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악동이 내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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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9 20:26
최근연재일 :
2024.09.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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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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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 경기

DUMMY

U-21에서의 적응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프로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만큼 경쟁 심리와 새로운 선수에 대한 경계가 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들 생각보다 친절했다.


특히 내가 나이가 어린 걸 아는 선수들이 동생 대하듯 행동해 준 덕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 꼬맹이, 항상 일찍 나오네.”

“ 저보다 키도 작으면서 뭘.”

“ 어휴, 한 번을 안 지네.”

“ 더 커서 오세요.”


우리 팀 수비수인 토비 올리버가 말을 걸어왔다.


나와 같은 U-18에서 월반한 선수로, 내가 팀에 쉽게 적응하도록 도와준 선수다.


같은 월반이라는 공통점 덕에 쉽게 다가서며 친해졌다.


“ 곧 리그 시작인 거 알지?”

“ 이제 한 달도 채 안 남았죠?”

“ 마지막 친선 경기 잡혔더라.”

“ 상대는요?”

“ 맨체스터 시티 U-21.”

“ 와우.”


리그를 앞둔 친선 상대가 맨체스터 시티 U-21이라니.


2020-21 시즌부터 2022-23년 시즌까지 U-21 리그에서 3연속 왕좌를 차지한 팀이다.


이전 시즌인 2023-24 시즌에서는 주력 선수 대부분이 이탈하여 하위권에 머물긴 했어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임은 틀림 없다.


“ 맨시티의 미래라 기대되네요.”

“ 생각해 보니 꼬맹이 아빠가 맨시티 레전드지?”

“ 레전드 같은 악동이죠, 뭐.”

“ 못 뛰어서 아쉽겠네.”


이번 경기는 벤치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막 팀에 합류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선수를 선발로 기용할 감독이 있을까?


우리 팀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구멍 났다 하지만, 선수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 응원이나 해라.”

“ 에이씨.”

“ 그럼 슬슬 가보자고.”


아쉽지만 이제 시작이다.


지금은 기회가 없더라도 나중에 찾아오겠지.


물론 이번 경기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설마 나를 교체로 쓰겠어?



***



친선 경기지만 일방적인 흐름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주요 선수들이 모두 포진한 맨시티 U-21의 막강함에 우리 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그쪽 더 붙으라고!”

“ 마크 똑바로 안 해?”

“ 침투 조심해!”


특히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맨시티 유스의 공격을 이끌며 중원을 헤집어 놓고 있는 선수가 한 명 있다.


“ 50번 막으라고!”


감독의 외침에 뒤늦게 우리 팀 선수가

따라가지만 이미 늦었다.


화려한 개인기와 함께 정확한 패스로 순식간에 수비들을 따돌리고 깊게 파고 들었다.


촤르륵-!


순식간에 쏘아낸 중거리 슛이 골키퍼를 넘어서 우리 팀 골문을 뒤흔들었다.


만약 내가 들어가게 된다면 포지션상 무조건 맞붙은 수밖에 없는 위치다.


상대 등 번호 50번 이름은 키안 브레킨.


유명한 유망주 중 하나로 많은 클럽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끝내 맨시티에 남아있는 선수다.


당장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여태 만났던 선수들과 다르게 프로 무대까지 경험해 본 유망주를 상대로 내 실력을 확인해 볼 확실한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 그쪽으로 간다.”

“ 상대 잡아, 수비!”


1대0의 스코어가 만들어진 뒤 더욱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맨시티 U-21에서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영국의 메시라 불리는 키안 브레킨의 화려한 개인기에 우리 팀 수비가 속수무책으로 벗겨졌다.


수비수의 혼을 쏙 뽑아내는 개인기와 이어지는 마무리.


우리 팀 골키퍼의 손끝에 살짝 걸리며 벗어난 공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직접 맞붙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철썩-!


맨시키 U-21이 다시 한번 골을 터트렸다.


이번에는 깔끔한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한 키안이다.


20분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진 두 번의 득점.


이런 흐름이라면 대량 실점이 터져도 이상한 것도 없다.


“ 정신 차리고 똑바로 자리 잡아!”


감독의 외침에도 달라질 것 없는 어수선한 분위기로 두들겨 맞기만 하는 팀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럴 때일수록 내가 정신 차려야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몸을 풀어둬야겠다.


언제 교체될지 알 수 없으니까.


“ 더 붙어!”

“ 수비하라고, 수비.”

“ 손이라도 써!”


팅-!


골대를 맞은 공이 아슬아슬하게 골 라인을 벗어났다.


이제 전반전 끝까지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


뭔가 하나 더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삐비빅-!


심판의 휘슬 소리가 심상치 않다.


반칙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패널티 에어리어 밑을 가르키는 심판의 손을 보니 페널티 킥이다.


계속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끝에 결국 수비수의 성급한 태클이 반칙으로 연결 되고 말았다.


철렁-!


다시 한번 골을 만들어낸 맨시티 U-21.


2골 차이와 3골 차이는 확연하게 다르다.


선수들의 표정에서 포기라는 감정이 보이는 것만 봐도 그렇다.


따라잡기 어려운 점수이자 더 많은 실점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골이다.


벤치에서 앉아 아무것도 못 하고 무기력하게 지는 걸 지켜봐야 하는 건가?


후반전이라도 뛸 수 있으면 좋겠다.


삐익, 삑-!


기나긴 전반전이 끝났다.


터덜터덜 걸어오는 우리 팀 선수들의 얼굴에 포기라는 글자가 쓰여있다.


아무리 친선 경기라 해도 벌써 포기하는 모습을 그냥 보고 있으니 참을 수 없다.


“ 이딴 식으로 할 거면 팀에서 나가!”

“ 뭐, 뭐라고?”

“ 병든 병아리 집합소도 아니고 에휴.”

“ 이 자식이···.”

“ 꼬우면 뒤지기 전까지 뛰던가.”


수긍하는 몇몇도 있지만 반발하는 선수도 있다.


감독보다 먼저 나서서 말하는 건 잘못이지만, 답답해서 할 말은 해야겠다.


적어도 머릿속에 무언가는 박히겠지.


“ 아담.”

“ 죄송합니다, 감독님.”

“ 아니, 네 말이 맞다.”

“ 예?”

“ 전반전에 3골 먹혔다고 벌써 포기하는 놈들은 짐 싸서 나갈 준비해!”


다행히도 감독님의 반응이 좋다.


만약 부정적인 반응이라면 딱히 이곳에 있을 필요성이 없었을 것이다.


아니면 팀 게임이 아닌 나만을 위한 축구를 하다가 다른 팀으로 가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만큼 실력 하나는 어느 팀을 가더라도 꿇리지는 않을 실력이다.


“ 감독님, 아무리 그래도 어린 녀석이···.”

“ 그 뜻은 아담이 지금 틀린 말을 했다는 건가?”

“ 아니, 그건 아니지만.”

“ 후반전이 남은 상황에서 3골 차이라고 벌써 포기하려는 녀석은 우리 팀에 필요 없다.”

“ ···.”

“ 죽도록 뛰고 그다음 포기해라, 전반전을 되돌아 보고 스스로 반성하도록.”



모두가 조용해졌다.


“ 아담, 후반전 시작과 함께 출전이다.”

“ 좋습니다.”

“ 네가 한 말이 뭔지 제대로 보여 주도록.”

“ 옙!”


순식간에 결정된 후반전 출전.


다른 건 몰라도 하나 자신 있는 건 있다.


죽도록 뛰는 것 하나는 기가 막히니까.


이미 3골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도 어떻게 해봐야지.


“ 친선 경기라고 얕보지 말아라, 아무리 상대가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어도 결국 팀 게임이다.”


후반전에는 다시 정신 차리고 다들 임했으면 좋겠다.


“ 다들 준비해.”

“ 알겠습니다!”


이제 보여 줄 시간이다.


맨시티 U-21 상대로 우리가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려 줄 차례다.



***



삐익-!


후반전 시작과 함께 공을 받고 전방을 살폈다.


생각보다 더 느슨한 맨시티 U-21의 모습에서 방심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전반전 성과만 봐도 당연히 그럴 만 하니까.


그렇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리턴.”


공을 주고받음과 동시에 빈 곳으로 치고 달려 나갔다.


순식간에 중앙으로 파고들자 당황한 상대 수비가 나를 막기 위해 다급하게 달려들어 보지만 이미 늦었다.


대략 거리는 27미터, 아직 정비가 덜 된 상대 골키퍼의 모습을 보니 바로 때린다.


터엉-!


내 발을 떠난 공이 수비수를 제치고 골대로 향하여 나아갔다.


촤르륵-!


오른쪽 구석을 향해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가는 공이 골키퍼가 반응할 틈도 없이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전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터트린 첫 골, 이제 본 경기 시작이다.


“ 와아아아!”

“ 꼬맹이가 한 건 해냈다.”


저 멀리서 달려오는 팀원들이지만, 지금은 세레모니를 할 시간이 아니다.


팀원들을 뿌리치고 골대에 들어간 공을 들어 다시 중앙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무슨 의도인지 모르던 팀원도 내 모습을 보고 같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 자리 잡고, 제대로 해보죠.”


팀 분위기가 순식간에 변화했다.


3점 차와 2점 차는 확실히 다른 의미다.


추격이 가능한 점수 차라는 소리다.


물론 방금 전 골은 상대가 방심한 탓에 나온 공이라 이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진짜 승부의 시작이라 봐야지.


상대가 중앙에서 공을 잡자마자 빠르게 압박해 나갔다.


패스를 통해 옆 선수에게 가는 공을 따라 똑같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공격적인 압박에 당황한 상대가 공을 다시 뒤로 돌렸다.


지금 상황에서 줄 만한 곳이 키안 브레킨이 있는 공간 하나 뿐이다.


거리 상 길을 차단하기에는 늦었으니 받는 순간을 노려 뺏어 낸다.


예상대로 키안에게 공이 향하는 순간 사각으로 조용히 접근해 슬쩍 발을 집어 넣었다.


공을 탈취하는 순간 뛰기 시작하는 우리 팀의 역습 찬스.


우리 팀 최전방 공격수인 오웬 데번포드가 빈 공간을 향해 뛰고 있다.


타이밍 상 바로 지금이다.


공이 내 발을 떠나 오웬이 달려가는 앞에 정확하게 떨어지며 기회가 만들어졌다.


철렁-!


맨시티 U-21의 수비를 한순간에 무기력하게 만든 라인 브레이킹으로 상대 골키퍼가 뒤늦게 나오지만, 골키퍼를 지나 연결되는 골이다.


점수는 이제 3 대 2, 앞으로 남은 점수는 2점.


나와 마찬가지로 공을 들고 오웬이 달려와 중앙에 공을 놓았다.


모든 선수의 눈빛이 달라졌다.


무기력한 모습이 아닌, 승리를 갈망하는 눈빛이다.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 하기 시작하는 맨시티 U-21이다.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는 상황에서 한 쪽이 불안하다.


순간 치우친 수비 라인에 오른쪽이 살짝 비어있다.


“ 오른쪽!”


내 외침이 있기 전 키안의 패스가 오른쪽 사이드 공간에 안착했다.


사이드에서 공간을 돌파하며 위협 지역까지 올라오는 공, 위기 상황이다.


올라오는 공과 함께 세컨 볼에 대비해 비어있는 상대 선수를 체크하고 달라 붙기 위해 이동했다.


우리 팀 수비의 클리어링과 함께 이쪽을 향해 굴러오는 공이 아슬아슬하다.


키안에게 굴러 들어가는 순간 바로 슈팅으로 연결하는 순간 바로 앞까지 뛰어와 발을 뻗자 맞고 굴절된 공이 그대로 골 라인을 타고 흘러 나갔다.


위험했지만 막아냈다.


이어지는 코너킥 상황에서 떠오른 공을 걷어내며 그대로 팀에게 연결됐다.


“ 이쪽으로!”


전방으로 달려 나가며 공을 받았다.


앞에 있는 수비수가 달라붙는 순간 공을 오른쪽으로 치고 달렸다.


퍼억-!


강하게 들어오는 몸싸움이지만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버틸 수 있다.


퍼억-! 쿠당당-!


다시 한번 치고 달리며 이번에는 따라오는 수비수를 향해 먼저 어깨를 넣으며 부딪치자 넘어지는 상대방.


심판도 콜이 없는 건 정당한 몸싸움이라는 뜻이다.


어느새 따라온 오웬이 각을 벌리며 나를 보조 해주고 있다.


수비가 오웬에게 쏠린 사이 어느새 남은 건 나와 골키퍼 둘뿐이다.


달려 나오는 골키퍼가 슬라이딩하는 순간 툭 찍어 찬 칩슛에 뒤늦게 손을 뻗어 보지만 이미 지나버린 공이 그대로 골대를 넘어 들어갔다.


드디어 맞춰진 경기의 균형.


이제 남은 건 단 한 골이다.


“ 빨리 자리로.”


다시 한번 공을 챙겨 중앙으로 가져왔다.


흐름을 탄 지금이 몰아붙일 찬스다.


남은 시간은 이제 인저리 타임 3분 남짓, 맨시티 U-21의 시작과 함께 전방에서 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몰아붙이자 당황한 상대방의 패스 미스로 찾아온 마지막 기회.


길게 연결된 공이 우리 팀 미드필더에게 연결되며 바로 이어진 슛이 골문을 향해 날아갔다.


툭-!


상대방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터졌다.


아쉽게 손끝을 맞고 굴러간 공을 상대 수비가 멀리 걷어내 버렸다.


삐익, 삑-!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과 함께 경기가 끝났다.


3대0에서 3대3을 만들었어도 아쉬움이 크다.


“ 너 좀 치는데?”

“ 좋은 경기였어.”


어느새 다가온 키안 브레킨이 말을 걸어왔다.


“ 이름이 아담이라, 다음에는 위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 금방 올라갈 테니 기다려.”

“ 다음에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제대로 붙어보자고.”

“ 그래.”


오늘은 아쉽게 무승부로 끝났지만 다음에는 다르다.


다음은 내가 무조건 이길 거니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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