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악동이 내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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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9 20:26
최근연재일 :
2024.09.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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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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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테스트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 팀 훈련과 함께 계속되는 연습 경기를 통해 선발된 소수 인원만이 훈련장에 남아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주변 반응과 연습 경기 동안 풀타임으로 뛰게 한 모습을 보면 합격은 이미 따 놓은 당상이다.


남은 건 어느 수준의 유소년 리그로 배정을 받는 것에 대한 부분이다.


아카데미라는 특성 상 내 나이와 비슷한 유소년 리그로 가서 천천히 올라갈 가능성이 크겠지.


“ 아담 킴 선수.”

“ 누구시죠?”

“ 라이언 본 이라고 합니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필드를 오가는 와중 커다란 사진과 함께 적혀있던 이름.


아카데미 최고운영책임자였던가?


좀처럼 보기 힘든 사람이 나를 직접 찾아왔다.


“ 처음 뵙겠습니다.”

“ 제가 누군지 아시죠?”

“ 아카데미 최고운영책임자로 알고 있습니다.”

“ 좋습니다.”


아카데미 코치진에게 통보받을 줄 알았던 것이 더 높은 사람이 나를 찾아 온 셈이다.


도대체 무슨 제안을 하려고 그러는 거지?


“ 메디컬 테스트가 끝난 직후 바로 U-18 선수단에 합류하게 될 겁니다.”


U-18이면 충분히 좋은 조건이다.


계속되는 연습 경기에서 상대 중원을 지우개 마냥 지워버린 모습을 좋게 봤는지 생각보다 나를 높게 평가하는느낌이다.


내 나이가 영국 나이로 15세인 걸 감안 하면 U-18에서의 시작은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


“ U-18에서 어느 정도 적응이 끝나면 U-21로 바로 올릴 겁니다.”

“ 예?”

“ 이번 8월에 시작하는 U-21 리그에 아담 선수를 기용한다는 소리죠.”


U-21에서 나를 기용한다는 건 유소년 리그를 넘어 바로 2군으로 올린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만큼 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소리인데.


좋은 기회는 맞으나, 나를 어떻게든 플릿 우드 타운 FC에 잡아두기 위한 공수표일 가능성도 있다.


모든 건 사인이 끝나지 전까지 모르는 거니까.


“ 만약 에이전트가 없으시면 아카데미를 통해서 주선해 드릴 수 있습니다.”

“ 그건 아는 사람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에이전트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있다.


아빠가 필드에서 일으킨 사건, 사고를 모조리 처리한 대단한 에이전트.


그 삼촌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겠지.


“ 아담 선수는 플릿 우드의 희망이 될 겁니다.”

“ 감사합니다.”


메디컬 테스트는 문제없을 테니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에이전트 선임이다.


일단 아빠에게 전화해 봐야겠다.



***



플릿 우드 시내의 작은 카페.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 이번에는 필드에서 뭔 사고를 쳤길래 나를 불러?”

“ 내가 뭐 터졌을 때만 불렀냐?”

“ 항상 그렇지.”

“ 에이씨.”


모두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


유명한 축구 선수였고, 현재는 팀의 감독을 맞고 있는 아빠를 뒤로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186cm인 내 키를 머리 크기만큼 뛰어 넘으며, 복도를 가득 메우는 근육으로 똘똘 뭉친 거대한 덩치가 인상적인 사람이 실실 웃으며 걸어오는 모습은 누구든 그냥 지나치긴 힘들겠지.


“ 그러면 무슨 일인데?”

“ 내가 일 있어야 부르냐.”

“ 일 없으면 안 부르는 거 다 안다.”

“ 에헤이.”

“ 그래서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군데?”

“ 너도 이제 감 많이 죽은 것 같다.”


아빠와 대화 중이던 남자가 나에 대해 물어봤다.


워낙 어릴 때 나를 봐서 그런지 전혀 모르는 눈치다.


소식을 모른다면 내가 아직 한국에 있다고 생각하실 가능성이 높으니 더 그럴 만하다.


“ 저 모르세요?”

“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없는데.”

“ 어릴 때 뵙던 거랑 다른 게 없으시네요, 톰 삼촌.”

“ 톰 삼촌이면 설마 작은 악마 너냐?”

“ 그걸 아직도 담아두고 계세요?”


어릴 적 몇 번 장난을 친 뒤로 톰 삼촌이 내게 붙였던 별명이 작은 악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실수로 머리카락을 뽑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 가뜩이나 없는 머리카락을 뽑아 갔으면 악마지.”

“ 그때는 실수라고 말씀드렸는데.”

“ 저리 물러가라 악마야!”

“ 자꾸 그러시면 또 뽑아요?”

“ 내가 미안하다.”


말하시는 것과 달리 반가운 얼굴을 하고 계신 톰 삼촌의 표정이다.


“ 한국에 갔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 돌아왔죠.”

“ 축구는?”

“ 그것 때문에 삼촌이 필요해요.”


약간 난색을 보이는 톰 삼촌의 얼굴이다.


“ 한국에서 했었던 기록은 다 확인해봤는데, 솔직히 모르겠다.”

“ 그럴 수 있죠.”

“ 똑같은 스타일로 영국에서 시작하는 거라면 내 입장에서는 전혀 매력 없는 선수일 뿐이다.”

“ 아, 아직 못 들으셨구나.”

“ 설마 돌아왔냐?”

“ 네.”


순식간에 바뀐 삼촌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줬다.


어정쩡한 선수에서 다시 가치 있는 선수가 되었다는 의미니까.


그게 뭘 뜻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삼촌이다.


“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 곧 플릿 우드 타운 FC랑 있을 계약부터 전반적인 모든 걸 담당해 주세요.”

“ 벌써 테스트까지 끝났어?”

“ 메디컬만 남았네요.”

“ 오케이, 그러면 빠르게 준비해야겠네.”

“ 해주시는 거죠?”

“ 악동에 이어 악마랑 손을 잡다니, 에휴.“

“ 감사합니다.”


재빠르게 선임된 에이전트지만 불안감은 전혀 없다.


악동을 은퇴까지 케어한 톰 삼촌이라면 든든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으니까.


“ 그럼 끝이지?”

“ 그렇지.”

“ 와줘서 고맙다.”

“ 다음에 이런 일은 좀 빨리 알려주던가.”

“ 미안, 감독 일 때문에 바빠서 그랬다.”

“ 에휴, 그나저나 아담은 국적을 어떻게 하게?”

“ 알아서 하겠지.”


슬슬 결정할 시기이긴 하다.


계속 한국에서 축구 생활을 이어갔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문제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영국으로 넘어온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그 사건으로 한국에서 축구를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성장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요소가 많다.


특히 병역 문제가 가장 크게 다가왔다.


영국 국적의 홈그로운과 한국 병역 2년을 생각하면 당연히 전자 아닐까?


“ 한국 국적은 포기해야죠.”

“ 좋아, 몸값을 조금 더 받을 수 있겠네.”

“ 이름은 아담 킴으로 해주세요.”

“ 아빠가 실망하겠다.”

“ 오히려 바꾸면 실망하실걸요?”


아담 킴 바튼, 내 풀 네임이다.


축구를 시작할 때 엄마와 아빠가 상의한 끝에 아담 킴으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담 킴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제 와서 바꾸기에는 늦은 감도 있고, 그렇다고 두 분 모두 원하시는 것도 아니니 그대로 가도 상관없을 것이다.


“ 바꾸는 건 반대다.”

“ 역시 악동의 아내 사랑은 알아줘야지.”

“ 내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지만 넘어가야지.”

“ 맨날 지는 놈이 뭘 한다고.”

“ 어허.”

“ 전화 한번 해?”

“ 미안하다.”


남은 건 메디컬 테스트 결과와 계약.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 준비할 게 많으니 먼저 일어난다.”

“ 감사합니다.”

“ 일단 일부터 끝내고 보자고.”

“ 넵.”


촉박한 일정 탓에 바로 준비하기 위해

일어나는 톰 삼촌이 먼저 밖으로 나갔다.


아빠도 친선 경기 준비로 바쁠 시간이라 슬슬 일어나야겠다.


“ 저희도 슬슬 가죠.”

“ 아직 커피 다 못 마셨는데.”

“ 친선 경기 준비하신다면서요.”

“ 아, 맞다.”

“ 계약하면 제가 커피 사드릴게요.”

“ 나야 좋지.”


나도 술술 준비해야지.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


빠르게 움직인 끝에 모든 절차가 끝났다.


이제 나는 영국인이다.


톰 삼촌과 아빠, 특히 엄마와 긴 시간 대화를 나누며 상의한 끝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기로 했다.


엄마가 살짝 아쉬워하셨지만, 이내 수긍하셨다.


미래를 생각하면 영국 국적 취득이 축구를 하는 것에 더 도움이 되니까.


메디컬 테스트도 쉽게 통과 했으며, 계약은 톰 삼촌 덕에 손쉽게 진행됐다.


악동의 에이전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계약을 위한 협상에서 담당자의 혼을 쏙 빼 버렸다.


그만큼 유리한 조건을 넣을 수 있었고, 첫 계약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 U-18에 새로 합류한 아담 킴. ]


지역 신문에 자그마하게 올라간 기사와 함께 아카데미 입구가 보였다.


영국에서 제대로 된 축구 선수로서의 시작점.


시작은 미약해도 끝은 다를 것이다.


“ 오늘부터 같이 뛸 선수들이다.”


아카데미를 담당하는 빌리 배치 수석 코치의 소개와 함께 선수들이 모두 이쪽을 바라 보고 있다.


“ 아담 킴, 수비형 미드필더다.”

“ 나는 제비어 로페즈, 최고의 공격수가 될 남자야!”


짝짝-!


리그 시작이 멀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선수의 합류가 달갑지 않을 거라 생각했으나,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전 테스트에서 연습 경기로 붙어봤던 전적이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반가워 보이는 얼굴이다.


“ 저번 연습 경기에서도 봐서 알겠지만 설명은 생략하고, 몸 풀어라.”


수석 코치의 말에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흩어졌다.


아쉬운 표정을 보이지만, 훈련이 우선이다.


나도 슬슬 몸을 풀어둬야겠다.


옆에 멀대는 왜 안 흩어지는 거지?


“ 아담, 잘 해보자고!”

“ 좀 떨어져라, 거머리야.”

“ 걱정하지 말라고, 나는 곧 U-21로 올라갈 거니까.”

“ 그러던가.”


멀대 보다 늦게 U-21에 합류할 일은 없다.


계약서에 서명할 때 이미 월반은 확정된 상태다.


라이언 본 씨를 통해 U-21 합류한다는 소리는 들은 뒤로 1군에서 뛰던 수비형 미드필더가 줄 부상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급하게 U-21 소속 인원을 콜업 하여 빈자리를 채웠으나 안정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


그렇다는 소리는 내가 1군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소리다.


내가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면 금방 올라가겠지.


“ 여기까지, 고생했다.”


수석코치의 종료 신호와 함께 오늘 훈련이 끝났다.


선수들 눈이 초롱초롱하게 이쪽을 바라보는 걸 봐서는 오늘 잡히면 밤새 질문을 듣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는 건 희생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 제비어.”

“ 엉?”

“ 힘내라.”


떠밀린 멀대가 선수들 무리에 들어갔다.


멍하니 있던 멀대에게 선수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나를 원망 섞인 눈으로 바라보지만 이미 늦었다.


멀대의 희생(?) 덕에 조용히 빠져나온 훈련장.


친목을 도모하는 것도 좋지만, 남은 연습량은 채워야 하니까.


멀대가 알아서 잘해줄 것이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좋아하지 않을까?



***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멀대를 방패로 활용하여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 다들 주목.”


수석 코치가 평소와 다르게 훈련이 끝나는 시점에서 모두를 집합 시켰다.


“ 좋은 소식이 있다, 오늘 U-21로 한 명이 올라간다.”


누군가 올라가는 모양이다.


“ 설마, 나?”

“ 우리 이제 일주일이다.”

“ 내 천재적인 공격수의 재능을 알아 본거지!”

“ 어휴.”


합류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나와 멀대는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도 다른 포지션에서 사람이 필요하다는 소리겠지.


“ 아담, 바로 월반이다.”

“ 저요?”


약간 당황스럽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월반이다.


저번에 들은 바로는 한 달 정도의 적응 기간을 가진 뒤 월반한다고 들었는데 아닌 모양이다.


“ U-21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하나 올려보내라고 아주 난리를 피우더라.”

“ 저야 좋긴 한데.”

“ 축하한다.”


예상보다 훨씬 빠르지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U-21은 성인팀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물론 그 안에서도 수많은 선수와 경쟁 해야 하는 구조이지만, 지금은 플릿 우드 타운 FC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부족한 상황.


뛰어난 실력을 보여 준다면 이른 나이에도 1군으로 콜업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다.


와아-!


비록 일주일밖에 안 됐으나 자신의 일처럼 좋아해 주는 선수들이다.


“ 다들 모여.”


멀대의 말에 스멀스멀 불길함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이미 선수들로 주변을 채우고 있다.


“ 시작!”


업보라는 게 이런 건가?


멀대의 외침에 눈을 감았으나 뭔가 이상하다.


다시 눈 떠보니 모두가 나를 뻔히 바라보고 있다.


짝짝짝-!


“ 먼저 가서 기다려라.”

“ 올라가서 보자고.”

“ 저번에 보여 준 실력이면 바로 데뷔 각이지.”

“ 잘 가라.”


이럴 줄 알았으면 같이 시간을 보내며 좀 더 친해 질 걸 그랬다.


모두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짧은 U-18생활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 축하는 끝났으니 다들 덮쳐!”


아무래도 살아서 빠져 나가기는 힘들 것같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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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U-21 리그(1) 24.09.17 23 0 13쪽
6 친선 경기 24.09.16 24 0 13쪽
» 통과 그리고 선택 24.09.15 29 0 13쪽
4 입단 테스트(2) 24.09.14 37 0 12쪽
3 입단 테스트(1) 24.09.13 48 0 12쪽
2 영국으로 돌아가다 24.09.12 5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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