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떨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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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글쓴이
작품등록일 :
2024.09.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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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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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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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파티

DUMMY

[ 스코어 순위 ]

[ 신라 : 49,732점 ]

[ 백제 ; 27,174점 ]

[ 고구려 ; 28,942점 ]


하늘의 떠 있는 스코어 점수판은 라운드의 종료가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제스트는 분명 한 나라라도 5만점을 달성하면 라운드가 종료된다고 말했었다. 아마 고구려와 신라는 각각 서연화와 백제의 보물에 검을 꽂아 2만 점씩을 획득했을 테고 김강진이 말한 대로라면 신라가 1등을 하기 위해 고구려에서는 왕이든 보물이든 둘 중 하나는 내어줬을거다.

내가 죽인 백제 사람들도 스코어에 합산돼서 그런지 고구려와의 점수 차가 크게 나진 않았다. 하지만 굳이 움직이진 않기로 했다. 2등을 한다 해도 백제에서 살아 있는 사람은 나뿐일 테니까, 고구려 진영으로 떠난 김태환의 팀은 살아있을지도 모르지만 백제의 점수가 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실패했을거다. 우리를 배신한 이유림의 모습도 보이진 않았지만 어딘가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더 이상 검에 피를 묻히기가 싫었다.

그렇게 서 있기를 몇 분이 지나고 신라가 5만점을 달성했다. 그 동시에 제스트의 목소리가 들 하늘 높은 곳에서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했다.

“다들!!!! 동작 그만!!!!” 소리가 난 곳을 보니 제스트가 하늘에서 확성기 같은 것을 들고 말을 하고 있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열심히 발버둥 쳐보라고 했는데 다들 진심을 다해 발버둥 치는 그 모습들 너무 아름다웠어요. 지고하고 높으신 분들도 만족하셨답니다. 그럼 결과를 한번 봐볼까요!?! 짜잔!” 제스트가 옆으로 손짓을 하자 제스트의 옆에서 개인 랭킹표가 나열되기 시작했다.

1위 신라 : 김신 (40,842)

2위 백제 : 손진영(24,851)

3위 고구려 : 공성찬(20,336)

4위 신라 : 김보라(1,372)

4위 신라 : 이강(624)

.

.

.

.

1위는 역시 김신이었고. 3위는 라운드 시작 전 서연화가 말했던 암흑 길드의 길드장 이름이었다.

“확인 다 하셨으면 이제 다음 라운드 진출자분들은 보내드리겠습니다! 아! 다음 라운드부터는 각국의 나라가 다 같이 참여하게 됩니다. 지혜로우신 분의 축복으로 의사소통도 가능하죠. 그러니 다음 라운드가 시작하기 전까지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있어주세요! 그럼 행운을 빕니다.”

제스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몸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처음 광화문 광장으로 끌려오던 것처럼 순식간에 눈앞의 풍경이 변하였다.

제일 먼저 보인 것은 3층 건물 높이의 큰 분수대였다. 분수대를 중심으로 정교하게 가공된 돌블럭들이 깔려 있는 광장이 형성되어 있었고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은 유럽식의 빈티지한 건물들이었다. 광장에는 우리나라 보다 먼저 온듯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있거나 무리를 형성해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내 주변에 같이 전송당한 한국의 플레이어들을 보았다. 김신을 중심으로 날 공격했던 태양 길드의 부길드마스터와 길드원들이 보였고 암흑 길드의 사람들과 그 외 무리를 형성한 사람들과(아마 같은 길드인 듯 보였다.) 전투에 지친 플레이어들이 보였다.

먼저 와 있던 다른 나라의 플레이어들은 새로 등장한 한국의 플레이어들을 스캔이라도 하듯 하던 말을 멈추고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시선을 피해 조용히 한국 플레이어들의 무리에서 이탈해 광장의 끝으로 가보았다. 광장의 끝에 다가가자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이 만져졌다. 아마 플레이어들이 라운드 시작 전에 광장을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아직은 막혀있는 거 같았다.

광장 밖을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나는 구석의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 허리춤의 검을 검집채로 손에 들고 바닥에 털썩 앉았다.

역시 머릿속과 마음속이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는 명상만 한 게 없다. 이야기 속에서도 항상 생각이 많아지거나 하면 매화나무 아래에 가서 명상을 하며 생각을 정리했었다. 매화나무 아래에서 하는 명상만큼은 아니지만 지금의 어지러운 머릿속을 조금이나마 정리할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나는 검을 옆에 내려두고 가부좌 자세로 눈을 감은 후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명상을 하자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되자 다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4천 명이 넘는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면 스승님께서는 내게 뭐라 말을 하실까, 내가 이야기 속에서 나오고 나서 차기 장문인이 사라진 화산파는 어떻게 됐을까, 이야기 속 세상의 시간이 계속 흐르기는 하는 걸까, 여러 생각에 잠겨있던 중 내 앞에서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대화소리를 무시하며 눈을 뜨지 않고 가만있었다.

“죽은 걸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보야, 숨을 쉬고 있잖아 이건 동양에서 하는 명상이라는 거야.” 여자의 목소리도 들렸다.

“자는 걸까?”

“그니까 자는 게 아니라 명상이라는 거라니까?”

“머리가 길고 옷이 낡은 걸 보니 노숙자 같은데 먹을 거를 좀 던져줘야겠군” 처음과 다른 남자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렇지만 마지막 남은 초코바는 게일 네가 다 먹었잖아.”

“실수였다. 마지막인지 몰랐어.”

“그니까, 이 사람은 노숙자도 아니고 자는 거도 아니고 하,,, 됐다. 됐어”

앞에서 들리는 대화 소리 때문에 명상을 더 이어가지 못하고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내 앞에는 2명의 남자와 1명의 여자가 서 있었다.

“살아났다!!!” 처음에 말을 했던 남자의 목소리였다. 잘생긴 서양인의 외모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나이였고 손에는 검은색으로 칠해진 자신의 몸만 한 활을 들고 있었고 활의 검은색과 같은 검은색 계열의 옷에 오른쪽 가슴에는 검은색의 가죽 방어구를 두르고 있었다.

“죽은 적 없습니다.” 내가 말을 했다.

“음식을 나눠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나눠드릴 음식이 없습니다.” 나에게 먹을 것을 던져주자 말하던 목소리의 남자였다. 활을 들고 있는 남자보다 외모는 활을 들고 있는 남자보단 못했지만 덩치와 키는 훨씬 커 보였고 활을 들고 있는 남자와 다르게 철로 된 갑옷으로 완전 무장을 한 상태였고 등에는 자신의 상체만 한 큰 방패와 허리춤에는 방패에 비해 작아 보이는 한 자루의 검이 달려 있었다.

“필요 없습니다. 전 노숙자가 아닙니다.” 내가 말을 했다.

“죄송합니다!! 제 친구들이 약간 모자란 애들이라 죄송합니다!” 두 남자를 대신해 연신 허리까지 숙여가며 여자는 사과를 했다. 새하얀 흰색의 긴 머리, 영화배우 같은 작고 미인상의 얼굴에 두 사람과는 다르게 무기는 따로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 흰색의 짧은 미니스커트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흰색의 허벅지까지 오는 스타킹과 흰색의 굽이 낮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키가 작고 옷차림이 전부 흰색인 그녀는 마치 작은 눈송이 같은 느낌이었다.

“저는 레이첼이에요. 여기 방패를 메고 멍청해 보이는 녀석이 게일, 활을 들고 제멋대로 일 거 같은 녀석이 루엘이에요.”

“예... 뭐.. .저는 송진영입니다.” 나는 옆에 놓아두었던 검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송진영?! 한국인이시죠! 이수연도 여기 왔나요?!” 내 이름을 말하자 게일의 눈이 동글해지면서 신난 듯이 말을 했다.

“.....” 나는 침묵으로 그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저희는 영국의 플레이어에요. 게일과 루엘하고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고 이야기도 [정령 이야기]를 같이 플레이했어요.” 침묵의 어색함을 풀기 위해 레이첼이 말을 했다.

“저는 아시다시피 한국의 플레이어입니다.”

“혹시 일행이 없으신 거면 저희랑 같이 다니실래요? 마침 전위에 자리 하나가 부족했거든요.”

“저는 혼자가 편합니다.”

“그냥 실력에 자신이 없는 거 아니야?” 레이첼과 나의 대화를 듣던 루엘이 말을 했다.

“그쪽보다는 강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루엘을 보며 말을 했다.

“하! 그래 여기서 확인해 보면 알겠지.” 루엘이 등에 있는 화살을 꺼내려 하기에 나도 검을 뽑을 준비를 했다. 그러자 눈앞에 안내창이 뜨면서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경고! 이곳은 중립지역입니다. 전투 행위는 불가능합니다.]

왜 방금 전까지 1라운드에서 죽일 듯이 싸우던 사람들이 여기 와서 싸움을 하지 않고 얌전하게 있는지 알았다.

나와 같은 창을 본 건지 루엘은 화살을 집으려던 손을 다시 내려놨다.

“저희도 그렇게 약한 파티는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가만히 듣고 있던 게일이 말을 했다.

“그럼 이번 2라운드까지만 임시 동행 어떠신가요?!” 레이첼은 차가운 나의 말에도 포기하지 않고 말을 했다.

“이번 라운드 까지라면 뭐,, 괜찮을 거 같네요.”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레이첼이 덥석 내 손을 두 손으로 잡더니 위아래로 흔들면서 말을 했다.

나는 일행에게 이야기 속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다른 나라의 플레이어들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을 했다. 그것을 듣고 레이첼이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먼저 자신들은 각자 속성이 다른 정령을 소환할 수 있었고 그 정령의 힘을 빌려 전투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플레이어에 대한 얘기들을 해주었다. 영국은 원탁이라는 길드가 접수했다고 말했고 원탁 길드의 길드 마스터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강자라고 말을 했다. 영국에 대한 얘기 외에도 다른 나라의 플레이어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그중 제일 유심히 들은 내용은 세계 최강의 5인으로 불리는 플레이어들이었다. 영국의 아서, 일본의 히바리, 중국의 리천, 스웨덴의 오를리, 그리고 5명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미국의 크리스토퍼였다. 레이첼의 설명을 듣고 나니 왜 김강진이 김신이 한국의 희망이라 했는지 조금은 알거 같았다.

레이첼의 말 중간중간에 게일과 루엘은 자신들만 믿으라면 말을 했고 왠지 모르지만 그 의기양양한 모습에 웃음이 났다. 나는 그렇게 이번에는 게일, 루엘, 레이첼과 다가오는 2라운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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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프롤로그(8) 24.09.16 4 0 15쪽
7 7. 프롤로그(7) 24.09.16 6 0 12쪽
6 6. 프롤로그(6) 24.09.16 4 0 10쪽
5 5. 프롤로그(5) 24.09.16 3 0 12쪽
4 4. 프롤로그(4) 24.09.16 3 0 10쪽
3 3. 프롤로그(3) 24.09.16 3 0 8쪽
2 2. 프롤로그(2) 24.09.16 5 0 10쪽
1 1. 프롤로그(1) 24.09.16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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