어날 수도.

아니면 가장 아래 C등급과 비슷할 수도 있는.

능력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한 등급이었다.


‘쉽게 말해 구분 짓기 어렵다는 건가?’


그냥 A, B, C가 떴다면 좋은지 나쁜지 바로 분간이 됐을 터.

하지만 EX등급은 그것을 불허했다.


‘그렇다면 능력의 내용은 뭐야?’


능력을 주시하니 이에 대한 설명이 시야에 투영되었다.




[EX]배달의 세계

오늘도 당신에게 일상의 병력을 제공 중, 배달의 세계.

등록된 업체를 통해 여러 중무장한 병력들을 소환합니다.

*주문 시 필요한 배달 포인트는 인벤토리의 달란트와 여러 화폐를 통해 충전가능.




달란트.

플레이어들이 쓴다는 새 화폐였다.


‘달란트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로 병력들을 불러낼 수 있는 모양이야.’


아리송한 능력이었으나 어찌됐건 플레이어로 각성한 건 좋은 일이었다.


‘면접도 때려치워? 하지만 구린 능력이면?’


EX등급이란 게 걸렸다.

등급의 기준이 확실했다면 영민은 면접 가는 길도 버렸을 것이다.

당장 플레이어가 될지도 모르는 마당에 중소기업 취직이 웬 말이란 말인가?

하지만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능력이었기에 영민은 취업 면접은 가기로 했다.

면접 장소로 가는 길.

영민은 민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 뒤 상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 일이야? 오늘 면접이라고 떨려서 전화했냐? 아니 중소기업인데 편하게 해. 무슨 대단한 곳에 취업한다고 전화까지 하고 난리야.”

“그게 아니라. 나 각성했어.”

“뭐? 갑자기 무슨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각성했다니. 뭔 각성?”

“플레이어. 오늘 아침에 플레이어로 각성됐다고.”


지옥철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플레이어? 너 지금 장난치냐?”

“진짜라니까? 나도 지금 믿기지가 않아.”

“무, 무슨 등급인데? 설마 S등급 뭐 이런 건 아니지?”


놀람 반. 걱정 반으로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도 다행이었다.


“EX등급이던데?”

“뭐 EX? 하... 난 또 C등급 이상인 줄 알았네. 후~ 너 C등급만 나왔어도 진짜 대박이었는데.”

“그렇기야 한데.”


이와 맞물려 주변의 관심 또한 줄어드는 게 보였다.


“너도 알지? C등급부터 플레이어로 분류되는 거. 현실적으로 D, E, F등급은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싸그리 묶어다 EX등급으로 만들어 놓은 거야. 그냥 번외라고.”

“그래도 좋은 능력일 수도 있잖아?”

“무슨 능력인데?”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그건 비밀이고.”

“니가 무슨 진짜 플레이어라도 되는 줄 아냐? 능력을 숨기게. 아무튼 EX등급 별 거 없으니까 궁금하면 협회 가서 물어보든지. 아마 별 거 없을 거다.”

“그건 그래야겠다. 일단 등록은 해야 되잖아?”

“야 근데 진짜 아깝다. 아까 말한 것처럼 C등급만 됐어도 진짜 플레이어...”


통신상태가 이상해졌다.


“야, 뭐라고 하는 거야? 내 말 들려?”


깜빡이는 점등과 술렁이는 주변.

잘 가던 지옥철도 갑자기 멈춰 섰다.


“무, 무슨 일이에요?”

“정전이라도 났나?”


외부와의 통신은 끊기고, 주변은 어둠에 잠긴다.

잠시 후.

어둠을 밝히는 핸드폰 불빛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설마... 그건 아니겠죠? 어제도 그 일이 있었잖아요? 잠실 쪽에.”

“하... 요즘 왜 이리 난리야? 몇 달에 한두 번 있었던 일이 왜 매일 같이.”

“그보다 우린 어떻게 되는 거죠?”

“곧 플레이어가 오겠지.”

“몬스터는 안 나타나겠죠?”

“저희 죽는 거 아니에요?”

“일단 조용히 좀 해봐요! 진짜 던전화가 된 거면 곧 몬스터가 나타날지도 모르는데!”


모두의 생각은 하나로 향했다.

전날에 있었던 몬스터 재해.

애써 부정하던 그들은 머잖아 울려 퍼지는 비명소리에 의심을 확신으로 굳힐 수 있었다.


꺄악!


“옆 칸에서 사람이 죽었어!”


날아든 촉수에 머리를 꿰뚫린 사람이 죽었다.

요란한 비명소리와 함께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빨리 문 열어! 거기 문 아래에 있는 레버를 당기면 된다고!”


살기 위해.

아니면 주변 고함소리에 못 이겨.

레버를 당겨 전철의 문을 열자.

수많은 사람들이 전철 밖으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얼떨결에 전철 밖으로 나온 영민은 출입구를 향해 뛰는 사람들을 보았다.


‘진짜 던전에 들어온 건가?’


던전화.

멀쩡하던 곳이 현실 세계와 단절되며 갑자기 몬스터가 나오는 현상을 사람들은 던전이 됐다고 표현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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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3 A급 던전 +1 24.09.16 344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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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2 564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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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1 배달의 소환사 24.09.10 641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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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1 배달의 소환사 +4 24.09.08 785 17 12쪽
2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06 839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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