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떨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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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글쓴이
작품등록일 :
2024.09.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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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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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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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현자의 이야기

DUMMY

“배고파서 죽어버릴 거 같아,, 레이첼 남은 육포 없어?”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가던 루엘이 힘없이 기진맥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너랑 게일이 다 먹었잖아. 나랑 진영이는 많이 먹지도 못했다고” 말을 하는 레이첼의 흰색의 긴 머리도 힘없이 찰랑 거리고 있었다.

“루엘은 바보다.” 게일의 말에 루엘과 게일이 다시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라운드가 시작하고 2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우리 일행은 먹을 것 하나 없이 어떤 숲을 정처 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2라운드가 시작하던 날을 떠올려보았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2라운드가 시작되고 우리는 먼 곳까지 모험을 떠나보기로 결정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식량과 생필품, 침낭과 지도 같은 모험의 필요한 물품을 구해야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들에게는 돈이 없었다는 거였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소지한 물품 중 한 가지씩 판매를 하자고 정한 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품 중 한 가지씩을 꺼내보았다.

먼저 게일이 꺼낸 것은 자신이 어릴 적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들었다던 작은 나무 단검이었다. 판매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기에 다시 넣어두라 했다.(레이첼은 그런 걸 왜 들고 다니냐고 게일을 혼냈다.)

두 번째로 루엘이 자신의 물품을 보여줬다. 성인 남성이 손으로 쥐면 안 보일 크기의 오르골 박스였다. 루엘은 이 오르골이 없다면 잠이 들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거지만 기꺼이 우리를 위해 판매를 하겠다며 의기양양하게 보여줬다. 나는 그런 루엘에게서 오르골을 받아 손잡이를 돌려보았다. 그러자 오르골에서는 기품 있고 아름다운 연주가 아닌 공포영화의 나올만한 끔찍한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역시 루엘의 물건도 판매할 수 없을 거 같아 넣어두라 했다.(오르골 소리를 들은 레이첼은 밤마다 이상한 노래가 이거였냐면서 오르골을 주먹으로 내리쳤고 루엘의 오르골은 산산조각이 났다.)

레이첼의 말에 상처를 받고 나무 단검을 들고 혼자 침울하게 쪼그리고 중얼거리는 게일과 산산조각 난 오르골의 잔해를 하나씩 줍고 있는 루엘을 보니 갑자기 긴장되기 시작했다. 레이첼은 두 사람을 뒤로하고 손을 뒤로 모으고 고개를 살짝 내밀며 싱긋 웃는 얼굴로 나에게 말을 했다.

“진영이는 뭘 보여줄 거야?” 웃는 레이첼의 얼굴이 무서웠다. 순간 허리춤에 차고 있는 나의 흑매검이라도 줘야 되나 싶어 나도 모르게 검으로 손이 갔지만 다행히 정신을 차렸다.

“난 가진 건 없지만 매화!! 그래 매화를 피워낼 수 있어! 목욕물에 매화향이 나게 할 수 있어!”

“음,,, 그래 팔진 못하겠지만 유용하겠다. 진영이는 패스~” 다행인지 레이첼은 웃으며 말을 했다. 매화 검법을 고작 목욕물의 매화향을 내기 위해 쓴다는 것을 알면 스승님은 뒤로 쓰러지실거다.

“뭐야!! 매화향보단 내 오르골이 내 오르골이!!” 부서진 오르골 조각을 가지런히 모아 손에 들고 있던 루엘이 말을 했지만 레이첼은 가볍게 무시했다.

“할 수 없지, 내 액세서리를 하나 팔아야겠네.” 레이첼은 손목에 두르고 있던 금색의 체인으로 된 팔찌 하나를 풀었다. 레이첼의 외모가 너무 뛰어난 탓에 모르고 있었지만 레이첼은 반지부터 목걸이, 팔찌, 귀걸이등 꽤 꽤 많은 액세서리를 하고 있었다.

“그럼 처음부터 너 액세서리를 팔았으면 됐잖아!! 내 오르골을 내 오르골을!!” 이젠 반쯤 울먹이며 오르골을 외치는 루엘을 무시한 채 레이첼은 주변의 주얼리 가게를 들어가 팔찌를 판매했다. 다행히 팔찌는 값비싸게 판매할 수 있었다. 마법이 있다 해도 금속공예는 지구의 중세 시대 정도의 기술력이니 레이첼의 G사 명품 팔찌를 본 주얼리 가게의 주인장은 눈을 반짝이면서 바로 팔찌를 매입했다.

우리는 그렇게 레이첼의 G사의 명품 팔찌를 판 돈으로 지도와 침낭과 생필품, 나침판과 먹을거리 등을 사서 길을 나섰다.

광장이 있던 마을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플레이어들 간에 전투도 가능했기에 우리는 최대한 다른 플레이어들과 겹치지 않기 위해 물건만 사고 빠르게 마을을 나왔고 그렇게 우리의 모험은 2라운드가 시작한 날부터 시작되었다.

우리가 소환되었던 마을은 대륙의 동쪽에 있었고 대륙의 중앙에는 제일 큰 나라인 신성 제국이 있고 그 옆에는 카론 공화국과 북쪽으로 올라가면 북방의 나라인 웨이 제국이 있다고 했다. 이 세계에는 몬스터도 있었고 마법도 있는 듯 보였다. 우리는 일단 대륙의 가운데 있는 신성 제국으로 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식량도 넉넉했고 날씨도 온화한 날씨에 동쪽부터 중앙으로 가는 길은 몬스터도 많이 없었기에 우리는 소풍을 가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중앙의 나라들을 향해서 가던 우리의 여정이 틀어지기 시작한 건 2라운드를 시작하고 2개월 후인 시점이었다.

가는 길에 만난 상단이 자신들의 경호를 해주면 신성제국까지 마차를 태워주겠다 제안을 해서 걸어가던 것에 지친 우리는 마차를 얻어타고 상단과 함께 움직이는 중이었다. 앉아서 가는 게 따분했는지 루엘은 투덜거렸고 그런 루엘에게 한 상인이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다.

“지금은 대륙의 패권을 잡고 있는 신성제국은 원래 신에게 대항하던 나라였다고 합니다. 한 나라가 어떻게 신에게 대항을 할 수 있냐 하겠지만 당시 나라에는 지금은 없어진 고대 마법을 익힌 마법사들이 많이 있었고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노력으로 얻은 힘을 이용해 신에게 대항해 왔다고 하죠. 하지만 어느 날 모종의 이유로 나라의 전력이었던 마법사들이 모두 죽고 가장 강했던 한 명의 현자만이 남았다고 하죠. 현자는 혼자 힘으로 신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신에게 찾아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고 합니다. 신에게 대항 했던 건 마법사들이니 아무 죄가 없는 시민들은 살려달라고 말이죠. 신들은 고민하다가 현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시민들의 목숨을 살려주는 대가로 현자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가져가겠다고 말했죠. 그 말을 들은 현자는 그 소중한 것이 자신의 목숨인 줄 알고 신의 제안을 받아들립니다. 하지만 신들이 가져간 것은 현자의 목숨이 아닌 다른 무엇이었고, 신들은 그렇게 현자에게서 빼앗은 것을 이용해 새로운 신성제국을 세우게 되었고 현자는 그런 신들에게 대항할 힘이 없었기에 후대에 누군가가 대신 신들에게 복수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대륙 어딘가에 숨겨두었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현자가 사용했다던 고대 마법부터 각종 무기들과 아티팩트가 있다고 전해지죠.”

“그럼 그 보물은 신성제국에 숨겨져 있는 건가?” 이야기를 들은 레이첼이 흥미로운 듯 말을 했다.

“아닙니다. 기나긴 시간 동안 사람들은 신성제국 이곳저곳을 찾아다녔지만 단서조차 찾지 못했죠. 하 .지. 만! 저 상인 토마스가 놀랍게도 현자가 숨긴 보물이 있는 보물 지도를 이번에 찾게 됐습니다. 제가 지금 신성제국으로 가는 이유도 그 지도를 팔기 위해서입니다.”

“보물 지도?!”상인의 말에 루엘의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그 지도 우리가 사도록 하지” 옆에서 게일이 말을 했다.

“뭐! 돈도 없는데 진짜인지도 모르는 지도를 사서 어쩌게” 레이첼이 게일을 다그치며 말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3금화 정도면 보물지도를 넘겨드리죠.” 상인이 입맛을 다시고 손을 비비며 말을 했다.

“안돼, 3금화면 우리가 가진 돈의 전부야”

“레이첼 이건 기회야 보물만 찾으면 용을 타고 파이어볼을 쏘아대면서 세계정복을 할 수 있다고!!” 루엘이 단호한 레이첼에게 조르듯이 말을 했다. 이미 루엘은 보물을 찾고 강해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같았다.

“나도 1초 만에 물을 끓이는 마법을 배우고 싶다.” 게일이 루엘에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말했다. 물론 현자의 보물 중에 1초 만에 물을 끓이는 마법이 있을 리는 없지만

“사실 나도 궁금하긴 해” 내가 말을 했다. 현자의 보물이 궁금하거나 탐 나서가 아닌 신과 얽혀 있는 이야기가 신경 쓰였다. 내 특전 스킬에 대한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기에 이번에는 루엘과 게일의 편을 들었다.

나까지 루엘의 편을 들자 레이첼은 한숨을 한번 쉬고 돈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내 상인에게서 보물 지도를 구매했다. 지도는 낡아있었고 지금의 국가들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제작되어서인지 지도를 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가지고 있던 지도와 계속 비교하며 본 결과 보물 지도는 신성제국 쪽이 아닌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고 알려진 남쪽의 땅을 가리키고 있었다. 우리는 상단과 헤어지고 신성제국이 아닌 남쪽으로 경로를 바꿔 이동했다.

하지만 남쪽으로 이동하면 이동할수록 마을과 도시가 없었고 숲길만이 이어졌다. 그렇게 낡은 지도를 의지하며 걷기를 한 달이 지나고 식량도 떨어지고 체력도 떨어진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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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현자의 이야기 NEW 6시간 전 2 0 9쪽
10 10. 2라운드 NEW 7시간 전 1 0 8쪽
9 9. 파티 NEW 8시간 전 4 0 11쪽
8 8. 프롤로그(8) 24.09.16 4 0 15쪽
7 7. 프롤로그(7) 24.09.16 7 0 12쪽
6 6. 프롤로그(6) 24.09.16 4 0 10쪽
5 5. 프롤로그(5) 24.09.16 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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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프롤로그(3) 24.09.16 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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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프롤로그(1) 24.09.16 1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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