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하려면 세계를 제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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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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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반봉도 구한다

DUMMY


손견을 견제하는 원술의 행실을 목격한 여러 군웅들도 점차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손견처럼 병마를 손실 보는 일은 누구도 하려고 나서지 않았다.

당연히 대면에서는 웃으며 함께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누었지만 속으로는 각자 꿍꿍이가 많고도 많았다.

또한 연맹군은 이제 더는 손견을 선봉장으로 파견할 수 없는지라, 밤에는 술판을 열고 수다를 떨었고 낮에는 술도 깰 겸 천천히 사수관을 향해 진군했다.

손견 역시 손권의 권고대로 술판에는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싸움도 청하지 않았고 매일 병마를 정돈하고 훈련하며 옆에서 지켜만 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연맹군은 다시 사수관 앞에 도착했다.

다만 생각 밖인 것은 5십만 연맹군이 싸움을 걸기도 전에 화웅이 먼저 나와 싸움을 거는 대담함을 보여주었다.


원소는 원래 사흘 정도 욕을 해서 화웅을 꼬셔내려는 속셈이었다.

18로 군웅 중에 누구도 화웅이 먼저 나와서 도발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지라 모두 술판이나 벌어질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화웅이 나와 싸움을 건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급히 원소의 중군장으로 달려갔다.

손권 역시 손견을 따라 중군장으로 갔는데, 원소는 이미 중군의 교련장 지휘대 위에 도착한 군웅들과 함께 한줄로 앉아있었다.

그리고 각 군웅들 앞에는 탁자가 놓여 있었는데, 탁자 위에는 술과 고기가 차려져있었다.

손견은 원술 원소가 꼴 보기 싫은지라 가장 멀리 떯어진 맨 마지막 자리에 앉았다.

자리가 맨 마지막이라 공간이 많기에 손책은 손견의 뒤에 앉았고 손권은 그냥 손권 옆에 앉아 군웅들과 함께 지휘대 아래의 장병들을 내려다보았다.

지휘대 아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공손찬 대오와 그 속에 있는 유관장 삼 형제였다.

이때 군영 밖에서 전령병이 달려왔다.


“장군! 사수관 수장 화웅이 단기전을 요청합니다!”

“천하의 영웅들이 다 여기에 모였는데, 서량의 망나니 주제에 감히 먼저 나와 싸움을 걸어? 누가 가서 화웅의 수급을 베어 오겠느냐!”

원소가 지휘대 아래의 장병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소장이 가겠습니다!”

원소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장수 한 명이 지휘대 위를 향해 공수하고는 전마에 뛰어올라 전장으로 달려갔다.


“허허허, 내 휘하의 상장 유섭(俞涉)이오, 오늘이 화웅의 제삿날이겠구만.”

원술이 일어서서 자랑하니 다른 군웅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칫, 저깟 조무래기들은 화웅 앞에서 세 합을 건너지 못할 것입니다.”

“저 따위는 백부 앞에서도 세 합을 버티지 못할 거네라. 지금의 백부는 아직 화웅의 상대가 되기 힘드니 고작 유섭따위가 화웅을 상대하기는 어림도 없지.”

손권이 냉소를 지으며 말하니 손견도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유섭이 나간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전령병이 들어와 보고했다.


“유섭 장군이 세 합도 안 되어 화웅의 칼에 맞아 전사했습니다.”

“뭣이?”

전령병의 보고를 듣고 원술의 낯색이 흙빛으로 변했다.

잠시 후, 병사들이 유섭의 시체를 들고 들어왔는데 가슴팍이 칼날에 찍혔는지 가슴을 보호하는 호심경도 깨져있었고 가슴에 칼날 자국이 푹 파여있었다.

다른 군웅들도 모두 놀란 표정을 짓는 가운데 원소만 그나마 침착한 표정으로 한 곳을 바라보았다.


“응? 원소가 누굴 보는 거지?”

원소의 눈길을 의식하고 따라보니 원소의 눈길은 한복에게로 향해 있었다.


“기주목 한복? 이들 둘은 일반 사이가 아닌데? 원소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을까? 혹시 저 사람?”


손권의 눈길은 한복 뒤에 서 있는 우람진 체구를 가진 장수의 몸에서 멈췄다.

한복 역시 원소의 눈길을 의식했는지 잠깐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입술을 깨물고 일어섰다.


“내 휘하의 상장 반봉(潘鳳)이면 화웅 따위는 얼마든지 벨 수 있을 것이요.”

“소장 반봉 곧 출전하겠습니다.”

반봉이라 불리는 장수는 즉시 지휘대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


“잠깐! 기주의 무쌍상장 반무쌍 장군이 출전하는데 어찌 그냥 보낸단 말인가. 여기 데운 술 한 잔으로 그대의 승리를 기원하겠네.”

원소가 탁자 위 술잔에 술을 부으며 말했다.

술은 이미 데워졌는지라 하얀 김이 몰몰 피어올랐다.


“응?”

왠지 알고 있는 삼국지 이야기와 다르게 전개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데운 술은 조조가 관우에게 주는 장면이었는데, 원소가 반봉에게 건네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에 ‘파란 눈동자’ 기능을 실행했다.


[파란 눈동자 기능이 실행됩니다.]

손권의 머릿속에서 상태창의 전자음이 들려왔다.

지난 번 화웅과의 전투 현장에서 나타났던 그 하얀 점이 원소가 부은 술잔에 나타났던 것이었다.

손권은 원소와 한복을 번갈아보다가 뭐가 떠올랐는지 손견 가까이에 몸을 붙였다.


“아버지가 보기에는 저 반봉이란 장수의 무예가 어떠한가요?”

“음~, 글쎄? 나를 능가하기는 어렵겠지만 백부보다는 괜찮은 것 같구나. 저 사람 실력이면 화웅을 죽이지는 못해도 비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손견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대단하다구요?”

손권은 뒤에 앉아 있는 손책을 슬쩍 쳐다보았다.

손권이 알기로 원래 역사에서 반봉은 아주 간단하게 화웅의 손에 목숨을 잃은 장수였다.

하지만 지금 손견의 평가를 들어보면 반봉은 그렇게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의문이었다.


‘반봉의 능력치를 보여줘.’

[반봉(潘鳳), 통솔력 85, 무력 88, 지력 70, 정치력 74, 매력 70. 특기 혈로(血路)- 전투 실패 시 쉽게 생포되지 않음.]

손권의 눈앞에 반봉의 능력치가 나타났다.

확실히 삼국지 드라마에서 보았던 것처럼 화웅의 손에 쉽게 죽을 능력치가 아니었다.


“왜? 나도 화웅과는 비길 자신이 있어.”

손책이 짜증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으흠... 뭔가 재밌을 것 같은데...”

손권의 입가에 간사한 미소가 어렸다.


손권이 알기로 연맹이 해체된 후, 원소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기주를 차지했다.

그런데 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한복의 실력을 소모하기 위하여 반봉이란 장수를 해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원소야, 너희 원 씨 형제가 아버지가 공 세우는 것을 질투하여 군량보급에서 꿍꿍이를 꾸몄으니 이번에는 내가 네놈의 독계를 실패하게 할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손권은 다시 손책을 힐끔 쳐다보았다.


“왜?”

“형, 나랑 같이 나가봐요.”

손견과 손책이 묻기도 전에 손권은 다짜고짜 손책의 손목을 끌고 지휘대에서 내려왔다.


“뭘 하려는 거냐?”

“사람 구하려구요. 일단 따라와줘요.”

‘파란 눈동자’기능을 한 번 실행하니 몸의 기력이 절반 빠졌는지라, 겨우 이를 악물고 손책을 끌고 전장으로 나갔다.

원소가 주는 술을 마신 후, 반봉도 커다란 장도끼를 들고 전장에 나섰다.


“거록군 반봉이다! 화웅은 무례하게 굴지 말고 수급이나 바쳐라!”

반봉의 언행 역시 자신만만했다.


“거록군 반봉?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놈들이 자꾸 나서는 거냐? 관동 연맹군에는 너 같은 조무래기들 밖에 없느냐?”

화웅이 냉소를 지으며 반봉에게 달려들었다.


탕!

화웅의 대도와 반봉의 장도끼가 허공에서 부딪쳤다.

불꽃이 사방으로 튕기며 청쾌한 쟁기소리가 하늘가에 울렸다.


“헉!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왜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지?”


첫 합은 상대방의 실력을 탐색하는 초식이라 대부분 살수를 쓰지 않았다.

다만 첫 합을 부딪쳐보면 자기가 상대할 수 있는 적수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반봉 역시 첫 합을 부딪치고 나니 자신의 힘이 평소보다 많이 줄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반대로 화웅도 적수의 상태를 확인하고 자신만만하게 다시 달려들었다.


“진짜 조무래기들만 내보내는구나! 어디 죽어 봐라!”

반봉의 눈빛만 보아도 화웅은 상대방의 심정을 읽을 수 있었다.

지금 반봉의 눈빛에서는 원래의 자신감과 강렬함이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


“위험한데...”

이제는 손책마저 반봉의 위기를 보아낼 수 있었다.


“화웅! 화살을 받아라!”

이번에는 화웅의 몸에 하얀 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손권은 화웅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려고 큰 소리로 부르며 쇠뇌를 당겼다.


탕!

화웅의 두 번째 공격을 제대로 버텨내지 못하고 반봉은 말에서 굴러떨어졌다.

이때 곁눈질로 날아오는 화살을 확인한 화웅은 급히 방향을 틀어 날아오는 화살을 쳐냈다.


이히힝!

이때 손책이 전마 위에 뛰어올라 화웅을 향해 달려갔다.


“화웅! 창을 받아라!”


화살을 쳐내느라 대도가 이미 옆으로 비껴진 상태였다.

그리하여 달려오는 손책을 보고 화웅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어렸다.


“흐아~!”

전신의 힘을 두 팔에 모으며 가장 빠른 속도로 대도를 가슴 앞으로 끌어들여 방어자세를 취했다.


푹!

손책은 장창으로 힘껏 내리 찍었다.

하지만 손책이 찍은 것은 화웅이 아니라 반봉 옆의 빈 바닥이었다.

손책의 은창은 바닥에 깊숙이 박혔다.


“반봉 장군! 빨리 타십시오!”

“고맙네!”

반봉은 바닥에 박힌 은창을 두 손으로 잡고 있는 힘을 다해 손책의 전마 뒤에 뛰어올랐다.


“가긴 어딜 가느냐!”

손책의 속셈을 발견한 화웅은 그 뒤를 바싹 추격했다.


“찰거머리냐! 왜 이렇게 성가시게 굴어!”


슉!

손책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화웅을 향해 손에 든 은창을 던졌다.


팅!

은창을 쳐내느라 살짝 멈칫하는 순간 손책은 이미 거의 본진으로 들어왔는지라 화웅은 추격을 포기했다.

다만 살기 어린 화웅의 눈길은 다시 쇠뇌를 든 손권에게 향했다.


“지난 번에 기습한 것도 네놈이었느냐! 어린 놈이 암전이나 쏘는 간사한 짓부터 배웠구나! 어디서 온 누구냐!”

화웅이 이를 갈며 물었다.


“나 강동 손권 손중모다!”

손권이 쇠뇌를 들고 가슴을 탕탕 치며 말했다.


“응...?”

하지만 말을 뱉고 나니 손권은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낌이 들었다.


현재 손권은 겨우 여덟 살이라 아직 자(字)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저도 모르게 기억 속에 알고 있는 손권의 자까지 말해버렸던 것이었다.


“중모라고? 괜찮은데? 너 자기 자를 벌써 스스로 생각해두고 있었던 거야?”

이미 본진으로 돌아온 손책도 손권의 말을 듣고 어이 없는 미소를 지었다.


“강동의 손권! 내 언젠가는 네놈의 목을 벨 것이다!”

대도로 손권을 가리키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하하하! 그럴 기회가 있겠느냐? 내 장담하건대 넌 오늘을 지나가기 힘들다! 그래도 네놈 손에서 두 사람 목숨이나 구했으니 단서는 하나 줄께, 얼굴이 빨갛고 수염이 긴 사람을 조심해라!”


말을 마친 손권은 이빨을 가는 화웅을 뒤로 하고 손책과 함께 반봉을 부축하여 군영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추천과 선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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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화 연맹군 해산 24.09.17 97 6 12쪽
12 11화 채염 임무 24.09.17 113 6 13쪽
11 10화 조조를 구원 24.09.16 12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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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화 화웅은 살릴 방법이 없어 24.09.15 136 5 11쪽
» 7화 반봉도 구한다 24.09.14 151 7 12쪽
6 5화 손견의 실망 24.09.14 142 6 13쪽
5 4화 파란 눈의 기능 24.09.14 145 5 12쪽
4 3화 사수관 패배 24.09.13 153 8 11쪽
3 2화 첫 고비 24.09.13 165 8 9쪽
2 1화 손권 24.09.13 194 10 11쪽
1 프롤로그 24.09.13 200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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