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하려면 세계를 제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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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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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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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오군 입성

DUMMY


손견군이 도착함과 동시에 혼란에 빠졌던 오군은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매일 성 밖에서 들려오던 공포의 기합소리도 더는 들려오지 않았다.

또한 강동의 맹호라 불리는 손견이 동탁정벌의 세례를 받은 삼만 정예병을 거느리고 돌아왔는지라 주위의 도적무리들이 하나 같이 꼬리까지 감춰버렸다.


한편 손견은 태수부와 좌우에 잇닿은 주택 여섯 채를 사들인 후, 이들을 모두 연결하여 천 평이 넘는 관저를 지었다.

그리고 이 관저 내에는 손권은 물론 채염과 시녀 소환이의 거처도 마련되어 있었다.


“휴~, 이제야 머무를 집을 마련했구나.”

손권이 작은 인공호수 옆에 앉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동탁정벌 과정에 환생한 손권이었고 그 동안 군영 생활만 했었기에 집이라는 느낌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우리까지 관저 내에 머무르는 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구나.”

채염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 집이면 곧 채염 누나 집이에요. 그러니 아무런 걱정도 말고 잘 지내기만 해요.”

손권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공... 공자님, 주공과 대공자님이 관저로 돌아오셨습니다. 공자님을 대청으로 부르십니다.”

시녀 소환이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군영에 머무를 때는 손권을 납치범으로 간주하여 아주 버릇 없이 굴었는지라 아직도 손권에게 예를 올리는 것이 습관되지 않은 것 같았다.


“알았어. 그리고 지저분한 일은 하인들이 할 거니까 소환이는 채염 누나만 잘 시중들어.”

“네에... 공자님.”

손권은 나가면서 손환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그제야 평소 희닥거리던 정을 잊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소환이도 활짝 웃었다.


“형.”

대청으로 나간 손권은 먼저 문앞에서 손책을 만났다.


“응, 잘 왔어. 함께 들어가자꾸나.”

손책은 활짝 웃으며 손권과 함께 대청으로 들어갔다.

대청에는 손견과 방금 모여든 관원들이 회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둘째도 왔으니 논의를 시작하지.”

손견이 말하니 모두 하던 동작을 멈추고 일치하게 상석을 바라보았다.


“허공이 병마 삼천 명을 모집하고 오정현에 있는 엄백호를 찾아가 합세했다는구나. 둘의 병력을 합치면 만오천 가까이 되는데 우리를 위협할만한 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냥 둘 수가 없을 것 같구나.”

손견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한 겨울이라 병마를 움직이는 것도 불편합니다. 또한 병사들도 이제 겨우 본거지를 찾았다고 한 숨을 쉬는 중이니 잠시 휴식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손책이 먼저 입을 열었다.

손권 역시 손책의 의견에 동의하는지라 손견과 눈길이 마주치니 고개를 끄덕였다.


“병사들이 피로하니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다음은 너희 어미에 관한 문제다. 지금은 여강군 주 씨네 집에 있으니 너희 둘 중에 누가 갈 거냐?”

손견이 손책과 손권을 번갈아보며 물었다.


“형님이 주공근(公瑾 주유의 자)이랑 친한 사이이니 형이 다녀오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 기회에 주랑도 함께 데려오면 더 좋겠습니다.”

“그래, 내가 다녀올게.”

손권이 말하니 손책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새해를 기다리는 일밖에 남지 않았구나. 그럼 다른 보고가 없으면 오늘 논의는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지.”

손견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아버지, 척후영을 저에게 며칠 간 빌려줄 수 없나요? 새해에 큰 선물 하나를 준비하겠습니다.”

손권이 불쑥 일어서서 말했다.


“녀석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려고. 척후영은 한당 아저씨가 담당하니 한의공에게 부탁하거라.”

말을 마친 후 손견은 논의를 마치고 휴식하러 후당으로 들어갔다.


한 줄기 아침 햇살이 문틈으로 방안을 비추었다.

널찍한 방안에 홀로 누운 손권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전생에는 스무 평 되는 집 한채 마련하려고 한 평생 아글타글 모아야 했는데, 지금은 홀로 자는 방만 서른 평 넘었다고 생각하니 믿기지 않았다.


이제 거의 잊어져가는 전생의 기억을 대충 되새기다가 드디어 몸을 일으켰다.

이때 채염의 시녀 소환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공자님, 세숫물 가져왔습니다. 들어가도 되나요?”

“들거라.”


세수를 마치고 밖에 나서니 채염이 정원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에 채옹을 따라 강동에 머무른 경험이 있는지라 기후나 생황습성은 채염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 같았다.

채염과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손권은 주치와 함께 한당의 군영으로 향했다.


손책이 식솔들을 데리고 여강군으로 떠난 후, 손권은 요 며칠 간 아주 긴박하게 보냈다.

특히 아침을 먹고 한당의 군영으로 가면 해가 질 무렵에야 돌아오곤 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 결과가 탄생하는 날이였다.


한당 군영의 구석진 곳에 장인들이 붐비는 천막 하나가 있었는데, 손권은 바로 그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활짝 웃는 표정으로 결과물을 바라보았다.


손권의 앞에는 길이 다섯 장, 넓이 석 장 되는 커다란 모래판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모래판 안에는 산도 있었고 하천도 있었고 수림도 있었고 현성도 있었다.

이것이 바로 손권이 며칠 간 바삐 보낸 결과물 강동의 지형을 똑같이 만든 군사용 모래판이였다.


“한당 아저씨.”

“오셨군요, 공자님. 모래판을 만드느라 지형을 다시 살핀 것이 다행입니다. 저희 손에 있는 지도는 거의 틀린 부분이 서너 군데씩이나 있었습니다.”

한당이 주위에 널린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오군의 지형은 확실해야 합니다. 자기 관할 범위내의 지도까지 틀릴 수는 없습니다.”

손권이 말하니 한당과 주치도 고개를 끄덕였다.


“모래판은 이제 다듬는 일만 남았으니 새해 축제 전에 완성하여 주공께 선물하면 되겠습니다.”

“한당 아저씨께서 수고해주세요. 그리고 언젠가는 누설되겠지만 그래도 비밀에 붙일 수 있을 때까지 붙여야 해요. 하루라도 비밀에 붙이면 하루라도 우세는 우리쪽으로 기울지 않겠습니까?”

손권이 말하니 한당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당의 척후영에서 긴박한 하루를 보내고 저녁이 되어서야 손권은 관저로 돌아왔다.

관저에 들어서는데 손견이 기다리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급기야 대청으로 향했다.


“둘째 왔구나.”

“네, 아버지.”

주객 자리 없이 손권은 손견 옆에 가서 앉았다.


“요즘 고민되는 일이 있는데 둘째 너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구나.”

“혹시 전 오군태수 성헌 때문이세요?”

손권이 물으니 손견이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어찌 아비 생각을 그토록 잘 맞추는 거냐?”

“지금처럼 좋은 일만 있는 상황에 고민이 되는 일이라면 성헌관 연관된 일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손권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성헌의 신분이 전 오군태수인지라 민감하구나. 뭘 맡기려해도 가당치가 않으니 말이다.”

손견이 미간을 찌푸렸다.


“저도 요즘 알게된 일이지만 성헌은 관원이라 하기보다는 학자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합니다.”

“관원이 아니고 학자?”


“네, 맞습니다. 태수나 현령과 같은 관직은 성헌에게 맞지 않습니다. 이번에 낙양에서 돌아올 때, 추격을 피하기 위하여 영천군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녀석이...”


지난 일을 떠올리니 어이가 없는지라 손권에게 딱밤 하나를 먹였다.


“아가!”

살짝 때렸지만 손권에게는 망치에 얻어맞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영천군에 뭘 느꼈느냐?”

“뭘 느끼지는 않았지만, 영천군이라 하면 영천서원(潁川書院)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리고 영천군에 거주하는 그 많은 명사들까지.”


“영천서원이라...”

손견도 뭔가 짐작이 가는 것 같았다.


“성헌은 요구 같은 것을 제기하지 않았나요?”

“요구는 없었다. 그냥 은거하겠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성헌이 태수직을 양보한지 얼마 안 되는데, 여길 떠나면 내가 쫓아버린 것처럼 보이지 않느냐?”

손견이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성헌은 선비입니다. 선비는 권력보다 명예를 더더욱 소중히 여기지요. 지금 오군에는 서원이 없지 않나요? 저희가 재물과 인력을 들여 영천서원과 같은 학당을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원을 짓는다고?”

손견의 눈빛이 반짝였다.


“우선 성헌의 거취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서원이 있으면 저희도 영천서원처럼 인재를 배양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다른 지역의 인재들도 많이 모여들 것입니다.”

손권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다. 녀석이 언제부터 이토록 총명해졌을까? 나를 닮은 건 같지 않은데...”

손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손견이 중얼거렸다.


“휴~.”

손견의 말을 듣고 손권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건 손권을 칭찬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총명하지 않다고 비하하는 것처럼 더 들렸다.


“맞다, 또 한 가지 일이 떠오르는구나. 지금 오현 현령이 누군지 아느냐?”

손견이 물었다.


“고씨 가문의 고주(顧舟)라는 인물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맞단다. 하지만 오현은 오군의 치소라 아직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고씨 가문을 현령으로 맞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단다. 그러니 오현 현령을 바꿔야겠는데, 이 또한 고씨 가문과 척을 지는 일이기도 하다. 강동을 확실하게 평정하기 전에는 되도록 강동의 세가들과 충돌하지 않는 것이 가장 적합한데 말이다.”

손견이 또 미간을 찌푸렸다.


“병 주고 약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치소의 현령 자리는 중요한 자리니 고주를 그냥 그대로 놔둘 수는 없습니다. 대신 태수부로 불러들여 일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오현 현령과 태수부 관원이 맞먹지 않으니 문제 아니냐?”

손견이 고개를 흔들었다.


“고씨 가문에 고옹이란 청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가문에서 중점적으로 배양하는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고옹까지 함께 태수부로 불러들여 배양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고옹이라? 나도 이름은 들었다. 채옹이 아주 높게 평가한 인물이지.”

손견이 고개를 끄덕였다.


“태수부에 두 명을 넣어주면 현령 자리와 맞먹을 것이니 큰 의견이 없을 것입니다.”

“음~, 그 정도라면 문제 없겠지.”


만족한 듯 손견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럼 오군 현령은 누가 맡으면 적합하겠느냐? 너 외삼촌이 어떠냐?"

손견은 오경을 현령 후보로 생각하고 있었다.


"외삼촌은 태수부에서 아버지를 도와야 합니다. 소자가 보기에는 주치 아저씨가 적합한 것 같습니다."

"주치? 지난번에 너와 함께 도주한 것도 그냥 넘어갔는데..."

지난일이 떠올랐는지 손견의 몸에서 살기가 풍겼다.


"아... 아버지... 대장부가 무슨 뒤끝이 이렇게 길어요? 어차피 소자는 할 말을 다 했으니 돌아가겠습니다!"

차가운 살기를 느끼며 손권은 급기야 뛰어나왔다.


지금까지 손견 휘하의 장수들 중에서 능력치를 보았을 때, 정무를 맡을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정보와 주치밖에 없었다.

정보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는 하나 지금은 곁에서 손견을 보좌해야 했기에 주치가 가장 적합하는 생각이 들어 손견에게 추천했던 것이었다.

다만 손견은 손권처럼 능력치를 직접 볼 수 없었기에 주치가 해냈던 일들로 평가하다나니 불과 얼마전에 발생한 일 때문에 성질을 건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또한 상태창을 가진 손권과 일반인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추천과 선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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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손권의 식솔들 NEW +1 18시간 전 68 7 11쪽
» 20화 오군 입성 NEW 18시간 전 56 3 12쪽
20 19화 맹호의 귀환 (2) NEW 18시간 전 59 4 12쪽
19 18화 맹호의 귀환 24.09.18 96 8 13쪽
18 17화 수채공방전 (2) 24.09.18 72 4 12쪽
17 16화 수채공방전 24.09.18 74 4 12쪽
16 15화 명사들에게도 운명이란 것이 있다 24.09.17 95 9 11쪽
15 14화 국정원 금의위 24.09.17 95 6 12쪽
14 13화 서서 원직 24.09.17 103 7 13쪽
13 12화 연맹군 해산 24.09.17 108 7 12쪽
12 11화 채염 임무 24.09.17 122 7 13쪽
11 10화 조조를 구원 24.09.16 134 7 12쪽
10 9화 전국옥새? 계륵? 24.09.15 144 8 11쪽
9 8화 낙양으로 +1 24.09.15 142 7 11쪽
8 7화 화웅은 살릴 방법이 없어 24.09.15 144 6 11쪽
7 7화 반봉도 구한다 24.09.14 159 8 12쪽
6 5화 손견의 실망 24.09.14 150 7 13쪽
5 4화 파란 눈의 기능 24.09.14 152 6 12쪽
4 3화 사수관 패배 24.09.13 160 9 11쪽
3 2화 첫 고비 24.09.13 172 9 9쪽
2 1화 손권 24.09.13 201 11 11쪽
1 프롤로그 24.09.13 206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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