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하려면 세계를 제패한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새글

토마토안주
작품등록일 :
2024.09.12 16:18
최근연재일 :
2024.09.19 09:33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2,465
추천수 :
131
글자수 :
114,367

작성
24.09.13 16:50
조회
154
추천
8
글자
11쪽

3화 사수관 패배

DUMMY


산조현으로 사람을 파견한 후, 손견 역시 군량이 점점 줄어드는지라 하루 빨리라도 결전을 치르려고 매일 사수관 앞으로 가서 싸움을 걸었다.

반대로 화웅은 손견의 속내를 알기라도 한 듯 면전패를 높이 걸고 상대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하루 이틀이 지났지만 서량군은 여전히 싸움에 대응하지 않았고 손견군은 드디어 끼니를 굶기 시작했다.

손권 역시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매일 손견을 찾아가 철수를 권고했지만 아무런 소용 없었다.


“네가 군무에 대해 뭘 안다고 자꾸 참견하는 거냐! 저리 가서 놀거라! 거 요즘 달리기를 잘하더만, 교련장 두어바퀴 더 돌려무나, 여기서 신경 사나운 소리 좀 그만하고 말이다.”

'에이 씨, 강동의 맹호라 용맹해서 좋기는 한데 왜 이렇게 고집불통인 거야.'


이 날도 손권은 철수해야 한다고 손견에게 권고를 올리다가 군장에서 쫓겨났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겨우 여덟 살 나는 사내아이의 말을 들어줄 군통수권자가 이 세상이 있을 리도 없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또한 후한 말기 사세삼공이라는 명예를 가진 명문세가 원 씨 가문이기 선두에서 이끄는 연맹군이었기에 손견이 이토록 맹신하고 있다는 세가세력의 높은 위신도 가슴 깊이 새겨두었다.


“아우야, 그만 아버님을 귀찮게 하지 말고 형아랑 함께 산책이나 하자꾸나. 우리 강동 남아들의 용맹은 천하에 누구도 이길 수 없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단다.”

손책도 와서 손권을 위로해주었다.

확실히 손견은 이번에 처음으로 서량군을 상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185년에 서량의 호족 변장(邊張)과 한수(韓遂)가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때 통수를 맡은 장온이 손견을 징집하여 함께 출전했었다.

과정은 대부분 동탁과 손견의 의견불일치로 다투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만큼 손견의 눈에는 동탁과 서량군이 별로라는 의미였다.

결과 역시 장온 등의 결책 실수로 오직 동탁만 승리를 거두었지만, 손견은 여전히 동탁과 그 무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기에 손견 휘하의 장병들도 서량군을 두려워하지 않았었다.

그리하여 손책이 이러한 말을 하는 것도 손권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군량이었다.


“아무리 강한 병마라고 해도 배를 굶으며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엉?”

손권이 물으니 손책은 뒷통수만 슥슥 긁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군량은 조금만 더 참으면 덕모 아저씨가 가지고 올 거야.”

손책은 겨우 구실을 찾아 대꾸했다.


“글쎄요...”

정보가 군량을 못 가져온다는 사실을 확신하는 손권이었지만 역시 뭐라고 손책을 설득할 수 없는지라 그냥 입을 닫았다.

이때 젊은 군관 한 명이 손권 형제를 향해 다가왔다.


“공자님께서 만들어달아는 쇠뇌를 만들어왔습니다.”

군관이 쇠뇌 한 장을 손권에게 건넸다.


“고마워요, 주치 아저씨.”

“아닙니다. 공자님께서 내린 지시를 확실히 완성해야지요.”

주치가 손책과 손권을 향해 공수하며 겸손하게 말했다.


주치(朱治).

[통솔력 71, 무력 51, 지력 72, 정치력 74, 매력 75, 특기 친월-다스리는 지역 내에 산월부족의 반란이 쉽게 일어나지 못함.]

무력 빼고는 현령이나 군태수로 쓰기에는 능력이 아주 균형적인 장수였다.

비록 지금은 정보 황개 등과 비교할 수 없지만, 훗날 오나라의 중신이 될 사람이란 것을 손권은 잘 알고 있었기에 지금부터 가깝게 지내기로 마음 먹었다.

주치는 손권이 장사군 태수로 있을 때, 구성(區星)이라는 자의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 공을 세우고 도위(都尉)로 승진했다.

그리고 이번 낙양으로의 출정에서는 군수물자를 관리하는 군수관 겸 손권의 건강이 나아진 후 손권을 보호하는 친병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빨리 제조했네요.”

“공자님께서 그려주신 도면이 너무 상세하고 보기 쉬운 덕분입니다. 하지만 급하게 만들다보니 한 번에 화살 세 대만 장착할 수 있습니다.”


손권의 개인특기는 연구지도였는데, 그 기능이 새로운 사물을 연구할 때 참여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후세에서 본 쇠뇌 형식으로 도면을 조금 복잡할 정도로 그려주었는데 이렇게 쉽게 제조한 것을 보니 손권의 개인특기가 영향을 준 것이 분명했다.


주치가 제조한 쇠뇌는 일반 쇠뇌가 아니였다.

십자노 형태로 제조한 쇠뇌 위에 화살을 저장하는 탄창 역할을 하는 함이 있었는데, 여덟살 밖에 안 되는 손권이 쓸 수 있게 만들다보니 많이 작게 만들었는지라 한 번에 화살 세 대밖에 장착하지 못했다.


“충분해요, 이런 거라도 있어야 목숨 한 번은 더 건질 수 있지 않겠어요?”

흐뭇한 표정으로 쇠뇌를 이리저리 바라보며 손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얼마나 멀리 쏠 수 있나요?”

“사정거리는 대략 3백 보 정도 됩니다. 화살은 제가 특별히 열 대 만들었습니다. 여기 전통입니다.”

주치가 건네는 전통을 들여다보니 작은 화살 열 대가 들어있었다.


“형, 활 쏘는 연습하러 가겠어요. 전 괜찮으니 대신 아버님께 더 많이 제안해주세요. 되도록이면 빨리 철수하는 것이 좋을 거에요.”


쇠뇌를 들고 손권은 병사들이 자주 훈련하지 않는 주치가 통솔하는 후군의 훈련장을 찾아갔다.

주치 역시 손책을 향해 공수하고는 급히 손권의 뒤를 따라갔다.


사흘 후.

화웅은 여전히 사수관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않았고 산조현으로 간 장수 정보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손견군의 군량은 드디어 바닥났다.

이때에야 손견도 철수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장수들을 불러들였다.


“휴~!”

중군장에서 손견은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


“주공, 철수해야 합니다.”

조무가 손견을 향해 공수하며 말했다.

이것은 철수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 손견에게 고집을 포기할 구실을 마련해주고 내려올 계단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황개와 한당도 같은 뜻으로 손견에게 제안했다.


“좋다, 내일 아침 철수한다.”

내키지 않았지만 손견 역시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버지.”

이때 옆에 있던 손권이 또 입을 열었다.


“말해 보거라.”

손권의 예견이 맞아 떨어졌는지라 이제 손권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화웅이 지금까지 출전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역시 아주 참을성이 강한 출중한 장수라고 생각합니다. 소자가 걱정하는 것은 아군의 부뚜막입니다. 이틀 째 아군의 부뚜막에서는 거의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았습니다. 만약 바꿔 놓고 생각한다면 화웅도 이 정도에서 군량이 떨어졌고 철수를 결정할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언제 공격해 올지 모르니 지금 당장 철수하는 것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손권이 공수하며 말했다.

손권의 말을 듣고 한당 등 장수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주위에 서량군 척후병이 훨씬 많아진 것 같습니다. 척후들 싸움에서도 저희 척후병이 가끔 밀리거나 희생하고 돌아오지 못하는 일들이 몇 차례 발생했습니다.”

척후병을 담당하는 한당도 고개를 끄덕였다.


“음~, 둘째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하지만 이제 날도 어두워서 움직이기 불편하니, 장병들에게 무장을 해제하지 말고 휴식하라고 전해라. 그리고 내일 새벽 날이 밝기 시작하면 바로 철수할 것이다.”

배가 고파서 지쳤는지 아니면 병사들에게 휴식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주려는지 손견은 즉시 철수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른 장수들 역시 먹지 못한 상태로 낮에 버텼는지라 빨리 쉬고 싶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서량군은 손견군에게 별로 휴식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대략 두 시진이 지나지도 않아 멀리서 말발굽소리가 들려왔다.


타다닥! 타다닥!


“서량의 남아들이여 적들을 모조리 죽여라!”

서량기병이 순식간에 손견군 군영을 공격했다.


“적군 기습이다! 집합하라!”

무장을 해제하지 않고 있었는지라 손견군은 혼란에 빠지지 않았고 각자 본부 장수들을 찾아 집합하고 진을 친 후 서량군과 결투를 벌였다.

순식간에 군영 곳곳은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비명으로 가득 찼다.


“주공, 적군은 선두 기병만 도착했습니다. 사수관의 수비군이 모두 도착하기 전에 퇴각해야 합니다.”

조무가 손견의 전마를 끌고와 말했다.


“퇴각하라!”

“가긴 어딜 가느냐! 이 화웅의 칼을 받아라!”


손견이 전마에 뛰어올라 주위를 살펴보는데 적장 화웅이 고함을 지르며 손견을 향해 달려들었다.


“네, 이놈! 잘 왔다!”

주위에는 쓰러진 시체는 대부분 아군의 시체인지라 손견도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칼을 휘두르며 화웅에게 달려들었다.


팅!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사방으로 튀어올랐다.


“주공을 보호하라!”

조무의 명령과 함께 손견군 병사들이 목숨 걸고 손견과 화웅 사이에 끼어들었다.


“주공! 어서 퇴각하십시오. 주장이 없으면 전군이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화웅은 제가 막아서 시간을 벌어보겠습니다!”

“대영(大榮 조무의 자)! 자네... 조심하게...”


손견 역시 조무가 여기에 남아 화웅을 막는다면 살아서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무의 말대로 손견이 여기에 묶여 있으면 손견군 모두가 퇴각하지 못하고 전멸 당할 위험이 있었다.

결국 손견은 친병대를 거느리고 군영 곳곳에 흩어진 병마들을 수습하며 급히 퇴각했다.

조무 역시 본부 병마를 거느리고 한참을 버티다가 여러 군데 상처를 입고 절반 가까이 남은 병사들을 거느리고 다른 방향으로 천천히 퇴각하기 시작했다.


“저기 조무 장군 아닌가요?”

군영에서 멀지 않은 수림에 손견군 병사 수백 명이 엎드려 잠시 휴식하고 있었다.

그 속에는 여덟 살 나는 어린 손권의 모습도 섞여있었다.

이들은 바로 손권과 손권을 보호하는 주치 그리고 주치가 통솔하는 군수물자 치중대의 병사들이였다.


“공자님, 조무가 화웅을 막고 있을 때 빨리 퇴각해야 합니다. 제발 빨리 가시지요.”

주치가 옆에서 손이와 발이야 싹싹 빌며 말했다.


“잠깐 있어보세요.”


전장을 바라보는 손권의 파란 눈동자가 갑자기 빛나기 시작하는 것은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손권의 눈앞에 나타난 상태창을 보는 순간 손권에 눈빛에는 한가닥 희망이 스쳐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하려면 세계를 제패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21화 손권의 식솔들 NEW +1 8시간 전 39 4 11쪽
21 20화 오군 입성 NEW 8시간 전 32 2 12쪽
20 19화 맹호의 귀환 (2) NEW 8시간 전 34 3 12쪽
19 18화 맹호의 귀환 24.09.18 82 7 13쪽
18 17화 수채공방전 (2) 24.09.18 61 3 12쪽
17 16화 수채공방전 24.09.18 61 3 12쪽
16 15화 명사들에게도 운명이란 것이 있다 24.09.17 84 8 11쪽
15 14화 국정원 금의위 24.09.17 84 5 12쪽
14 13화 서서 원직 24.09.17 92 6 13쪽
13 12화 연맹군 해산 24.09.17 97 6 12쪽
12 11화 채염 임무 24.09.17 113 6 13쪽
11 10화 조조를 구원 24.09.16 126 6 12쪽
10 9화 전국옥새? 계륵? 24.09.15 136 7 11쪽
9 8화 낙양으로 +1 24.09.15 135 6 11쪽
8 7화 화웅은 살릴 방법이 없어 24.09.15 136 5 11쪽
7 7화 반봉도 구한다 24.09.14 152 7 12쪽
6 5화 손견의 실망 24.09.14 143 6 13쪽
5 4화 파란 눈의 기능 24.09.14 145 5 12쪽
» 3화 사수관 패배 24.09.13 155 8 11쪽
3 2화 첫 고비 24.09.13 165 8 9쪽
2 1화 손권 24.09.13 194 10 11쪽
1 프롤로그 24.09.13 200 1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