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미완성된 게임을 만약 내가 플레이를 한다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새글

Dango
작품등록일 :
2024.09.13 21:17
최근연재일 :
2024.09.19 18:14
연재수 :
7 회
조회수 :
44
추천수 :
0
글자수 :
37,002

작성
24.09.19 18:14
조회
1
추천
0
글자
13쪽

7화

DUMMY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다는 것이 매번 놀랍기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보다 게임 속에서 캐릭터로서 만나는 사람이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어느 쪽이든 믿고 맡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말이야.. 그런데도 나는 왠지 한번도 만나지 못한 상대를 더 믿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럼 일단 컴퓨터를 종료하도록 할까. 슬슬 시간은 나의 편이 아닌 것 같으니까 말이야.’


나는 현대인들과 삶의 패턴이 달랐다.


현대인들이 일을 할 때 내가 잠을 자는 시간이었고 현대인들이 잠을 잘 때 내가 생활하는 시간이었다.


창문을 굳게 닫고 암막 커튼까지 치고 있지만 그런데도 내가 살고 있는 장소는 인구가 제법 많이 사는 도시로 학교로 가는 길 가운데에 있는 탓에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이 되면 떠드는 소리가 집안에 들릴 정도였다.


‘그것이 나의 잠을 방해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왠지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있어서 학교라는 장소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유일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단이었으니까. 왠지 오늘은 평소와 달리 감정적이게 되는 것 같았다.’


‘일단 생각을 접어두자. 잘 시간인데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다시 낮 밤이 바뀌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런데도 나는 왠지 오늘 커튼을 걷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암막 커튼을 설치한 이후로 창문을 열어본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일어나는 시간은 해가 지고 어두워질 때가 되어서 였고 잠은 항상 해가 뜨는 아침에 잤기 때문에 오히려 커튼을 치는 것이 일상으로 느껴졌다.’


커튼을 치기 위해 창문 가까이에 다가갔지만 조금 전의 결심이 조금씩 무너지는 것 같았다.


평소와 같이 변명하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성격이 드러났다.


‘이대로 다시 침대로 돌아가서 자는 편이 낫지 않을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작은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면 왠지 계속 제자리로 멈춰 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용기를 내어 엉성하게 커튼을 묶고 있던 수건을 풀었다.


그러자 몇 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커튼이 풀어지고 이윽고 창문 밖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악.”


햇빛을 보지 못한지는 족히 5년이 넘은 상태였다.


낮과 밤이 바뀌어 있기도 했고 암막 커튼의 성능이 가격대에 비해 너무 뛰어났던 탓에 커튼을 매번 걷는 것이 귀찮게 느껴져서 그동안 방치해둔 것이 어느 샌가 삶의 일상에 침투되어 나도 모르게 창문에 커튼을 치고 있는 것이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졌다.


햇빛은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강렬했다.


밤이 되면 전등으로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기만 했지만 햇빛은 전등의 빛과는 다르게 눈이 부시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힘 조절을 하지 않은 상태로 방안으로 햇빛이 들어왔다.


나는 눈부심에 자동으로 무릎을 꿇게 되어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을 향해 정좌를 한 상태에서 머리를 깊게 숙이고 있었다.


“후...”


그것은 내가 올해 선택한 최악의 선택이었다.


나는 햇빛에 몸이 익숙해지기를 조금 기다리려고 했지만 본능적으로 햇빛을 더 보고 있다가는 몸이 녹아버릴 것만 같은 그런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암막 커튼을 열 때 오랜만에 커튼을 열어본다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커튼이 흩어지지 않게 임시로 사용했던 수건이 바닥 아래에 떨어져 있었다.


나는 무릎으로 컴퓨터 책상 아래까지 기어서 콘센트 위에 사뿐히 올려져 있는 수건을 집으려고 했다.


‘설마 정전기가 올라와서 갑자기 콘센트에 스파크가 튀지는 않겠지?’


나도 그것이 영화나 만화 속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확률도 1%채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머릿슥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확실히 주방에 고무로 된 소재가 있던 것 같은데..’


나는 방에서 나와 거실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전부터 방에 에어컨을 틀어두었기 때문에 느껴지는 찬 기운과 에어컨을 틀지 않은 거실의 온도 차이는 극명하게 차이가 날 정도였다.


‘창문을 열고 햇빛이 들어와서 덥다고 생각했지만.. 바깥은 그것보다 더 심각하구나.’


거실을 따라가다 보면 주방이 나온다.


주방에는 오래된 식탁이 놓여있다.


지금은 쓰레기 더미가 올려져 있어서 식탁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이지만 그 장소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가족이 저녁 식사 때마다 함께 식사를 했던 장소였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 평소에 사용하던 고무 받침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머니는 그날 팔팔 끓인 찌개가 들어있는 큰 냄비를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그 뜨거운 커다란 냄비의 아래에는 고무 받침대가 있었다.


이상하게도 보기와 다르게 성능이 좋았던 탓에 지금 제법 세월이 지난 시점에도 나에게 기억 속으로 남아있을 정도였다.


‘어디에 있더라..’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고무 받침대를 찾기 위해 식탁 위에 아무렇지 않게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 더미를 치우며 바깥의 여름 특유의 따스하고 몸이 녹아내릴 것 같은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간신히 나는 고무 받침대를 발견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아무렇지 않게 방치되어 있었던 터라 고무 받침대에는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나는 곰팡이가 피어있는 것을 보고는 그것을 서둘러 식탁 위에 던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금 전까지 그토록 애타게 찾던 부모님과 추억 속에 남아있던 물건 중 하나가 변해버린 것과 그런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있었던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서둘러 방으로 돌아왔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뜨거운 공기를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왠지 그곳에 서 있으면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나의 삶이 부정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나는 적당히 에어컨 바람에 몸을 말린 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휴지를 뽑아서 콘센트 위에 놓여있던 수건을 서둘러 낚아챘다.


그런 단순한 행동에도 진이 빠지는 것 같았다.


‘웃차. 괜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는 책상 아래에 있던 몸을 조심스레 일으켰다. 운동을 자주 하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동작은 매일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이럴 때 잘 사용하지 않은 근육이 움직이면 대부분 안 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후.. 아무런 문제가 없군.’


조심스레 책상 아래에서 일어난 나는 잠시 스트레칭을 하고 커튼이 있는 창가 앞에 섰다.


문이 닫겨 있지만 바깥의 뜨거운 공기가 창가에 있어서 햇빛이 가까운 창가로 다가가면 다가 갈수록 더운 느낌이 들었다.


‘에어컨이 제법 강하게 작동되고 있는데 말이지..’


오래된 에어컨인 탓이 최근에 나오는 에어컨에 비해 효율이 좋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런데도 왠지 바꾸고 싶지 않았다.


창가에 다가가자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동네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고 보니 조금 있으면 아이들 등교 시간이 되는구나.’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로 나는 낮과 밤이 줄곧 바뀌어 있었던 터라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밤이 되어 어둡게 변해버린 동네의 모습밖에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그마저도 가끔씩 나가기 때문에 집 바깥을 나갈 때마다 기억 속에 혼동이 올 정도였다.’


‘기억에 남아있던 가게가 사라지고 다른 종류의 가게가 들어 온다든지, 얼리 때 이용하던 가게의 문이 닫혀 임대 표시가 되어있는 것을 보면 나는 외출을 하는 것을 좋아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도저히 들지 않았다.’


‘오랜만에 듣는 아이들의 밝은 목소리가 그립고 반갑게 들리기도 하지만..’


나는 생각을 멈추고 오랜만에 걷었던 암막 커튼을 다시 창문 전체가 가려지도록 치고는 수건으로 양쪽 커튼을 묶었다.


‘그럼 나도 일과를 끝내도록 할까..’


방에 설치되어 있는 침대에 뛰어들었다.


침대도 바꾸지 않은지 10년 이상이 지난 터라 이제는 스프링이 허리에 닿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몸의 위치를 바꾸면 그런 느낌이 드는 장소를 피할 수 있단 말이지.’


오늘 하루의 기분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점점 몸이 안 좋은 방향으로 침식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내일은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있어서 그 근거없는 말이 나의 희망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나는 알고 있지만 그 생각에 가깝게 다가가면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현실을 부정하듯 눈을 감았다.


“Video Real Game에 접속하시겠습니까?”


낯선 기계 음이 들리며 Yes와 No 버튼이 나왔다.


나는 Yes버튼을 누르고 조금 기다렸다.


“알겠습니다. 웨이드님. Video Real Game에 접속하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시겠습니까?”


너는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대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는 서버에서 정보를 읽는 모습을 지켜봤다.


“웨이드 님 접속하는데 오래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접속하실 월드의 캐릭터 이름이 알프 이십니까?”


Yes, No라고 안내문이 나오는 탓에 나는 Yes 버튼을 다시 눌렀다.


그것이 귀찮다고 느껴지면서도 보안에 관한 문제를 더 정밀하게 서버에서 다루어주고 있다는 것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그리고 캐릭터 이름까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럼 서버에 접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전까지 아공간에 있던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점점 내가 기억하고 있는 세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동하는 동안 나는 기계에게서 서버를 이용하기에 앞서서 안내문을 다시 듣게 되었다.


“현재 VRG게임은 몇 가지의 버그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는 장시간 이용하실 경우 최악의 경우에는 다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될 정도로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시간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날 귀찮게 하던 기계 소리가 들리지 않고 어제 저장을 했던 상황이 다행스럽게도 누락되거나 에러가 나지 않고 불러와 졌다.



나의 눈앞에는 커다란 에메랄드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4개의 기둥이 에메랄드를 둘러싸고 있었고 주변은 어두컴컴했다.


마치 화산재로 인해서 만들어진 기둥인 것처럼 색이 거무튀튀했고 손으로 만져도 먼지가 묻어 나오지 않았다.


마치 원래부터 그런 색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단단한 재질의 기둥을 한번 만진 나는 조심스레 그 에메랄드가 있는 장소로 걸어갔다.


나는 보석에 대한 지식이 많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상인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도시에 지냈던 탓에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보다 비교적 많은 물건들을 볼 기회가 있었지만 그런데도 보석을 본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빨간색 보석은 루비, 초록색 보석은 에메랄드..’


그 이외에도 보석의 색마다 부르는 명칭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그 커다란 에메랄드 보석을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것이 일반 보석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아채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커다란 그 에메랄드 보석은 성인 남성 두 사람이 들어도 도저히 들 수 없을 것 같은 크기에 나는 잠시 제자리에 멍을 때리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바뀔만한 것은 없는 것 같고..’


나는 에메랄드가 놓여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어쩌면 보는 장소에 따라 다른 지점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였다.


모든 상황은 갑작스레 일어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 나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돌아가셨던 것처럼.. 본래 나는 활발한 아이는 아니었지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집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단순하게 에메랄드가 놓여있는 장소 주변을 둘러볼 생각이었지만 우연히 그곳에 박혀있는 작은 돌맹이에 발을 헛디뎌서 넘어졌다.


본능적으로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으려는 나의 본능에 나도 모르게 앞에 있는 커다란 에메랄드 보석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에메랄드 보석에서는 하얀색 빛이 새어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부모님의 미완성된 게임을 만약 내가 플레이를 한다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7화 NEW 9시간 전 2 0 13쪽
6 6화 24.09.18 4 0 11쪽
5 5화 시내로 오랜만의 외출 24.09.17 4 0 11쪽
4 4화 로그아웃 후 현실세계 24.09.16 6 0 11쪽
3 3화 안개의 방 24.09.15 7 0 12쪽
2 2화 칸프 마을에 도착 24.09.14 8 0 12쪽
1 1화 접속 24.09.13 14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