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회귀자의 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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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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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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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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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0. 저건 좀 다르다. (1)

DUMMY

< 010. 저건 좀 다르다. (1) >




공만식이 이름도 모른 채로 오르고 있는 산의 이름은 관악이었다.

정상이 약 640여 미터 되는 산으로 대한민국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를 끼고 있는 거로 유명했다.

그리고 지금 공만식이 달려가는 등산로가 바로 그 서울대의 바로 옆이었다.


“끄어어어어!”

“끄어어! 끄억!”


평소에는 등산객으로 빼곡한 등산로가 오늘은 다른 존재로 가득 찬 상태.

하늘에서 떨어진 핏방울이 이렇게 많았나 의아할 정도로 굉장한 숫자를 자랑하는 마인들이 몰려왔다.

괴물의 파도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규모에 공만식을 제외한 모두가 식겁하며 주춤한다.


‘그림자 무기술.’


스스슷.


공만식이 든 쇠파이프.

내구력 하나는 끝내주는 이 강철 막대기에 작게나마 날이 생겨났다.

모양은 그다지 위협적이진 않지만, 막대기가 도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정도면 고작 마인들이 몰려오는 건 무섭지 않은 남자가 공만식이었다.


‘움직여라.’


우우우웅.


그의 자신감에 한층 힘을 실어주는 건 마력.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라는 게 마음에 안 들지만.

겨우 말을 들어먹기 시작한 놀라운 힘이 그의 모든 능력을 펌핑시켰다.


달려가는 발에 속도가 붙고.

쇠파이프를 움켜쥔 손에 힘이 더해졌다.

심지어 괴물들의 움직임이 애들 장난처럼 느리게 보이기까지.

인간을 초월한 괴물인 공만식은 날개가 달린 채로 괴물들의 파도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후잉, 촤────악!


“꾸애액!”

“꽥!”

“끄륵······.”


수십 마리의 마인이 달려든 파도에 달려들어 휘두른 빠따질.

사실은 몽둥이가 아니라 도끼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파도가 상하로 쪼개졌다.

촤르륵 찢긴 마인들이 피와 내장이 순식간에 바닥을 메웠다.


띠링!


[‘마인’을(를) 처치했습니다.]

[‘마인’을(를) 처치했습니다.]

[‘마인’을(를) 처치했습니다.]

.

.

.


몇 번이나 이어졌는지 한눈에 파악이 안 되는 메시지들이 몰려왔다.

하지만 공만식의 눈은 그런 사소한 것에 머물지 않았다.


정면으로 충돌하고 멈춰선 마인의 파도.

비록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마인들의 숫자는 상당했다.

인간을 먹이로 보는 적을 놔두고 한눈파는 법을 배운 적 없기에 그의 쇠파이프 도끼가 망설임 없이 다시 움직였다.


촥! 촤자작! 촤자자자작!


그의 쇠파이프가 춤을 추면.

마인들이 따라 덩실덩실 몸을 내어준다.

한편의 흥겨운 춤사위로 보여진다.


하지만 그 본질은 학살.

마를 품은 괴물들이 인간의 손에 찢겨나가고 있었다.


“미, 미친! 중사님 저 사람······.”

“그래. 나도 아니까 조용. 지금은 그냥 닥치고 보기나 해. 정신 사나우니까.”


공만식을 뒤따라온 네 사람.

이성찬의 입은 떡 벌어졌고, 김요한의 눈동자는 격하게 흔들렸다.

그와 반대로 한가람은 눈에 묘한 희열이 차오르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미나는 왠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후욱. 후욱.”


후웅, 촥!


조금은 거칠어진 숨을 돌리며 쇠파이프를 휘두른 공만식.

묻어있는 피마저 털어내며 정리한 그는 뒤를 돌아봤다.

어느새 서른 마리 가까운 괴물이 다 죽은 후였다.


“마정석 채취해. 끝나면 바로 이동한다.”

“네, 오빠.”


유미나는 당연히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인 것처럼 마인들의 시체에서 파밍을 시작했다.

그래도 제법 많은 마인을 잡았더니 채취한 마정석은 4개.

그 모습에 파밍의 존재를 몰랐는지 다른 사람들은 놀라고 있었다.


사람들이 놀라든 말든 관심 없는 공만식.

그는 일이 끝나자 바로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김요한은 그에게 말을 붙여보려고 했지만.

무언의 거절이 담긴 분위기에 그러지도 못했다.


그리고 조금 더 움직이자 왜 이렇게 마인들이 많이 모였는지 이유가 등장했다.

공만식이 진짜로 찾던 게 바로 이거였다.


“세, 세상에 저게 뭐야?”

“우욱.”

“와, 나도 토 쏠린다. 진짜 징그럽네.”


멀찍이서 보이는 무언가는 지구에서는 본 적 없는 것이 확실했다.

마인이라는 것들이 모두 그러하니 이 시점에 그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런 사실들을 감안해도 너무도 끔찍한 몰골에 유미나와 이성찬은 헛구역질을 했다.


눈에 보이는 자그마한 동산.

그 작은 둔덕의 뼈대와 살을 이루는 건 사람들의 시체.

아직 눈도 감지 않은 시체들이 모여 마치 둥지처럼 쌓여 있었다.

그 위에 알 수 없는 끈적한 것들이 발려 모양을 완성한다.

문제는 그 커다란 무언가에서 마인들이 꾸물꾸물 기어 나오고 있다는 거였다.


띠링!


[‘마인 부화장’을 발견했습니다.]


‘인간의 시체로 마인을 만드는 건가?’


공만식은 어쩐지 사람들의 사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잘 피하고 숨어서 피해가 적은 건가 싶었는데.

설마 이런 식으로 일이 흐르고 있을 줄이야.

그의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그렇지만 이 마인 부화장을 발견한 건 꼭 분노할 일만은 아니었다.


[‘마인 부화장’을 파괴하면 소정의 보상이 지급됩니다.]


이어진 메시지는 꽤 그의 마음에 들었다.


“오빠, 보상이래요.”

“나도 봤다.”


소정의 보상.

아마도 자유 능력치나 별이 박힌 아이템은 아닐 거다.

말 그대로 작은 선물 정도가 될 공산이 크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런 선물이 없더라도 미션 때문에 없애야 할 부화장.

아니, 이제는 미션이 아니더라도 그냥 놔두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공짜 선물까지 약속받은 상황에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끄어어어어어억!”


물론 공만식 편하라고 그냥 없어져줄 부화장은 절대로 아니었다.

부화장을 지키는 존재는 변종 마인.

그것도 세 마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 * *




뛰어나가는 공만식은 조금의 망설임이나 두려움이 없었다.

앞을 막고 있는 건 지금까지 봤던 인간과 유사한 괴물이 아니고 무려 팔이 한 쌍이 더 달린 괴물임에도 말이다.

아마도 변종 마인이라는 놈일 거다.

작게 전율이 몸에 흐른 한가람은 질 수 없다는 듯 자신도 전투에 참여했다.


‘나도 만만치 않아!’


소리 내서 외칠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증명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들어왔던 군대였으며 삶 또한 그렇게 살아왔다.

그녀에 대한 답을 보여준 건 관료제에 묶인 답답한 사람들이 아닌 오-할라 시스템이었다.


─── ◆ STATUS ◆ ───

[ 이름 ]

▶한가람

[ 능력 ]

▶근력 [ ■■■■□ ]

▶민첩 [ ■■■■■ ][☆][+■]

▶내구 [ ■■■■□ ]

▶감각 [ ■■■■■ ]

▶마력 [ □□□□□ ]

※▶잔여 [ □□□□□ ]

─────────────


한가람의 스테이터스는 이러했다.

거진 가득 찬 신체 스탯에 민첩에는 별과 함께 플러스 게이지까지.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게 업인 김요한.

녀석에게 얻은 정보에 따르면 신체 능력 옆에 별이나 플러스 된 게이지가 붙은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상태창을 보며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끄어어억!”

“나도 존나게 반갑다. 아, 넌 그때 뒈진 놈이 아닌가? 다들 똑같이 생겨서 헷갈리잖아. 못생긴 새끼들아.”

“끄억! 끄어어억!”


그런데 자신감 가득했던 한가람은 괴상한 남자를 만나고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살기에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괴물.

그런 괴물을 무려 세 마리나 앞에 두고 오히려 적을 도발하기 바쁜 저 남자.

괴물 앞에 선 괴물 같은 남자를 더 알고 싶었다.


“괜히 오바하지 마.”

“······뭐?”

“아직 너한테는 무리야. 그냥 지켜봐. 네가 원하는 길이 어떤 건지.”

“······.”


독심술이라도 쓰는 걸까?

남자의 말에 한가람은 기이하게 차분해지며 자리에 멈춰섰다.

말을 잘 듣는 강아지라도 된 기분이 묘하디묘했다.


그리고 시작된 전투.


“끄억!”


후우웅.

핑!


서로가 휘두른 괴물의 팔과 남자의 파이프.

빠꾸 없는 상남자와 괴물이 충돌을 피하지 않았다.


촤악!


“끄액!”


결과는 괴물의 팔이 잘려 허공에 검은 피를 뿌렸다.

밤의 어둠을 뭉친 것처럼 뭔가가 맺힌 남자의 쇠파이프.

기묘한 그 무기는 이번에도 괴물을 잘라냈다.


“팔이 네 개면 뭐하나. 쓸만한 게 하나도 없는데.”


말을 알아먹지도 못할 괴물을 앞두고 조롱하는 모습.

그런데 왜 이런 모습까지 두근거리는 걸까?

강자가 뱉어내는 조롱은 그 자체가 자신을 증명하는 거라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파악.


그리고 달리기 시작한 남자.


‘달라. 마치 지금을 기다린 사람 같아.’


그녀 역시 대인 전투, 소부대 전투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최고 중 하나라 자부한다.

그럼에도 남자의 움직임은 상식을 초월했다.

발목을 자르고 사타구니를 부수고 필요하면 바닥의 흙까지 뿌리는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 모습.

저 모습은 대인이 아닌 대괴수 전투라고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중사님. 도와야 하는 거 아닐까요?”

“누가? 네가? 아니면 내가?”

“그래도 위험해 보이는데.”

“모르면 그냥 봐. 괜히 방해만 될 거야.”


남자가 지금 보여주는 움직임에 담긴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일 거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아슬아슬해 보이는 움직임조차도 모두 철저한 계산 속에서 여유가 넘쳤다.

완전히 다른 시간대에서 놀고 있는 게 저 남자였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여기서 누가 돕는다는 말인가.


“후우우우. 빡세네.”


그리고 긴 시간이 흐르지 않고 몇 조각으로 잘린 네 팔의 괴물들.

남자의 이마에는 땀 몇 방울이 그 전투가 만든 고됨의 전부였다.


“후우우우. 어이, 불 피울 거라도 있어?”

“······이거면 되나?”

“뭐, 해봐야지.”


휙, 탁.


자신이 던져 준 라이터를 잡아챈 남자.

남자는 마른 나뭇가지와 낙엽을 모았다.

사방에 널린 마인의 시체까지 하나로 모은 남자는 불을 붙였다.

의외로 활활 불은 잘 타오르며 인간의 시체로 만들어진 괴물의 부화장을 한 줌의 재로 바꾸었다.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는 한가람.

그녀는 불꽃과 함께 작은 결심을 가슴 깊이 박아넣었다.




* * *




‘오케이. 넘어왔네.’


살짝 빡세기는 했다.

아무리 마력을 개방하고 스킬로 무기의 파괴력을 올렸어도.

변종 마인 셋을 혼자서 상대하는 건 준비 운동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 덕분에 한가람의 눈에는 공만식이 원하는 빛이 담겼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도 저 여자는 자신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을 거다.


“마, 만식아. 다친 데는 없어?”

“어. 멀쩡해.”

“그, 그렇구나. 진짜 멋졌어. 진심이야.”


물론 그 모습에 놀라고 당황한 건 한가람만이 아니었다.

찰싹 달라붙은 이성찬은 공만식의 밥당번이라도 되어 옆에 붙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요한은 토끼 눈이 되어 뭔가를 적고 놀라고 또 놀랐다.

그리고 유미나는.


‘넌 왜 네가 뿌듯해하고 난리냐?’


알 수 없는 반응이기에 무시.


띠링!


어쨌든 부화장은 불에 약한지 아주 잘 탔다.

몇 분 만에 다 타버리고 메시지를 보내왔으니 말이다.


[‘마인 부화장’을 파괴하였습니다.]

[가장 큰 공로를 한 ‘공만식’님에게 소정의 보상이 지급됩니다.]

[보상은 ‘인벤토리’에 지급됩니다.]


‘좋구나.’


쓸어버린 마인들과 변종 마인 셋.

거기에 놈들이 지키던 부화장을 없앴다.

공만식의 귀한 땀을 흘리게 한 대가는 시스템이 인벤토리로 직행시켜주었다.


역시나 보상은 바로 확인하는 게 제맛.


─── ◆ INVENTORY ◆ ───

[ ■ ] [ ■ ] [ □ ] [ □ ] [ □ ]

→ [☆][ 오염된 최하급 마정석 ][9/100]

→ [☆][ 근력의 물약 ][1/10]

[ □ ] [ □ ] [ □ ] [ □ ] [ □ ]

───────────────


띠링! 하고 뜬 인벤토리에는 파밍한 마정석 말고 물약이 하나 있었다.


‘근력의 물약? 설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공만식은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그의 상상이 맞다면 이건 절대로 소정일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공만식은 손을 뻗어 인벤토리에서 근력의 물약을 꺼냈다.


“어? 그건 뭐예요? 그게 소정의 보상이에요, 오빠?”

“맞아.”

“대박. 무슨 힐링 포션 같은 건가?”

“그건 몰라도 돼.”

“아, 씨! 뭔데! 나도 알려줘!”


유미나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운 사람들.

그들에게 정보를 그냥 넘겨줄 생각이 없는 공만식은 그녀를 무시하고 아이템 정보를 불러왔다.

제발, 제발을 외치면서.


띠링!


──── ◆ ITEM ◆ ────

[ 이름 : 근력의 물약 ]

[ 등급 : ☆ ]

[ 능력 ]

▶ [ ‘근력’ 능력치를 ‘10’분간 ‘■’ 증가시킨다. ]

──────────────


“아, 쓰벌.”


도핑 물약.

공만식은 이런 되다만 물건은 좋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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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14. 나쁘지 않은 기분. (2) NEW 11시간 전 82 4 14쪽
13 013. 나쁘지 않은 기분. (1) 24.09.18 148 5 14쪽
12 012. 저건 좀 다르다. (3) 24.09.17 171 6 12쪽
11 011. 저건 좀 다르다. (2) 24.09.16 182 8 13쪽
» 010. 저건 좀 다르다. (1) 24.09.15 178 6 13쪽
9 009. 미션. (3) 24.09.14 177 6 13쪽
8 008. 미션. (2) 24.09.13 180 6 13쪽
7 007. 미션. (1) +1 24.09.12 187 6 13쪽
6 006. Oh-HALA. (3) 24.09.11 191 6 13쪽
5 005. Oh-HALA. (2) 24.09.10 203 7 13쪽
4 004. Oh-HALA. (1) 24.09.09 219 9 12쪽
3 003. 돌아오다. (3) 24.09.08 230 11 13쪽
2 002. 돌아오다. (2) 24.09.07 273 8 13쪽
1 001. 돌아오다. (1) 24.09.06 314 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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