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여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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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iio00
작품등록일 :
2024.09.16 23:28
최근연재일 :
2024.09.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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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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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DUMMY

녀석은 아무래도 내 생각보다 더 영 좋지 않은 곳을 맞았는지 그대로 들 것에 실려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녀석이 경기장에서 벗어나자 상대 팀의 선수들은 나를 더 죽일 것 같은 표정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몇 명은 자신의 사타구니는 붙잡고 두려움에 떨고 있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정말로 내 발목을 노리는 태클을 할 것 같은 눈빛이었다.



-아, 스토크 시티의 노아 캐롤 선수...그대로 경기장을 빠져나갑니다...

-아무래도 영 좋지 않은 곳을 맞은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 순간을 집에서 그리고 축구 경기장 안에서 보고 있던 모든 남성 팬들은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게 되는 순간이었다고 훗날 밝히게 되었다.



***



그렇게 나는 상대 팀의 선수가 나오자마자 나도 같이 교체가 되었다.


아무래도 감독이 현장의 분위기를 읽고 이대로 뒀다가는 내가 정말로 큰 부상을 당해야 끝날 것 같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렇게 점퍼를 입고 벤치 자리에 앉자 알베스 녀석이 웃으면서 다가왔다.



"아무리 그래도 거기를 날려버린다니 너무하잖아!"

"저 녀석이 먼저 시비 걸었다고."

"그건 아닐걸 네가 저 녀석한테 대머리라고 놀리는 소리를 여기 모두가 들었다."



아 생각해보니 아까 경기 시작 전에 찾은 내 먹잇감이 그 녀석이었던 모양이다.


전반전에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그 녀석의 셔츠를 몰래 잡고 뛰지 못하게 하자 화가 나서 나에게 따지기 시작하자 한 마디 해줬었지.



'저 잔디보다 네 머리 먼저 심어야겠다.'



그때 당황하는 녀석의 표정이 꽤 볼만 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그런 표정은 자주 보기 힘드니까 말이다.



"넌 진짜 악마가 환생 했다고 해도 믿을 거야."

"내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

"그라운드 위에서는 항상 나빴어."



그의 말에 나는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솔직히 밖에서는 몰라도 저 푸른 잔디 위에 서는 순간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해도 될 정도이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같은 팀 동료에게도 그런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건 오로지 상태 팀의 멘탈을 흔들기 위한 그리고 몸싸움에서 밀리는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찾은 나만의 생존 방식이다.



"그래도 오늘 나 덕분에 반칙 많이 얻었잖아."

"그건 맞는 말이긴 하지."



결국 내가 상대를 긁은 덕분에 상대는 나에게 거친 파울을 여러 번 저질렀고 그를 통해서 우리는 반칙을 얻어서 흐름을 끊거나 좋은 공격 기회를 가져올 수 있었다.


물론 나도 오늘 경기에서 2번의 반칙을 저지르긴 했지만 카드는 안 받았으니 그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삑-!삐익-!"



그렇게 경기는 그대로 1:0으로 우리의 승리로 끝이 났고 나는 그라운드 위로 올라가 우리 팀의 선수들과 상대 팀의 선수들과 악수를 하고 경기를 마무리 하려고 하자 누군가 나에게 다가왔다.



"하하, 이런 이게 누구야!"

"어, 찰리 아담?"

"그래, 아주 마음에 드는 인재를 이제야 찾았어!"



솔직히 나는 그를 잘 알지 못하지만 얼굴은 너무 유명해서 알고 있었다.


어찌 저 사람의 얼굴을 잊을 수 있을까 한 때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상남자로 불리던 사람이자 한국 해외 축구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선수이니 말이다.



"자네의 오늘 플레이 아주 감명 깊게 봤네. 마지막에 중거리 슛은 나도 모르게 가랑이 사이를 확인하게 되더군."

"하하....제가 좀 심하긴 했죠."

"하지만 나는 자네가 아주 마음에 들었어.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만나지."



그렇게 그는 나와 악수를 하고는 다시 사라졌다.



"뭐야, 저 미친놈은."



이게 그를 만난 나의 첫인상이자 훗날에도 바뀌지 않을 그의 인상이었다.


그렇게 그를 뒤로 하고 상대 팀의 선수들에게 악수를 하자 그들은 나에게 제발 다음은 살살 좀 하라는 말을 해주고 다음을 기약했다.


사실 그들도 그라운드 위에서 있었던 일은 경기가 끝나는 순간 잊어버리는 굉장히 프로다운 선수들이다.


물론 저기 있는 저 사람을 제외하면 말이다.



"흥, 다음에는 꼭 살을 빼고 오도록 하지."

"하하, 너무 그렇게 꿍해 있지 말라고."



스토크 시티의 9번인 톰 페리(Tom Ferry)였다.


아무래도 내가 전반전에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하, 이제 경기도 끝났는데 잊어버리라고 진심은 아니었어."

"퍽이나 그렇겠지."



결국 그는 내 악수를 무시하고 나를 지나쳤다.


마음 같아서는 이 어린 놈이 하면서 머리를 한 대 치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다음 경지 출장 정지 징계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착하니까 참는다.'



뒷모습만 보이는 그를 향해서 미소를 보여주고는 다른 선수들과도 악수를 했다.


그렇게 모든 정리가 끝나자 나는 마지막으로 팬들의 앞에 서서 인사를 했다.



"Jun! 제발 영원히 남아줘!"

"다음 경기에서 레드 카드 받으면 가만 안 두겠어!"

"Jun! 다음 경기에서도 상대를 박살내라고!"



대부분 나를 향해서 칭찬을 하거나 다음 상대를 박살내달라는 말을 하면서 나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어찌 사랑스럽지 않겠는가 어린 시절부터 팀에서 키운 로컬보이면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플레이와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플레이들로 팬들은 이미 그에게 빠진 상태였다.



"어이, 아저씨들 다음에 또 보러 오라고!"

"당연하지!"

"네가 내 맥주 값을 내준다면 또 오지!"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가 웃고 있었다.


나는 아무래도 저런 사람들의 표정을 보기 위해서 아직도 이 클럽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



오늘은 경기가 없는 날이기 때문에 집 밖 공원에서 런닝을 뛰고 있었다.


그러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도 해주다 보니 내 생각보다 훨씬 늦게 집으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이 도시에 사는 키가 작고 검은 머리의 동양인이 많아봤자 얼마나 되겠는가.


다들 한 눈에 나를 알아봤고 그들 중에서는 내 유니폼을 입은 사람도 눈에 들어왔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내가 정말로 이 클럽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실감이 나고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어서 그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보답은 바로 팀의 승격과 우승 트로피일 것이다.


그들에게 다시 정상의 트로피를 안겨주고 언젠가 그들의 앞에 더욱 당당히 서서 이 도시의 이 클럽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증명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트로피를 들고 세레머니를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나는 오늘도 품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 인형과 여우 인형을 안고서 잠에 들었다.



'꼭 우승으로 보답할게요.'



그날 나는 샴페인을 뿌리면서 팬들과 그리고 팀원들과 파티를 벌이는 꿈을 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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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24.09.18 2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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