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투성이 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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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베인
작품등록일 :
2024.09.12 06:51
최근연재일 :
2024.09.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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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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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안녕하세요




DUMMY

<1화>





“흐어어엉”

나는 울고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서럽게 울고 있었다. 지금 내 눈앞에서 나에게 살아갈 지식을 가르쳐 준 존재가 죽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렇게 슬픈데도, 눈앞의 상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있었다.


“울지마라, 이건 그냥 자연의 순환이다.”

“흐윽··· 무슨 드래곤이 수명이 다해서 죽는 건데······?”

울고 있는 소녀의 앞에는 드래곤이 누워 있었고, 다른 드래곤들에게서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비샨, 그것이 지금 눈앞에 드래곤의 이름이었으며, 눈앞에 울고 있는 여자아이를 가르쳤던 드래곤이었다.


가르쳤던 여자아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부터 자기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었고, 그 남은 수명을 다해서 나름 이 아이를 잘 가르쳤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법부터 시작해서 살아간 여러 지혜들··· 자신이 언젠가 수명을 다해 죽게 되어도 이 아이는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쳤었다. 처음 아이와 만났을 때 2년이란 시간밖에 남지 않은 황혼기의 드래곤 그게 비샨이었다.


“강제로 수명을 늘려 봐야 언젠가는 그 한계가 오는 법이다. 이제 그 시간이 모두 지났을 뿐이고”

인간에 비하면 평생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시간을 살지만 그것이 곧 수명이 무제한이라는 소리는 아니었었다. 모든 생물이 태어나서 죽듯이 그 죽음이 비샨만을 비껴가지는 않았다.


남은 수명이 얼마 없었었다. 인간에 비하면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오래 사는 것이 맞지만 그것이 곧 수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아이를 만난 그때부터 비샨은 모든 마력을 동원해서 자기 레어에 시간이 최대한 천천히 가도록 붙잡아 뒀었다. 드래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시간마저 이미 모두 동나버렸다.


“리디아,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늘 말하지 않았나? 만약 내가 죽는다면 이제 이 동굴을 나가 세상으로 나가보거라”

비샨의 그 말에 나는 울고만 있었다. 리디아, 그게 내 이름이었고, 마지막이 되어가는 비샨이 그 이름을 불러 주어서 였을까? 나는 더욱 세차게 고개를 저으면서 비샨에게 얼굴을 묻었다. 머리로는 받아들이라 하지만 몸은 그것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울고 있는 나를 보면서 비샨의 힘없는 눈매가 약간 휘어지는 것 같았다.

“하하··· 그 얼굴··· 참 못 봐주겠구나······.”

“농담이 나와···? 나는··· 나는······.”

뭐라 더 말하고 싶어 애서 입을 달싹였지만 도저히 목이 매이고 가슴의 한구석이 너무나 아파와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또다시 이렇게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내는 것 자체가 나를 너무나 슬프게 했다.


“리디아······ 드래곤은 죽을 때, 그 마력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선택할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선택했지.”

비샨의 그 말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리디아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죽으면 이제 몸에서 각종 약초가 자라날 거다··· 그걸 네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해라···.”

그게 자신이 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었다. 드래곤의 마력을 먹고 자란 약초들은 분명 눈으로 보기 힘든 귀한 약초들이 자랄 것이다. 그것으로 아이는 돈을 마련할 수 있을 수도 혹은 좋은 곳에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비샨은 불현 자기 몸에서 마력이 점점 새어 나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정말 자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랬기에 이 말을 전하고 싶었다. 온몸에 상처뿐인 이 아이가 이 말대로 살아간다면 자신은 그것으로 만족할 것 같았다. 그렇게 비샨은 입을 달싹거렸다.


“즐겁게 살아야 한다···.”

“흐아아아앙······.”

나에게는 비샨과 함께할 때가 즐거웠었다. 비샨에게 배웠을 때가 즐거웠었고,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 소중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영원히 오지 않기를 바랬었다.


“이제시간이 거의 다 되었구나”

이제 곧 비샨이 죽는다는 소리다. 그랬기에 나는 생전 마지막으로 비샨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가장 궁금했었던 것을 말이다.


“어째서 나한테 그렇게 잘해준 거야?”

처음 만난 그날부터 궁금했다. 드래곤에게 인간은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 왜 비샨은 날 치료해줬었고, 왜 나에게 그 모든 걸 가르쳐 준 것일까? 그것이 늘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못했다. 이 관계가 끝나버릴 거 같아서 물어보질 못했었었다.


“글쎄··· 왜일까?”

비샨은 힘겹게 눈을 뜨고 리디아를 바라보았다. 왜였을까? 왜 이 아이가 그토록 자기 마음을 움직인 걸까? 왠지 이아이의 얼굴을 보자 알 것만 같았다.


“그저··· 닮았어···.”

닮았었다. 그 아이와···.


그 외에 무어라 말을 더 하려고 했지만 비샨에게 주어진 시각은 모두 소진되어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눈이 감기고 있었다. 그런 비샨의 곁에서 리디아는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좀 더 있고 싶었는데···.’

그 모든 것이 끝나듯이 비샨은 눈을 감았다.


“비샨······.”

그리고 리디아는 여전히 남겨져 있었다. 이제는 생기가 없는 드래곤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자기 나이는 고작해야 11살이었다. 원래는 15살이 되어야 했지만 비샨의 마법덕에 4년이나 나이를 먹지 않은 상태였다.


그렇게 비샨이 죽고난 뒤, 몇 시간이나 울고 있었을까? 울다가 지친 나는 텅 빈 동공으로 그저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허탈했다. 아무런 생각하고 싶지 않은지 눈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고, 곧이어 리디아는 눈을 감았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금 눈을 떴을 적에 나는 누군가라도 함께 말하고 싶은 마음에 모아와 니아를 불러내었다. 그러자 허공에서 검은토끼 인형과 하얀 토끼 인형이 모습을 들어 냈었다. 검은토끼 모아와 흰 토끼 모아, 모두 비샨이 내게 준 유산이었다.


“안녕하세요 리디아님”

“아! 아!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모아는 정중했고, 니아는 약간 경박스러웠었다. 비샨이 만들길 처음부터 이렇게 성격을 설정 했었던 것 같았다. 모든 것에 새록새록 비샨의 추억이 남아 있었다.


“비샨이··· 죽었어······.”

나의 이 말에 모아와 니아는 약간 당황한 듯싶었었다. 하지만 곧 내 뒤에 비샨의 시신을 보더니 금세 수긍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아와 니아 또한 추욱 내려앉고 있었다.


“슬픈 날이예요. 주인님께서 돌아가시다니···.”

“정말 슬픕니다 이렇게 가시다니요”

그렇게 말하는 모아와 니아를 나는 불현듯 끌어안았다. 그렇게 껴안으니 다시금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나는 이제 어쩌면 좋을까?”

내가 우는 것을 보고 두 토끼 인형들은 팔을 내밀어서 나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 있었을까 처음 말을 한 것은 니아였다.


“주인님은 언젠가 죽을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늘 저희에게 숙지해 주셨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나는 니아를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비샨님은 말해주셨습니다! 리디아님을 위로해주고 잘 보살펴주라고 그리고······.”

모아는 뭐라 더 말하고 싶었지만 한차례 더욱 눈물을 흘리는 리디아를 보고 있자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밖으로 나가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밖으로?”

“네! 저희에게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잘 보살펴 달라고 했죠!”


마음의 한구석이 아려왔었다. 비샨은 늘 냉정한 소리를 했지만 그 마음속은 언제나 나를 위하고 있었다. 그 마음이 전해져서 그랬을까? 모아와 니아의 말을 듣고 있자니 가슴이 너무나 아파와서 버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있었을 때, 리디아는 다시금 입을 달싹였다.


“모아, 니아 고마워······ 나 있잖아 밖으로 나가 볼게···.”

그 밖이라는 곳이 어떨지는 몰랐다. 나에게 밖이라는 곳은 너무나 아픈 기억들이 많은 곳이었었고, 자기 온몸에 흉터들이 새겨진 곳이기도 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한번 밖으로 나가 볼게”

여전히 눈물이 흘렀지만 나의 소중한 존재들이 마지막에 말했던 그 말을 떠올리며 다시금 마음을 잡고 있었다.


* * *


시르마을 로지에 숲 어딘가


“흐아아아암”

그 뒤로 얼마나 지났었을까? 나는 이곳 숲의 어딘가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에 허름하긴 하지만 집같은 건물과 각종 식기들도 있고 가까이에 연못 같은 것도 있기에 버려진 곳 같았지만 꽤 괞찮은 터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래도 내 모습 때문에 다른 곳에 있기에는 좀 문제가 있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문득 장갑을 벗어보았다. 손에는 화상인지 혹은 무언가로 인해 생겨진 흉터들이 있었다. 비단 이 손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머리부터 발까지 이러한 흉터들이 있었다.


‘지우기에는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니까’

마법으로 이러한 흉터를 지울 수 있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 흉터를 지우면 그 기억마저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렇기에 리디아는 로브와 장갑등을 이용해서 온몸을 숨겼었다.


“이딴생각 하지 말고, 결계좀 확인하러 가 볼까?”

아무래도 몬스터나 이상한 일에 말려들 수도 있기에 주위에 결계를 쳤었다. 때문에 일상적으로 뚫린 적은 없는지, 혹은 어떤 문제가 생겼었는지 매일 확인해줘야만 했다.


‘가기 전에 물약이나 만들어둘까?’

비샨에게 배운 것 중에 하나는 물약을 만드는 방법이었다. 흔히 포션이라고도 불리며, 비샨이 나에게 마력적응훈련을 시키기 위해서 배우게 했다. 배울 때는 어려웠는데, 막상 배우고 나니깐 꽤 유용한 기술이었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숲에 한 곳에 도착하여, 결계를 점검하려고 결계를 들어내던 중이었다.


“뭐야 이거······.”

이거라고는 말했엇지만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에 있는 것은 사람이었다. 그것도 정신을 잃은 사람, 정신을 잃은 덩치 큰 남자였다. 금발의 머리카락에 몸은 곰을 연상시킬 정도로 컸었다. 그리고 그것을 보자 리디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걸 못 본 척해야 하나?’

비샨이 말했던 것 중에 하찮은 미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드래곤의 생각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눈앞에 사람은 미물 따위가 아니지 않던가?


‘이걸 구해 줘 말어?’

그렇게 생각하던 리디아는 눈앞의 남자를 콕콕 찔러보았다.


‘어 뭐야?’

다리 쪽을 약간씩 찔러보고 있던 차에 원래는 느껴지지 않을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었다.

‘부러졌잖아?’


좀 더 집중해서 그쪽부위를 눌렀을 적에 확실히 부러져 있었다.

‘이거 이대로 냅두면 안될 텐데?’

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리디아가 도달한결론은 데려가서 치료를 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래 뭐, 사람 하나 구한다고 생각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던 리디아는 슬쩍 검지를 들었다. 그러진 검지를 중심으로 푸른 기운이 스며들면서 이윽고 눈앞의 남자가 둥둥 떠져 있었다. 그리고 곧 그 상태로 리디아는 다시금 자신이 머무는 장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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